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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슬롯01 님의 서재입니다.

내 회귀는 너무 많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바난트
작품등록일 :
2024.04.04 18:56
최근연재일 :
2024.04.18 21: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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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수 :
77,896

작성
24.04.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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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11화.

DUMMY

넓은 무덤가 중심에 있는 작은 언덕.

그 정상엔 아주 많이 낡은 한 오두막이 있다.

바로 저곳이 ‘망자의 무덤’ 보스 몬스터가 스폰되는 장소이다.


“저 오두막에 보스 몬스터가 있는 것이군요.”

“그래, 맞아. 참고로 여기 보스는 상태 이상 중 하나인 공포 효과를 부여하는 공격을 하고 영체라 물리 공격이 거의 피해를 주지 못하지.”


나는 내가 아는 이곳 보스 몬스터의 정보를 유하나에게 공유했다.

E급 던전에서도 상태 이상을 주는 보스 몬스터는 드물다.

상태 이상은 그에 내성이 있는 특성이나 아이템이 없으면 막기 힘들기에 매우 까다롭다.

하물며 물리 공격까지 거의 안 통하기에 공략 난이도가 몇 배로 뛰어오른다.

그런 이유로 베테랑 헌터들도 여길 더 찾지 않는 것이지.


“하지만 네가 가진 특성과 파이어 볼트면 어렵지 않게 처치할 수 있지.”

“예. 한 번 열심히 해볼게요.”

“그리고 싸우기 전에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나는 유하나에게 나만이 아는 이곳 던전에 대한 비밀을 들려줬다.

그러자 예상대로 유하나가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요.”

“뭐 그럴 테지.”


지금 유하나에게 말한 이야기는 오직 9,998회차를 반복해온 나이기에 알 수 있는 정보이니깐.

나는 유하나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리며 말했다.


“여기선 날 믿고 내가 지시하는 대로만 움직이면 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알겠어요.”


다른 사람이라면 의심부터 했을 이야기에도 유하나는 철썩 같이 믿어준다.

덕분에 작전을 세우는 일도 한결 수월했다.


“자, 진입하자.”

“꿀꺽.”


나는 긴장하는 유하나를 뒤에 두고 언덕을 올라가 살그머니 오두막 문을 열었다.


(흑흑흑.)


문을 열자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린다.

오두막 구석 한쪽에서 쭈그리고 앉아 우는 희뿌연 존재.

바로 보스 몬스터인 ‘구슬픈 망자’다.

옛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한 보스 몬스터는 내 기척을 느끼고 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린다.

눈이 없는 텅 빈 동공.

그런데도 시야를 마주쳤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아아아!)


구슬픈 망자는 갑자기 고음의 절규를 토해내더니 이내 날 향해 날아왔다.

하지만 이미 내 몸은 반대편으로 뛰는 중이지.


“여기다, 여기!”


나는 달리는 와중에도 뒤를 보며 구슬픈 망자를 유인하듯 소리쳤다.

던전 자체가 개활지이고 이미 일반 몬스터는 싹 정리했기에 따라잡히지 않고 유도하는 일은 쉬웠다.

그렇게 구슬픈 망자를 유인해 향한 곳은 내가 처음 진입했던 입구와 반대편이었다.

그곳엔 다른 묘비들과 좀 외딴 위치에 있는 하나의 묘비가 존재했다.

그 앞까지 나와 구슬픈 망자가 당도하자 갑자기 묘비 뒤 무덤이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그 안에서 뼈만 남은 팔이 솟구쳐 나오는 게 아닌가.


[히든 몬스터 ‘구슬픈 망자의 수호병사’가 출현합니다.]


던전에는 아직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많다.

그중에는 지금과 같이 던전 정보에는 표시되지 않은 히든 몬스터도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이곳 히든 몬스터인 ‘구슬픈 망자의 수호병사’를 불러내기 위해선 지금처럼 구슬픈 망자를 이곳 묘비 앞까지 데려와야만 하지.


***



던전에 숨겨진 기믹을 풀어야만 등장하는 히든 몬스터는 보스 몬스터 이상의 강함을 지니고 있다.

물론 그만큼 처치시 주어지는 경험치나 보상도 좋다.


“그리고 여기에 난 퀘스트 보상도 받을 수 있지.”


히든 몬스터 출현으로 인해 내게 새로운 퀘스트가 부여된 것이다.


[퀘스트: 망자의 안식]


-조건: ‘구슬픈 망자’와 ‘구슬픈 망자의 수호병사’ 처치.

-보상: 마력 능력치 +1, 노말 등급 보물 상자.


나는 무덤에서 완전히 나온 히든 몬스터를 봤다.

이제껏 쓰러뜨린 스켈레톤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나 손에 들린 검의 예기가 범상치 않다.


(아아.)


날 쫓아온 구슬픈 망자가 우뚝 멈춰서더니 다시 구슬픈 울음을 낸다.

이제까지 들었던 슬픔과 분노가 담긴 울음이 아닌 비애가 담긴 울음이다.

그러자 방금 무덤에서 일어난 히든 몬스터가 턱을 달그락거리며 뭔가 말하려는 것처럼 행동을 보인다.

뭔가 둘 사이에 애틋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초를 쳐야 할 것 같다.


“파이어 볼트!”


내가 사전에 지시한 대로 이 부근에 은신하던 유하나가 구슬픈 망자에게 기습을 가했다.

그 공격을 받은 구슬픈 망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다시금 고통 섞인 절규를 토했다.

그러자 히든 몬스터인 수호병사의 텅 빈 동공에서 붉은 안광이 폭사하는 게 아닌가.


달그락!


곧 놈은 뼛소리를 내며 유하나를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어딜. 네 상대는 나다.”


나는 이렇게 말하며 앞을 가로막았다.

구슬픈 망자는 유하나에게 맡기고 내가 수호병사를 상대하려는 것이다.

이런 날 향해 수호병사가 매섭게 검을 찔러온다.

그 움직임은 앞서 상대한 스켈레톤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빨랐다.


“중첩 강화, 파이어 볼트!”


여기에 나는 스킬로 대응했다.

강화된 파이어 볼트를 정통으로 맞은 수호병사가 크게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 뿐!

역시 히든 몬스터라 그런지 이 한 방으로 쓰러지지 않고 자세를 잡더니 검을 다시 휘둘러 온다.


“이크.”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게 아닌 잘 단련된 검술에서 비롯된 검이다.

만약 내가 아니라 특성만 믿고 싸우는 이 시점의 헌터라면 대응도 못하고 당했겠지.

나는 과거 회차에서 무수히 수호병사와 싸웠던 기억을 통해 놈의 검로(劍路)를 읽어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타이밍을 봐 검을 쥔 쪽의 손목을 노리고 ‘중첩의 단검’을 휘둘렀다.

손목뼈와 팔뼈 사이의 취약점을 노려 손을 아예 자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수호병사는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는다.


“쳇!”


그 짧은 순간에 팔을 내밀어 대신 팔뼈로 공격을 막을 줄이야.

단단한 놈의 팔은 중첩 효과가 없는 ‘중첩의 단검’으론 흠집도 내지 못했다.


쇄액!


그리고 날아드는 상대의 반격!

위협적인 공격에 나는 반걸음 물러나며 상체를 뒤로 젖혔다.


“좋아. 이렇게 되면 나도 전력을 낸다.”


이렇게 말하면서 난 중첩 효과를 발동했다.


[중첩 효과가 성공했습니다.]

[공격력이 2배 증가하였습니다.]


이에 빛나기 시작한 ‘중첩의 단검’!


[중첩 효과가 성공했습니다.]

[공격력이 2배 증가하였습니다.]


그 상태로 나는 다시 검을 쥔 쪽의 팔을 노리고 일격을 날렸다.


콰직.


이번에도 굵은 팔뼈로 공격을 막아내는 수호병사.

아까와 다르게 뼈에 금이 간 게 보인다.


“다시 간다!”


나는 중첩 효과를 발동하면서 재차 검을 휘둘렀다.


[중첩 효과가 성공했습니다.]

[공격력이 2배 증가하였습니다.]


3연속 성공으로 3중첩된 ‘중첩의 단검’이 팔뼈를 내리쳤다.

그러자 뼈가 두동강나면서 검을 쥔 손이 땅에 떨어지게 되었다.


달그락!


팔을 한 짝 잃었음에도 수호병사는 떨어진 검을 주워 싸우려 들었다.

자신의 안위는 개의치 않고 오직 누군가를 지켜려 하는 필사의 집념이 느껴지는 행동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담담히 뇌까렸다.


“중첩 강화.”


네 번째 중첩.

대비 없이 무작정 시도하기엔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

그러나 난 망설이지 않았다.


[중첩 효과가 성공했습니다.]

[공격력이 2배 증가하였습니다.]


파앗!


이젠 칼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채가 내뿜어지는 ‘중첩의 단검’을 머리 위로 들었다.


“치명의 일격!”


여기에 스킬의 힘까지 빌려 수호병사의 머리를 노리고 일격을 날렸다.


[2,250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번 레벨 업으로 나도 20레벨 달성이다.

여기서 내가 입고 있던 ‘핏빛 몽구스의 코트’가 전에 없던 광택을 드러낸다.


“훗! 이제 이것도 제 성능을 발휘하겠군.”


이렇게 내가 먼저 히든 몬스터를 격파했다.

이제 남은 것은 유하나가 상대하던 보스 몬스터인 구슬픈 망자뿐!

내가 거들려 했으나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화르르륵!


맹렬한 불길이 구슬픈 망자를 이미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망자의 안식’ 퀘스트를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마력 능력치 1과 노말 등급 보물 상자 1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유하나 덕에 쉽게 퀘스트를 깼군.

나는 잘 싸워준 유하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럼 이제 전리품을 확인해볼까.”


이곳 던전의 드랍 아이템이 별로라고 했지?

하지만 히든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얻는 아이템은 다르거든.


“오.”


나는 <아이템 박스>에 입수된 아이템을 보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이템: 망혼(望魂)의 검]


-분류: 레어.

-공격력: 85

-착용 제한: 18레벨 이상.

-효과: 착용 시, 검귀(劍鬼) 특성 부여.

치명타 확률 10% 증가.

-설명: 죽어서도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자 한 기사의 집념이 깃든 검이다.


레어 아이템.

이 부류의 아이템은 일반적으로 보스나 일반 몬스터를 잡는다고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던전의 숨겨진 기믹을 찾아내 이를 공략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성능은 일부 보스 몬스터를 사냥해야만 얻을 수 있는 유니크 아이템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나 레어 아이템만의 장점을 꼽자면,


‘개인 특성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지.’


각성자의 특성은 변경되지 않고 늘어나지도 않는다.

이건 잘 알려진 상식과도 같은 거다.

하지만 레어 아이템을 장비하면 기존 특성에 덧붙여 장비에 각인된 특성 능력도 얻을 수 있다.


[특성- 검귀(劍鬼)]


-설명: 검귀 전용 검술 구사 가능.

검 계열 무기 공격력 50% 증가.

-특성 스킬: 귀살검(鬼殺劍).


‘검귀 특성은 아주 좋은 특성이지.’


검을 쥐는 것만으로 검을 전혀 쓸 줄 모르는 초보자도 숙련된 검술을 따라할 수 있으니깐.

내가 아는 미래의 실력자 중엔 <검귀> 특성을 가진 헌터도 있지.

물론 그 작자의 진짜 특성과 비교하면 이 검으로 얻는 특성은 열화 버전이지만.


‘아이템으로 부여받는 특성은 성장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나는 낡은 롱 소드 모습의 ‘망혼의 검’을 가볍게 손에 쥐고 내저었다.

공격력도 그렇고 50레벨까지는 넉넉하게 쓰기 좋은 검이다.

사실 ‘중첩의 단검’은 다중 중첩을 통한 한 방이 장점으로 원래는 보스 킬링 용 아이템이지.

그런 점에서 ‘망혼의 검’은 내게 딱 필요한 장비이다.


“저기, 저 이 아이템이 나왔어요.”


유하나도 구슬픈 망자를 잡고 아이템을 먹은 모양이다.

그녀가 보인 것은 은은한 빛을 내는 은반지였다.


“서약의 반지네.”

“어? 어떻게 아세요.”

“그냥저냥 주워들은 게 있거든.”


너무 아는 척을 했나.

나는 말을 돌리면서 유하나가 손바닥에 올려놓은 서약의 반지를 봤다.

매직 등급 아이템으로 마력 능력치 증가 효과에 정신계 상태 이상 저항력을 부여하기에 이 또한 좋은 아이템이다.

물론 유하나가 잡은 몬스터에게 드랍된 아이템이니 그녀의 것이 되어야 옳겠지.

이 밖에도 최하급 마정석 다섯 개와 기타 잡다한 아이템은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

“저기··· 오늘 괜찮다면 같이 저녁 식사라도 하시지 않으실래요?”


유하나는 두 손의 손가락을 맞대고 꼼지락거리며 내게 이리 제안했다.

마침 출출하던 차,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좋아.”

“정말요?”


내 대답에 화색하는 유하나.

어지간히 배가 고팠던 모양이네.

나는 단순하게 그리 생각하며 뭘 먹을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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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5화. 24.04.06 68 1 11쪽
4 제4화. 24.04.05 8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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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2화. 24.04.04 10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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