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w북스

내손으로 톱스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한지훈
작품등록일 :
2019.05.15 18:32
최근연재일 :
2019.06.18 20: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3,201
추천수 :
66
글자수 :
26,295

작성
19.06.18 20:00
조회
444
추천
7
글자
9쪽

01. 나로 말할 것 같으면(1)

DUMMY

내손으로 톱스타 002화



01. 나로 말할 것 같으면(1)



1


메시지창은 뭐고 다운로드 막대는 뭐냐고?

그걸 설명하려면 옛날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최대한 줄여 볼 테니 길다고 뭐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별로 궁금하지 않다면 소설이나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특별한 뭔가가 있겠거니 하고 넘겨도 상관없고.

각설하고 열네 살 때였나.

엄마 닦달에 삼촌 집에 밑반찬을 가져다준 날이 있었다.

“삼촌 집 싫어어~ 냄새난다고. 엄마가 가면 되잖아아.”

“너 이런 거 삼촌한테 다 말한다? 그럼 매달 받는 용돈 끊길 텐데 괜찮아?”

“아 진짜아.”

마지못해 양손 가득 반찬을 들고 삼촌 집에 갔다.

“주변에 이상한 사람 없지?”

“이상한 사람이요?”

“아니다. 얼른 들어와.”

문을 빼꼼 열고 주변을 살피던 삼촌은 서둘러 나를 집 안으로 들였다. 그리고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내 줬는데

“으으······.”

그걸 마시고 잠깐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을 땐 하루가 지나 있었다.

“사, 삼촌?”

어린 마음에 삼촌을 찾았다.

하지만 집 안 어디에도 삼촌은 없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보니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며 신경 쓰지 말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말뿐이었다.

그 날 이후 삼촌의 얼굴을 다신 보지 못했다.

엄마는 삼촌이 일본으로 이민을 갔다고 했고 매달 들어오던 용돈이 끊긴 이후로 나도 더 이상 삼촌을 찾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이 더 지나 고3을 앞두던 무렵.


만 17세가 되셨습니다. 스타 공작소 이용이 가능합니다.

스타 공작소를 시작하시겠습니까? [Y/N]


눈앞으로 낯선 게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스타 공작소가 뭔지 알아?”

“스타 공작소? 그거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어디서? 어디서 들었는데?”

“아, 너희 삼촌이 예전에 만들던 게임 이름 아니니? 왠지 그런 거 같은데?”

“삼촌이 게임을 만들었어?”

“엄마가 말 안 했어? 삼촌 유명한 게임 개발자였어.”

삼촌에 대해 엄마는 개발자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게임 개발자 박승찬 씨, 교통사고로 사망.>


삼촌이라는 이름 뒤에 게임을 붙이고 검색하자 곧바로 부고 기사가 떠올랐다.

작성일은 2년 전.

엄마가 갑자기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던 이유를 이때 알게 됐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 과묵한 아들이 되어 버린 나는 엄마를 위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삼촌의 유작이 되어버린 게임에 정신이 팔렸다.


스타 공작소를 시작하시겠습니까? [Y/N]


“예스.”


다운로드가 필요합니다. 옵션을 선택해 주세요.

1. 초급 사용자

2. 중급 사용자

3. 고급 사용자

4. 개발자


다운로드 종류는 총 4가지.

그중 중급 사용자와 고급 사용자 옵션에는 경험치가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고 개발자 옵션에는 코드 제한이 걸려 있었다.

남은 건 초급 사용자 옵션뿐이었다.

딸깍.

오른손 검지를 마우스 커서 삼아 초급 사용자 쪽으로 옮겼더니 초급 사용자에 불이 들어오면서 눈앞의 화면이 바뀌었다.


초급 사용자 다운로드를 시작합니다.

다운로드 방식을 선택해 주세요.

1. 고속 다운로드

2. 일반 다운로드

3. 저속 다운로드


“당연히 고속이지.”

습관처럼 고속 다운로드 옆쪽으로 검지를 톡톡 두드렸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경고창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고속 다운로드 시 뇌에 과부하가 생길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망막에 남은 경고 메시지를 미처 인지할 틈도 없이 눈앞이 번쩍하더니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

말문이 막혀 있었다.

“검사 결과로는 큰 이상은 없는데······일시적인 실어증인 것 같아. 최근에 스트레스 받은 거라도 있니?”

끄덕.

“참, 건호 내년이면 고3이지? 엄마가 공부하라고 잔소리 많이 해?”

끄덕 끄덕.

“엄마한테는 이모가 따로 말 할 테니까 쉬엄쉬엄 해. 약 잘 챙겨먹으면 금방 좋아질 거야.”

엄마 친구 중에 정신과 전문의가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상황을 심각하게 만들지 않고도 치료라는 핑계로 온전히 스타 공작소에 집중할 수 있었다.

참고로 말문은 일주일 쯤 지나자 다시 트였다고 한다.


2


튜토리얼을 통해 확인한 스타 공작소는 일종의 연예인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사용자가 매니저가 되어서 원석을 발굴해 스타로 만드는 건데

매니저의 레벨과 등급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달랐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임처럼 미션을 통해 내게 맞는 성장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Mission F-1]

매니저가 되고 싶은가요? 그럼 저만 믿고 따라 오세요. 다음 미션을 통해 매니저로서의 안목을 성장시키세요.


300곡의 음악을 감상하세요.


가장 먼저 부여받은 미션은 음악 듣기.

“한 시간에 대충 15곡 정도는 들을 수 있으니까······ 하루면 충분하겠네.”

300곡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해 잠잘 때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미션 결과 – 실패, 이래서는 막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좀 더 노력하세요.

-경험치 300p 획득. 음악성 평가 레벨 F Lv.0


“그냥 듣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건가?”

하루 정도 혹사당한 고막을 달랜 뒤 한 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30일 간 10곡 씩. 좋아하는 가수별로 나눠서 하루 5시간 정도 반복해서 음악을 듣자.

음악을 들은 후에는 어떤 느낌인지 개인적인 감상을 써 보자.

좀 더 노력하라는 조언을 참고삼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미션 결과 – 대성공! 이제 막귀 소리에서 해방! 이대로 계속 정진하세요.

-경험치 87,235p 획득. 음악 평가 레벨 E Lv. 3

-분석력 스탯 포인트 1 증가

-보너스 스탯 포인트 1


단숨에 음악성 평가 등급이 1단계 올랐고(F->E)

추가로 보너스 스탯까지 부여받았다.

체력. 분석력. 대응력. 친화력. 영향력.

5개의 기본 스탯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밟히는 건 영향력이었다.

반에서 아싸로 지내는 걸 어찌 알았는지 고작 1점밖에 주지 않았다.

“그래도 1점은 너무하잖아.”

스탯창을 열어 영향력을 클릭했다.


박건호[ID : 00002]

생년월일 1992년 1월 3일

신장/체중/혈액형 : 179.3㎝ / 64.6㎏ / O(RH+)

나이 : 18

체력 : 13

분석력 : 4(3+1)

대응력 : 3

친화력 : 3

영향력 : 2(1+1)

등급 : 매니저 준비생 (89,754/500,000p)

육성 가능 분야 : 배우, 가수, 게이머


그러자 거짓말처럼 학교생활이 달라졌다.

“야, 박건호. 너 축구 안 할래?”

“축구?”

“못해도 되니까 가자. 쪽수 부족해서 경기 못 하게 생겼어.”

남자 애들의 리더 격인 강철호가 뜬금없이 축구를 하자고 꼬시질 않나.

“야, 박건호.”

“······?”

“너 안경 왜 써?”

“······??”

“그냥. 너 안경 벗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서.”

투명인간 취급하던 서가연이 관심을 주는 것으로 모자라

“야, 이 반에 박건호가 누구야?”

“나, 난데?”

“니가 서가연이한테 찝쩍거렸냐?”

“그, 그럴 리가.”

“내가 미리 경고하는데 서가연이 내가 중학교 때부터 찜해 놨거든? 껄떡대지 마라. 진짜 걸리면 죽는다.”

서가연 스토커라 불리는 옆 반 싸움짱 고영식의 경고까지 받아야 했다.

“왜 다들 친한 척하고 난리야.”

눈 깜짝할 사이에 인싸의 영역으로 들어와 버린 나는 추가 보너스 스탯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두 번째 미션을 끝내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Mission F-2]

영화 200편을 감상하시오.


영화 한 편의 러닝 타임은 어림잡아 100분 정도.

방과 후 제대로 된 감상을 하려면 하루 2편이 한계였다.

2010년 이후 대한민국 역대 관객 순위 상위권의 영화들을 추리고 다시 장르에 맞게 분류한 뒤에 한 편 한 편 집중해서 봤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봐 모든 영화는 유료 사이트를 이용했다.

덕분에 핸드폰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엄마한테 모처럼 등짝 스매싱을 맞았지만


미션 결과 – 대성공! 이제 영화를 보는 눈이 생겼나요? 이대로 계속 정진하세요.

-경험치 148,851p 획득. 영화 평가 레벨 E Lv. 5

-분석력 스탯 포인트 1 증가

-보너스 스탯 포인트 1


두 번째로 받은 보너스 포인트를 대응력에 투자하면서

“박건호! 축구 한 게임?”

“몇 반인데?”

“7반.”

“안 해. 거기 성철이 있잖아.”

“야, 성철이 발목 삐어서 못 나온데.”

“진짜? 그럼 콜이지!”

고 3이 되어서야 비로소 인싸의 삶을 즐길 수 있게 됐다.



3


세 번째 미션은 생각보다 쉬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손으로 톱스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재연재 안내입니다. 19.06.18 555 0 -
공지 안녕하세요. 한지훈입니다. 19.06.14 269 0 -
공지 연재시간 변경 공지입니다. 19.06.11 527 0 -
7 02. 기브 앤 테이크(2) <수정> +4 19.06.18 553 15 10쪽
6 02. 기브 앤 테이크(1) <수정> 19.06.18 391 11 9쪽
5 01. 나로 말할 것 같으면(4) +1 19.06.18 344 7 9쪽
4 01. 나로 말할 것 같으면(3) 19.06.18 317 9 9쪽
3 01. 나로 말할 것 같으면(2) 19.06.18 345 7 9쪽
» 01. 나로 말할 것 같으면(1) 19.06.18 445 7 9쪽
1 00. Prologue +1 19.06.18 751 10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