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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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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03.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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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월야공자 제15화--2

DUMMY

이영륜 등의 움직임에 대응해 원중도 역시 천천히 자신의 검으로 손을 움직였다.

한 순간에 방안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내 진조범이 천천히 손을 들어 먼저 원중도의 움직임을 제지했다.

그리고 이영륜등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

“ 무언가 오해가 있으신 듯합니다. 모두 긴장들 푸시고 잠시 제 말을 들어주시겠습니까?”

진조범의 이런 행동에 이영륜등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죽일 것이라면 이런 귀찮은 대화는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진조범이 계속해서 이들을 향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 조금 전 제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내 어찌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나 있었겠소이까?”

소림의 속가제자 이영륜이 씁쓸한 표정으로 모두를 대표해서 말했다.

“ 대체 무슨 속셈이요, 오공자.”

이렇게 이영륜은 자연스레 진조범의 호칭을 주군에서 오공자로 바꾸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숨길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에 진조범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 속셈 따위는 없소이다. 단지 사실 그대로를 말하고 있는 것뿐이지요.”

이영륜이 입가에 살짝 비웃음을 흘렸다.

“ 오공자에게 그런 공치사나 받고자 오공자를 보호했던 것이 아니니 굳이 오공자가 우리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소이다. 보아하니 오공자 역시도 이미 오래전부터 그 사실까지도 알고 계셨으리라 생각되오만.”

서로가 연극을 하고 있었고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영륜이 진조범을 오공자라 칭한 순간 이미 그 연극은 막을 내렸다.

때문에 필요에 따른 적과의 동침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이런 이영륜을 향해 진조범이 계속해서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

“ 여러분의 의중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오, 허나 어찌되었건 나는 그로인해 여러분의 은혜를 입었음이니 이제 여러분께 그 보답을 할까 하오이다.”

다소 다혈질인 무당의 속가제자 석중겸이 나서며 말했다.

“ 오공자, 설마 그 보답이라는 것이 저승 행은 아니겠지요.”

진조범이 이런 석중겸을 향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 하하하, 그럴 리가요, 이 진모는 결코 그렇게 파렴치한 인간은 아니올시다.”

사천당가의 당기상이 진중한 표정으로 진조범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허면 오공자의 뜻은?”

진조범이 이제야 진지한 표정으로 이영륜 등을 향해 말했다.

“ 저는 여러분의 은혜에 보답코자 여러분을 이대로 돌려보낼 생각이오.”

자신들을 모두 이대로 풀어주겠다는 진조범의 말에 모두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모두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진조범을 바라보았다.

진조범이 이들을 향해 당당한 자세로 말했다.

“ 일전에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검마맹의 내부를 세세하게 둘러보았다는 것을 여러분도 익히 짐작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이영륜이 이를 인정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역시 그 모든 것이 의도적인 행동이었는가?’

진조범은 왕신림과의 만남을 위해서, 그리고 중도세력과의 회합을 위해서 굳이 이들과 동행을 했었다.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갈 수도 있었지만 진조범은 굳이 이들을 이끌고 검마맹의 내부를 두루 돌아보았던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진조범의 말처럼 진조범이 이들을 배려한 것이기도 했다.

이영륜등이 이에 수긍하자 진조범이 계속해서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 가시오, 이미 다른 이들에게는 나의 명령으로 그대들이 모종의 임무를 띠고 이곳을 떠나는 것으로 해두었소, 허니 누구도 여러분의 가는 길을 막지는 않을 것이외다.”

진조범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두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이영륜이 대표로 진조범을 향해 말했다.

“ 조건은 무엇이오이까?”

이렇게 말하면서 이영륜은 진조범이 자신들에게 이번 곤륜파 공략에 대한 일을 비밀에 붙여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조범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이영륜 등을 향해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 이제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이 진모 그동안 여러분의 도움에 이렇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이오.”

이영륜등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런 진조범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아무런 조건도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굳이 자신들을 제거하려 했다면 이런 번거로운 절차는 거치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이영륜은 진조범의 말을 모두 믿고 먼저 공손히 진조범을 향해 말했다.

“ 오공자의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소이다.”

순간 진조범의 몸에서 강렬한 기도가 뿜어져 나왔다.

이것은 지금까지 진조범이 이들에게조차 드러내지 않았던 진면목이기도 했다.

이영륜등도 어느 정도 진조범이 실력을 감추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정도의 기도를 내비치리라고는 감히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는 진조범의 행동은 확실히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었다.

‘ 역시 공공사형이 사람을 제대로 보았는가?’

이영륜은 이렇게 공공선사를 떠올리며 진조범을 바라보았다.

순간 진조범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머지않아 다시 만날지도 모르겠군요. 허나 나는 그곳이 곤륜파가 아니라 중원이었으면 하오이다. 그럼 부디 살펴들 가시기를.”

이영륜 등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조범을 향해 가볍게 포권을 취했다.

자신들을 순순히 풀어주는 진조범의 행동이 쉽게 이해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조범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이전에 곤륜파의 위험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먼저였다.

그리고 진조범은 “중원.”이라는 말에 힘을 주고 있었다.

이영륜은 이것을 진조범의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자신들이 나선다고 할지라도 곤륜파의 멸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진조범은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그의 뜻이 중원에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자신감에 걸맞은 기도를 내비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영륜은 오히려 진조범의 이런 자신감이 후회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심 확신하고 있었다.

구파일방의 저력은 비단 그 뛰어난 무공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랜 세월 중원에 뿌리박은 그 역사가 바로 구파일방의 힘이었다.

지금 곤륜파에는 고작 300명의 제자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곤륜파의 이름으로 무공을 배운 이들은 이곳 청해성에만 하더라도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곤륜파가 위험에 처한다면 이들은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8파1방과 관련된 이들까지 이런 움직임에 가세한다면 설사 지금 진조범이 이끄는 검마맹의 3천 정예라고 할지라도 결코 쉽게는 곤륜파를 제압하지 못할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진조범이 진정으로 바라는 일이라는 것을 이영륜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떠나는 이영륜등을 바라보는 원중도가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 과연 이대로 좋겠습니까? 주군.”

비록 필요에 의해서 검마맹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첩자를 놓아주었다.

그러나 이것이 결코 검마맹의 미래에 득이 되는 일은 아니었다.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을 납득은 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검마맹에 몸담아온 원중도에게는 실로 꺼림칙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진조범은 원중도의 이런 마음까지도 이해한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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