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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972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0.11.28 07:00
조회
1,166
추천
8
글자
11쪽

6-8

DUMMY

”글쎄요, 우리 보스가 밤세계 조폭들의 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으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보스가 당신을 도와준다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참고로, 우리 보스는 돈이 많아서 당신들 신역삼파가 아니라, 서울의 밤을 모두 지배해서 돈을 벌어들인다고 해도 보스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요.“


”나의 복수를 도와주신다면, 나 홍상만이가 개인적으로 보스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나의 주인이었던 마 사장님이 은퇴를 한 이상, 나 홍상만이가 충성을 바칠 대상은 없습니다. 나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홍상만이 거침없이 이야기를 꺼냈고, 듣고 있던 오상진이 화들짝 놀랐다.


”글쎄요, 당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건 알겠는데, 그게 우리 보스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당신의 뜻이 확고한 듯하니, 보스에게 말을 전해드리기는 하겠소. 그러나, 잘 될지는 내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말씀만 전해주시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상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황문달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제기랄, 오늘 깡패들의 인사를 받는 복이 터진 날이군. 이보시오, 오 사장님. 이제 이야기는 끝났고, 우리 일을 해야겠으니 아까 얘기한 창고나 좀 빌립시다.“


오상진이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뭐라고 소리 지르자, 곧 젊은 사내가 한 명 뛰어왔다.


”얘가 창고까지 길을 안내해 드릴 겁니다, 열쇠도 가지고 있고요. 손님들 모시는 걸 도와드릴까요?“


”뭐, 굳이 그렇게까지 수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도와주신다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우리가 필요한 건 일행 셋 중에 남자들 둘뿐이니, 아가씨들을 잠시 떨어뜨려 주시오.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하를 불러 지시했다.

잠시 후에 웨이터 중 한 명이 룸으로 들어와서 오상진에게 준비가 되었다고 보고했다.

황문달과 박상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심주호가 놀고 있는 룸으로 향했다.

장종만이 문을 열자, 실내는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심주호의 여자 친구는 웨이터가 불러서, 다른 테이블에 부킹하러 갔을 터였다.

갑자기 들어서는 거구의 사내들을 본 심주호가 깜짝 놀랐다.


”뭐, 뭐요? 당신들 뭡니까?“


”심주호? 맞지? 경성 택시에서 일하던 심주호 맞냐고?“


”마....맞습니다만, 무슨 일이십니까? 택시 운전은 그만뒀는데요?“


”확인할 게 있으니까, 같이 좀 갑시다. 그 옆에는 장민호 맞지? 역삼동 룸살롱에서 일하던 장민호?“


박상인의 험악한 인상에 바짝 쪼그라든 장민호가 커다래진 눈을 하고는 고개를 위아래로 강하게 끄덕였다.

장종만과 박상인이 심주호와 장민호를 한 명씩 팔짱을 끼고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이트클럽의 시끄러운 음악에 파묻힌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고, 홀을 가로지르는 동안 마주치는 웨이터들은 못 본 체하며 길을 비켜 주었다.

주차장에는 승용차 말고도 승합차가 한 대 기다리고 있었다.

황문달은 길 안내를 해줄 오상진의 부하와 함께 승용차에 올라탔고, 나머지 일행들은 승합차에 탑승했다.

어두워진 밤길을 빠르게 내달린 두 대의 차가 한적한 산길을 올라서, 오상진의 창고에 도착했다.


”아, 여기 작년에 왔었던 거기네?“


주차한 차에서 내리던 황문달이 작년 여름의 기억이 되살아났는지, 아는 체를 했다.

오상진의 부하가 앞서 내달려 가더니, 창고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전등을 켰다.

창고는 가끔 청소는 하는지, 소파와 테이블들이 몇 개 놓여 있었다.

오상진의 부하가 기름 난로에 불을 붙이자, 기름 특유의 냄새가 창고에 퍼져나갔다.

황문달이 난로 앞에서 손을 내밀었지만, 이제 막 불을 켠 난로는 아직은 열기를 뿜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 * *


1990년 2월 4일 일요일.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조영의 자택.

어젯밤에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놀다 들어온 조영이 눈을 떴을 때, 햇살이 이미 침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으으음....“


어렵게 눈을 떠서 상황을 인식한 조영이 고개를 흔들었다.

간밤에는 평소보다 과음을 해버렸다.

이신애와 블루스를 추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조영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겨났다.


”보스, 일어나셨습니까? 해가 중천입니다.“


”응, 일어났다. 들어와.“


여한모가 들어와서 커튼을 치워주자, 겨울 햇살답지 않게 강렬한 햇살에 눈이 부셨다.


”보스, 술이 많이 약해지셨는데요? 흐흐흐.“


여한모가 옆에 놓여 있던 물컵에 시원한 물을 한 잔 따라서 조영에게 건네주었다.

시원한 물을 한 컵 마시고 나자 정신이 들었다.

부스스한 머리를 추스른 조영이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신애하고 말숙 씨는 집에 잘 들어갔나?“


”직원들이 집까지 잘 데려다주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얼른 씻고 내려와서 해장하세요. 하 과장님이 시원한 북엇국을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는? 너도 안 먹었어?“


”보스가 안 일어났는데, 제가 감히 혼자 먹겠습니까? 흐흐흐.“


”그래, 얼른 씻고 내려갈게.“


조영이 샤워실로 들어가서 따뜻한 물을 틀었다.

샤워실 밖으로 여한모의 경쾌한 휘파람 소리가 멀어져가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은 조영이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식탁에 여한모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한모의 말대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북엇국은 냄새만으로도 술이 깨는 것 같았다.

조영이 자리에 앉아서 숟가락을 들었다.


”한모야 먹자. 잘 먹겠습니다. 과장님.“


주방의 한쪽에 서서 지켜보던 하미숙 과장이 미소로 조영의 인사에 화답했다.


”어~유. 뜨끈뜨끈한 것이 좋은데요?“


여한모가 평소보다 과한 반응을 보이며 맛있게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그에 비해 숙취가 심한 조영은 주로 국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보스, 국 한 그릇 더 드셔야겠는데요? 과장님, 여기 보스한테 북엇국 한 대접 더 주세요.“


여한모의 말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하미숙이 북엇국을 한 그릇 새로 가지고 왔다.


”고맙습니다. 하 과장님 음식은 항상 맛있어요. 하하하.“


”맛있게 드셔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제는 과음하신 듯합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조금씩만 드세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하 과장님이 잔소리 해주시는 것도 듣기 좋은데요?“


”보스, 어제 신애 씨하고 분위기 좋더니 아침에도 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 흐흐흐.“


”내가 어제 그랬나? 오래간만에 즐거운 술자리였다. 한모, 네 덕분이야. 고맙다.“


”윤광 그룹 덕분이지요. 흐흐흐. 주 과장이 센스있게 어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서 소란스러웠던 장면을 찍은 사람들의 필름을 몇 개 구입했답니다. 제 생각에는 [주간 서울]에 연락해서 기사를 하나 띄워 주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싱가포르에 연락해서 윤광 그룹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도 지시했습니다.“


”언론? 그것도 나쁘지 않군. 한국의 재벌 기업들은 이상한 곳에서 특권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 후세들 교육에는 철저하지 못하고 말이야.“


”본인들이 선택받은 우월한 집안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족속들입니다. 남보다 기회를 조금 더 잡은 것뿐인데 말이지요. 아침 일찍 황문달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일요일인데? 그 양반 일요일에는 교회 가는 거 아니었나? 무슨 일이 있대?“


”최정식이를 태우고 목포로 향했었던 택시 기사를 확보했답니다. 강원도 강릉에서 잡았다고 하더군요. 공 마담네 술집에서 일했었다던 웨이터도 함께 잡았답니다. 밤새 심문해서 사건 일체에 대한 자백을 받았답니다.“


조영이 국을 먹던 동작을 멈추고 여한모를 바라보았다.

여한모가 밥을 한 숟가락 듬뿍 입에 집어넣었다.


”채덩식이는 타살이 마땁니다.“


”으유, 말 할 때는 입에 음식을 넣지 말고 해야지. 그 운전기사가 죽였다는 거야?“


여한모가 입안에 가득 들어있던 밥을 빠르게 우물거리더니 삼켰다.

여한모의 목울대가 움찔 움직이는 것을 조영이 바라보고 있었다.


”술에 취한 최정식을 다리 위에서 강물로 집어 던졌답니다. 탁일만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일단, 관련 내용에 대한 진술서와 자백하는 녹음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서울로 올라오고 있는 길이라고 했으니까, 점심 무렵이면 도착할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들으시지요. 그리고, 홍상만이라고 기억하십니까? 작년에 제가 나이트클럽에서 다친 날, 무슨 산속의 창고에서 보스에게 박살 났던 조폭 중간간부라고 하던데요?“


여한모의 말에 잠시 기억을 더듬던 조영이 말했다.


”그런 기억이 있군. 강남에서 활동하던 조폭의 이인자였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이름도 비슷한 것 같군. 그자는 왜?“


”지난번 조갑수의 일로 연락하던 강릉 깡패인 오상진이를 통해서 어젯밤에 황 사장과 인사를 나눴답니다. 강남의 자리를 빼앗아간 탁일만이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면서, 보스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했답니다. 일단은 황문달 사장과 함께 서울로 올라오고 있을 겁니다. 만나 보시겠습니까?“


”몸이 제법 날랬던 게 기억나기는 하는데,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군. 도와주게 된다면 장·단점은?“


”장점은 탁일만이를 치는 데 유용한 칼로 쓸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홍상만이라는 자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야겠지만요. 단점은 한국 깡패들이 정치부터, 여러 가지 이권에 지저분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라 보스에게 구정물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오고 있다니까 일단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지. 과장님, 식사는 다 했으니까 진한 커피 한 잔 부탁드립니다.“


”어우~ 보스. 아침을 그렇게 조금 드시면 어떻게 해요? 더 좀 드시지요?“


”나는 어제 과음했더니, 입맛이 없다. 한모 네가 나 대신 많이 먹어라. 하하하.“


숟가락을 가지런하게 내려놓은 조영이 물을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미숙 과장이 진한 향이 나는 커피잔을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고맙습니다, 과장님. 음식은 맛있는데, 제가 입맛이 없어서 조금 먹은 거니까 오해는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보스.“


활짝 웃어 준 하미숙 과장이 자리를 비켰다.


”아~ 맛있게 잘 먹었다. 과장님, 저도 커피 한 잔 주세요.“


밥그릇을 깨끗하게 비운 여한모가 커피를 주문했다.

조영이 식탁 한쪽에 놓여 있던 담배를 집어와서 불을 붙이자, 커피를 내온 하미숙이 재떨이를 준비해 주었다.


”휴~우. 윤광은 어떨 것 같아? 함께 있던 여자애는 무슨 검찰 쪽 딸이라고?“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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