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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운(郭澐)의 서재입니다.

최강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곽운
작품등록일 :
2014.09.25 17:25
최근연재일 :
2014.10.04 09:4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90,239
추천수 :
6,807
글자수 :
33,337

작성
14.09.25 17:28
조회
25,393
추천
788
글자
5쪽

서장

DUMMY

序章










말끔하게 잘 생긴 얼굴에 호리호리한 체구를 지닌 청년이 날렵한 발걸음으로 운개산(雲塏山)을 오르고 있었다.

청년의 이름은 초무량(楚無量).

그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표정이 무척 밝았다. 이따금씩 실없는 사람처럼 피식피식 웃기도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 석 달 동안 강소성(江蘇省)의 육지와 바다를 종횡무진 누비며 사부가 ‘하산의 조건’으로 제시한 세 가지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강소성 제일의 악인들인 소북쌍살(蘇北雙殺).

강소성 제일의 해적 무리인 해룡채(海龍寨).

강소성 제일의 살수집단인 흑림(黑林).


강소성의 삼대해악(三大害惡)이라 불리는 그들을 깨끗하게 쓸어버린 것이다.

“이젠 하산해도 좋다.”

철석같이 약속을 하였으니 이번만은 사부도 그 말 외엔 다른 말을 못할 터였다.

다시 말해 내일이면 드디어 파란만장했던 사부와의 동거(同居)에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하산만 하면 그가 평소 갈망하던 자유분방한 삶을 만끽하며 살 수 있으리라.

맘껏 술도 마시고, 맘껏 유람도 다니고, 맘껏…아무튼 사부의 간섭 없이 뭐든 아무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사는 것이다.

드디어 운개산의 정상이 가까워졌다.

하늘높이 우뚝 솟은 기괴한 봉우리 아래로 펼쳐진 드넓은 구릉 위에 그와 사부의 거처인 쌍룡루가 보였다.

쌍룡루(雙龍樓)!

이름은 거창했지만 실제로는 통나무와 갈대를 엮어 만든 허름한 가옥일 뿐이었다.

“응…?”

쌍룡루 앞에 멈춰 선 초무량은 고개를 갸웃했다.

집 안에서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집 주변엔 잡초까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것처럼.

“설마….”

불안한 마음으로 벌컥 문을 열어젖힌 초무량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집 안에 먼지가 수북할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에 거미줄까지 쳐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청결을 중요시하는 사부다.

만약 사부가 집안에 머물고 있었다면 저처럼 지저분한 것들을 그냥 내버려뒀을 리가 만무했다.

“사부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부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지만 예상대로 텅 비어 있었다.

방안을 둘러보던 초무량의 시선이 탁자에 고정되었다.

탁자 위에 곱게 접힌 서찰이 놓여 있었다.

그는 거칠게 서찰을 집어 펼쳤다.


무량아.

고생 많았다.

급한 볼일이 있어 먼저 하산하니 너도 이젠 약속대로 하산하여라.

아참,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하자.

능조군, 무림맹 현무당 소속.

누구인지는 나중에 설명해 줄 테니 앞으로 삼 년 동안만 녀석을 안전하게 지켜주어라.

자존심이 센 녀석이니 드러내놓고 지켜주진 말고.

사부가 부탁했다는 말도 절대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그냥 부탁일 뿐이니 내키지 않으면 무시해도 된다.

한데, 그거 아느냐?

사부는 너를 키우느라 무려 이십 년 동안이나 갖은 고생을 다했다.

때가 되면 보자.

아! 당연히 그러리라 믿고 있지만 사부의 부탁을 들어줄 결심이 서면 무창에 있는 관제묘로 찾아가 개방의 취구개를 만나도록 해라. 도움을 줄 것이다.

서둘러 주길 바란다.


서찰을 잡고 있는 초무량의 두 팔이 부르르 떨렸다.

“사부님!”

바드득 이를 갈며 한참 동안이나 서찰을 노려본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두 팔로 머리를 감쌌다.

사부가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이야.

삼대해악을 제거한 뒤엔 무조건 하산해도 좋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해놓고서 이제와 ‘갖은 고생’을 들먹이며 부탁이라니.

사부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뭔가 어려운 부탁을 하고 싶으면 꼭 ‘갖은 고생’을 앞세워 그가 절대로 거절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못을 박았다.

사부가 지난 이십 년 동안 그를 키워준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이십 년 내내 갖은 고생을 다한 것은 아니었다.

이십 년 중 사부가 고생을 한 것은 한 오륙 년쯤 될까? 나머지 세월은 오히려 그가 사부를 먹여 살리느라 갖은 고생을 다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식사와 청소 등 온갖 집안 살림을 그가 도맡아 했으니까.

“죄송하지만 그 부탁은 무시하겠습니다!”

말투는 단호했지만 표정은 그리 단호하지 못했다.

말을 내뱉자마자 곧바로 결심이 흔들린 탓이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은 억울하지만 어쨌거나 이제껏 자신을 키워준 사부의 부탁이 아니던가.

“젠장!”

와락 인상을 찌푸린 초무량은 탁자에 머리를 세게 처박았다.

쩌억!

두터운 탁자가 대뜸 둘로 쪼개졌다.

매서운 눈길로 쪼개진 탁자를 노려보던 초무량이 돌연 손에 들린 서찰을 갈기갈기 찢었다.

“좋습니다. 삼 년! 까짓 것 지켜주겠습니다. 그 녀석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도록 눈에 불을 켜고 지켜주겠단 말입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삼 년이 지난 후엔 사부님이 아무리 잔머리를 굴리셔도 전 미련 없이 제 길을 갈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악에 받친 초무량의 목소리가 운개산을 쩌렁쩌렁 울렸다.


작가의말

최강무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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