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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슬롯01 님의 서재입니다.

내 회귀는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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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난트
작품등록일 :
2024.04.04 18:56
최근연재일 :
2024.04.18 21: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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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수 :
77,896

작성
24.04.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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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6화.

DUMMY

던전의 출현은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딱 때맞춰 던전이 나타난다?

유하나로선 지금 이 일이 받아들이기 힘든 게 당연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어떻게··· 던전이 여기 나타날 줄 아셨던 거예요?”

“뭐 나름 나만의 노하우라고 해야 할까.”


단 한 번의 성공을 위해 과거 회차들을 반복하며 공략할 만한 던전들의 출현 시기와 장소를 모두 달달 외운 바다.

따라서 정확히 이 시간에 이곳에 던전이 생성되리라는 사실을 안 것이지.


[던전: 용암의 계곡]


-등급: E

-출현 몬스터: 샐러맨더 50마리, 플레임 록 50마리, 화염 비늘 (BOSS).

-제한 인원: 6명.

-브레이크 타임: 600시간.


앞서 공략했던 F급 던전보다 몇 배나 난이도가 높은 E급 던전이다.

내가 이곳을 눈여겨본 이유는 하나다.


‘바로 이곳에서 화염 속성의 스킬 북을 얻을 수 있거든.’


그것도 다른 던전에 비해 높은 확률로 말이다.

특히 이곳의 보스 몬스터인 ‘화염 비늘’의 스킬 북 드랍률은 무려 50%이지.


“그런데 우리 둘이서 들어가는 건가요? 여기 던전 난이도를 생각하면···.”

“괜찮아!”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있으니 그런 걱정할 필요는 없지.

그리고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끼면 유하나에게 스킬 북을 제대로 챙겨줄 수 없는걸.


“자! 귀찮은 날파리가 붙기 전에 서두르자.”


여기서 말한 날파리는 이전 언급한 던전을 선점하려는 패거리들을 가리킨다.

이 작자들은 모종의 수단을 통해 새로 출현하는 던전의 정보를 남들보다 빨리 입수해 누구보다 먼저 움직인다.

그렇기에 이곳 던전도 언제 그들이 알아챌지 모르는 것이다.


“어서!”


나는 던전 경계에 몸을 반쯤 집어넣고 손을 내밀었다.

이에 잠시 주저하던 유하나였으나 곧 결심하고 그런 내 손을 붙잡았다.

나는 그 손길을 강하게 잡아끌며 그대로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몇 걸음을 걸었을까.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더니 곧 용암이 철철 흐르는 삭막한 검은 계곡의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옆에서 방금 땅에서 솟구쳐 나온 것 같은 용암이 강처럼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 용암 강에서부터 올라오는 열기는 흡사 사우나에 들어온 기분을 느끼게 한다.


“덥다, 더워.”


적어도 지금 걸친 ‘핏빛 몽구스의 코트’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내 레벨은 고작 11.

단기간에 남들은 따라가지 못할 속도로 레벨을 올렸다 해도 아직 한참 부족하다.


‘뭐 레벨을 올리는 거야 앞으로 금방일 테지만.’


이번 회차를 위해 만든 내 계획대로 간다면 현재 최상위권 헌터들을 앞지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필요치 않을 거라 확신한다.

그나저나 저쪽은 아주 평온하구만.

나와 다르게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유하나였다.

하긴 특성이 특성이나 열기에 강한 체질이 된 것이겠지.


“이쪽으로 가면 될 것 같네.”


나는 용암 강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가리켰다.

이곳 던전 또한 과거 회차에서 수백, 아니 수천 번은 공략해 보스 몬스터가 있는 위치까지 가는 길은 빠삭하다.

물론 여기서 나타나는 몬스터도 말이다.


“잠깐.”

“왜 그러세요.”


내가 갑자기 멈추자 뒤따라오던 유하나가 의아해했다.

난 그런 그녀에게 손가락으로 저만치에 쌓여있는 돌 무덤을 가리켰다.


“저게 바로 플레임 록이야. 여차하면 자폭 공격을 하는데 그 폭발력이 상당하니 조심할 필요가 있지.”

“저 바위가 몬스터라니. 전혀 몰랐어요.”

“처음이면 그럴 수 있지.”


이런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돌 무덤이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검은 바위들이 몸을 굴려 이쪽으로 오는 게 아닌가.

이때, 표면의 갈라진 틈에서 뜨거운 증기가 새어 나오고 한쪽에 뻥 뚫린 구멍 안쪽으로 붉은 핵 같은 게 보인다.


“어떻게 하면 쉽게 잡을 수 있는지 내가 시범을 보일 테니 잘 보도록 해.”


나는 이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3마리나 되는 플레임 록이 일제히 내 쪽으로 굴러오기 시작했다.


“원래 이 녀석들을 상대하는 좋은 방법은 원거리에서 피해를 줘 자폭을 유발하는 거야.”


하지만 난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을 거다.

그보다 더 쉽게 쓰러뜨릴 방도를 알고 있거든.


“일단 피하고.”


굴러오는 플레임 록을 가볍게 회피하고 놈들이 멈추는 때를 노리고 ‘중첩의 단검’으로 구멍 안쪽을 깊게 찔렀다.


서컥.


그 일격에 내부 중심부에 자리한 핵이 두동강이 났다.

그러자 플레임 록의 상태가 심상치 않게 변해갔다.

바로 폭발하려는 전조 현상이다.


“영차!”


나는 폭발 직전의 플레임 록을 발로 힘껏 밀어 다른 플레임 록이 있는 쪽으로 밀었다.

공처럼 둥근 몸체 덕에 쉽게 굴러간 플레임 록이 마치 당구공처럼 다른 플레임 록과 부딪친다.

그리고 한 자리에 모였을 때, 큰 폭발이 일어났다.


콰앙!


“어때, 쉽지?”


고개 돌려 한 내 말에 유하나는 그저 멍한 표정이었다.

어쨌든 요령을 알려준 덕에 그녀 또한 같은 방식으로 플레임 록을 격파해갔다.


[경험치 210을 획득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이걸로 14레벨이군.

역시 E급 던전이라 경험치가 짭짤하다.

하지만 경험치가 목적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지.


철벅.


용암이 흐르는 강에서 뭔가가 나오는 게 보인다.

새빨간 도마뱀을 닮은 도마뱀.

바로 이곳 던전에서 출현하는 ‘샐더맨더’이다.

이름처럼 화염을 내뿜을 수 있는 놈들이라 화염 내성이 있는 방어 장비 없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편이다.

그 말인즉, 화염 내성만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샐러맨더는 그냥 덩치 좀 큰 도마뱀에 불과하단 얘기다.


“이제 네가 활약할 차례가 온 것 같네.”

“···그래서 저보고 여벌 옷을 많이 챙겨오라고 하신 건가요?”

“강해지고 싶다면 능력을 쓰는 데 익숙해지라고 했잖아.”

“물론 그렇죠. 하지만···.”


유하나가 주저하는 이유가 뭔지는 안다.

나는 으레 당연하다는 듯 몸을 완전히 돌렸다.

그러자 바로 등 뒤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여기선 양보를 해줘야지.”


어디까지나 이번 목적은 유하나를 성장시키는 것에 있으니 말이다.

곧 전신에 불길을 휘감은 그녀와 샐러맨더 간의 전투가 치러졌다.

물론 능력 사용 중인 유하나에게 샐러맨더가 내뿜는 불길은 아무런 효과도 없어 일방적인 싸움이 될 뿐이었다.


***


끼익.


새로운 던전이 출현한 공장 앞에 한 대의 자동차가 정지했다.

기름이 없어서 거의 모든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현재 이렇게 자동차를 버젓이 타고 온 자들은 바로 헌터였다.


“우리가 아무래도 제일 빨랐던 모양인데.”

“그러게 말입니다, 형님.”


담배를 입에 문 남자의 말에 같은 차에 탔던 대머리 사내가 대꾸했다.

한눈에 봐도 험상궂게 생긴 면면들.

이들은 원래 깡패 출신으로 운 좋게 게이트 사태 이후 각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자연스레 헌터가 되었고 조직원끼리 팀을 구성했다.


“제법 값이 되는 던전이면 좋겠군.”


리더인 황덕출은 입에 문 담배를 잘근 씹으며 말했다.

이들의 목적은 그저 던전을 공략하는데 있지 않았다.

어디까지 가치 있는 던전을 차지해 최대한 단물을 빨아먹다가 나중에는 다른 헌터에게 팔아넘기는 게 이들의 주업이었다.

그렇기에 던전 출현을 감시하는 국가 기관에 몰래 돈을 찔러넣어 한 시간 전에 출현한 이곳 던전의 위치를 가장 먼저 알아낸 것이다.


“형님! 던전에 누가 먼저 들어갔는데 말입니다?”

“뭐야?”


부하의 말에 황덕출은 부랴부랴 던전 정보를 확인했다.


[던전: 용암의 계곡]


-등급: E

-출현 몬스터: 샐러맨더 50마리, 플레임 록 50마리, 화염 비늘 (BOSS).

-제한 인원: 6명. (현재 진입 인원: 2명)

-브레이크 타임: 598시간 22분 39초.


이를 본 황덕출의 입가에 물린 담배가 이빨에 잘려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썩을!”


황덕출은 ‘용암의 계곡’이 어떤 던전인지 알고 있었다.

지금 시세로 억대인 화염 속성의 스킬 북이 드랍되는 던전.

만약 여길 선점했다면 간만에 떼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근데 그게 왠 잡것들이 방해한 것이다.


“어떻게 여기에 던전이 나타날 줄 안 거지?”

“에이, 그럴 리가. 운 좋게 이 근처에 있다가 들어간 것이겠지.”


부하들의 주고받는 말이 들렸지만 지금 황덕출에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는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으름장을 놓듯 말했다.


“당장 진입해서 우리 걸 가로챈 녀석들을 찾는다.”

“찾아서 어쩌시려구요, 형님?”

“당연한 걸 뭘 물어. 여기서 먹은 걸 전부 뱉어내게 해야지.”

“맞는 말씀입니다.”

“어서 들어가자.”


황덕출은 같이 온 수하들을 이끌고 서둘러 던전 안으로 진입했다.


***


“음?”


나는 무심결에 내가 온 방향을 돌아봤다.

기분 탓인가.


화르륵!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앞에서 뜨거운 열기가 얼굴 쪽으로 덮쳐왔다.

하지만 나는 매우 놀라지 않는다. 어차피 불길은 내게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푸욱!


샐러맨더의 불길을 정면으로 받아내면서 유하나가 앞으로 걸어가서는 ‘기본형 단검’으로 머리 정수리를 힘껏 찔러 처치했다.

그렇게 싸움이 끝나고 유하나의 몸에 붙어 있던 불도 자연스레 사그라들었다.


“어때, 능력을 쓰는 데 많이 익숙해졌어?”

“네.”


이번엔 흰 티에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노란색 스판 바지로 갈아입은 유하나가 대답했다.

처음만 하더라도 자신의 특성 능력을 완벽히 믿지 못하고 샐러맨더의 불을 정면으로 맞는 일을 겁내했다.

하지만 점차 익숙해지니 이젠 샐러맨더가 내뿜는 불길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게 아닌가.

처음 봤을 때를 생각하면 충분히 발전한 셈이다.


“앗!”


잘 싸우고 있던 유하나가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방금 쓰러진 샐러맨더와 달리, 멀쩡한 모습인데 왜 그러는 거지?


“왜 그래?”

“저기 이것 보세요.”


유하나는 <아이템 박스>에서 붉은 표지의 책을 꺼내 보이는 게 아닌가.

오, 설마 보스 몬스터도 잡지 않았는데 스킬 북이 뜰 줄이야.


나는 유하나의 양해를 얻고 스킬 북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이템: 스킬 북- ‘파이어 볼트’]


-분류: 소모품.

-효과: 화염 속성계열 공격 스킬인 ‘파이어 볼트’를 습득할 수 있다.

-설명: 책을 보는 것으로 그 안에 담긴 스킬의 지식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다.


화염 속성 스킬 중 가장 기초 공격 스킬이라 할 수 있는 스킬이 바로 ‘파이어 볼트’이다.

발동 속도도 빠르고 마력도 적게 소모하지만 위력은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일 때고 궁합이 잘 맞는 <인체발화> 특성을 가진 유하나라면 위력을 무시못할 것이다.

이로써 유하나도 ‘캐스터’로 첫 발을 딛게 되겠군.


“축하해.”

“감사해요.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이런 귀중한 것을 양보하는 내게 큰 고마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훗날을 생각하면 지금 이렇게 호감도를 쌓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나는 유하나의 현 감정을 좋게 보기로 했다.


“이제 보스 전뿐이네.”

“그런데 진짜 저 혼자 싸워야 하나요.”

“보스 몬스터라 해도 화염 공격이 주된 패턴이라 혼자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야.”


나는 유하나의 배포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그녀 혼자 싸우도록 할 참이다.

화염에 대한 완전 내성도 있고 이전까지 없던 좋은 공격 수단도 생겼으니 충분히 승산은 있다.


“그럼 파이팅!”

“열심히 해볼게요.”


유하나는 내 응원에 대답하고는 보스 몬스터가 출현하는 계곡 위쪽에 자리한 용암 웅덩이로 접근했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웅덩이 안에서 유독 선명한 붉은 비늘을 자랑하는 보스 몬스터 ‘화염 비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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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9화. 24.04.10 53 1 11쪽
8 제8화. 24.04.09 55 1 12쪽
7 제7화. 24.04.08 63 1 12쪽
» 제6화. 24.04.07 59 1 12쪽
5 제5화. 24.04.06 68 1 11쪽
4 제4화. 24.04.05 85 3 11쪽
3 제3화. 24.04.04 92 4 12쪽
2 제2화. 24.04.04 105 4 12쪽
1 제1화. 24.04.04 13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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