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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대학원생과 마법저장(스크롤링)이 만만치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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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20.05.19 01:53
최근연재일 :
2020.05.28 18: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78
추천수 :
16
글자수 :
15,919

작성
20.05.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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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2

모든 대학원생분들의 무사 졸업을 기원합니다.




DUMMY

“나도 잘 몰라.”


큰 소리와 함께 엘은 바닥에 엎어졌다. 그런 그를 보며 마기아는 말을 이었다.


“당연한 거야. 그동안 내가 써본 적이 없거든.”

“널 써본 사람은...”


당연한 의문을 입에 담던 엘의 입이 닫힌다.


“없나보구나.”

“그래.”


마기아 본인부터가 엄청난 마법사다보니 마법을 저장할 필요가 없었기에 잘 몰랐다.


“어쩌다가 기습을 당해도 흡수한 다음에 내 마법으로 반격하면 되니까.”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마법사는 어린애다.

즉 자존심이 강하고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오만이 내제되어 있다. 그렇기에 상대를 끝장내는 결정구(위닝 샷)는 자신의 마법으로 하는 게 대부분이다.

자동적으로 마도구나 아티팩트에 의존하지 않게 되어 장점이기도 하지만, 그 점에 이 두 가지 요소가 섞여 있기에 큰 단점이기도 했다.


“너도 마법사구나.”

“그래.”

“일단 이 노트를 철저히 분석해주지.”

“어머, 그럼 내 그렇고 그런 부분까지 전부 알아보겠다는 거야?”

“무언가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건 대학원생이 하는 일이야.”


실제로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엘의 본심은 따로 있었다.


‘이 자식이 전부 다 솔직하게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설령 다 말한다고 한들, 완전히 신용할 수는 없다.

본인을 잘 아는 건 본인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반만 맞다고 할 수 있는 말이다. 가끔은 제 3자가 봄으로서 알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다.

한편 엘이 진심으로 조사하려고 하자 마기아가 곤란해하듯이 말한다.


“이봐, 주인. 정말 날 조사하려는 거야? 아무것도 안 나온다니까?”

“널 믿지 않는 건 아냐. 하지만 이건 대학원생으로서의 본능이야.”


다른 대학원생이 들으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엘의 지도교수인 엘리제는 테뉴어를 받아 종신고용을 보장받는다. 그들의 경우 테뉴어를 적당히 연구하고 돈을 받는 꿀보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놓고 하지 않을 뿐 엘에게의 도움을 제외한 엘리제도 마찬가지.

그러나 엘은 천생 연구원이었다. 이게 하루빨리 졸업을 원해서 발현된 기간한정 특성인지는 본인도 모르지만.

물론 대학원생조차 아닌 마기아로서는 그런 논리적 오류를 비집어 들어가 반격하지 못하고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사냥을 시작한다. 네 영혼까지 모조리!”

“해볼 테면 해봐.”


엘의 연구는 다음 날 엘리제가 출근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녀는 밤샘의 증거인 다크서클을 엘의 눈가에서 보자, 그를 말리기로 했다.


“엘! 쉬엄쉬엄 해!”

“이걸 파괴하고 싶습니다!”


불과 반나절만에 성격이 더러워진 엘. 그런 그를 돕기 위해 엘리제가 팔을 걷었다.


“도와줄게.”

“...감사합니다.”


엘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자 마기아가 놀란다.


-남자는 미녀에게 약한 건가.


아직까지 둘의 관계는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지만, 그걸 알 리 없는 그녀는 자연스레 오해를 하고 있었다.

엘은 그런 마기아에게 한소리 하려고 했지만, 엘리제가 있었기에 입을 닫았다.

너 나중에 두고 보자.

한편 엘리제는 오랜만에 나타난 분석자료, 매직노트를 살펴보았다.


“꽤나 흥미로운 마도서네? 어디서 구한 거야?”

“하늘에서 떨어졌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엘리제가 잠시 경직된다.

그저 농담이라고 치부하며 분석 기기들을 작동시킨 그녀. 그로부터 반나절이 추가로 지나 퇴근 시간이 되자.


“내가 너 없애고 나간다!”


그런 그녀가 반나절 전 엘만큼 화를 내며, 매직노트를 태우기 위해 화염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엘에게 의해 진정한 그녀는 조금이라도 화를 풀기 위해 매직노트를 바닥에 던졌다.


“안 되겠네. 이런 책은 본 적이 없어.”

“그러게요.”

“매직노트는 내가 모르는 언어로 제작 되어 있어. 이럼 책을 구성하는 알고리즘도 알 수 없어.”

“하지만 일부는 해석했어요.”

“실화냐?”


하나의 무언가가 무수한 파편으로 분해되어, 통통 튀면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듯한 느낌.

그렇게 생각한 엘은 그 일부를 잇는데 성공했다.


‘뭐, 저 녀석 말대로 [7광구]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찾기 어려웠겠지만.’


대학원생은 상대방에게 명확한 내용을 토대로 이해시켜야 한다. (그게 바로 논문이다.)

이런 이유로 엘이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에, 엘리제는 그를 매우 대견하게 바라보았다.


“굉장하다... 역시 네게는 뭔가 다른 게 있나봐.”

“다른 거?”

“마나의 로그나 기척을 읽는다고 해야할까.”

“확실히 그런 게 있기는 하죠.”


엘은 순순히 인정했다.

명확히 말은 모르지만, 그런 게 있었다. 그 덕에 공부만 하면 되는 학사와 지도교수의 입김이 있는 석사는 빠르게 통과했지만, 그런 게 없는 박사과정에서 난관을 겪고 있다.

어찌보면 축복이면서 저주라고 할 수 있는, 오감에 속해 있지 않는 육감(Six Sense).


“굳이 명명하자면 매직 센스일까.”

“이름 구립니다. 스승님...”

“너도 그쪽으로는 영 좋지 않잖아.”


유치찬란한 말싸움이었지만 덕분에 분위기는 상당히 풀어졌다.

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자, 엘리제는 엘이 알아낸 것이 궁금했다.


“일단 그 일부라도 종이에 펼쳐줄래?”

“알겠습니다. [드로잉].”


엘은 필사 마법을 사용해 종이에 매직노트를 해석해낸 것을 새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업이 종료되고, 종이에는 불완전한 마법진 하나가 새겨져 있었다.

그 마법의 정체를, 둘은 약간이나마 알고 있었다.


“저장 마법이잖아?”

“일부지만 흡수 마법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아주 오래 전 이야기지만, 한때나마 세기에 나타난 천재라고 불린 둘. 비록 그 때처럼 있을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름 천재라고 불린 둘 답게 약간의 마법진만으로도 마법의 정체를 일부나마 꿰뚫었다.

그 사실에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마기아가 웃는다.

역시, 인간은 재미있어!


그런 마기아를 외면하는 엘과 그녀가 보이지 않는 엘리제는 둘만의 대화를 계속한다.


”이걸 밝혀낸다면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을 지도 몰라.“

“그러게요.”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엘리제와는 달리 엘은 살짝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1년 안에 밝혀내는 게 가능할까요?”

“그건 그렇네. 확실히 힘들겠어.”


생각이 거기까지 도달하지 않았던 엘리제는 엘의 말을 듣고 납득했다.

천재라고 불린 둘이 각 잡고 분석 기구들을 이용했는데도 일부분만 알았다. 비록 인원 수가 줄어들어 비용 문제로 인해 기기가 노화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고가의 물건들.

잠시 고민하던 엘리제는 조심스레 차선책을 말했다.


“사대 마탑의 과학분석 같은 걸 하면 뭐가 좀 나올까?”




학력 인플레 때문에 박사들이 많아졌지만, 그래서 박사 학위 따는 게 더 어려워졌습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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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2 20.05.28 24 0 7쪽
5 2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 20.05.25 84 0 7쪽
4 2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 20.05.24 30 0 7쪽
3 1화- 만만찮은 마법 박사과정생과 박사 졸업 실패 통보. 20.05.22 43 2 7쪽
2 1화- 만만찮은 마법 박사과정생과 박사 졸업 실패 통보. 20.05.21 63 4 7쪽
1 프롤로그- 만만찮은 마법 박사과정생과 박사 졸업 실패. +2 20.05.21 133 1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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