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곽운(郭澐)의 서재입니다.

최강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곽운
작품등록일 :
2014.09.25 17:25
최근연재일 :
2014.10.04 09:4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90,236
추천수 :
6,807
글자수 :
33,337

작성
14.10.01 09:30
조회
20,611
추천
743
글자
7쪽

여인이었어?1

DUMMY

第三章 여인이었어?










나란히 걷던 중년 거지와 젊은 거지가 무림맹(武林盟)이란 현판이 걸린 웅장한 장원의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취구개와 초무량이었다.

초무량의 행색은 그야말로 영락없는 거지였다.

머리카락은 산발에다 얼굴은 숯검정을 칠하여 거무죽죽했다. 입고 있는 옷은 군데군데 기운 것으로도 모자라 여기저기 더러운 얼룩까지 묻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바짓가랑이는 오른쪽만 무릎까지 말아 올렸고, 양발에 신고 있는 가죽신은 다 헤어져 양쪽 엄지발가락이 사이좋게 밖으로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여기가 바로 무림맹의 총단이다.”

“대단한 위용이로군요.”

“강북제일맹(江北第一盟)이니 이 정도 위용은 되어야지.”

“사숙님,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초무량은 미리 입을 맞춘 대로 취구개를 선배가 아닌 사숙이라고 불렀다.

취구개가 초무량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지난 사흘 동안 넌 완벽한 거지로 환골탈태했다. 자신을 가져.”

“사숙님 눈에도 제가 거지처럼 보입니까?”

“거지도 그냥 거지가 아니라 상거지로 보인다. 솔직히 나도 네가 단 사흘 만에 이처럼 완벽한 거지로 탈바꿈되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고 있는 중이다.”

초무량이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사숙님께서 잘 지도해주신 덕분입니다.”

“추후에 네가 원하고, 네 사부가 허락하면 본방의 정식 제자로 받아줄 의향도 있다.”

정식으로 거지가 되라고?

초무량에겐 끔찍한 소리였다.

“그건…생각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할 말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거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악스럽게 먹어야 한다. 보는 사람들이 다들 더럽고 추잡한 놈이라고 욕을 할 정도로 아주 무지막지하게.”

잠시 사이를 둔 취구개가 하던 말을 계속했다.

“또 하나, 절대로 머리를 단정하게 묶지 마라. 머리를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분위기가 확 달라져 보이는 법이니까.”

“아, 그렇군요.”

초무량은 대답을 하는 와중에 머리카락이 한 올도 보이지 않는 취구개의 말끔한 머리통을 힐끗 쳐다보았다.

‘사숙께선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어서 거지답지 않아 보였던 건가?’

당최 모를 일이었다.

“또 하나 되도록이면…아니 절대로 무위를 함부로 드러내지 마라. 네 무위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그 만큼 귀찮은 일이 많아져 그 아이를 지켜주는 일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게 분명하니까. 다른 건 몰라도 그 세 가지만은 절대로 잊어선 아니 된다. 알겠느냐?”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초무량은 정말이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위를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것과 머리를 단정히 묶지 않는 것은 상관이 없었지만, 남들이 더럽고 추잡하다고 욕을 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먹어야한다는 건 좀 그랬다.

그도 사부를 닮아 청결을 중요시하는 편인데, 많고 많은 문파 중에 왜 하필 개방을 택해서 거지처럼 먹어야 된단 말인가.

‘사부님, 정말 너무 하십니다.’


*


탁자를 사이에 두고 취구개와 마주 앉은 청수한 용모의 중년인.

그는 만박수사(萬博秀士) 제갈군정으로 무림맹의 군사(軍師)였다.

손에 든 서류를 살피던 제갈군정이 고개를 들었다.

“선배님의 사형이신 도개(刀?)란 분의 제자라고요?”

“사형은 산중무개(山中武?)일세.”

“산중무개라니요?”

“세상일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산중에서 제자를 양성하는 일만을 낙으로 삼는 무개를 그리 부르지.”

무공을 익힌 거지를 무개(武?), 그렇지 않은 거지를 평개(平?)라고 부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산중무개라고 불리는 거지가 있다는 사실은 제갈군정으로서도 금시초문이었다.

“산중에서 죽도록 수련만한데다 하산한지도 얼마 되지 않아 본방의 법도는 물론이고 무림의 실정에도 어둡긴 하지만, 워낙 총명한 녀석이니 금세 적응할 것이네. 무위도 그럭저럭 쓸 만하니 동료들에게 짐이 되진 않을 테고.”

취구개는 만약을 대비해 초무량을 산중에서 갓 하산한 제자라고 소개했다. 그래야만 후에 그가 거지같지 않은 행동을 하더라도 의심을 덜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개를 든 제갈군정이 취구개의 뒤에 시립해 있는 초무량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초무량은 일부러 눈빛을 흐리멍덩하게 만들었다.

어차피 삼 년 동안만 능조군을 몰래 지켜준 뒤에 무림맹을 떠나면 끝나는 것이다. 괜히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어 관심을 끌 이유가 없었다.

“초개, 자네도 앉게.”

초개(楚?)는 취구개가 초무량의 성을 따 만든 개방식 별호였다.

초무량은 이름을 따 별호를 만들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무량개(無量?)는 초개보다 훨씬 더 거지같은 별호였으니까.

초무량이 머리를 긁적이며 머뭇거리자 취구개가 손짓을 했다.

“사양 말고 앉아라.”

“예.”

그제야 초무량이 취구개의 옆자리에 앉았다.

무척이나 어수룩하고 순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제갈군정이 빙긋이 웃으며 취구개에게 말을 건넸다.

“현무당으로 발령받기를 원하신다고요?”

“무조건 현무칠조로 발령을 내 주게.”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사당(四堂)은 무림맹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전투부대였고, 각 당은 십조(十組)로 구성되어 있었다.

“현무칠조라…흠.”

제갈군정이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취구개가 슬며시 인상을 썼다.

“왜 불가능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굳이 현무칠조를 고집하시는 이유를….”

갑자기 벌떡 일어난 취구개가 초무량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 꼬치꼬치 따질 거면 다 그만두겠네. 가자.”

“아니, 아니.”

황급히 탁자를 돌아 나온 제갈군정이 취구개를 막아섰다.

“허참, 성질도 급하십니다.”

취구개가 서운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내 그 동안 자네가 뭔가를 부탁할 때 한 번이라도 토를 달거나 거절을 한 적이 있는가? 달랑 셋 뿐인 제자 놈들을 모두 아낌없이 자네에게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번에는 목숨을 걸고 강남까지 직접 내려가….”

거절을 한 적은 없지만 토를 단 적은 많았다.

어쨌거나 제갈군정은 취구개의 감정이 더욱 격해질 것을 우려하여 서둘러 말을 끊었다.

“압니다. 제가 선배님의 노고를 왜 모르겠습니다. 전 다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굳이 전투부대로 발령을 내달라고 하신 까닭이 궁금하여….”

“전에 분명히 말했었네. 우리라고 허구한 날 적정을 염탐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그런 자질구레한 일들만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이번 기회에 본방의 제자들도 타문파의 제자들 못지않게 용맹하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증명하고, 또 본방의 미래를 위해서도 전투부대 출신이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고 판단했기에….”

“알겠습니다. 현무칠조. 지금 당장 발령장을 써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무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삭합니다.^^ +48 14.10.30 4,456 0 -
9 삼고랑1 +13 14.10.04 18,962 730 7쪽
8 여인이었어?3 +14 14.10.03 19,544 724 9쪽
7 여인이었어?2 +8 14.10.02 19,202 734 8쪽
» 여인이었어?1 +10 14.10.01 20,612 743 7쪽
5 완벽한 거지2 +14 14.09.30 20,417 751 12쪽
4 완벽한 거지1 +9 14.09.29 20,547 746 11쪽
3 하산2 +12 14.09.26 20,489 763 9쪽
2 하산1 +10 14.09.25 22,211 828 7쪽
1 서장 +8 14.09.25 25,393 788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