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테드의 서재입니다.

재벌집 막내가 돈을 막 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새글

테드K
작품등록일 :
2024.05.14 14:59
최근연재일 :
2024.06.29 21: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19,271
추천수 :
1,980
글자수 :
208,962

작성
24.06.02 12:55
조회
4,413
추천
58
글자
13쪽

제6화 놓칠 수 없는 기회

DUMMY

#006화 놓칠 수 없는 기회






이두일.

커다란 덩치에 툭 튀어나온 배를 자랑하는 그는 태산그룹 황거산 회장의 최측근 경호원이었다.

최근 회장님의 지시로 사고뭉치 손자 황재신의 운전기사 겸 경호원 그리고 감시자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황재신 도련님의 명령으로 ‘희망 광고 디자인’ 근처에서 보았던 조폭들을 은밀히 조사했다.

별볼일 없는 중간 규모의 양아치 조폭들이었다.

2년 전 동네에 나타나 재건축 사업을 한다며 주민들의 땅과 집을 매수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고 있었다.

동시에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괜히 시비를 걸며 소란을 피워 동네 분위기를 흐리게 만들었다.


“할머니, 동네에 깡패들이 왜 이리 많아요?”


이두일은 낡은 구멍가게로 들어가 담배를 하나 사며 물었다.


“땅 뺏으려는 거지. 땅 안 판다고 얼마나 사람을 괴롭히는지. 나도 땅팔고 나서 이제 좀 괜찮아.”

“쳐 죽일 놈들이네요.”


다른 가게들도 들어가 슬쩍 물어보니 대부분 비슷한 대답이었다.

그들의 목적은 이곳을 싹 밀고 아파트를 짓는다고 했다.

조사를 마친 이두일은 보고를 위해 황거산을 찾았다.


“회장님! 도련님 때문에 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뭔데?”

“여자친구를 사귀는 거 같습니다.”

“뭐하는 집이야?”


눈치없는 이두일이 보기에도 간판만드는 동네 광고집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랬다.


“디스플레이 광고와 인쇄업 쪽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

“신문사랑 광고 회사를 가진 집안이라고? 누구지?”


이두일은 움찔했다.

간판을 만드니 디스플레이 광고를, 전단지를 만드니 인쇄업이다.

그리고 작은 개인사업자가 하는 구멍가게도 어쨌든 회사는 회사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거, 거기까지는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아니다. 아니야. 쯧쯧쯧.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황거산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 이두일을 보았다.

저 녀석이 저런 센스가 있었으면 여기 있지 않았을 거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가진 놈이지만······ .

눈치가 없어서 여기 있다.


“흠······, 신문사면 언론계니까, 뭐 나쁘지 않네.”

“네. 아가씨가 공부도 잘하시고 얼굴모 예쁘시고······”

“뭐? 공부? 그거 잘해서 뭐해!”


황거산이 말을 끊으며 미간을 좁혔다.

유달리 똑똑했던 며느리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회장님, 계속 보고 드릴까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집이 가지고 있는 땅이 재건축 사업에 들어갔는데······ 조폭들한테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재신이도 알아?”

“아직 보고 드리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조폭 놈들 정체가 뭐야? 전국구 조폭이야? 깡패 새끼들 주제에 감히 언론사를 상대로 협박을 해?”

“아, ······그, 그게······.”

“보통 놈들이 아닌가보구나. 두일이 네 힘만으론 안 될 거 같은데······, 내가 검찰총장이나 중앙지검장한테 전화 한 통 넣어줘야겠다.”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두일이 급히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제 선에서 해결하겠습니다. 괜히 일 키우면 도련님이 부담스러워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도련님 의중도 모르니까······.”

“음 그래? 일단 재신이 의견을 물어봐.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네.”

“곁에서 문제 안 생기도록 잘 컨트롤하고.”

“알겠습니다.”


황거산이 이두일의 몸을 위아래로 스캔했다.


“너 다이어트 안 하냐?”

“······,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한심해서 그런다. 국정원 블랙 요원이 비만으로 명예퇴직이나 당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일아, 일단 살이나 빼고. 그리고 열심히가 아니고 잘, 잘하라고. 내가 백번 넘게 이야기하면 좀 알아들어라, 두일아!!”

“네, 회장님. 열시임히 잘 하겠습니다.”

“나가봐.”


고향 친구의 부탁만 아니었어도 데리고 있지 않을 녀석인데.

뭐 실력 나쁘지 않고 착해서 데리고 있다.

실력은 최고지.

다만 눈치가 심각하게 없고 좀 무식한 게 아쉽지만.

모든 걸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저기 회장님, 만약에 도련님이 도와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요? 제가 도와도 되겠습니까?”

“흠······.”


황거산은 고민했다.

아니, 불안했다.

자칫 손자가 다칠까봐.

두일이 녀석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조직일 수도 있다.


“그래. 도와줘. 대신 너도 무리하지 마. 감당 안 되면 지원 요청해. 혼자 해결하려다 일 키우지 말고.”

“예.”

“보고 하는 거 잊지 말고.”

“알겠습니다.”

“참, 그 재건축은 어디야?”

“종로에 있는 XX동입니다.”


황거산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빛.


“재건축 진행상황은 어느 정도야?”

“네?”


이두일이 그걸 왜 자기에게 물어보냐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다. 나가봐.”


황거산은 고개를 저었다.

경호원이지만 비서일도 하는 놈인데.

눈치가 발톱에 낀 때만큼만 있었도 재건축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서 왔을 텐데.

기대한 자신이 어리석었다.

그런 눈치가 있었으면 최고의 요원이 되었겠지. 최고의.


황거산은 인터폰을 눌렀다.


“한 실장, 나야.”

“네, 회장님.”

“종로에 재건축 추진하는데 어디 어디야?”

“잠시만요.”


잠깐의 정적.


“XX동, YY동, ZZ동에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중입니다. 각 지역별로 사업진행 상황 보고 드릴까요?”


역시 물어보면 이렇게 척척 나와야지.


“XX동만 보고 해봐.”

“······지금 지주 작업 진행중입니다. 90퍼센트 이상 확보되면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 같습니다.”

“거기랑 우리 공장부지랑 붙이면 어떨 거 같아?”

“잠시만요.”


한동훈 비서실장의 컴퓨터 같은 두뇌가 계산을 시작했다.


“사업성이 매우 우수할 것 같습니다. 태산합섬 공장부지와 XX동 재건축 사업을 연계하면 최소 삼천억 원이상의 이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단독으로는?”

“주택단지가 공장을 막고 있는 형태라 좋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토지 용도변경 문제 때문에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XX동 재건축 사업이 방패 역할을 하는 거군.”

“그렇습니다.”

“그럼 무조건 같이 진행해야겠네.”

“······진행할까요?”


역시 이래야지.

컴퓨터처럼 척척박사다.


“그래. 진행해. 그리고 거기 지금 전국구 조폭들이 지주작업 진행중이라니까 그것들 알아서 처리하고.”

“네.”

“태산건설 사장한테도 전달해주고.”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황거산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


민혜진을 일당 백만원에 선거 총괄 책임자로 선임한 재신은 2주 남은 학생회장 선거 준비를 민혜진에게 맡겼다.

전체적은 방향과 선거운동 분위기 같은 대강의 아웃라인을 잡아 준다음 선거운동원 준비와 같은 사소한 부분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

백만 원 받았으면 돈값을 해야지.

그 사이에 재신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돈을 크게 벌 수 있는 놓칠 수 없었다.

한두 푼이 아니라 최소 십억 이상의 돈이었다.


학교를 마친 재신은 보충수업을 다 빼고 정문으로 향했다.


“재신아 어디가?”


최충신이 물었다.


“나 오늘 일 있어서 먼저 간다.”

“일? 너 과외 받으러 가는 거야? 1대1 고액 과거 이런 거? 넌 똑똑해서 과외 안 받아도 되잖아.”


나 전교 꼴등인데.

하여튼 아부도 좀 사실적이로 해라, 새끼야!


“아니. 돈 벌로.”

“재벌이 무슨 돈을 벌어. 가만 너 혹시 사업하는 거야? 우와 기대되는데. 황거산 회장님을 피를 물려받은 황재신의 사업이라······, 잠자던 용이 드디어 깨어나는 건가? 나도 거기 투자하고 싶은데. 분명 대박, 아니 초대박 날 거야.”


하여튼 아부 하나는 기가 막힌다.뻔뻔함도 하늘을 찌르고.


“됐고. 내일보자.”


녀석을 보면 신기하다.

어떻게 저런 영혼없는 말을 유창하게 내뱉을 수 있는지.

진심 어린 감언이설로 혼을 쏙 빼놓는다.

아프리카에서 옥장판 팔고 아이슬란드에서 팥빙수 팔아먹을 놈이다.

녀석은 훗날 뛰어난 영업능력으로 아버지 사업을 몇 배 확장시킨다.

능력은 있는 놈이다.


학교 정문에 두일이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재신이 오자 문을 열어 준다.


“고마워요.”


인사를 한 다음 고급 세단에 올랐다.


“민국은행요.”

“네, 도련님. 출발하겠습니다.”


재신이 탄 차가 부드러운 엔진음과 함께 출발했다.

잠시 후 재신은 차에서 내려 은행 ATM기로 갔다.

신용카드를 넣고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육십만 원씩 다섯 번 해서 삼백만 원을 뽑아 가방에 넣었다.


‘오천만 원 정도면 충분하겠지.’


흡족한 미소를 지은 재신은 묵직한 가방을 들고 다시 차로 돌아갔다.

차에 타자마자 이두일이 재신에게 말했다.


“도련님, 저번에 말씀하신 조폭들 말입니다.”

“네.”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재건축요?”


재신의 눈동자에 이채가 스쳐지나갔다.


‘역시 예상이 맞았어.’


“그럼 지주작업 중이라는 건가요?”

“네? 지주작업요?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토지 무슨 동의서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게 지주작업인데.

두일이 아저씨는 사업쪽으로는 잘 몰랐다.


“아. 네. 알겠어요.”


이어서 이두일이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보고 했다.


“흠, 태산합섬 공장으로 가주세요.”

“태산 합섬요? ······알겠습니다.”


재신이 탄 차는 순식간에 태산합섬 공장으로 갔다.

태산합섬은 60-70년대 태산그룹을 먹여 살렸던 회사다.

지금은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해 공장이 있던 땅은 방치되어 있었다.


“디 왔습니다.”


재신이 차에서 내렸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넓은 땅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문드문 빈 건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재신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잘하면 초대박을 얻을 수 있다.


“그만 가죠.”

“네.”


재신은 차로 돌아갔다.


“희망 광고 디자인으로 가주세요.”

“······아가씨 집으로요?”

“아가씨요?”


왜 아가씨라고 하지?


“도련님 여자친구니까 아가씨 아닙니까?”

“아아님니이다아. 아저씨이!”


재신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

아니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눈치가 지지리도 없다.


재신은 차에서 내려 희망광고디자인으로 들어갔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어이구, ······왔어.”


재신을 보고 씨익 웃는 민흥기.

그 웃음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름이 재신이 맞지?”

“네.”

“너가 혜진이 쫓아다녔다며.”

“혜, 혜진이가 그러던가요?”

“응.”

“하아!”


재신의 입에서 어이없는 한숨이 튀어 나왔다.

민흥기는 그런 재신의 반응에 조금도 관심 없었다.


“내 딸이지만 우리 혜진이가 많이 이쁘잖아. 재신이 너 여자친구로 손색 없어. 집안이 좀 그렇지만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거 따지냐? 난 너희 적극 지지한다.”

“아······ 저기 혜진이가 아무 말 안했어요?”

“무슨 말?”

“어, 혹시 혜진이가 우리 사귄다고 하던가요?”

“아니 안 사귄다고는 안 하던데. 근데 척보면 알잖아. 아저씨 눈치가 백단이야. 부끄러워서 말 못하는 거 알지. 하하하. 아저씨 개방적이니까 너희 사귀는 거 반대 안 해. 대신!”

“대신?”

“손만 잡는 거야. 그 이상은 절대 안 돼. 아저씨 믿어도 되지?”


뭐라 대답해야 하지?

당황스럽네.

네라고 하기도 이상하고

아니라고 하면 더 이상했다.


“아니······.”


민흥기의 눈동자에 불꽃이 튄다.


“아, ······네.”


재신은 ‘네’라고 말한 입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일단 내일 혜진이 만나서 상황정리하라고 따끔하게 충고해야겠다.


“근데 무슨 일이야?”

“작년부터 조폭들이 땅 팔라고 했다면서요.”

“아, 이 땅? 팔면 시세보다 50퍼센트 더 쳐준다고 하더라.”

“파셨어요?”

“아니.”

“어떻게 하실 거에요?”

“팔아야지. 여기 팔고 시골로 가서 전원주택 사서 농사나 지을려고. 재신아······.”


민흥기는 목소리 톤을 낮췄다.


“······나는 말이다. 태산그룹에 기댈 생각이 전혀 없어. 지금 태산그룹에서 주문 들어온 건 우리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받았어. 대신 마진은 얼마 안 남겼어. 나 양심적인 사람이야.”

“아······, 네.”


착하시네.

남들 같으면 이럴 때 제대로 한몫 챙기는데.


“내가 여기 있으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어. 너도 그렇고 기존에 태산그룹에서 하청받아 인쇄한던 곳들이 갑자기 물량을 빼앗기잖아. 이유도 모른 채. 나는 그런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그래서 팔고 가려고.”


이전 생이었으면 칭찬했겠지만 이번 생에는 도저히 칭찬할 수 없는 사람이다.

범죄가 아닌 이상 돈은 벌면 그게 장땡이다.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고.


“아저씨,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구요. 이 집이랑 땅 그놈들한테 팔면 절대 안 되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하여튼 안 되요.”

“네가 대신 대출이자 내 줄거냐? 대출이자가 많아 나가서 팔긴 팔아야해.”

“그럼 제가 그 땅 살게요.”

“네가?”


민흥기는 재신을 보고 씨익 웃었다.


“야, 고등학생이 돈이 어딨다고. 괜찮아.”

“아저씨.”

“응?”

“평당 천!”

“뭐?”


재신의 말을 들은 민흥기의 눈동자 소에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집 막내가 돈을 막 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제8화 돈은 창고에 두세요 +3 24.06.04 4,066 60 13쪽
7 제7화 일단 정리부터 하고요 +4 24.06.03 4,201 56 14쪽
» 제6화 놓칠 수 없는 기회 +2 24.06.02 4,413 58 13쪽
5 제5화 일당백 +6 24.06.01 4,646 68 13쪽
4 제4화 역사는 반복된다 +5 24.05.31 4,916 68 14쪽
3 제3화 저도 그거 하고 싶어요 +5 24.05.30 5,541 75 12쪽
2 제2화 두 번째 인생의 목표 +5 24.05.29 6,320 79 12쪽
1 제1화 돌아왔다 +13 24.05.29 7,630 9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