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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문이 그대들의 앞에 도래하였노라.

먹히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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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악대제
작품등록일 :
2021.08.24 21:29
최근연재일 :
2021.08.24 22:5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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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17

작성
21.08.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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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장-재회

DUMMY

"....감히 어떤 미친 악마가 꼰대 정신을 더럽힌 거야?"

"응? 아니잖니. 멀쩡하잖니."



다행히도 협회장 앞의 여자가 내놓은 답은 빨간 망토가 듣는다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대답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바로 미친 여자라는 악칭으로 불린 여자였으니까.



"이제 다 컷다고 아빠 말도 안 듣고....지 엄마를 쏙 빼다 박았어...."

"문제있어?"

"문제야 없잖니."



협회장은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으며 우는 척하다가도 갑자기 손수건을 던지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능청스레 웃었다.



"날 왜 보내려는 건데?"

"어머, 내 딸 머릿속에 든 게 뇌가 아니라 파스타였나? 정말 그 이유를 모르니?"



협회장은 은근 제 딸의 신경을 건드렸다. 협회장의 딸 '루아'는 지난 1년간의 일을 머릿속에 그려보았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별일 없었는데?"

"정말 파스타였잖니, 빅파더 용병단의 빨간 망토만 스토커처럼 따라다니고, 1년 동안 빨간 망토를 찾겠다고 빅파더 용병단 본부를 반파시키고 온갖 세력을 들쑤시고 다닌 통에 내 입지도 많이 좁아졌단다."



빨간 망토를 찾는다며 무너진 세력만 몇 개이며 상단이 수두룩했다.


빅파더에게 보낸 수리비와 위자료와 뒷수습 하는 돈 때문에 협회장의 비자금 창고도 먼지만 가득한 신세. 이 이상 날뛰는 건 막아야 했다.



"딸아, 이 이상 날뛰면 나도 널 지켜 주지 못한단다."



협회장은 세삼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루아가 친 사고를 나열할 때 짓던 그 능청스러운 미소와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이 낮게 내려앉은 목소리에는 딸의 안위를 생각하는 마음이 녹아들어 있었다. 아니면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 걸 염려한 마음이 녹아있거나.



"그래서, 3년 동안 아카데미에 날 가둬놓겠다고?"

"아니?"



루아의 질문에 협회장은 다시금 능청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빨간 망토. 그 '여자'가 아마 거기 나타날 예정이란다."

"....!!"

"네가 워낙 미친개처럼 날뛰다 보니, 잠적해도 마음 놓고 살지 못하겠나 봐."

"....그거랑 아카데미가 무슨 관계가 있는데?"

"네가 절대 들쑤시지 않을 아카데미에 숨어들면 안전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겠니? 흠."



협회장은 말 끝에 콧웃음을 치며 루아의 반응을 살폈다.


자기를 가둬놓을 수작이 아닌지 의심하는 기색이 다분했기에, 쐐기를 박아넣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협회장은 곱게 땋은 제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신원도, 나이도 불명이지 아마? 무슨 이유인지 임무때는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닌 탓에 얼굴조차 확인 못했다지?"



그래서 직접 봐도 알 수 없는걸,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끔 온갖 곳을 들쑤시고 다닌 것이리라.


빅파더 정보상이 정보를 철저히 관리했지만, 직접 맞붙은 루아는 그자의 능력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성별이 여자라는 것도 어쩌면 빅파더측에서 흘린 가짜 정보일 수도 있고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온 제국을 들쑤시고 다니기보다는 적어도 범위가 한정된 아카데미가 났지 않겠니?"

"음...그래도 꼰대 말은 조금 미심쩍은데...."

"원한다면 바로 꺼내줄 게. 어때?"



루아는 고민하는 눈치였으나 협회장은 알고 있었다.


한 사람만을 잡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할애할 만큼 빨간 망토 그자에게 집착하는 루아라면 반드시 미끼를 물 거란 사실을 말이다.



"....알았어. 들어갈게. 하지만 없다 싶으면 바로 연락 넣을 테니까 바로 꺼내. 알겠어?"

"물론. 안 하면 내 목이 달아나잖니? 흑흑, 내 딸이 이렇게 무섭게 자라다니....뭐, 엄마 닮아서 좋지 않니."



협회장은 미친 사람처럼 울다가 웃고, 또 울고 웃기를 반복했다.


루아는 협회장실을 나갈 때 최대한 그와 멀리 떨어진 루트로 빙 돌아서 나갔다.



*****



루아가 나간 뒤, 협회장실 천장의 비밀 통로를 통해 누군가 들어왔다.



"....협회장님....그런 사기를 치면 어쩌자는 거예요?! 가뜩이나 통제 불능인 애 반항심만 더 커지잖아요!"

"어머, 누구니? 내가 안경을 두고와서...."



협회장은 안경을 빼서 방금 던진 손수건을 던진 방향으로 집어던졌으나, 비밀 통로로 들어온 사람이 중간에 낚아채 다시 협회장에게 씌웠다.



"외면하지 마시고요."

"....괜찮아. 적당히 비슷한 능력 가진 인간 하나 선출해서 보내면...."

"바로 들키겠죠. 능력만 비슷하면 뭐 해요? 규모가 다른 데!"



강한 개인이 전쟁의 승패를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말을 단순한 헛소리로 만드는 괴물인 S급 마법사였다.


S급 마법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갈린다는 괴물을 대체할 수 있는 가짜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아, 역시 그렇겠지? 이거 어쩌면 좋으니?"



상황이 심각함에도 협회장은 느긋하게 물었다.

천장으로 들어온 자, 협회장의 심복은 두 손바닥으로 그의 책상을 내리치며 외쳤다.



"낸들 압니까!"

"모르면 이 아저씨한테 물어보면 되지, 왜 화를 내니?"



뻔뻔하게도 협회장은 역으로 심복을 나무랐다.



"뭐, 빨간 망토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건 사실이잖니."

"....네?"

"일반적으로 40도 안 된 아이가 S급에 준하는 마법사인 게 말이 되니? 내 딸도, 그 아이도 말이야."

".....말이 안 되죠. '일반적'으로는...."



마치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면 가능하다는 듯한 말투, 협회장은 그 이상 입 밖에 꺼내지 말라는 듯 말을 끊었다.



"만약 그 아이가 내 딸과 같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 엮이게 될 운명이란다."



그게 어떤 방향일지는 알 수 없지만. 협회장은 이 말을 삼키며 자기 심복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꽤 시끄러워지겠어."



*****



루아는 오랜만에 만난 제도의 공기를 삼키며 숨을 내뱉었다. 빨간 망토를 쫓느라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봐온 길이 유독 낯설게 느껴졌다.



"끄응....."



루아는 귓가에 들리는 신음 소리에 발걸음을 옮겼다. 어딘가 몸이 불편한 듯 신음을 낸 사람은 겉보기에는 젊어 보였으나, 지팡이를 멋으로 쓰는 게 아닌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걸 보면 몸이 많이 불편해 보였다.


특히 지팡이로 땅을 일일이 짚어가며 걷는 걸 보면 단순히 몸만 약한 게 아니라 눈도 불편해 보였다.


그런 상태로 뭔가 커다란 가방을 등에 메고 있어 딱 봐도 위태로워 보였다.



"도와 드릴까요."



루아는 그 사람의 어깨를 두드리며 소극적으로 물었고.



"아, 네....괜찮아요...."



거절 당했다.


루아가 어깨를 잡은 사람은 허리까지 닿는 긴 밤색 머리카락을 어울리지도 않는 붉은색 리본으로 올려 묶은 포니테일을 한 사람이었는데, 중성적인 목소리까지 어우러져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어디선가 들어 본 목소리.'



루아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말을 걸었다.



"가시는데까지 들어드릴게요.."

"....그럼 좀 도와주시겠어요?"



갈색 머리의 사람....빨간 망토는 자신이 등에 이고 있는 가방을 건네주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안경을 끼지 않은 빨간 망토는 루아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고, 루아는 가면을 쓰지 않은 빨간 망토를 알아보지 못해 1년만의 재회는 조용히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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