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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카르마 상점으로 S급 해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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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코
작품등록일 :
2023.07.25 10:41
최근연재일 :
2023.08.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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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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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7,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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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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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9화. 지원군들(4)

DUMMY

‘저놈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힘을 쌓은 게 아니야.’


놈이 가진 힘의 근간은 부정한 마나였다.

그것도 모자라 마법진의 힘을 빌리기까지 했다.

그런 상황에서 비슷한 수준의 강자들처럼 마나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 상식에서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어차피 급한 건 우리 쪽이다. 지금은 시우린이 몰아붙이고 있지만 기운의 낭비가 너무 심해.’


이대로 시간이 끌리면 불리한 건 우리였다.

소란을 파악하고 경비대라도 좀 와주면 좋으련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외부의 조력은 기대할 수 없다-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었다.


“애스핀 님. 좀 신기한 걸 보게 되실 텐데 놀라지 마세요.”

“예? 그게 무슨···.”


철컥-


인벤토리에서 권총을 꺼내 노리쇠를 전진시켰다.

미리 넣어둔 탄창에서 총알이 빠져나가며 바로 장전이 완료된다.

탄창 하나에 들어있는 총알은 총 8발.

배꼽 아래로부터 수라감각도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결을 찾아야 해.’


기운을 집중한 채로 바라보니 두 사람 사이를 떠다니는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아까도 느꼈지만 기운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평소라면 감히 끼어들 엄두도 못 냈을 전투였다.


하지만 점차 마력이 익숙해지고, 전투가 길어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콰앙-콰앙-


폭발하듯 내리꽂히는 찌르기와 그 앞을 가로막는 부정한 마나.

두 기운이 충돌하는 순간 마력이 흔들렸다.


괴인의 통제력이 부딪히는 순간의 흔들림을 잡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흔들린 마력 덩어리들 사이.

미세한 틈이 보였다.


‘지금이다!’


피슉. 총알 하나가 순식간에 놈의 마력을 뚫고 지나갔다.

피부까지 뚫진 못해서 바로 튕겨져나오긴 했지만 맞은 자리가 살짝 붉어졌다.


치열하게 맞붙던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파악하는 듯 날카로운 눈빛이었다.


나는 그 눈빛을 받아내며 재빨리 소리쳤다.


“시우린 공자님, 제가 원거리에서 지원하겠습니다. 계속 공격하세요!”

“크윽, 저놈이···.”


상황을 파악한 괴인이 신음성을 흘리고.

시우린이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없이 들어 올린 검을 통해 다시 한번 찌르기가 펼쳐졌다.

아까와 같은 장면이었지만 이제 상대는 내 공격도 의식해야 했다.

일단은 그 심리를 이용해 차분히 전투를 지켜보았다.


‘위협적인 공격은 들고만 있어도 큰 힘이 된다.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어.’


비록 피부를 뚫진 못했지만 놈은 날 무시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운 좋게 피부에 박혔지만 다음에는 어디가 될지 모른다.

눈에라도 박히면 치명상을 입게 되겠지.


놈이 쉐도우복싱을 하는 동안 나는 조용히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러는 와중에도 시우린과 괴인은 끝없이 격돌하고 있었다.


스르륵. 네 개로 나뉜 검이 한 점을 향해 내리꽂혔다.

괴인이 두 팔을 열심히 휘돌렸지만 막아낸 건 세 개뿐이었다.

방어를 뚫고 들어간 찌르기가 놈의 피부에 닿았다.


콰앙-


“쿨럭-”


피부가 꽤 많이 갈라지고, 놈의 입에서 기침 소리가 흘러나왔다.

기침에 섞여나온 핏물이 턱 아래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이익-저놈만 아니었어도 이런 공격 따위 간단하게 막아낼 수 있거늘. 명색이 귀족이란 작자가 부끄럽지도 않느냐!”

“거, 아까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나.”


시우린이 담담하게 중얼거리며 검을 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슬쩍 나를 향해 수신호를 보낸다.

아마 함께 공격하자는 뜻이리라.


그의 두 눈은 여전히 적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어진 걸 다 활용하는 게 진짜 강한 거라고 말이야. 나도 그 말에 따랐을 뿐이다.”

“이 비겁한 놈들이-!”


잔뜩 독이 오른 괴인이 먼저 달려들었다.

동시에 시우린이 크게 내 이름을 외치며 검을 휘둘렀다.


“카오링, 지금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이미 수라감각도의 기운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까앙-까앙-


아까보다 마력을 더 끌어올린 듯 쇳덩이를 내리치는 듯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괴인의 눈이 붉게 타오르고, 두 팔에 밀어 넣은 마력이 불길처럼 일렁였다.

한눈에 봐도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틈이 생겼다.


쾅-쾅-쾅-쾅-


마력 불길을 파고든 찌르기들이 순식간에 같은 곳을 타격하고 지나갔다.

콰직. 한 점의 마력이 뻥 뚫리며 검붉은 피부가 보였다.

드러난 곳의 위치는 가슴 정중앙.


갈라진 피부 사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피슉-피슉-피슉-


남아있던 일곱 발이 1초도 되지 않아 쏘아졌다.

팅팅팅팅. 총알이 튕겨져나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온다.

틈을 잘 노리긴 했지만 이대로면 그냥 막힐 터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콰직-


“크아악-!”


마지막 두 발이 놈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거대한 몸에서 피분수가 쏟아져나왔다.

프슈슉. 심장이 어찌나 강하게 뛰는지 흘러나오는 피가 멈추질 않는다.

커다란 손이 상처를 짓눌렀지만 소용없었다.


쿵. 괴인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끝났군.”


어느새 검을 거둔 시우린이 담담하게 읊조렸다.

몸에서 분출되던 기운이 점차 작아져 간다.

너무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신기할 정도였다.

나도 모르게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그가 몸을 비틀거렸다.


“시우린 공자님···?”

“여보?”


쿵. 비틀거리던 시우린이 한쪽 무릎을 꿇고 벽에 등을 기댔다.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그토록 폭발적이던 기운이 이제는 거의 느껴지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인 그가 작게 중얼거렸다.


“애스핀, 카오링. 뒷정리를 부탁하지···.”

“공자님!”

“여보!”


그렇게 시우린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코 밑에 손을 갖다 대니 희미한 온기가 느껴진다.

혹시 죽었나 싶어 걱정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저택 바깥에서 거친 발걸음 소리와 함께 경비대가 밀려들었다.


*


별장에서의 전투 이후.

우리는 경비대의 호위를 받으며 성으로 무사히 복귀했다.

시우린도 단순히 마나를 과도하게 소진한 것뿐이라 금방 일어났다.


제법 잘 풀린 상황이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


“···시체가 사라졌다고?”

“네. 아마 경비대가 도착했을 때쯤부터였을 겁니다. 놈의 심장이 멈추고 난 뒤에 시체가 허공으로 흩어지더라고요.”

“흐음.”

“혹시 짐작가시는 바가 있습니까?”


글쎄.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시우린이 생각에 잠겼다.

그 옆에서 나도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그나마 생각나는 거라면 연기처럼 흩어지던 애스핀의 주술진 정도랄까.


혹시 몰라 말을 꺼냈지만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진을 이루는 메커니즘이 독특해서 그런 거예요. 저희 부족이 모시는 신령께 제물을 바치면 그 부가 효과로 진이 발동되는 형태거든요···아?”

“제물을 바친다고 하셨습니까?”

“네. 그런데 혹시 이거···.”


순간 나와 애스핀의 눈이 마주쳤다.


주술진의 구성품들이 제물로 바쳐져서 연기로 사라지는 거라면 괴인의 육체는 왜 그렇게 흩어진 걸까.

놈의 육체를 제물이라 생각한다면.

혹시 그 괴인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몸을 공양한 게 아닐까.


추측을 늘어놓자 그녀도 같은 생각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한 얘기에요. 이 세상에는 그런 존재들이 여럿 있으니까요. 다만 그러면 부정한 마나를 다루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다는 말인데···.”

“뭐, 마왕이나 그런 쪽 아니겠습니까?”

“글쎄요. 아직 그것까진 모르겠네요. 남아있는 게 없다 보니.”


추측은 여기까지라는 듯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놈의 시체가 사라진 이상 그 이상은 알 수 없다.

대충 그런 의미였다.


하지만 나는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남아있는 게 없다니요. 아직 하나가 남지 않았습니까.”

“남았다고요? 대체 무슨 소릴···아, 설마 티슬리 공자를 말하는 건가요? 그렇다면 잘못 생각했어요. 이번 일을 보니 그는 그냥 이용당한 것 같거든요.”


다시 생각해보라는 듯 그녀가 지금까지의 일을 하나둘 읊어나갔다.


심복인 주제에 들키자마자 내빼 버린 지크.

그가 준 정보로 습격을 계획해놓고 거리낌 없이 티슬리를 입에 올리던 괴인.


둘 다 티슬리를 중요하게 여겼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확실히 그것만 보면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번에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티슬리 공자는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약이라면 무슨. 설마-”

“아마도 마약 종류겠죠. 사실 저번에 지크의 저택에 숨어 들어간 것도 증거가 될만한 걸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

“그런데 상황이 좀 바뀌었죠.”


처음에는 진짜 평범한 마약인 줄 알았다.

애초에 냄새로 알아챘기도 했고, 그의 외모에 마약 중독자들의 증상이 뚜렷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 주 뒤 생각이 바뀌었다.


“저희 상단이 이번에 백작령으로 이주한 건 알고 계실 겁니다.”

“당연하죠. 이미 상단주 분과 여러 번 만나기도 했잖아요.”

“이주가 끝났을 때쯤 제가 상단주님께 부탁드린 게 있습니다. 바로 티슬리 공자의 주변을 감시하고, 최근 행적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이었죠.”


시간이 꽤 지난 이야기였다.

레아와 티슬리는 내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이주를 막 끝내서 좀 바빴지만 일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법 흥미롭게 들렸는지 애스핀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그런데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네? 아니, 그러면 대체 무슨 근거로 그를 지목한 거죠?”

“아무것도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증거가 되었죠. 생각해보세요. 평범한 마약이라면 그 운반책이 있을 겁니다. 아마 뒷골목의 조직들 정도가 거기에 속해 있을 거고요.”

“···.”


그런데 그 운반책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눈썹을 찌푸리던 애스핀이 입을 꾹 다물었다.

책상을 톡톡 두드리는 게 뭔가를 떠올리는 표정이었다.


잠시 후.

그녀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 조직! 그 조직에서 마약을 줬군요. 지크 정도의 마법사라면 상인들의 눈길을 피해서 움직일 수 있었을 거예요.”

“맞습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 한 가지 이야기를 더 섞어봤습니다.”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준비해온 이야기를 천천히 늘어놓았다.


티슬리는 예전부터 마법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재능이 없었고 그러던 와중에 지크라는 마법사를 만났다.

지크는 부정한 마나를 사용하는 조직의 일원이다.

그리고 그는 티슬리에게 마약을 공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마약이 평범한 마약일까요?”

“···그건 비약이잖아요. 그 조직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을 공급했을 가능성도 있어요.”

“어차피 어느 정도의 비약은 필요합니다. 이대로 놔두면 우린 놈들을 잡을 수 없어요.”

“···.”


잠깐 침묵이 흘렀다.

옆에서 가만히 듣던 시우린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잠시 후.

부부가 동시에 같은 말을 내뱉었다.


“한번 해보죠.”

“한번 해보도록 하지.”


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바로 티슬리의 집무실로 들이닥쳤다.


고풍스런 가구들이 가득한 집무실 안.

티슬리는 우리가 올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신경질적인 눈매가 잔뜩 일그러지며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우린. 대체 이게 뭐 하는 거지? 검만 휘두르더니 이젠 귀족으로서의 품위조차 잊은 거냐?”

“천만에. 품위를 잊은 건 형님, 아니 너겠지. 이 마약 중독자 새끼야.”

“···뭐? 너 지금 그게 무슨-”


순간 티슬리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누가 봐도 찔린다는 표정이었다.

덕분에 조금쯤 남아있던 우려가 송두리째 사라졌다.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한층 편해진 표정의 시우린이 눈썹을 일렁거렸다.


“내 아내를 습격한 죄는 꽤 무거울 거야. 각오해도 좋아.”

“···?!”


담담하던 평소와 달리 잔뜩 화가 난 목소리였다.

두 형제의 눈빛이 허공에서 격렬하게 부딪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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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백야 상단(10) 23.08.03 117 5 12쪽
14 14화. 백야 상단(9) 23.08.03 118 5 12쪽
13 13화. 백야 상단(8) 23.08.02 117 5 13쪽
12 12화. 백야 상단(7) +2 23.08.01 127 5 12쪽
11 11화. 백야 상단(6) +1 23.08.01 129 5 11쪽
10 10화. 백야 상단(5) 23.07.31 130 5 11쪽
9 9화. 백야 상단(4) 23.07.31 13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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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백야 상단(2) 23.07.29 14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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