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최강노안의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19.09.02 12:41
최근연재일 :
2020.10.16 08: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83,556
추천수 :
1,540
글자수 :
375,344

작성
19.09.04 06:00
조회
2,679
추천
35
글자
12쪽

3화. 보상 효과

DUMMY

3화. 보상 효과


***


3호선 지하철은 토할 것 같다.


특히나 월요일 출근시간 지하철에 몸을 낑겨서 출근하는 것부터 너무 피곤하다.


나는 패션 중소기업 총무과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회사에 여러 부서가 있는 데, 아무래도 이 회사는 디자이너 브랜드 회사이다 보니 디자인 부서의 파워가 제일 막강하다.


그 다음 회사에서 두 번째로 힘 있는 부서는 같은 층에 위치한 파티션 너머로 보이는 영업부다.


영업부는 말 그대로 디자인실, 샵 매니저들, 백화점 바이어들 할 것 없이 상대가 누구라도 비위를 잘 맞춰주는 현란한 말 빨의 소유자들이다.


그럼 총무과의 서열은 어디쯤 되냐고?? 실은, 말이 좋아 총무과지... 우리 회사 총무과는 회사의 온갖 자질구레, 잡다 구리한 일은 다 도맡아한다.


회사 내에 서열...? 아마 회사 내 모든 부서의 시다바리 급이라고 보면 된다.


총무과를 이렇게 시다바리 급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사장님이다.


사장님이 앞장서서 총무과를 하인 부리듯이 하니, 다른 부서들도 덩달아 우리 부서를 잡일부서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 총무과 참 오래 붙어있기 힘든 곳이다. 다들 길어야 2, 3년 다니다가 이직하는 데, 나는 이 구질구질한 곳을 7년째 다니고 있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딱히 이직 할 능력이 없다고 내 입으로 말하려니 민망하다.


실은, 이 회사도 나에게는 겨우겨우 들어온 자리다. 군대 제대하고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어느새 나이가 찰만큼 차서 어디 신입으로 들어가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입사해서 있다 보니 사람들이 이직하고, 퇴직하고 해서 어쩌다보니 과장을 맡았다.


일도 뭐 여기서 7년 동안 있다 보니 손에 익었고, 월급도 뭐 혼자 살기엔 이정도도 뭐 그럭저럭 이고, 사장이 이상한 건 그러려니 하고 있고, 내 밑으로 있는 31살 고은미 대리도 입사한지 3년 정도 되어가니 일도 잘 받쳐줘서 뭐 그럭저럭 다니고 있다.


내 밑에 있는 고은미 대리랑 잘 해볼 껀덕지가 있냐고?? 아니~ 전혀 없다.


고은미 대리에게 나의 노안 외모는 거의 40대 중반의 느낌을 풍긴 달까??


뭐 딱히 업무 말고는 대화하는 일도 거의 없다.


우리 부서 사람이래서가 아니라 타부서와도 나는 업무 외에는 대화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렇게 말하면 나 회사에서 왕따냐고? 아니다. 그래도 입사했을 땐 점심을 함께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다들 퇴사하고, 퇴사하고 하다 보니, 이제는 점심도 혼자 먹는 게 제일 편하다.


그러니까 나는 그렇게 회사가 재밌지도 않고 그냥 월급 때문에 다닌다.


내 삶은 내가 생각해도 그냥 무미건조 그 자체, 재밌는 일이 없다.


모든 회사마다 평범하지 않은 회사 문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이쪽 패션 중소기업은 좀 심하다.


우리 회사는 매일 아침마다 사장 앞에 모여서 사훈을 복창하고 인사하는 아침조회를 한다.


젊었을 때 사장이 학교 체육 선생이었다나 뭐라나... 사장이 아침조회를 엄청 좋아한다.


매일 아침조회 때마다 사장은 선생님으로 빙의돼서 훈화말씀하고, 지각하면 잔소리하고 암튼 혼자 엄청 신나한다.


그래서 사장이 아침조회 때문에 회사를 온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회사 거의 초창기 멤버인 영업부 박상민 부장 말에 따르면 그래도 지금은 아침조회가 그나마 좀 나아진 거라고 한다.


더 아주 예전에는 태극기를 걸어놓고 아침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까지 했었다고 한다.


중소기업이라 그런지 뭐든지 사장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회사다.


그래도, 이 코딱지만 한 회사도 대기업에서 하는 건 다한다.


나랑 동갑내기 사장아들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바로 이사직함 달고 낙하산타고 영업부로 입사했다.


영업부 부장들이 사장아들보다 다들 못해도 10살 이상씩 많고 경력도 부장들인데 아무도 군말하지 않고 그냥 이사로 인정해주는 꼴이 참 우스웠다.


그나마 영업부 부장 세 명중에 한명은 꼴 같지도 않은 좃소기업이라며 욕하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며’ 다른 곳으로 이직을 했다.


나머지 두 명의 부장은 이직할 능력이 안 되는 건지, 뭔지 그냥 10살 어린 사장아들에게 굽실대며 회사생활을 한다.


근데 왜 꼭 사장아들들은 자기가 실력이 있는 줄 아는 것일까? 부모님 찬스로 받은 타이틀이 본인 능력이라 착각 한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해외에서 막 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장아들 눈에는 이 회사의 모든 것이 다 촌스럽고 불만... 아니... 한국이란 나라 자체가 촌스럽고 불만이다.


부장들은 사장아들이랑 회의만 하고 나오면 일도 모르는 게 헛소리만 한다고 욕을~ 욕을~ 쌍욕을 해댄다.


그래도 또 그 앞에서는 웃느라고 고생이다.


정말 타고난 영업맨들이다.


한 가지 웃긴 건, 사장이 사랑하는 아침 조회에 사장아들은 늘 없다.


회사 출근 시간은 9시.


사장은 일찍 출근해서 사장실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조회시간만을 기다린다.


그런데 그의 아들은 늘 10시에 출근한다.


9시에 출근하면 차가 막힌다나 뭐라나...


그럼 보통은 더 일찍 나올 생각은 하는데, 역시 외국물 먹고 온 사장아들은 달랐다.


아예 늦게 출근하는 발상의 전환을 하더라고...


그러니까 직원들이 웃긴 거야. 사장이 아침조회 때 지각하는 사람들 막 뭐라고 하는데 정작 자기 아들은 한 번도 제 시간에 온 적이 없으니까 다들 뒤에서 욕을~ 욕을~


사장도 자기아들 지각하는 건 어떻게 컨트롤이 안 되는지, 괜한 영업부 부장들 보고 이사가 늦게 오는 것 좀 어떻게 해보라며 이상한 닦달을 한다.


영업부 부장들은 또 담배를 피며 욕하고, 이래서 영업부 부장들이 담배를 못 끊는다.


나는 8시 30분까지 출근한다.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사장실 방청소, 그리고 사장 커피 타기다.


이 일은 원래 내 밑에 고은미 대리가 하던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 회사 기센 여자들이 언제부턴가 여자직원들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것은 성차별이다 뭐다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사장이 나한테 이 일을 시키기 시작했다.


이거야 말로 역차별 아니냐...?


밑에 대리를 두고, 과장인 내가 사장실 청소랑, 사장 커피를 탈 줄이야...


내 방도 안 치우는 난데 말이다.


어쨌거나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지만, 이것도 뭐 하다 보니 이제 익숙해졌다.


난 내가 생각해도 현실에 참 순응을 잘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분 나쁜 건 이런 걸 하고 있는 것보다, 사장 커피를 타고 있으면 이죽대면서 다가오는 영업부 임진혁 대리... 이 놈이다.


“여~ 최 과장~ 오늘도 아주 열심이네~”


뭔가... 그냥 웃는 게 아닌 비웃는 듯 한 저 표정... 저 말투... 임진혁 대리는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느글느글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임진혁 대리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나는 왜 존댓말을 쓰냐고?? 임진혁 대리와 나는 동갑내기다.


입사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한 임진혁 대리는 영업부 특유의 능글거림이 뚝뚝 묻어나는 친구다.


그런데 난 과장인데 임진혁 대리는 왜 아직까지 대리냐고???


글쎄 그건 전적으로 사장 마음이다.


내가 과장을 달 때, 임진혁 대리도 회식 술자리에서 자기는 왜 과장타이틀을 안주냐고 사장한테 땡깡 아닌 땡깡을 피웠었다.


그때, 난 사장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내 마음이다!”


그렇다... 여기는 사장 마음대로 운영되는 사장월드다.


입사도 비슷하고 나이도 동갑인 임진혁 대리와 나는 친해질 듯 하면서도 친해지지 못하는 관계다.


그는 능글거리며 나에게 다가오지만, 난 그런 그의 스타일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나는 철저하게 존대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오~ 최 과장~ 주말에 뭐했어?? 얼굴이 왜 이렇게 훤해졌어??”


영업부라 그런지 샵 매니저들한테 하는 립 서비스가 아주 입에 붙었다. 붙었어.


“뭘 하긴요... 그냥 주말 뭐 그렇죠 뭐...”


“에이~ 아닌데~ 주말에 뭐 좋은 일 있었나본데~ 아주 얼굴이 훤해졌어! 뭐 여자라도 만난거야?”


저거... 무슨 일이든 여자와 연관시키는 임진혁 대리의 화법.


“여자는 무슨...”


더 길게 대화해봤자 여자라는 화두가 나왔으면 대화의 갈 방향은 월욜 아침과 관계없이 끈적끈적해지게 될 예정이다.


나는 임진혁 대리에게 사장의 커피를 들어 보인다.


“저... 커피 배달 때문에...”


“어~ 그래그래~ 암튼 최 과장은 열심이야~”


매일 아침 사장은 책상에 라디오 볼륨을 낮게 켜놓고 눈을 감고 있다.


자는 건지 명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라디오에서는 아침부터 구수한 뽕짝이 흘러나온다.


책상에 커피를 놔두건 말건 쳐다보지도 않는다.


차라리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더 낫긴 하다. 딱히 할 말도 없으니...


커피를 가져다주며 ‘맛있게 드십시오.’까지 할 순 없지 않나?


가끔 사장이 눈을 뜨고 있으면 ‘여기 커피요.’하긴 한다.


어쨌거나 매일 나의 하루일과는 이렇게 시작한다.


“최 과장님! 이 서류 검토 좀 해주세요. 확인해주시면 은행에 전달하러 다녀올게요.”


고은미 대리가 내민 서류를 받으며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흠칫 놀란다.


“어머... 과장님...”


“???”


“주말에 뭐 하셨어요??”


아니... 왜 다들 나의 주말을 갑자기 궁금해 하는 것인가.


“아니? 왜?”


“피부가 장난이 아닌데요?”


너... 지금... 나... 놀리는 거니....?


“뭐가?”


“아니~ 주말에 피부과 다녀오신 거 아니에요??”


“피부과는 무슨...”


아... 그... 피코 뭐 시기 말하는 건가...?


“오늘 피부 굉장히 좋아 보이시는 데요??”


뭐...? 지금 내가 뭘 들은 거지...?


피.부.굉.장.히.좋.아.보.이.시.는.데.요!!!!!


헉.... 처음이다.


난생처음...


내 인생 36년 만에 피부 좋다는 이야기를 듣다니...


아마 태어나자마자 아주 간난 아기 때는 들어봤을 것이다. 기억은 안 나지만... 아기 때는 들어봤겠지??


“어... 그래? 고... 고마워...”


왠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런 칭찬이 처음이라... 완전 어색하다.


점심을 먹고 양치를 하며 화장실 거울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미션달성 2/3]


이제 미션클리어까지 한 번만 더 거울을 보면 되는군. 흠... 피부가 좋아졌나? 아침에 세수할 때도 좀 미끄덩하는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그렇고 보니까 피부가 좀 밝아진 것 같기도 하고...


생각에 빠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여~ 모야! 왜 얼굴을 만지고 있어~ 최 과장 외로운 거야??”


임진혁 대리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거야... 이런...


“모야~ 진짜 주말에 여자 만난 거 아니야? 얼굴이 아주 그냥 훤해~”


“아... 아니에요~”


나는 재빨리 입을 헹구고 화장실을 나온다.


“에이~ 뭐 그렇게 쑥스러워하고 그래?? 수상한데~”


임진혁 대리는 화장실을 나오는 내 뒤통수에 대고 끝까지 외친다.


자리에 돌아온 나는 곰곰이 생각해본다.


확실하다. 내 피부가 좋아진 건 그 게임 때문이다.


오늘 밤에는 게임 창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나는 3초 만에 없어지는 게임 창을 최대한 기억해내려고 애쓴다.


게임이라면 어딘가에 분명히 설정하는 버튼이 존재할 것이다.


오후 내내 게임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


나는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와서 곧장 침대로 다이빙한다.


게임 창이 열리지 않는다.


아! 아직 거울 보는 미션이 한번 남았군!


재빨리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본다.


[미션클리어 3/3]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노안의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14화. 10명 확보 미션클리어 19.09.17 1,726 28 11쪽
13 13화.내가 모르던 세계 +2 19.09.16 1,740 29 11쪽
12 12화.호갱님 19.09.15 1,765 31 11쪽
11 11화. 분식집 플랙스 +3 19.09.12 1,802 30 11쪽
10 10화.호감을 상승시켜라 19.09.11 1,857 30 11쪽
9 9화.챕터 3 19.09.10 1,977 32 11쪽
8 8화. 미션초과달성 19.09.09 2,018 30 11쪽
7 7화. 왜 이거 칭찬아니야? 19.09.08 2,066 33 11쪽
6 6화. 칭찬고자 +2 19.09.07 2,166 29 11쪽
5 5화. 미션클리어 19.09.06 2,247 27 9쪽
4 4화. 챕터 2 19.09.05 2,422 33 12쪽
» 3화. 보상 효과 +3 19.09.04 2,680 35 12쪽
2 2화. 챕터 1 19.09.03 3,120 39 11쪽
1 1화. 프롤로그 +4 19.09.02 3,967 4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