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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D.K 이야기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전쟁·밀리터리

완결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5.03.23 19:30
최근연재일 :
2015.05.15 20:0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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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3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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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13화. 전투는 시작하기 전에 이미 반은 결정된다.

안녕하세요. 이런 자리에 글을 올리게 되어서 정말 두근거리네요. 머리말이란 것이 가볍게 스킵 당하는 신세라서 이 글도 그렇게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 지식을 위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K 이야기는 12년 전 리니지 최강의 혈맹 D.K 가 해체를 선언했을 때 제가 타 사이트에다가 연재한 후 재작년에 완결을 한 게임 환타지 소설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트를 가시거나 제 블로그를 오신다면 다 읽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어릴 때 썼던 것이라 틈도 많고 해서 각색도 하고 더 다듬어서 올릴 것이니 이것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나라 MMORPG 게임의 시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 그 중에서도 제 1 서버였던 데포로쥬 서버는 수많은 혈맹과 강자들이 어우러져 매일 같이 전쟁을 하던 전국 시대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시대를 끝내고 서버를 통일하다시피 한 것이 바로 '카이'라는 걸출한 리더가 이끌던 '스피드' 혈맹입니다. '게임을 게임처럼' 대하며 리니지를 하던 타 혈맹들과는 달리 스피드는 전문적인 전투 집단처럼 강력한 지휘 체계와 권모술수를 토대로 서버를 독재하다시피 하였고 많은 게이머들의 성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스피드 혈맹에 맞서 여러 혈맹들이 연합체를 형성하였고 그 중에 일원이 바로 '전사의숨결'이 이끌던 D.K 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스피드 혈맹의 조직력과 카이의 전술을 당해내지 못하였고 나중에 연합체를 탈퇴하고 독자적으로 싸운 것을 포함하여 내리 10연패를 할 때까지 스피드를 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10연패를 하면서 디케이는 점점 조직적으로, 그리고 점점 전술적으로 강해져갔고 이후 던전에서 있었던 대 전투에서 승리를 하면서 처음으로 스피드를 무찔렀고 이후 카이가 제3서버인 질리언 서버로 넘어간 후 켄트 성을 따내면서 D.K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그러한 디케이에 맞서 또 하나의 걸출한 영웅의 세력이 등장하게 되고 이 후 이들은 수년동안 어우러져 전쟁을 하게 됩니다. 스피드, D.K, 그리고 향후 등장할 또 하나의 혈맹... 이후 리니지와 여러 국내 온라인 게임의 서버를 장악한 세력의 주축은 대부분이 이 세 혈맹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은 국내 MMORPG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그럼 그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DUMMY

어제의 승리 후 우리는 당연히 또다시 본던 공격을 시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군주님은 그것을 자제시켰다.


“맨혈은 이제 다른 방식으로 공격을 가해야 할것입니다. 그것을 지금 마련 중에 있으니 당분 간은 모여서 사냥 만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군주님께 무슨 생각이 있나 보다. 그렇다면 따를 수 밖에...


하지만 따르는 것도 좋지만 군주님의 저 회심의 미소를 보면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신걸까 하는 궁금증이 샘솟는다.


“군주님...맨혈을 어떻게 공격할 생각이십니까? 직접 치는 거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있는 겁니까?”


내 물음에 군주님은 웃으며 답했다.


“성혈이란 고달픈 것입니다. 그것을 이제 저들도 느낄때가 됐지요.”


모를 소리만 하신다. 잠깐! 아하! 알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지금의 맨혈은 유저들의 지지속에 있는 혈맹인데... 그런 방법이 통하려나? 잘 모르겠다.



<쭈미오빠>


우리는 윈다우드성 중앙홀에서 심각하게 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의 패배로 약간의 장비 손실이 있었고 오크 요새를 수성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낭천님이 진지하게 전략을 고안 중이었지만 별 수가 없는 듯했다.


그래서 슬그머니 성을 포기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음...확실히 우리가 디케이와 정면승부하기는 부족한 점이 많은거 같다.


바로 그 때 성문을 경비하고 있던 지오기사가 달려 들어왔다.


“보고드립니다. 지금 20여명의 일반유저들이 성문을 부수고 있습니다!!”


“뭐?”


“그게...무슨 말인가?”


일반유저들이 우리의 성문을 꼬장 중이라는 건가? 그럴리가...우리는 일반유저들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데... 그들이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갑자기 낭천님이 슬며시 일어나더니 지오기사에게 말했다.


“겨우 그 정도 일로 회의를 방해한 겁니까? 그 정도는 경비대장으로서 알아서 처리해야지요!!”


저 말뜻은 일반유저들을 공격하라는 건가? 잠깐 잠깐... 그건 좀 아니다.


“기다리십시요. 낭천님... 저들이 성문을 치는 것은 이유가 있을겁니다. 그 이유를 먼저 들어보도록 합시다.”


나는 나서서 말했다. 이게 우리가 나갈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유저들을 존중해야한다.


결국 우리는 회의를 중지하고 윈다우드 외성문으로 향했다. 외성문에는 20여 명의 기사들이 성문에 칼질 중이었고 우리 맨혈의 기사 30여 명이 명령만 떨어지면 그들을 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만!!”


나의 외침에 성문을 치던 일반유저들은 검을 멈추었다. 그래...뭐가 불만인지 한 번 들어보도록 하자...


“맨혈의 군주인 쭈미오빠라고 합니다.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요.”


“맨혈이 맘에 안들어서라면 이유가 되겠습니까?”


“이 자식이!”


대형도끼가 눈을 부라렸지만 내가 제지시켰다. 우리는 디케이와는 다르다.


“무엇이 맘에 안드는지요?”


“그거야 한 마디로 요약이 되지요. 디케이와 다를게 없다는 겁니다.”


‘쿵’


이게 무슨 말인가? 우리가 디케이와 다를 게 없다니...우리는 디케이의 그런 방식이 싫어서 무조건 디케이와 다르게 하려고 했는데... 나는 잠시 당황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낭천님은 뭔가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대형도끼는 당장에 저들의 머리를 부셔버리려고 하는 표정이었고 지오기사 역시 검을 잡고 있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러다 큰일나겠군...


그 자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저 허울만 일반유저들을 위한다하지 사실 그게 유저들을 위한 겁니까? 다 자기들을 위해서 하는거지. 자기 이익만 위해서 움직인다는 점에서 디케이와 다를 게 무엇입니까?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지금 윈다우드 던젼을 개방하지 않고 있는 것은 디케이가 하려고 했던 본던장악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


또한 본던도 맨혈원이 거의 장악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니고 있고 디케이는 오히려 본던에 거의 보이지 않지요. 또한 본던의 맨혈원들은 은근히 자기를 과시하며 일반유저들을 우습게 아는게 많습니다.


요즘 본던에서 일반유저들과 맨연합간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 기사는 얼굴까지 빨개지며 신랄하게 우리를 씹어버렸다. 나는 들으면서 약간 화도 났지만 그래도 맞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저게 요구사항이라면 들어줘야지...


“잘 알았습니다. 그럼 이 시간부로 윈다우드 던젼을 개방할것이며 본던에서 일반유저들을 핍박한 우리 혈원들에게 징계를...“


“아뇨...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지오기사! 여기 이들을 모조리 베어라!”


응? 뭐야? 낭천님께서 방금 뭐라고 하신거지? 디케이도 아닌 일반유저들을 베라고?


“낭천님! 그게 무슨...”


“이유는 나중에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지오기사!”


‘끄덕’


지오기사와 대형도끼가 고개를 끄덕이며 일제히 움직였다.


“크억!”


“컥! 이런 미친..”


“으악!”


정리는 몇 분도 되지 않아 끝났다. 나는 이해가 안되는 표정으로 낭천님을 바라보았다. 낭천님은 갑자기 이를 부득 갈더니 나를 보고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내성으로 들어갔다. 나도 이유를 들으러 따라 들어갔다.


모두가 중앙홀에 앉은 후에 낭천님은 서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런 일이 있을거라고는 예상했지만...하하... 좀 빠르게 일어났군요... 과연 디케이의 군주는 다릅니다...”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은 소리야? 갑자기 디케이군주가 왜 나오지?


“그게 무슨...”


“쭈미님...‘유저들을 위한 반왕’... 이건 가능한 말입니다. 그러나...‘유저들을 위한 성혈’ 은 절대 불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반왕이었을때는 유저들이 우리를 보고 환호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을 차지하고 오히려 기존의 성혈인 디케이를 무찌르고 새로운 성혈로 가려고 하자 유저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걸 아십니까?“


그러고 보니...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유저들은 현실의 시민과 다릅니다. 현실은 실제로 암묵적으로 계급이 존재하고 있지요. 대통령, 사장, 사원 등 등...


그러나 게임은 평등합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처음에 1렙에 단검으로 시작하고 같은 돈을 내고 게임을 하므로 다른 유저를 형처럼 존경하는 경우는 많아도 다른 유저를 자신보다 윗 계급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그런 유저들의 눈에 성혈이란 존재는 한 마디로 평등을 깨는 존재로 보일 뿐입니다. 특히 성을 다 차지한 독재혈의 존재는 더더욱 미움을 받게 되어 있지요. 유저들은 디케이의 독재를 막아낼 존재로서 우리를 좋아했던 거지 디케이를 무너뜨릴 존재로서 우리를 지원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럴 리가...설마 그런 이유로 우리를 보는 눈이 그렇게 완전히 바뀐다는 건가?


“하지만 우리의 잘못도 있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좋게 보다가 욕을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맞는 말입니다. 그들이 말했던대로 여러 가지 우리의 잘못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모두 성혈로서


어쩔수 없이 했었던 것 뿐입니다. 반왕은 자유로워서 무엇이든 맘대로 할 수 있지만 성혈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로 윈다우드 던젼 개방은 절대로 불가한 것입니다. 그 던젼의 입구는 내성안에 있습니다. 그 던젼의 개방은


내성의 개방과 같은 소리지요. 내성이 개방되면 그들이 내성안으로 잠입할 수도 있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회의 내용이 유출될 경우도 생깁니다. 그 던젼을 개방 했다가 혈맹 전체가 위태롭게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둘째로 본던에서의 분쟁은 어쩔수 없는 것입니다. 혈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성혈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런 상태로 몹 다툼이 나면 결국은 성혈임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그것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런 경우가 워낙에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그 혈원통제력이 뛰어난 디케이조차도 그것을 방관하는거 아니겠습니까? “


안타깝지만 맞는 말 같다. 하하...웃긴 일이다. 내가 추구했던 유저들을 위한 혈맹이 되는 것이 결국은 불가능한 것이었다니... 정말 허탈한 기분이다. 왠지 술이라도 마시고 싶다.


“그리고 제가 아까 그들을 참살시키라고 한 것은 그중에 디케이 세력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 설마...”


“이것은 디케이의 두뇌인 전사의 숨결이 움직였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방금 말한 사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갑자기 성문 꼬장까지 들어올 정도라면 분명히 디케이의 선동이 있었을 것입니다.


전사의숨결이 어째서 디케이의 군주로 있는지가 드러나는 부분이지요. 그 자의 전략은 장난이 아닙니다.“


디케이의 선동이라...후후후...이 자들이 움직여 나의 목표를 박살냈다 이건가? 하하..갑자기 짜증나는 이유가 뭘까?


왠지 이젠 정말로 디케이를 쳐죽이고 싶은 생각이 드는거 같다. 나의 눈빛을 본 낭천님이 갑자기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


“분명 이번은 우리가 당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반드시 받은 만큼 갚아주고 말 것입니다. ”


음....디케이...아무래도 우리는 서로 함께 공존할 수는 없는 사이인거 같다.


오크수성때 이 자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디케이는 나를 너무 화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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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이 오크 공성날이다. 우리가 성을 차지할 확률은 아주 높다. 혈원 대부분이 복귀를 했고 물약도


철저하게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물약을 구입한후 본던으로 향했다. 본던에는 우리의 동맹혈인 ‘블루’ 혈맹과 적혈인 맨 혈맹이 사냥 중이었다. 비록 적이긴 했지만 군주의 명령이 없이는 사냥까지 방해하진 않기로 했기 때문에 양 측은 묵묵히 사냥을 하였다. 나도 거기에 끼어서 사냥을 즐겼다. 블루혈의 군주인 ‘강마’ 님이 보여서 나는 인사를 했다.


“강마님..오랜만입니다.”


내 말에 강마님은 고개를 그저 약간 까닥 하더니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음...무안하군...이유는 알고있다.


블루혈은 디케이 최고의 동맹혈 답게 내가 빠지고 대부분의 동맹혈이 빠진 상황에서도 디케이를 도와서 오크 공성들을 하는 등 싸워왔다. 그런데 내가 복귀하고나서 다시 예전과 같은 최고간부의 대접을 받자


화가 나는 것일 것이다. 확실히 내가 잘못하긴 했다. 하지만...이렇게 앙금을 쌓아놓는 것은 좋지 않은데...


어쩌겠냐...화를 풀게 하려고 해도 대꾸조차 않으니... 그냥 사냥만 할뿐이다.


<쭈미오빠>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접속을 했다. 폐인이라고 하지 마라. 오늘은 일요일이어서 회사도 안가는 것이다.


매일 이러는 것은 아니다. 물론 평일 날에도 10시간씩 하긴 하지만...음...폐인이 맞는 거 같기도하다.


어쨌거나 오늘은 오크요새 수성날이다. 오크요새는 수비하기가 정말 껄끄럽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 전력에서 디케이의 70퍼센트 정도밖에 안되는 우리가 이길 가능성은 희박했다.


여러 군주들이 그것을 염두해 두고 성을 포기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낭천님은 무슨생각에서 인지 계속 포기의견을 미루고 있었다. 나 역시도 허무하게 성을 내 줄 마음은 없으므로 오크수성은 예정대로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수성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회의를 하였다.


십자군 군주이신 ‘크루세이더’님이 입을 먼저 열었다.


“이번 수성은 여러 가지로 무리인 수성입니다. 패할 경우 장비의 막대한 손실이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 상당수의 혈원들이 탈퇴를 하는 등 전력의 급감소가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최악의 경우엔 윈다우드성을 지킬수 없을 정도로 전력이 약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승산없는 수성을 포기했으면 합니다.“


천궁혈 군주님도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긍지혈 군주님은 자존심 상 싫은 표정이었다. 나도 싫다. 그렇다면 베스트의 군주인 낭천님의 의견에 달려있다. 낭천님은 평소대로의 미소를 띄며 의견을 말했다.


“저는 이번 오크요새 공방전이 디케이의 승리가 되지 않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믿고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


“무슨 근거로 자신하시는 겁니까? 제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승산이 없는데...”


천궁혈 군주님의 반박에 낭천님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전투의 승패는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반은 결정 됩니다. 저는 이미 그 반을 해놨습니다. 전투가 진행되다보면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수성에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낭천님의 말에 결국 우리는 수성을 하는걸로 정해졌다.


좋아! 멋지게 싸워 보자구!


<3인칭 시점>


오크요새의 세 번째 공성전...공성을 할 때마다 주인이 바뀐 이 요새는 이번에도 그 전례를 이어가려는 듯이 약한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물약 빨리 밀어줘! 10개 밖에 없다!”


“으아아아!”


맨혈의 붙박이 몸빵기사인 지오기사와 대형도끼는 전력으로 맡섰지만 20분정도가 지나자 결국은 텔을 쓰고 말았다. 디케이는 3진이 몰살당했지만 외성부분을 거의 정리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맨혈은 이어서 가세한 황룡, 코니수니 등 디케이 1진의 활약에 점점 밀리고 있었다.


“낭천님! 어떻게 된 겁니까? 상황이 전혀 안 좋지 안습니까! ”


십자군 군주가 소리쳤다. 그러나 낭천은 동요없이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갑자기 솟았다.


“자! 마지막 한타 입니다. 쭈미님! 모두 일제히 디케이만 공격개시 합시다!”


“예? 이곳은 어떻게 하고...”


지금 상황은 오크요새의 수호탑을 박살내기 위해서 디케이본진이 왼쪽길을, 동맹혈이 오른쪽 길을 치고 올라오는 중이었다. 이것을 맨혈도 부대를 2개로 나누어서 맞서는 중이었는데 낭천이 갑자기 오른쪽의 수비를 포기하자고 한 것이다.


“저를 믿으십시요. 결단코 전사의숨결의 기분이 좋게 하지는 않을겁니다.”


낭천의 진지한 모습에 맨혈연합은 일제히 왼쪽의 디케이 본부대로 향했다.


“??”


“!?”


“뭐,뭐야? 갑자기 뭐가 이렇게 많아?”


수희안녕과 사천귀를 제외한 디케이혈원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갑자기 2배로 많아진 맨혈의 숫자에 당황한 것이다.


예외로 수희안녕은 몇 명이든 상관없다는 여유로운 표정이었고 사천귀는 피를 더 많이 보게 되어서 즐거워하는듯한 표정이었다.


수희안녕은 앞으로 선 쭈미오빠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성은 포기하셨나? 갑자기 병력이 몰렸다는건 한 쪽은 비웠다는 말인데...”


“글쎄...우리 군사의 생각을 내가 어찌 알겠나? 나는 다만 디케이를 무조건 벨 뿐이야...”


쭈미오빠의 불타오르는 기세에 수희안녕은 약간 손이 떨렸다.


“갑자기 무서워졌군...뭔 일이 있었는지는 짐작하지만... 뭐 그게 성혈의 운명아니겠나? 유저들과 친해질 수 없는..”


‘챙’


“이크!이 녀석...말할 틈은 줘야지...”


“닥쳐라! 너희 디케이에게도 그리 좋은 일은 없을 거다... 잘 알아 두라고...”


‘스아아악! 쌔애애액! 부우우웅!’


엄청난 쭈미오빠의 공세에 수희안녕은 진땀을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군주님의 공작이 성공하긴 한 모양이군... 하지만 우리가 안 그랬어도 어차피 그렇게 됐을 것을... 으악! 그것보다 이녀석 완전히 또라이아냐!‘


갑자기 사천귀로 돌변한 듯이 방어를 포기하고 마구치는 쭈미오빠의 공격에 수희안녕은 잠시 정신을 못차리고 물약만 마셔댔다. 사람은 자신이 추구하던 것이 무너지면 얼마나 분노하는지를 수희안녕은 뼈저리게 느끼고 말았다. 다만 군주가 한 일에 자기가 당하는 것이 좀 억울했지만...


그 속을 모르는 사천귀는 앞의 맨혈기사를 텔 시키고 좋아서 달려왔다.


“어라? 수희형 비켜봐. 이런 싸움은 내 전공이라고...하하...”


‘또라이는 하나가 아니었군...’


수희안녕은 사천귀에게 맡기고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전체채팅창에 말이 올라왔다.


---블루 혈맹이 Man of Oneway혈맹과의 공성전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이 말과 함께 오크요새안의 맨혈연합과 디케이연합은 모두 강제 텔되었다.


이것에 디케이혈원들은 좋아하다가 뭔가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잠깐! 근데 우리가 왜 텔 된거지?”


“글세...버근가?”


수희안녕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디케이군주에게 귓말을 걸었다. 디케이군주는 잠시 확인을 하더니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게임에서 사람을 믿어서는 안되나 보군요...블루 혈맹의 배신입니다.)


“예엣?”


수희안녕을 비롯한 디케이 혈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블루 혈맹이라면 디케이 최고의 동맹혈로서 오랜 의리를 지켜온 혈맹이 아닌가...


[자! 시간은 1시간이상 남았습니다. 동요하지 마시고 대열을 맞추십시요. 다시 한번 공성한다 생각하십시요..]


혈 채팅창으로 전사의숨결의 명령이 나왔고 디케이는 일사분란하게 대열을 다시 맞추었다. 그러나...


[크악! 베스트의 견제 입니다. 고스트혈맹은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맨 혈...맨혈 입니다. 매직혈...붕괴 직전입니다...]


똑같이 성 밖으로 나온 맨연합이 게릴라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마치 이런 일이 있을거라는 걸 알았다는 듯이 당황하지 않고 계산된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디케이의 나머지 동맹혈은 지금 모두 공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게릴라에 시달리고 있었고 공성이 가능한 전력은 디케이 본진의 70여명 뿐이었다. 그러나 과거 윈다우드 성때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이상 전력의 대부분을 공성에 투입할수도 없었다. 군주를 어디에 숨길수도 있었지만 그건 디케이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뭉개는 짓이었으므로 결국 디케이는 전력을 나누어서 움직이게 되었다.


사천귀가 40명을 이끌고 오크요새로 달려갔고 수희안녕이 나머지와 함께 남은 것이다.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쭈미오빠의 맨 1진이 디케이의 본진을 공격했다. 수희안녕은 윈다우드성 때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맞섰다.


“멋진 작전이군...이게 너희가 꾸민 거냐?”


“아무래도 그런거 같군. 낭천님이 손을 쓰신 모양이다. 후후...우리 군사님의 실력도 만만치 않치?”


‘으드득’


역시 계략이 당하는 쪽은 이가 갈리는 모양이다. 냉정을 잃은 수희안녕은 비기인 3연참을 마구 시전했고


쭈미오빠도 분노를 불살르며 검을 휘둘렀다. 둘의 미친 듯한 싸움에 좀 거리를 두고 관망하던 디케이군주는 이런 말을 하고 말았다.


“어? 왜 사천귀님이 아직도 안가고 저기서 싸우고 있지?”


맨혈의 1진과 디케이의 수호기사단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무렵 사천귀의 군대도 블루 혈맹과 맞 부딧치게 되었다.


“이 배신자들... 너희들이 지금 한 짓을 후회할 거라 생각 안하냐?”


사천귀의 외침에 몸빵기사 뒤에 서있던 블루 혈 군주 ‘강마’는 냉소를 흘렸다.


“더 이상 디케이에 몸담는게 더 후회되는 짓 같아서 이렇게 한 것이다. 우리는 너무 서열적인 디케이에는 싫증이 났거든? 우리는 이 참에 제 3세력이 되기로 했다.“


“호오! 그러셔? 그렇다면 나야 상관 없지만...디케이가 힘들 때마다 도와주던 너희가 이러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


“그 이유를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


블루군주의 분노한 표정에 사천귀는 약간 움찔했다. 뭔가가 상당히 오래 쌓인 듯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디케이를 도와왔다. 최근의 연전연패 속에서도 우리는 원조를 아끼지 않았다. 무언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보상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어떻게 장기간동안 결장해서 디케이를 궁지로 몰아넣은 수희안녕보다 우리의 위치가 낮을수가 있는거냐?“


“쯧쯧... 완전히 헛돌았군...”


“뭐?”


사천귀는 평소와는 다른 날카로운 표정으로 강마를 노려보았다. 이번에는 강마가 움찔했다.


“디케이는 무슨 명령이 떨어져도 절대복종한다는 맹세를 잊어버린거냐? 지금 니들이 실력 좀 쌓였다고 우리를 배신까지 하려나 본데... 한 마디만 해두지... 디케이가 아니라면 너희 블루혈맹은 길거리의 돌맹이에 불과할 뿐이다.“


“후후...닥치시지.... 말은 그렇게 냉정하게 해도 속은 성을 뺏길까봐 타고 있지 않나? 쓸데없는 여유는 집어 치우라고...“


“미친 녀석... 지금 이런 허수아비 같은 몸빵기사들로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거냐?”


‘쿠우우우’


순간적으로 사천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블루 혈맹의 몸빵기사들은 손이 저절로 떨렸다.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인파이터의 기세에 블루 혈맹이 패닉상태에 빠진것이다. 사천귀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물론 블루 혈 만으로는 역 부족이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가세한다면 어떨까요?”


수희안녕의 숙적이 쭈미오빠라면... 사천귀의 숙적이라고 할수 있는 낭천이 성 옆에서 나타났다. 이 모습에 사천귀의 표정이 굳어졌다.


“고스트는 어떻게 된거지?”


“하하...그정도 혈맹이야 우리 베스트에게는 금방 끝날 정도죠. 아무튼 또 만나게 됐군요.”


“쳇! 스토리가 뻔하구만... 분명 버터같이 느끼한 네 놈이 저들을 설득했겠지?”


“버,버터.... 음...예...그렇게 됐습니다. 너무 독재적인 디케이는 싫다지 뭡니까? 하하...”


낭천은 잠시 얼굴에 힘줄이 솟았다가 다시 평소의 웃음으로 말했다. 사천귀는 더 이상 대화가 필요없다는 판단을 내리고는 검을 세웠다. 이에 낭천도 베스트의 진형을 전개했다.


“베스트를 먼저 처리한다. 실시!”


‘스스스슥’


“물러설 것 없다. 이 자리만 고수한다.”


“옛!”


“우리 블루혈은 디케이만을 저격한다. 궁수대 발사!”


세 명의 지휘관의 명령에 각 군은 일제히 행동을 취했다. 초록, 보라 빛이 빛나며 검이 부딧치는 모습은 이 게임의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챙’


“너 버터 자식아...배신한 놈은 또 배신하는 법이다. 그걸 알고나 있냐?”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저들을 그렇게 믿지는 않거든요...”


낭천의 태연한 답변에 사천귀는 기가 막혔다.


“뭐 임마? 믿지도 않으면서 성을 내줘? 너 바보아냐?”


“후후...적어도 디케이가 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으득’


사천귀의 화를 돋구는 낭천의 말에 결국 또 사천귀는 폭주하고 말았다. 사천귀의 강검이 계속 빛을 발했고 낭천은 그것을 유연하게 대처하며 시간을 끌었다. 블루혈의 지원사격을 받는 베스트가 조금 유리한 상황이었다.


사천귀는 이를 악물며 전사의숨결에게 귓말을 걸었다.


“군주님...면목없습니다. 성문을 뚫기가 힘들 듯 싶습니다.”


(그래요? 음..할수 없지요. 그럼 5초후에 텔 하겠습니다. 명령을 내려 두십시요.)


별 미련 없다는 디케이군주의 말에 사천귀는 이를 갈며 블루혈 군주인 강마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5초 후에 일제히 텔을 탔다.


잠시후 전체채팅창에는 블루혈의 공성 승리의 말이 떴고 맨혈과 블루혈은 환호를 질렀다.


맨혈의 지원속에서 블루혈이 성공했기 때문에 디케이의 패배라 할수 있었다.


그러나 쭈미오빠는 약간 찝찝한 마음에 그냥 접속을 끊어 버렸다. 계략으로 웃고 울고 하는 것이 이상주의자인 그에게 맞지 않는 까닭이었다.


어쨌든 이로서 상황은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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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최강의 팀 +2 15.04.04 728 3 10쪽
21 20화. 의외의 적군, 의외의 아군 15.04.04 684 3 10쪽
20 19화. 믿을 수 있는 존재? +1 15.04.04 684 6 12쪽
19 18화. 또 하나의 반왕 15.04.04 774 2 10쪽
18 17화. 유저들의 힘 15.04.03 82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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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기란 성의 주인은? 15.04.01 670 3 13쪽
15 14화. 성들의 제왕 15.03.31 820 2 19쪽
» 13화. 전투는 시작하기 전에 이미 반은 결정된다. 15.03.30 728 4 23쪽
13 12화. 전세역전 15.03.29 876 5 11쪽
12 11화. D.K 는 무적이다! 15.03.29 850 3 13쪽
11 10화. 연전연패 15.03.29 86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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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치열한 전투 속에서 15.03.28 1,235 5 11쪽
8 7화. 윈다우드 공성전 15.03.28 1,030 5 8쪽
7 6화. 세 번째 성의 등장 +2 15.03.28 1,186 7 12쪽
6 5화. 양립할 수 없는 자 15.03.28 2,545 6 12쪽
5 4화. 진행되는 계획 15.03.27 1,387 7 13쪽
4 3화. 운명이 정한 라이벌 15.03.26 1,540 8 13쪽
3 2화. 오크 요새의 등장 15.03.25 1,866 10 20쪽
2 1화. 새로운 반왕 세력의 등장 15.03.24 1,947 15 13쪽
1 프롤로그 +2 15.03.23 3,493 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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