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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운(郭澐)의 서재입니다.

최강무사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곽운
작품등록일 :
2014.09.25 17:25
최근연재일 :
2014.10.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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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7

작성
14.09.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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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하산1

DUMMY

第一章 하산










아침 일찍 일어난 초무량은 쌍룡루 안팎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오늘 떠나면 한 동안 돌아오지 못할 테니 다시 더러워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오랫동안 살아온 터전을 지저분한 상태로 그냥 놔두고 떠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청소를 마친 뒤 근처 계곡에서 몸을 깨끗하게 씻은 초무량은 쌍룡루로 돌아와 하산할 준비를 서둘렀다.

머리를 단정히 묶고 깨끗한 백의무복으로 갈아입은 뒤 마지막으로 등에 쌍룡도(雙龍刀)를 찼다.

쌍룡루와 쌍룡도, 둘 다 사부가 붙인 이름이다.

쌍룡루도 그렇지만 쌍룡도의 모양새도 용(龍)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저 사부와 그, 단둘이 사는 집이라서 쌍룡루고 도가 한 쌍이라서 쌍룡도일 뿐이다.

사실, 쌍룡도는 백정들이 짐승을 도축할 때 사용하는 무식한 칼과 모양새가 엇비슷했다.

도신의 길이가 두자에 불과한 반면 폭은 한 뼘이나 되었고, 두께마저 엄청 두꺼워 하나의 무게만도 무려 삼십 근이나 되었다.

도합 육십 근이나 되는 쌍룡도를 등에 차고 있었지만 초무량의 얼굴에선 불편한 기색을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떠날 차비를 끝마친 그는 쌍룡루를 나와 미련 없이 하산했다.

하산한 뒤엔 곧장 반 시진 거리에 있는 태주(泰州)로 향했다.

태주는 강소성의 중심부에 위치한 꽤나 번화한 고을이었다.

태주의 저잣거리로 들어선 초무량은 태공루(太公樓)란 간판이 걸린 이층 주루로 들어섰다.

한낮이라서 주루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가 들어서자마자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왜소한 점소이가 재빨리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대형, 오셨어요.”

이곳 태주에서 초무량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었고, 그들은 모두 초무량을 대형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영웅처럼 떠받드는 태주의 젊은 호걸이 초무량과 막역한 친구사이였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초무량을 대하는 점소이의 말투와 표정은 더없이 정중했다.

“그래.”

“낮술 드시려고요?”

“그래.”

건성으로 대답하고 이층으로 올라가려던 초무량이 계단 앞에 멈춰 서서 점소이를 돌아보았다.

“소칠아.”

“예.”

“어머니는 좀 어떠시냐?”

지금으로부터 석 달 전, 태공루에 들른 초무량은 점소이인 소칠의 어머니가 병에 걸려 자리를 보존하고 누웠다는 말을 듣고 선뜻 오백 냥이나 되는 거금을 치료비로 주었었다.

“대형 덕분에 많이 좋아지셨어요. 어제는 혼자서 산책까지 다녀오셨는걸요.”

“다행이구나.”

“어머니께선 매일같이 대형을 은공이라 부르시며 어떻게든 은혜를 갚아야한다고….”

“은혜는 무슨. 몸조리나 잘하시라고 전해드려.”

팔을 내두른 초무량은 몸을 돌려 이층으로 올라섰다.

아래층과 마찬가지로 이층도 텅 비어 있었다.

초무량은 창가의 탁자에 앉아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삐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후우.”

깊이 한숨을 내쉰 그는 이를 악다물었다.

“까짓 삼 년, 이십 년도 참았는데 그깟 삼 년쯤이야…젠장!”

불쑥불쑥 끓어오르는 화를 애써 삭이고 있으려니 소칠이 술과 안주를 내왔다.

화주(火酒)와 삶은 쇠고기 그리고 채소 몇 가지였다.

소칠이 그의 맞은편에도 잔과 젓가락을 내려놓는 걸 보고 초무량이 피식 웃었다.

“이젠 알아서 척척이구나.”

“대형께서 오시면 일 각안에 방주님도 허겁지겁 나타나시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들 방주님을 일각철권이라고 놀리는 걸요. 헤헤헷.”

“일각철권, 꽤 그럴싸한 별호구나.”

소칠이 초무량의 눈치를 보며 술병을 들었다.

“저, 방주님이 오시기 전에 제가 한잔 따라드려도 될까요?”

“좋지.”

초무량이 흔쾌히 잔을 내밀자 소칠이 조심스럽게 술을 따랐다.

지체 없이 잔을 비운 초무량이 소칠에게 잔을 내밀었다.

“너도 한 잔 할래?”

“아, 아니에요.”

황송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친 소칠이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초무량은 다시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일각쯤 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층으로 곰 같은 덩치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사내가 뛰어 올라왔다.

맹룡철권(猛龍鐵拳) 위지홍.

본래는 흑도의 건달패였다가 초무량의 도움으로 용우방(龍友?)이라는 방파의 수장이 된 사내, 태주의 젊은이들이 영웅처럼 떠받드는 젊은 호걸이 바로 그였다.

위지홍과 초무량은 친구 사이였다.

나이는 위지홍이 두 살 더 많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나이차는 무의미했다.

“앉아라.”

“대낮부터 웬 술이냐?”

“술을 꼭 밤에만 마시란 법은 없잖아.”

“그렇긴 하지.”

위지홍이 자리에 앉자 초무량이 웃으며 물었다.

“사람들이 널 일각철권이라고 부른다며?”

“너 때문에 붙은 별호니까 놀릴 생각마라.”

쓴웃음을 머금은 위지홍이 초무량의 잔에 술을 따른 뒤 자신의 잔에도 술을 채웠다.

“마시자.”

건배를 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잔을 비웠다.

위지홍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소원대로 하산한 거냐?”

“그래.”

“소원 성취했으면 기분이 좋아야지, 왜 죽을상을 하고 있냐?”

“그럴 일이 있어.”

씁쓸하게 웃는 초무량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위지홍이 소매 안에서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를 꺼내 내밀었다.

“뭐냐?”

“전리품. 대륙전장의 전표로 바꿨다.”

“고생했다.”

초무량이 비단주머니를 받아 대충 품에 쑤셔 넣는 걸 보고 위지홍이 눈살을 찌푸렸다.

“얼만지 확인 안 해?”

“얼만데?”

“오십만 냥.”

“많네.”

많은 정도가 아니라 보통 사람으로선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거금이었다.

“대충 처분했는데도 무려 백만 냥이나 되더라. 네 뜻대로 나머지 오십만 냥은 흉년이 들었을 때 구휼에 쓰려고 남겨두었다.”

“사람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모은 재물이니 그 정도는 다시 사람들에게 돌려줘야지. 네 몫은?”

“아직 처분하지 못한 물건이 조금 남았다. 내 몫은 그거면 충분해.”

물건이란 삼대해악의 본거지에서 챙겨온 재물을 말함이었다.

소북쌍살은 빈털터리나 다름없었지만 해룡채와 흑림은 본거지에 꽤 많은 양의 재물을 쌓아놓고 있었다.

사실, 초무량은 사부의 명으로 그 동안 숱하게 강소성의 악인들을 제거해왔고, 그때마다 악인들을 제거하고 얻은 전리품을 위지홍과 공평하게 나눠가졌다.

위지홍에게도 전리품을 나눠가질 권리가 있었다.

악인들의 은신처나 본거지를 알아내는 일은 모두 그가 도맡아 했으니까.

“하산도 했겠다, 함께 강호 유람이나 할래?”

위지홍의 은근한 물음에 초무량이 씁쓸하게 웃었다.

“내 팔자에 유람은 무슨.”

“갑자기 웬 팔자타령이냐?”

“나, 태주를 떠날 거다.”

갑작스런 말에 위지홍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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