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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대학원생과 마법저장(스크롤링)이 만만치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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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20.05.19 01:53
최근연재일 :
2020.05.28 18: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79
추천수 :
16
글자수 :
15,919

작성
20.05.25 14:00
조회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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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2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

모든 대학원생분들의 무사 졸업을 기원합니다.




DUMMY

“약 10년 전쯤에 한동안 인간계 상황을 보기 위해 나왔었어. 괜찮다 싶으면 종종 나오자고 생각했거든.”


약 10년 전이면 엘리제가 막 교수로 임용받는 시기였다.


“그 때 엘리제 교수님을 알게 된 거야?”

“응. 그리고 몇 년 뒤에 나와봤더니 천재 월반 교수에게 천재 월반 제자가 나타났다지 뭐야? 그래서 조사 좀 했지.”


최소 4년 정도 해야하는 조교수와 부교수를 1년씩만 하고, 17살에 정교수가 된 무지막지한 천재. 그런 그녀가 직접 고른, 본인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던 학부졸업생.


“그거 난데.”

“맞아. 그래서 나는 이 학교가 재미 있을 거라고 판단해서 여기로 왔어.”


한 시대에 교육 기간을 단축한 천재가 둘이나 있는 장소. 실제로 대학도 그걸 이용해 엄청난 홍보를 했었기에 재미를 느끼는 건 당연했다.


“그럼 왜 하늘에서 떨어진 거야?”

“그게 재미 있으니까.”


그런 소녀도 엘이 자신을 데려갈 것이라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 쪽에서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 너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박사과정이 아직 안 끝났거든.”

“뭐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너 천재 아니었어?”

“그게 말이지...”


엘은 대학원생의 현실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내용을 들은 소녀는 극대노한다.


“아니 뭐 그런 게 다 있어?!”

“어쩔 수 없는 거야. 이번엔 내가 묻지. 아까 내가 물었던 질문에 대답을 해주겠어?”

“아, 그거? 별 거 없어.”


과연 무슨 말이 나올까.

엘이 긴장하자 소녀가 말린다.


“난 네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뭐?”


예상 외의 대답에 엘이 놀랐다. 반응을 본 소녀가 잠시 웃고 말을 잇는다.


“노트가 인간계에 떨어진 시점에서 인간계의 물건이 되지. 나를 주운 사람이 주인이 돼.”

“내 것인가.”

“물론 원한다면 개입은 해줄 수 있어. 내 주인이 고작 박사과정에 발을 묶이는 건 참을 수가 없거든.”

“고작 박사과정이라니.”


선을 넘는 발언에 엘이 살짝 발끈한다.

박사취득 난이도는 석사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어렵다. 석사는 지도교수가 관리해주는 편이고, 박사는 방목형 교육으로 관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누군가의 지도 없이 홀로 주도하는 연구가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내가 필요 없으면 다른 인간에게 넘겨도 돼. 그럼 나와 있었던 기억만 지워줄 테니까.”

“글쎄, 그러기에는 네가 너무 매력적인데.”

“하하하. 말도 제법 하네.”


이런 엄청난 노트를 포기해야하는 건 어지간한 큰 일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정말 매직 노트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대가는 없는 거지?”

“...굳이 말한다면...”


사용한 자만이 갖게 되는 공포감과 주위의 시선, 그리고 심해지는 견제와 직접적인 위력 투사.


“여기서 하나 더 고른다면, 네가 죽어서 지옥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지옥에 못 간다라... 그럼 최소한 천국은 없는 거네?”


예상 외의 답변에 소녀가 의아한다.


“나를 사용하면 못 가는 걸지도 모르잖아.”

“천국에 못 가는데 지옥에 갈 생각 말라는 건 지옥도 못 간다는 거잖아. 그냥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지.”

“...난 널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어.”

“당연한 일이야.”


작성한 논문의 주제에 한정하지만, 타인에게 설득력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박사. 그것이 되기 위해 박사과정만 6년 한, 약 10년차 베테랑 대학원생. 그런 엘을 쉽게 이해하는 게 이상한 일이다.


“그나저나 너, 이름이 뭐야?”

“이름? 노트에 적혀 있잖아.”

“노트가 아니라 네 이름 말이야.”


엘의 생각으로는 매직 노트나 마기아 코덱스 전부 책의 이름. 소녀의 이름이 아니다.

엘의 의도를 이해한 소녀가 말했다.


“나한테 이름 같은 건 없어. 굳이 말하면 뒤에 쓰여진 마기아 코덱스 정도?”

“그렇구나. 그럼 애칭은 기아스 어때.”

“기아스?”


마‘기아’ 코덱‘스’.

소녀는 이름의 유래를 금방 짐작했다.


“너무 대충대충 아냐?”

“나름 생각한 거야. 기아스(Geis)는 구속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거든.”


소녀는 책의 정령이든 신령이든 간에, 책에 구속된 존재라고 할 수 있어 동떨어진 이름은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말하자 소녀도 그냥 납득하기로 했다.


‘이거보다 더 나쁜 이름이 나오면 감당이 되지 않아.’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엘이 기뻐한다.


“좋아, 마기아.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애칭을 정해두고서 안 쓰는 거야?”

“네 기준에서 보면 오래됐지만, 나는 아니야.”


만나자마자 반하는 건 3류 연극에서나 볼 법한 일. 엘은 천천히 진도를 나가기로 했다.


“언젠가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테니까, 도망칠 거면 지금뿐이야.”

“오히려 기대되는데? 날 노리는 거라면 일단 불부터 켜는 게 어때? 이제 곧 어두워질 시간인데.”

“틀린 말은 아니군. [7광구].”


일곱 개의 광구(光球)를 만들어내는 광역 밝기 마법 [7광구]. 그것은 천장까지 올라가 건물 내부를 비추는데 효과적이다.

원래라면 그래야 했다.


“뭐야?!”


광구 7개가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무언가에 이끌리듯 움직이고, 마기아의 안에 흡수되었다.

6년 전 일보다 놀란 엘에게 마기아가 웃는다.


“네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오히려 네가 했지.”


마기아의 말이 힌트라는 걸 알아챈 엘이 그녀의 주변을 확인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답을 알아냈다.


“이거군.”

“정답이다, 대학원생!”


매직 노트.

엘은 매직 노트를 펼쳐 내용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조금 전과 동일한 백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어느 한 페이지만이 달랐다.


“[7광구]의 마법진이 새겨진 페이지라...”

“어때? 이 정도면 내 가치가 증명되는 거지?”

“충분하다 못해 넘치니까 걱정 마.”


마법을 저장하는 책.

아티팩트 제작이 얼마나 난이도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매직 노트의 가치는 어마어마 했다.

생각보다 엄청난 물건에 놀란 엘은 질문을 하기로 했다.


“저장한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는 거야?”

“...제법 날카로운데.”

“그게 되냐 안 되냐에 따라 사용방법이 달라지거든.”


저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전투에서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초신성]이나 [뉴클리어 런치 디텍티드]를 적진 한가운데에 드랍하면 어마어마하겠지.’


반대로 불가능하다고 한들 제약이 생길 뿐 실전성 있는 사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상대의 마법을 흡수하는 걸로 쓰면 되니까.’


물리와 마법. 그 중 마법만이라도 봉인한다면 엘을 공격할 수단의 반절은 사라진다.


“대학원생이라는 작자들은 다 이 모양이야?”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대답을 못 하겠는데. 자, 주인에게 어서 대답해 봐.”


마기아의 작은 입이 열린다.




학력 인플레 때문에 박사들이 많아졌지만, 그래서 박사 학위 따는 게 더 어려워졌습니다.


작가의말

??? : 대답해라 루드거!

??? : 그걸 왜 나한테 묻냐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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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2 20.05.28 24 0 7쪽
» 2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 20.05.25 85 0 7쪽
4 2화. 만만찮은 박사과정생과 마기아 코덱스. 20.05.24 30 0 7쪽
3 1화- 만만찮은 마법 박사과정생과 박사 졸업 실패 통보. 20.05.22 43 2 7쪽
2 1화- 만만찮은 마법 박사과정생과 박사 졸업 실패 통보. 20.05.21 63 4 7쪽
1 프롤로그- 만만찮은 마법 박사과정생과 박사 졸업 실패. +2 20.05.21 133 1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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