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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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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695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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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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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영혼의 재활용 (1)

DUMMY

“명심해.”

“뭘요?”

“다 회장님 방침이셨어. 다 그분 뜻이란 소리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나한테 배워.”

“훗.”

“지금 비웃은 거냐?”

“그럼 저도 회장님께 배우겠습니다.”

“날 안 거치고 네가 될 거 같애?”

“그야 해봐야 알겠죠.”


기대치가 일어섰다.

대한 앞에 걸어와서 악수를 청했다.


“좋아. 해봐. 그런데 말이야. 회사엔 까다로운 규정들이 많으니까 나라면 조심할 거다. 한순간에 곤두박질치거든.”


두 눈에 살기가 어렸다.

대한이 눈싸움을 하며 악수했다.


“전무님께도 건투를 빕니다.”


대한이 걸어서 나갔다.

비서실을 저벅저벅 지나쳤다.

복도로 나와서야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전무님을 적으로 만들었다.

더 나은 능력자란 것까지 들켰다.

기대치는 자신을 견제했다.

회사생활이 상당히 골치 아파졌다.

이것도 운명의 일부일까?

쿵쿵.

벽에 대고 이마를 박았다.

벽을 통과한 영혼들이 지나갔다.

대표이사실로 씩씩대면서 돌진했다.


“확실히 다짐받아야 해.”

“이번 기회에 갈아엎자고.”

“강 회장이 힘 좀 써봐.”

“죽일 수도 있잖나?”


떼를 지어 모두 들어가 버렸다.

강 회장의 영혼도 있었다.


“어떡하지?”


일단은 뒤쫓아 뛰어갔다.

비서실로 들어갔다.


“누구세요? 예약하셨나요?”

“잠시만!”


여비서를 밀치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멈췄다.

조선이 어리둥절해서 쳐다봤다.

화난 영혼들이 그녀를 쭉 에워쌌다.


“왜 오셨어요?”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선이 뒤쫓아 온 여비서한테 말했다.


“괜찮아. 나가봐요.”

“네, 대표님.”


문이 닫혔다.

실내는 크지만 심플했다.

깔끔하고 완벽한 가구 배치.

인테리어에서 차분함이 느껴졌다.


“대한 씨, 무슨 일이에요?”

“실은 이곳에.”


그에게 다가오는 조선을 붙들었다.

영혼들이 조선과 대한을 빙 둘러쌌다.


“이곳에 영혼들이 와 있습니다.”

“그래요?”

“우격다짐으로 화가 잔뜩 나 있어요.”

“제가 걱정돼서 오셨나요?”

“네?!”

“누굴 위해서 오셨냐고요.”

“그게 중요합니까? 당신을 해칠지도 모르는데? 죽이네 마네.”

“아, 해칠지도 모르는데? 훗.”

“지금 좋아할 때가 아닙니다.”

“몇 명이에요?”

“예?!”

“전부 몇 분이 오셨어요?”

“일곱 명이요.”

“강남필 회장님도 계시고요?”

“네. 어쩌죠?”

“대한 씨가 절 좀 도와주세요.”

“뭘 도우면 됩니까?”

“대신 통역해주세요.”

“제가요?!”

“지금 육체이탈은 곤란해요.”


조선이 대한의 손을 잡고 부탁했다.


“잠시만요. 항의하러 오셨을 거예요.”

“그래 보이긴 한데.”

“영혼이 빠져나가면 흉할 거라서.”

-선아, 당장 뛰쳐나와!


강 회장의 영혼이었다.

방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어서!

“잠시들 진정하시고.”

-우리가 자네 만나러 왔어?

“차근차근 저한테 말씀하시죠.”

-기가 막혀서 원.

“이렇게 떼거지로 오시면.”

-뭐야?! 떼거지?

“제가 사장님께 잘 통역하겠습니다.”

-이 회사에서 독립하고 싶네.


조선이 물었다.


“무슨 일이래요?”

“그게, 독립을 원한답니다.”

-전달해! 신의 돌에서 우릴 해방시킬 것! 회장의 검은 속셈에는 질렸다고!


난감했다.

신의 돌에서 해방이라니?

회장의 검은 속셈은 또 뭐지?


“다 독립하시겠대요?”

“막무가내로 해방시켜달랍니다.”

-육체에서 나와! 널 빙의하기 전에!

“저랑 먼저 얘기하시죠.”

-자넨 신입이고! 똥 된장 구별은 해?

“흥분부터 가라앉히십시오.”

-시끄럽고! 선이 불러내! 선이!

“조선 씨, 아무래도.”


대한이 한숨 쉬었다.


“나오셔야겠습니다.”


조선이 인터컴을 누르고 말했다.


“지금부터 외부와 차단시키세요.”

-네, 대표님.


소파로 다가와서 주저앉았다.

근심 가득한 얼굴이었다.

대한이 앞에서 말했다.


“제가 눈을 감을까요?”

“보세요.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했어요.”

“알겠습니다.”


조선이 눈을 감았다.

깊은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일분이 흘렀다.

고개가 뒤로 툭 꺾였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영혼이 투명비닐처럼 일어섰다.

육체는 소파에 나자빠졌다.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영혼이 천천히 다가왔다.


“강 회장님? 여러분.”

“오랜만이구나, 선아.”

“죄송해요.”

“뭔지 알고 죄송하단 게냐.”

“그 문제잖아요. 결국은.”

“그래. 어떤 길이든지 목적지는 거기지.”

“여러분께는 늘 감사드려요.”

“일단! 요구사항부터 말하마.”

“설마.”

“이번 청소부도 싹수가 영 아니다.”

“그렇다고 죽여요?”

“죽였다가, 알아듣게 족치고 다시 살리는 게 어떻겠냐.”

“그분도 힘들대요.”

“뭐?! 인간 주제에 힘들어? 뭐가?”

“자꾸 뭘 훔쳐간다던데?”

“그야 자질구레한 종이쪽지지.”

“그게 돈이니까 문제죠.”

“재밌어.”

“휴우.”

“화내고 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데.”

“점점 철이 없어지시네요.”


대화를 엿듣던 대한이 끼어들었다.


“제가 낄 자리는 아니지만.”

“자넨 빠져.”

“이래요. 제가 월급 받고 하는 일이 이거에요. 우습죠?”

“또 있다!”

“네, 강 회장님.”

“기대치가 그걸 하려고 한다던데.”

“네?”

“대상자를 모집한다던데. 사실이냐?”

“그건 명백한 불법이죠!”

“그야 조 회장 법이고.”

“회장님은 실험단계조차 금지하셨어요.”

“네 입으로 직접 말해라.”

“뭘요?”

“우리들을 갖고 노는 이유가 뭔지.”

“누가 누굴 갖고 논다는 거죠?”

“회사 주인입네 뭐네. 더는 안 속아!”

“회사에서 떠나고 싶으세요?”


강 회장의 영혼이 말했다.


“우린 넌더리가 나! 이렇게 좁아터진 건물에서 뭐, 무슨 낙이 있냐.”

“신의 돌에서 해방시켜 달라고요?”

“그래.”

“신의 돌은 우리의 상징과도 같아요.”

“그래! 처음에야 혹했지.”

“처음부터 약속하셨죠!”

“우릴 꽁꽁 가둬놓고 말이냐?”

“악령한테 씹혀 먹히고 싶으세요?”

“야. 보게, 대한 군. 얘가 이런 애야!”

“신의 돌은 악령주식회사를 막을 유일한 무기에요! 겨우요!”

“캡슐병동을 빼내! 어차피 우리야 개수만 채웠지 쓸모가 있겠어? 대여료?”

“계셔주시는 게 돕는 거죠.”

“특허랑 펀드로 벌만큼 벌었잖아!”

“회장님은 용납 못하세요.”

“그거나 빨리 하라고 전해!”

“심사숙고해야 해요!”

“회장이 주인이냐? 우리가 주인이야!”


대한이 과감하게 끼어들었다.


“그거가 뭡니까?”

“아, 그거요?”

“뭘 알려고 그래.”

“저도 한 배를 탔으니까요.”

“대한 씨, 그게 뭐냐면.”

“알려주지 마.”

“왜요?!”

“소문이 진짜라면 스스로 알아내겠지.”

“그거, 좋은 아이디어 같네요?”

“난 대충 알겠는데.”

“어머. 진짜?”

“회장님의 검은 속셈. 답답한 영혼들. 빤한데 뭐. 너무 쉽지 않나?”


피식대는 대한을 지켜보는 둘.


“아무래도 저놈 뻥카야.”

“그렇겠죠? ‘영혼의 재활용’을 그렇게 쉽게 알 리는 없겠죠? 어머.”

“아, 그걸 그렇게도 부르는구나.”

“대한 씨.”

“네?”

“‘영혼의 재활용’이 뭔지 아세요?”

“그야 뭐. 영혼끼리 몸 바꾸기?”


둘의 동공이 커졌다.


“강 회장님.”

“어.”

“위대한 씨는 천재일까요?”

“가만 보니까 촉이 좋아, 저놈이.”

“영혼 바꾸기가 정말 가능한 겁니까?”

“그럼! 불가능할 것 같애?”

“이론적으로는요.”

“저거 은근히 잘난 척은.”

“회장님께서는 ‘영혼의 재활용’이라는 큰 그림을 가지고 회사를 창립하셨어요.”

“그게 7년째니 화가 안 나겠나?”

“당연히 나시겠죠. 근데.”


대한이 나설 때란 판단이 들었다.


“모두들 찬성하십니까?”

“대한 씨는 거기까지 내다보네요.”

“아닌 놈은 빼고! 할 놈만 해야지.”

“왜 육체의 재활용이 아니죠?”

“왜, 영혼의 재활용이 거슬려?”

“육체 입장에선 아무래도 억울하죠.”

“맞아요! 제일 큰 문제에요.”

“자넨 반대하나?”

“강 회장님은 어떤 몸을 원하십니까?”

“그야 젊고 건강한 육체지.”

“그럼 짝짓기군요.”

“뭐?!”

“일방적인 짝짓기.”

“회장이 약속한 거야. 영혼들과!”

“인간한테는 아니겠죠?”

“맞아요.”

“우린 단 하루라도 육체를 원해. 우리가 맘껏 살면서 선행을 쌓을 육체. 영혼의 에너지를 키울만한 집!”


강 회장의 영혼이 대한을 지목했다.


“자네가 앞당길 거라 생각했어.”

“네?! 제가 무슨.”

“강 회장님, 회장님께 다시 말할게요.”

“폭동이 일어나도 난 책임 못 진다.”

“답을 못 드려서 죄송해요.”

“서두르라고 해.”

“영혼과 인간부터 공존해야죠.”

“그건 불가능하고.”

“조금만 더요.”

“전부 인간한테 빙의할 수도 있어.”

“그건 아니죠.”


대한이 나섰다.


“뭐야?!”

“그렇게 협박한다고 일이 해결됩니까?”

“대한 씨.”

“대표님 말고 회장을 만나십시오.”

“뚫린 입이라고.”

“여러분! 오늘은 돌아가 주세요.”

“자, 대표님이 가라잖습니까.”

“자네라도 약속하게.”

“네?!”

“영혼의 재활용.”

“하죠.”

“했어!”

“네, 약속했습니다. 까짓 거.”

“좋아. 영혼의 재활용을 반드시 실시해.”

“언제라도 오십시오. 단! 저한테만.”

“확실해?”

“야리끼리로요.”


작가의말

힘내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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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재활용 (1) 20.05.15 24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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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운명거역자 (5) 20.05.13 370 9 10쪽
5 운명거역자 (4) 20.05.13 441 9 10쪽
4 운명거역자 (3) +3 20.05.12 58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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