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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 방송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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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검은먹
작품등록일 :
2019.07.22 11:43
최근연재일 :
2019.09.06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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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672

작성
19.08.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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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용사님 입안하신다

DUMMY

*

“한국 정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서우주입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소. 고든 프린먼이오.”

“중국 정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위 룽입니다.”

“일본 정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오노다 카유예요.”

“러시아 정부로부터······.”

“영국······.”


그 일이 있고 난 후.

서우주는 상부에 보고를 마쳤고, 그 결과는 이렇게 나타났다.

현대측 각국의 대표가 내 앞에 모이는 것으로 말이지.


“다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주튜버 용사TV입니다.”

“······제국의 황제 대리. 황녀 미리아 폰 에피리아입니다.”


덤으로 황녀도 왔고.


“먼저 제국의 입장을 이 자리에서 밝히겠어요.”


잠깐 심호흡을 내쉰 황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발의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저희측은 이번 안건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요.”

“회의적이라는 것은 어느 것에 대해서입니까? 용사의 참전입니까? 아니면, 지원책에 대해서입니까?”

“둘 다.”


황녀의 서늘한 눈빛이 좌중을 쓸었다.


“닥쳐올 재앙은 저희 세계에 닥쳐왔던 마계사태보다 적어도 3배 이상의 위험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돕는다면 필시 큰 피해를 동반할 것입니다. 저희 제국이 그렇게까지 해서 당신들을 도와야 할 도의적 책무가 있나요?”


“그 말은 페이만 맞으면 도와주지 못할 것도 없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맞습니까?”

“가능성이 충분하고, 제국에 충분한 이득이 있다면 움직이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래. 이건 외교다. 도와주더라도 무조건적인 선의일 필요는 없지.


“그 점에 대해서도 일단 주지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지금 협상자리는 제국과의 협상 자리가 아니라 용사님과의 협상 자리이니 말입니다.”


잠깐 말을 주도했던 미국측 대표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서, 용사님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세계의 절반.”

“······.”


눈에 띄게 굳는 사람들의 모습.


“하하, 농담도 심하십니다.”

“농담처럼 보여요?”


꽤 진심인데.


“마왕이 내게 제안했던 게 세계의 삼분지 일이었죠. 그걸 뒤집으려면 세계의 절반 정도는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죄송하지만 용사님께 그 정도의 가치는······.”

“시험해볼까요? 저는 혼자서 현대를 멸망시킬 자신이 있는데.”


그럴 마음만 먹으면 솔직히 말해서 세계 하나쯤 멸망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각국 정부를 혼자서 급습해 완전히 부숴놓고, 주요 상업지구를 싸그리 전멸시킨다거나, 방법은 많지. 실제로 마족도 그런 방법으로 멸망시켰고.


“진짜로 세계의 절반을 배팅하라는 게 아니죠. 그 정도 각오를 하고 이 협상 자리에 임하라는 겁니다. 나는 당신들하고 하하호호 떠들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거든요.”


내게 세계의 절반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세계의 절반 정도는 내줄 각오로 임해야 재앙에 대비할 수 있다. 벌써부터 피해를 따지면서 어느 정도 예산을 분배한다, 그런 탁상공론을 하는 것보다, 얼마만큼의 재산손실이 나오든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대우는 일단 둘째로 치죠. 얼마나 지원을 해줄 수 있느냐, 그 정도를 먼저 봐야 할 겁니다.”

“핵무기의 사용을 검토 중입니다.”

“당신 미쳤습니까?”


미국 대사의 발언에 러시아를 제외한 전부가 경악했다.


“전쟁에서 이기자고 지구를 방사능 지옥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이라면 반대입니다!”

“확정이 아니라 검토 중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요. 3차 세계대전처럼 서로 쏘지만 않으면 될 겁니다.”

“대충 그 정도까지 각오를 했다는 점 정도만 알아두는 걸로 하고, 다음은······.”

“저희 내각은 현 사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대사가 일어나 발언을 시작했다.


“자위대의 전폭적인 지원. 수십 대의 군함. 그리고 경제적인 면에서의 지원 역시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건 좀 불편하네요. 마치 자위대가 ‘군’ 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당신네들은 아직 군을 운용할 수 없다는 거 잊지 마시죠?”


툭 쏘아붙이는 서우주의 모습에 미소 짓는 일본 대사.


“이 전쟁 역시 자국 방위를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마치 군을 파병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니 드린 말씀이에요. 그리고 굉장히 추상적으로 말씀하시는데, 정확히 구체적인 숫자를 말씀해주시는 편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런 쪽으로 지원해주겠다고 말해놓고 생색내기 식 지원을 받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라서요.”

“자, 자, 이 자리는 국가 간 감정을 내세우자고 나온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진정하십시오.”


사람 좋게 서우주와 일본 대사를 뜯어 말린 러시아 대사가 빙긋 웃었다.


“보아하니 용사님은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이시군요.”

“제가 원하는 답은 적어도 아직 나오지 않았네요.”

“여쭤도 되겠습니까?”

“글쎄요. 물론 빨리 건설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 자리는 여러분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자리기도 해서요. 같이 싸울 사람들이 얼마나 유능한 지, 그 점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죠. 버리긴 아깝네요.”


자원과 보급. 군대. 다 좋다. 확실히 전쟁에 있어서는 필수불가결적인 요소다.

하지만 마족과의 전쟁은, 보통의 전쟁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그걸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지.


“나는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소.”


중국 대사가 수염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있지. 사람. 10억명의 인구. 인민들은 정부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오. 우리 정부를 통한다면, 용사, 그대의 말이 그대로 인민들의 귀에 전달될 수 있다는 뜻이지.”

“제 의도가 뭔지 대충 아신 모양이군요.”

“자원도 싫다, 군대도 싫다, 무기도 싫다. 그렇다면 남은 것이 사람밖에 더 있겠소?”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지만.

조금 아쉽긴 하군.


“순서상 제 차례인 것 같네요.”


서우주가 의자를 끌고 앞으로 나섰다.


“언론과의 커넥션을 넘기겠어요.”

“그 뜻은?”

“일부러 여론을 조작하고 용사TV를 띄우겠다는 소리예요. 덤으로 마나 활용자들을 대거 공무원으로 채용하죠. 누구나 선망하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의욕을 고취시켜서 너나 나나 한 번 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


“아예 마나를 활용하는 직종을 대거 창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예술이나 과학, 스포츠, 격투기, 몸쓰는 일, 수많은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만큼 창출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마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겠고······.”

“그것이 이윽고 전투력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주 좋습니다.”


사실상 원하던 정답이 나오자 손뼉을 쳤다. 역시 내 옆에 좀 있어봐서 그런지 금방 답이 나오는군.


“뭐, 사실 마나를 다룬다고 무작정 강해지는 건 아니지만, 이 전쟁은 하루 이틀 만에 끝날 건 아니니까요. 장기화될 걸 대비하는 건 아주 좋습니다.”

“그런 것이라면 본국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소.”

“예.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유럽, 전부 다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사실 이게 가장 크죠.”


탁자 위에 턱을 괴고 손가락을 빙글 돌렸다.


“게이트를 훨씬 더 확장시켜야 합니다.”

“확장이라면 어느 정도를······.”

“적어도, 국가 하나가 통째로 맞닿을 정도는.”


현대는 이계에 비해서 마나가 확실하게 희박하다. 아무리 내가 잘 가르쳐주더라도 한계가 있지. 마나맥이 거의 메마른 현대에서 마나를 쌓아 내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불세출의 천재라도 50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이계에 과포화된 마나를 현대로 옮기면 그만이다. 그리고 현재 이계의 마나 농도를 유지하면서 현대 역시 끌어올리려면 방법은 단 하나뿐.


“마계를 제외한 칠대금역을 전부 부수겠습니다.”

“사형, 그게 무슨······!”


내 말에 경악한 황녀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칠대 금역은 그냥 단순히 금역이 아니에요. 금역이자 신역이기도 하다구요! 당장 용의 대지만 보더라도······.”

“그 신역의 존재의의가 사라졌는데, 무슨 상관이겠어?”


용들이 용의 대지에 모여 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몬스터이기 때문이다.

정령이 정령계에 모여 사는 이유. 간단하다. 그곳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환계도 마찬가지고, 사자의 궁. 공허의 탑. 그것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그곳밖에 그들이 살 곳이 없기 때문에.


“이제 몬스터는 없어.”


지성을 가진 자들은 몬스터가 아니다. 인간들 사이에 섞여 살 수 있게 법이 개정되었다. 물론 피가 흐르겠지. 흐르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이득을 위해, 나는 이기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한 달 안에 총 여섯. 여섯의 신을 신좌에서 끌어내릴 겁니다. 그리고.”


신의 힘은 신성에, 쌓아온 역사에 비례한다. 그렇다면 이쪽도 그만한 역사를 갖출 필요성이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신성을 갖추고 나면.


“당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칩니다.”


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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