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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슬롯01 님의 서재입니다.

내 회귀는 너무 많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바난트
작품등록일 :
2024.04.04 18:56
최근연재일 :
2024.04.18 21: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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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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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수 :
77,896

작성
24.04.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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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7화.

DUMMY

완전히 용암 웅덩이로부터 나오는 화염 비늘을 향해 걸어가는 유하나의 발부터 진홍의 불길이 치솟는다.

그런 유하나를 향해 화염 비늘이 입에서부터 거센 불길을 내뿜는다.

마치 화염방사기처럼 일직선으로 길게 뿜는 화염!

하지만 화염 완전 내성 상태인 유하나에게 있어 그 불길은 간지럽지도 않았다.


“집중해서 스킬 이름을 외치면 된댔지.”


유하나는 조언을 떠올리며 왼손을 들었다.

처음 써 보는 스킬이었기에 과연 어느 정도 위력을 낼지는 본인조차 몰랐다.


“파이어 볼트.”


그렇게 외친 유하나의 손에서 화염으로 된 구체가 발사되었다.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화염 비늘은 피할 새도 없이 파이어 볼트를 정통으로 얻어맞았다.

그런데 얼마나 폭발력이 강한지 명색이 보스 몬스터인 화염 비늘의 머리가 옆으로 휘청거리는 게 아닌가.


“이게 정말 내 힘이라고?”


원래 화염 비늘은 화염 속성을 가진 몬스터.

그렇기에 원래라면 파이어 볼트 정도의 공격에 큰 피해를 받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인체발화> 특성에 따른 효과 상승 덕에 높은 내성을 지닌 화염 비늘에게도 피해가 들어간 것이다.


“나도 할 수 있어.”


자신감이 생긴 유하나는 더욱 자신의 불길을 키워내며 다시금 파이어 볼트를 날리며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한 편, 멀찍이서 이 싸움을 지켜보던 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잘 하고 있어.”


처음부터 S랭크가 될 수 있는 재목이다.

그러니깐 이렇게 살짝 등만 밀어주면 알아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쪽이다.”

“서둘러!”


사람 목소리?

나는 갑자기 등 뒤 멀리서 들린 소리에 등을 돌렸다.

지금 우리 말고 누가 들어온 건가.

확인을 위해 비탈길을 올라 언덕 위에 올라가 봤다.


“헌터들이 벌써 왔다고?”


새로 생성된지 두 시간도 안 된 던전을 이토록 빨리 찾아온 헌터들이라.

나는 단번에 저들이 던전을 선점해 이익을 보는 부류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하여간 귀찮게 됐네.”


나신의 상태로 불길을 휘감은 채 보스 몬스터와 싸우는 유하나의 모습을 저들에게 보일 수 없는 일.

일단 저들과 대화를 해볼 심사로 언덕을 내려가 다가오던 이들을 막아세웠다.


“여기 던전은 우리가 먼저 진행했고 보스 전 중이니 그만 돌아가주면 좋겠는데.”


얼른 꺼지라는 얘기를 나름대로 격조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반응은 내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이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지금 누굴 보고 가라 마라야!”

“XX. XX할 것 같으리라고.”


생긴 게 딱 조폭 양아치 같이 생겨서 말하는 꼬락서리 봐라.

나는 웃음기를 싹 거두며 연장, 아니 무기를 꺼내 드는 상대를 노려봤다.

이때, 가장 뒤에 서 있던 황덕출이 나섰다.


“거기 꼬마, 얌전히 이곳에 얻은 아이템과 보스 몬스터만 양보하는 게 좋을 거다.”

“싫다고 하면?”

“여기가 어딘지 잊은 것은 아닐 테지? 던전 안에서 죽으면 시체도 찾지 못한다는 걸 알아야지.”


협박하는 폼이 이미 전적이 있는 게 분명하다.

나는 구태의연한 협박에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회차를 반복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쓰레기들을 만나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니깐.’


각성한 인간 중엔 범죄자이거나 혹은 사이코패스인 자들도 당연히 있다.

이런 자들이 힘을 가진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지금이야 초창기라 부각되지 않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과연 여기에 묻히는 게 누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


나는 비웃음을 흘리며 오히려 도발했다.

그러자 황덕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겁을 상실한 애송이군.”

“그쪽이야말로 겁을 상실한 거지.”

“···죽여.”


마침내 인내심이 바닥난 황덕출의 짧은 명령 한 마디에 그를 따르는 수하들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


예정에 없던 사태.

싸움을 앞둔 난 황덕출 일당보다 지금 언덕 너머에서 보스 몬스터와 싸우는 유하나가 더 신경쓰였다.


‘여기서 벌어질 일에 대해 알게 해 신경쓰게 만들 수는 없지.’


그러니 유하나가 알지 못하게 조용히 이곳 일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를 위해 나는 조용히 ‘중첩의 단검’을 역수로 잡고 가장 먼저 내게 오는 자를 상대하고자 했다.


“XX! 강냉이 싹 다 털어줄랑께.”


누가 조폭 출신 아니랄까 봐 팔에 잔뜩 문신을 새긴 자가 메이스를 휘두른다.

실린 힘이나 머리부터 노리는 게 처음부터 죽일 작정으로 공격하는 게 분명하다.

그렇게 나오면 나도 사정 봐줄 까닭이 없지.


“느려.”


나는 이렇게 말하며 날아드는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그 뒤에 역수로 쥐었던 ‘중첩의 단검’으로 상대의 목 옆을 그대로 그었다.

그러자 그은 자리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컥, 컥!”


경동맥을 베인 남자는 피거품을 물며 앞으로 넘어졌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자들이 순간 주춤거렸다.


“뭐, 뭐여?”

“시X!”


설마 내가 단칼에 사람을 죽일 줄 몰랐는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기야 조폭도 사람을 죽이는데 상당한 각오가 필요한데 그런 일을 평범해 보이는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놀랄 만도 하지.

하긴 저들이 뭘 알겠는가.

내가 과거 회차들에서 내 손으로 묻힌 피가 얼마나 되는지 말이다.


“이 새X가!”


잠시 얼어붙었던 두 명 중 도끼를 든 쪽이 덤벼온다.

손도끼가 좌우에서 번갈아 날아드는데 동작이 너무 뻔하다.


‘아무리 스펙이 좋으면 뭐하냐. 싸우는 방식이 이렇게 단순한데.’


퍽!


나는 재빠르게 상대의 뒤로 파고든 다음에 상대의 무릎 뒤를 차 강제로 무릎 꿇게 했다.

그런 다음에 등 뒤에서 팔로 목을 강제로 고정하고는 그대로 단검의 칼날로 목젖 부분을 깊게 벴다.

이 과정까지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2초 남짓이었다.


“······.”


또 한 명을 해치운 내 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번 회차를 시작하고 내가 보인 모습은 어떻게든 내 인간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귀를 시작하기 이전의 날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내 감성은 이미 아득한 시간 속에 마모되어 버린 지 오래다.


“너, 너 뭐야!”


무표정한 얼굴로 피묻은 ‘중첩의 단검’을 든 날 향해 남은 자가 공포에 질려 소리친다.

지금 내 모습에 겁을 먹는 건가?

나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내디뎠다.


“잠깐만! 제발 살려···.”


푸확!


나는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그대로 상대의 목을 그었다.

이미 내 손으로 두 명이나 죽였다.

그게 정당방위든 아니든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나로선 원치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나의 잔잔한 살의는 이제 마지막 남은 황덕출을 향하였다.


“생긴 거 닮지 않게 프로인 줄이야. 너 각성 전에 암살자라도 한 거냐?”

“내 과거에 대해 알아서 뭐 하게. 어차피 넌 내 손에 죽어.”

“크크, 이 황덕출이가 쉽게 당해줄 것 같으냐.”


황덕출은 부하들이 모두 당했음에도 전혀 위축된 모습이 아니었다.

그 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일까.


‘뭐 확실히 앞선 자들과는 장비부터가 다르기는 하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황덕출 몸에 장비된 아이템만 해도 5가지나 된다.

노말 등급 이상의 아이템은 없어 보이나 스펙만 본다면 30레벨 중후반이 쓸만한 아이템이다.


“하긴 헌터의 본문을 망각하고 돈벌이에만 혈안이었으니 저 정도는 충분히 장만할 수 있었겠지.”


그렇다면 저쪽은 최소 30 중반 레벨이라는 얘기군.

뭐 그렇다고 해서 앞서 싸움과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말이다.


“죽어라!”


덩치가 무색하게 빠른 속도로 달려든 황덕출이 손에 든 검을 비스듬히 휘둘러 온다.

이번 공격은 제 자리서 간단히 피하기는 어렵겠군.

이에 나는 비탈을 이용해 미끄러지듯 공격을 피하면서 황덕출의 배후로 이동했다.

그러고는 목을 노리고 단검을 힘껏 찔렀다.

그러나 앞서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당한 부하들과 다르게 황덕출은 결코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았다.


투캉!


빠르게 몸을 돌려 내 공격을 쳐낸 것이다.


“날 담그려고? 어딜 해봐, XX!”


욕설 섞인 고함과 동시에 공격이 날아드는 무차별 공격!

공격 자체는 앞서 상대한 부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단순한 공격이다.

하지만 나보다 두 배나 높은 레벨에서 비롯된 스펙 덕에 그 단순한 공격조차도 위협적이게 된다.


‘덕분에 간만에 스파링이 되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턱 아래에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흘려내며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매번 회차를 다시 시작할 때마다 모든 레벨과 능력치가 초기화가 되어버리면 거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자면 페라리를 몰다가 갑자기 티코를 모는 느낌이랄까.

이런 이유로 감각을 지금 레벨에 맞출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실전, 특히 나보다 강한 존재와 싸울 필요가 있지.

하지만 너무 길게 싸우면 저쪽이 눈치챌 수도 있으니 슬슬 끝내볼까.

이제 내게 위협적이지 않은 황덕출의 공격을 피해내면서 그의 복부에 무릎 차기를 먹여줬다.


“큭!”


예상하지 못한 방식의 공격을 그대로 얻어맞고 황덕출이 신음과 함께 비틀거린다.

나는 여기서 ‘중첩의 단검’에 중첩 효과를 발동했다.


[중첩 효과가 성공했습니다.]

[공격력이 2배 증가하였습니다.]


황덕출이 지금 입고 있는 갑옷은 ‘회색 오크 가죽 갑옷’으로 방어력이 35이지.

그렇다면!


“한 번 더 간다.”


나는 내 운을 믿으며 또다시 중첩 효과를 사용했다.


[중첩 효과가 성공했습니다.]

[공격력이 2배 증가하였습니다.]


훗! 성공이다.

이로써 내 ‘중첩의 단검’ 공격력이 저쪽의 방어력을 웃돈다.


“그 무기는 뭐냐?”


황덕출은 내 단검에서 발하는 빛을 보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왔다.

아, 하긴 이런 유니크 아이템을 처음 볼 테지.


쇄액!


나는 가볍게 횡으로 단검을 휘둘렀다.

이에 놀란 황덕출이 화들짝 뒤로 물러났다.

언뜻 봐선 베이지 않고 피한 것 같았으나,


“헉! 이럴 수가!”


황덕출은 자신이 입고 있던 갑옷에 길게 베인 흠집이 난 것을 보고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자신의 갑옷을 믿고 있었다는 의미이리라.


“젠장! 파워 어택!”


갑자기 황덕출의 검에서 큰 울림을 일어난다.

물리 계열 공격 스킬인가.

무기 공격력을 한 순간 200% 증가시키는 저 스킬의 위력은 결코 무시할 게 못 된다.

지금 입고 있는 ‘핏빛 망구스의 코트’의 옵션은 봉인된 상태.

그렇기에 저 공격을 그대로 맞으면 난 죽는다.


“물론 맞을 때의 얘기지만!”


나는 정면에서 날아든 공격을 빗겨 흘려내며 앞으로 나아가며 아직 중첩의 빛이 사라지지 않은 단검을 길게 그었다.


슈칵!


허공을 나는 팔.

오른팔을 잃은 황덕출은 고통으로 비명을 토해내려 했다.


‘안 되지, 안 돼.’


비명을 지르면 언덕 너머에 있는 유하나가 이 일을 알 게 아닌가.

그렇게 놔둘 수 없기에 난 위로 뻗은 단검을 다시 역수로 붙잡은 다음, 그대로 황덕출의 목 옆에 칼날을 깊게 박았다.


“잘 가라.”


과연 내 말이 들렸을지는 모른다.

내가 단검을 뽑자 거구의 황덕출은 그대로 무너지듯 앞으로 쓰러졌다.

이로써 던전에 침입해 온 자들은 전멸했다.

이제 던전이 소멸하면 이들의 시체도 영영 사라지게 될 테지.


“흐음.”


나는 잠깐 시체들을 보고 고민했다.

저들이 죽은 이상, <아이템 박스> 안의 아이템은 몰라도 장비는 벗겨낼 수 있을 터.

하지만···.


“관두자.”


아무리 정당방위라 해도 여기서 해친 자들의 물건까지 탐한다면 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할 것 같으니깐.

그리고 어차피 챙길 만큼의 가치 있는 아이템도 없으니 말이다.


“저쪽의 싸움은 어떻게 되어가려나.”


슬슬 결착이 날 시간인데.

나는 시체들을 뒤로하고 유하나가 싸우고 있는 언덕 너머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오늘도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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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8화. 24.04.09 55 1 12쪽
» 제7화. 24.04.08 6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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