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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 방송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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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검은먹
작품등록일 :
2019.07.22 11:43
최근연재일 :
2019.09.06 05:5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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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74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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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3,672

작성
19.09.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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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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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
10쪽

5252 믿고있었다구 젠장!

DUMMY

대마계의 패잔병?

의문스러운 이야기에 잠시 머리가 따라가질 못했다. 그러니까, 무슨 소리지?


“원래 대마계의 지배자는 내 조부였다.”


다행히 내가 이해하기도 전에 무명검사가 알아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대마계는 사실 그렇게 척박한 땅은 아니었다. 굳이 다른 세계를 침공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 마기가 존재했지만, 그곳의 마기는 적어도 생물을 공격하지는 않았다.”

“생물을 공격하지 않는 마기라니, 그냥 마나나 다를 게 없구만.”

“종류만 다르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 마기가 아닌 거 아닌가?


“사건은 특이체질의 마족 하나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지.”

“특이체질의 마족?”

“우리는 그 체질을, ‘탐식’이라고 불렀다.”


대충 어떤 체질인지 감이 잡힌다.


“좋아. 모든 스토리를 이해했어. 그 탐식이 뭘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고 그렇게 강해져서 너희를 몰아냈다는 거군. 스킵모드 활성화됐다. 완벽했지?”

“그게 끝이 아니니 닥치고 들어라. 한번만 말을 끊으면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겠다.”


거 참 예민하구만.


“탐식의 마족은 끊임없이 강해졌다. 그 강함은 결국 마왕에게마저 닿았지. 그리고 탐식의 마족이 내 조부를 먹어치우는 순간, ‘마신’의 신성은 변질되었다.”


신성이 변질됐다고?


“탐식의 본질은 이기, 신성을 완전히 소화시키자 신성에서 비롯된 기운인 마기가 무차별적으로 생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탐식의 권속에 들어간 자들을 제외하고 전부.”

“그렇다면 이 마기들은?”

“변질된 신성의 잔재다. 그나마 계를 넘어와서 이 정도지, 대마계의 마기는 차원벽마저 갉아먹고 있을 지경이다.”


아, 그래서 3년 뒤에 게이트가 열린다고 한 건가.


“여기서 저 용족과 내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간단하다. 마기의 식(食) 속성을 없애는 것. 만약 그 속성을 없애지 못한다면 대마계와 게이트가 연결되는 순간, 전 세계가 먹혀들어갈 것이다. 용사, 그대가 얼마나 강하든지 상관없이 말이다.”

“빡세네.”

“그래도 소정의 성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 이걸 보아라.”


유리병에 담긴 채로 찰랑거리는 은빛 액체를 내게 보여주는 무명검사.


“이게 뭔데?”

“마기를 본연의 모습으로 돌려주는 물건이다. 한 방울이면 대륙 하나만큼의 마기를 정화시킬 수 있지. 이 정도면 대마계 전체를 정화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오오, 장난 아니네. 근데 왜 안써?”

“그게······.”

“설마 이걸 직접 닿게 해야만 마기가 중화된다, 뭐 그런 건 아니겠지?”


하하. 설마 그럴 리가. 그냥 허공에 뿌리기만 해도 알아서 퍼져서 정화되는 그런 거겠지.


“맞다.”

“이런 쉣.”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냐?


“아버지의 원수는 말하자면 탐식이다. 나는 그대가 탐식에게 아주 크고 아름다운 엿을 먹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최대한 협력할 것이고, 만약 탐식을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면 탈모빔의 저주를 풀어줄 수도 있지.”

“뭔 저주?”

“탈모빔의 저주.”

“탈모 같은 거 온 적 없는데?”

“정수리를 만져봐라.”


무명검사의 말에 정수리를 슬쩍 매만졌다가 손을 떼어보았다. 그리고.

단순히 만졌을 뿐인데 손에 묻어나오는 머리털.


“······야.”

“그대의 모근은 지금 매우 연약해져있지. 아버지의 저주로 인해 그대의 모근이 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저주를 해제하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해제하지 않는다면 정수리부터 둥그렇게 힘을 잃어버리기 시작한 모근이 머리카락을 놓아버리고 말 것이다.”

“그만둬.”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옆머리와 눈썹만 남게 되겠지!”

“그만해에에에에-!!!”


상상만 해도 끔찍한 소리.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절대 안 된다.


“당장 저주를 풀어.”

“내가 죽더라도 절대 안 푼다. 탐식을 처치하는데 성공하면 그때 풀어주도록 하지. 걱정 마라. 앞으로 3년간은 멀쩡할 테니.”


젠장. 저 집안은 한다고 하면 진짜로 하는 집안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어쨌든 이걸 마기에 직접 접촉하게 해야 한다. 다행히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 다만, 그걸 위해서 그대가 다소 수고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뭔데?”

“대마계에 침투해라.”


음?


“대마계에는 마기가 흐르는 용맥이 몇 군데나 있다. 그 용맥에 이걸 박아 넣으면 필연적으로 대부분의 마기가 중화될 터. 한 번 중화된 마기는 탐식의 신성에 오염되지 않는다. 즉 박아넣기만 한다면.”

“적어도 마기에 오염되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는 일은 없다는 건가? 대충 알겠어.”


마치 내가 대마계를 기습하리라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딱 맞는 방법을 내놓는 무명검사.


“명심해라. 탐식과 만나면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한 번 맞붙어 볼 만 한 것 같은데.”

“아니, 그 놈은 그대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그대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탐식과 맞붙기엔 아직 모자라다.”


흠, 모자라다고?


“좋아. 뭐 대충 알겠어.”


유리병을 받아들고서 품속에 갈무리했다. 어쨌든 이걸 사용하긴 해야 한다. 틈을 봐서 기습을 하든, 뭘 하든 마기를 정화하긴 해야 하니까.


“반드시 용맥에 박아 넣어라.”

“노력해보지. 그리고 세이크리드. 너는 이제 따라와.”


의외의 선물을 받은 건 둘째치고, 일단 용의 대지에 갔다 와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세이크리드를 부르니, 세이크리드가 내게 뭔가를 툭 던졌다.


“이게 뭐냐?”

“드래곤 로드의 신성이다. 찾아올 것 같아 받아두었지.”


뭐라고?


“로드가 전언을 부탁하더군. ‘여기는 내게 맡기고 먼저 가라’고.”

“재수 없게 그런 말은 왜 전해? 어쩔 수 없군. 반드시 살아 돌아와라. 로드.”

“죽일 셈인가?”

“그 양반은 좀 죽을 때가 되긴 했지.”


3만년이나 살았으면 이제 갈 때도 됐는데.


“어쨌든.”


환계. 정령계. 용계. 세가지 계의 신성이 손에 들어왔다. 남은 것은 공허의 탑. 사자의 궁. 그리고 천계.


그러면 다음 목적지는 어디로 할까.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살짝 미소지었다.

좋아. 거기로 할까.




*

쿵!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흙먼지가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연신 땅을 찍어 내리는 거대한 창.

인간의 몸 정도는 개미로 보일 만큼 거대한 신체(神體)가 태양을 가렸다.


-머지않아 용사가 천계를 부수러 온다.

-신성을 넘기면 그만이다. 그 문에서 떨어져라.

-제정신이 아니군. 라. 아끼던 장기말이 죽었다고 용사에게 부채감이라도 있는 건가?

-제정신이 아닌 건 너다. 리아니스.


빛나는 검을 들어 올린 라의 모습에 전쟁신. 리아니스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내게 검을 들이밀다니, 많이 컸구나. 라!

-미친 친우를 뜯어 말리기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어줄 수 있다.

-미쳤다니, 나는 지극히 제정신이다. 이대로 힘을 모을 시간을 주었다가는 용사가 우리를 가볍게 능가하겠지. 지금도 저 정도로 강한 자다. 탐식을 먹어치운 용사가 얼마나 강해질지, 상상이나 했느냐?


-쓸모없는 걱정이다. 그는 선인이다.

-너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다. 대마계로 문을 연다고 한들 놈은 우리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한다. 마왕에게는 고대의 금제가 걸려있지. 마왕의 신성을 흡수했다면 놈 역시 그 금제를 이어받았을 터. 제어키인 우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거룩한 아버지를 뵐 낯이 없다.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도박을 할 필요는 없다. 문에서 떨어져라. 리아니스.


라의 뒤편에서 나타난 루를 확인하고 리아니스가 광소를 터트렸다.


-으하하하! 너희는 비열한 겁쟁이들이다!

-겁쟁이가 아니라 신중한 것이지.

-마왕이 두려운가? 그들이 그렇게 두려웠던가?

-두려워하는 건 너다. 리아니스.


라의 검이 문을 등지고 서 있는 리아니스를 가리켰다.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벌벌 떠는가? 친우여. 형제여. 우리는 소명을 다하면 그만이다. 그것은 소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소명은 군림하는 것이며 지배하는 것이야!


-아니, 우리의 소명은 관조하는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창조하실 때 위대한 존재로 창조했다! 이것은, 우리가 아이들을 보살피고 나아가 그 위에 서라는 말이다!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면, 리아니스. 네게는 신의 자격이 없다.


담담하게 말하는 루를 바라본 리아니스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신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촤르르르륵!


문을 봉쇄하고 있던 사슬이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리아니스!

-다시금 세상은 신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삼신의 위대함을! 신앙을 잃어버린 자들이 너무나도 많은 이 세계에 심판을 내리리라! 크하하하하!

-리아니스! 관두어라! 리아니스!

-이미 늦었다! 문은 열리기 시작했다!

-야 이 빌어먹을 염병 후레자식아! 관두라고!


라의 입에서 튀어나온 걸쭉한 욕설에 루와 리아니스가 잠깐 멍한 표정을 짓고 라를 바라보았다.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리아니스에게 돌격하는 라.


-바, 방해하지 마라!

-옘병, 열면 다 뒤져! 이판사판 개난장판이다! 개자식아!


리아니스의 몸통을 붙잡고 늘어지는 라를 보면서 루가 급격히 달려들었다. 문을 여는 리아니스를 제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리아니스의 몸통에 매달리는 순간!


쿵!


-······.

-······.

-······아니, 나는 그저, 막으려고.


열린 문 틈새에서.

검은 마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트롤러 그 자체.

저는 이제 출근하러 갑니다.

난 왜 휴일이 없는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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