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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필담입니다.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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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백야필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6.28 01:00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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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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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374

작성
24.05.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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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3)

DUMMY

신화급 아이템을 뽑았다(3)



던전 브레이크 현상으로 균열을 통해 튀어나오기 시작한 고블린들.

그 수는 총 다섯이었다.


몬스터 사체를 보는 건 드문 일이 아니지만, 살아 움직이는 몬스터를 보는 건 드문 일.

몸이 얼어붙어 잘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나를 독촉하는 듯, 퀘스트 창이 다시 떠올랐다.


【차원 연결 퀘스트】

─지정 좌표에 도착해, 곤란에 처한 사람을 도우십시오.

─보상 : 차원 연결 쿨타임 10시간 감소

─제한 시간 : 00:24:00


“하지만, 나도 몬스터를 상대해본 적이 없는데······.”


신화급 아이템을 얻고, 검술을 배운 것과는 별개다.

생명체를 베어 죽일 결심, 혹시라도 내가 크게 다치거나 죽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


고민하던 차.

내 정신을 깨운 건 다시 들려온 비명이었다.


“사, 살려주세요! 제발요! 누구 없어요?”


몬스터들 너머, 바닥에 넘어진 채 두꺼운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헐렁한 교복을 입은 게, 딱 내 동생 희진이와 비슷한 나이대일 것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울타리에 막혀 궁지에 몰린 채 구석에 몰려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사냥하듯 단검을 쥔 채 천천히 다가가고 있는 고블린들.

놈들은 아이들을 조롱하듯 웃다가, 단검을 높게 치켜올렸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반응했다.


“젠장. 신화급 검을 믿어보는 수밖에.”


놈들의 수는 다섯.


차원 이동과 검신의 검술을 동시에 사용해서 일격에 두 놈이라도 죽일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다.


나는 검을 뽑는 것과 동시에 차원 이동 스킬을 사용해 고블린들의 뒤로 이동했다.


“차원 이동.”


【스킬, 차원 이동을 사용합니다】


몸에서 마나가 빠져나간다.

시야가 변하며, 공간을 도약해 순식간에 고블린들의 뒤를 점했다.


그리고, 놈들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검을 휘둘렀다.


“1식, 반월 베기.”


검이 소리도 없이 허공을 가른다.


검 끝을 따라 만들어진 반월 모양의 빛이 쏘아진다.


반월이 훑고 지나간 고블린들의 몸에 가로선이 생긴다.

천천히 붉은 액체가 흐르기 시작하더니, 놈들의 몸이 주저앉았다.


툭, 투두둑!


고블린 다섯 마리가 일격에 쓰러졌다.

눈앞의 두 마리를 벨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너무 손쉽고, 빠르게 끝난 첫 전투.


그리고, 이것이 나의 첫 레벨업이었다.


검과 검이 준 검술이 보여준 상상 이상의 위력에 잠시 놀라던 차.


놀란 표정을 하고 있던 아이들이 공포가 채 가시지 않은 얼굴로 쭈뼛쭈뼛 다가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괜찮아? 다친 곳은?”

“둘 다 다친 곳은 없어요. 놀라긴 했지만요······.”

“다행이네. 요즘 던전 브레이크가 잦아서 흉흉하니까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지 말고, 사람들 많은 곳으로 다녀.”

“네, 알겠습니다.”

“네······.”


나는 놀란 아이들을 다독이며 아이들을 대로변까지 데려다주었다.


“여긴 안전할 거야. 가는 길에, 던전 브레이크 신고 좀 해주고.”


내가 연락한다면,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

특히, 신화급 아이템을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나를 죽여서라도 가지려는 인간들이 나올 수도 있다.


최대한 다른 각성자들은 피해 다녀야지.


다행히 아이들은 별 의문을 품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는 길에 신고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떠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차원 연결 퀘스트 클리어!】

【퀘스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 : 차원 연결 스킬 쿨타임 10시간 단축.


드디어, 원하던 보상을 손에 얻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히든 업적 달성, 사상자 전무!】

【퀘스트를 훌륭하게 이행했습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 : 확률 조정권

【첫 퀘스트 완료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 : 차원 연결 스킬 쿨타임 20시간 단축.


보상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서 어지러울 지경.


“하, 하하······.”


정신없고 아직도 팔다리가 떨릴 정도로 당황했지만, 보상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


“쿨타임 30시간 감소에, 확률 조정권이라······ 확률 조정권?”


【확률 조정권】

─차원 연결 스킬의 아이템 소환 확률을 10% 추가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등급을 선택해주세요.


“그러니까, 가챠 확률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거네.”


차원 연결 스킬의 설명에서 보았던, 특정 아이템을 사용하면 확률을 조정할 수 있다는 문구.

그 확률을 조정하는 아이템이 이 확률 조정권이었다.


“대박이다······.”


이걸 10장 모으면, 신화급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1급을 무조건 뽑을 수 있다는 소리니까.


“이러면······ 해볼 만해.”


희진이의 병을 고칠 아이템, 엘릭서.

어떤 등급으로 측정됐는지와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만병통치약으로 불린다고 하니 등급이 높을 거다.


그런 만큼 1급 당첨 확률을 높일수록 엘릭서가 나올 확률도 높아지겠지.


그리고, 보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고블린 시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시체에서 마법석을 회수했다.


“몬스터 사냥의 핵심은 이 마법석이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동력원.

마나를 가득 품고 있는 이 마법석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면서, 현재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이다.


최근에는 마법석을 연료로 삼는 배터리를 이용한 자동차까지 출시되고 있으니, 말 다 했지.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던전 안 광산에서 발견되는 이 마법석은 흔하게 구할 수 있음에도 가격이 꽤 나간다.

무조건 회수해야 한다는 소리지.


그렇게 서툰 솜씨로 마법석 갈무리를 끝내자, 내 손에는 푸른 수정 조각처럼 생긴 다섯 개의 마법석이 들어왔다.


“이 정도면······ 200만 원 정도.”


파티 사냥을 했다면 나눠 먹어야 하겠지만, 나는 혼자서 독식할 수 있다.


“사냥 한 번에 200만 원이라니······ 거의 내 2주 치 급여네.”


일주일에 벌 돈을 한 번에 벌었다.

물론, 던전을 공략하면 훨씬 더 많은 몬스터를 잡으니, 그만큼 수익도 늘어난다.

이러니 다들 목숨을 걸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거겠지.


“일단, 피곤하니까 집으로 돌아가자.”


첫 전투에 긴장한 탓인지,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나는 문자로 던전 브레이크 현상을 신고한 뒤, 남은 마나를 탈탈 털어 차원 이동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차원 이동’을 사용합니다】


우우웅.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씻고 침대에 누워 검신의 영혼에게 물었다.


“검신의 영혼.”

─나를 찾았는가.

“그래.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얼마든지.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내가······ 던전을 공략한다면, 어떤 몬스터까지 안전하게 잡을 수 있을까?”


실제로 경험한 검술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났다.

고블린쯤은 우습게 사냥할 수 있을 만큼.


그렇다면, 택배 일을 때려치우고, 수익이 더 좋은 던전 공략을 시도해봐도 되지 않을까?


─오크 정도라면, 상처 하나 없이 잡을 수 있을 거다. 상위 개체는 조금 힘들겠지만, 죽지는 않겠지. 물론 언제나 예외 상황은 있겠지만 말이다.

“오크라······.”


오크 사냥에 나서는 이들의 평균 연봉은 억을 조금 넘는다.

상위 개체가 나오지 않는 던전은 없다고 봐도 좋으니, 나도 파티 사냥을 한다면 비슷한 수익이 들어오겠지.


하지만, 고블린 던전은 혼자 클리어할 수 있을 거다.

그 돈을 독식하면, 안전하면서도 비슷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거고.


그렇다면······ 던전에도 도전할 만한데?


아니, 단순히 도전할만한 정도가 아니다.


이번에 고블린을 잡아보면서 느꼈다.


차원 이동과 검술의 조합.

이 두 조합을 이용한다면, 어쩌면, 남들이 절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고 빠른 공략법을 만들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정석적인 던전 공략법을 모조리 익힌 뒤, 어느 정도 전투에 익숙해져야겠지만 말이다.


긴장도 풀렸겠다, 생각이 많아지자 피로가 몰려왔다.


“끄응······ 피곤하니까 머리도 안 굴러가네. 자세한 계획은 나중에 세우고 일단, 자자.”


하루 이틀로 완성될 계획이 아니니까 말이다.


*


대한민국의 많고 많은 길드 중, 세가 가장 큰 다섯 길드가 있다.


이들은 서울에 터를 두고 정부와 협력, 서울의 치안을 담당한다.


그 중, 하나인 동해 길드.

서울 동부의 외곽지역까지 치안을 담당하는 길드에 한 통의 던전 브레이크 신고 전화가 걸려 왔고, 곧바로 출동했다.


현장으로 향하는 도중, 한 길드원이 하품하며 입을 열었다.


“하음. 몬스터들은 밤잠도 없나, 이 시간에도 브레이크가 터지네요.”


그 말에, 동해 길드의 팀장, 이지연이 길드원을 흘겨보았다.


“던전 안의 환경이 지구와 차이가 있다는 거겠지. 그것보다 던전 브레이크 발생 징조가 없던 던전인데, 이상 현상으로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정신 차리고 대비해.”

“옙!”


이지연의 날 선 말에, 팀원들이 정신을 바짝 차렸다.

이어, 다른 팀원들이 하품하던 남자에게 경고했다.


“정신 똑바로 차려. 팀 바뀐 지 얼마 안 돼서 모르나 본데, 이지연 팀장님 몬스터 관련된 일이면 눈 뒤집히시거든.”

“특히, 팀 실책으로 사상자라도 발생하는 날에는······ 어후! 끔찍해. 괜히 최연소 팀장이 아니라니까?”


팀원들의 진심이 담긴 경고이자 충고에, 남자의 몸이 움츠러들었다.


“아, 알았어.”


그렇게 현장에 도착 후, 공원을 봉쇄한 동해 길드원들이 빠르게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다는 위치로 향했다.


그곳에는 금방이라도 몬스터를 쏟아낼 듯 일렁이는 던전과 가지런히 모여 있는 고블린 시체가 있었다.


이지연 팀장은 현장을 훑어보다가 길드원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략조는 던전에 진입하고, 나머지는 현장 근처를 수색, 수습한다.”

“예!”


공략조가 던전에 진입한 후, 이지연 팀장은 현장을 보며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재밌네.”

“어떤 게 말씀이십니까?”

“이번 현장.”


길드원은 현장을 훑어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눈에는 그저 누군가 고블린을 처리하고 간 현장에 불과했으니까.


“어떤 게 재밌다는 말씀이신지······.”

“초보 같은데, 실력이 장난 아니야.”

“예? 고블린들을 상대한 게 초보라고요? 초보라면, 고블린 한, 두 마리를 상대하는 것도 벅찰 텐데요? 어떻게 고블린 다섯 마리를······.”


길드원의 의문에, 이지연 팀장이 고블린들의 사체와 바닥에 남은 혈흔을 가리켰다.


“혈흔을 봐. 일정한 위치에, 딱 그곳에만 피가 흘렀어.”

“그러네요. 누군가를 위협하는 대형을 갖춰 이동하다가, 한 번에 죽었다는 얘기겠죠?”

“그래. 대응할 틈도 없이 빠르고 깔끔하게 죽인 거지. 반면에, 고블린 시체를 봐. 다 헤집어져 있지?”

“예? 아, 예. 진짜 그러네요.”

“아이템 파밍 실력은 초짜라는 거야. 그런데, 멀리 퍼져있는 고블린 다섯 마리를 한 번에 죽였어. 대체 무슨 스킬을 얻은 건지······.”


이지연 팀장의 설명에 따라 현장을 확인한 길드원이 경악했다.


“세상에······ 진짜네요! 대체 어떤 초보가 이런 일을······.”

“확실한 건,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국내에 그 사람밖에 없었다는 거지.”

“그 사람이라면······.”


이지연 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검성 이태준.”

“랭킹 1위!”

“그래. 혜성처럼 등장해서, 고작 3년 만에 한국 랭킹 1위가 된 그 검성 이태준이나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지.”

“그, 그렇다면 이 고블린들을 상대한 사람은······ 랭커 후보!”

“그렇지. 벌써 어떤 눈치 빠른 길드에서 키우고 있는 유망주일지도 모르지만······ 일단 한 번 수소문 해봐.”

“예!”


이지연 팀장은 고블린들의 시체를 한참이나 내려다보았다.


“검성 이태준에 버금가는 검술을 쓰는 사람이라······ 재밌어. 조만간 랭킹 구조가 바뀔 수도 있겠는데?”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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