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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대장 님의 서재입니다.

S급 범죄자로 환생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땅대장
작품등록일 :
2020.12.18 20:55
최근연재일 :
2020.12.29 18:2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653
추천수 :
37
글자수 :
68,176

작성
20.12.19 17:10
조회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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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벽을 뚫다

DUMMY

“끄아아아악! 못해! 안 해! 무를 거야!”


갑작스러운 날벼락에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내게 날라오는 메시지는 일방통행이었고, 스팸차단 기능 따윈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놈! 이제 도망 못 간다!”

응, 어차피 이제 도망 못가. 코 꿰였거든...


“잡아라!”


기동능력에 제약이 조금 생겼다지만, 5대1이라는 쪽수 차이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는 연이은 전투와 혼신의힘을 다한 도주로 꽤 지친 상태였고, 놈들은 반영구적인 연료통을 보유한 지치지 않는 기계들이었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싸워야만 했고, 기왕 이렇게 된 거 하켄 놈들의 소중한 전투자원을 하나라도 더 데려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손잡이를 있는 힘껏 꽉 쥐고 오러를 일으켰다.


캉!


먼저 격돌한 것은 전방의 있던 세기의 기가스들이었다.


각자 마나가 흐르는 블레이드를 내리쳤고, 점점 날카로워 지고 있는 감각으로 공격을 미리 읽어낸 나는 검을 들어 막고 흘려낸 후 빈 공간을 파고들어 피해냈다.


공격을 막아낸 팔이 욱신거렸다.


나 또한 마나를 통해 강화되어있는 몸이었지만, 기본적인 피지컬에서 오는 완력 차이와 5기의 기가스가 공명하며 발생하는 출력 상승으로 인해 순수한 힘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고, 정면에서 힘으로 맞붙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펑펑펑


하지만, 전방의 있는 적들의 공격을 피해낸다고 끝이 아니었다. 어찌어찌 막아내고 피한다 하더라도 뒤에 남아있는 녀석들의 핸드캐논에서 마력탄이 뿜어져 날아왔다.


전위에 셋, 후위에 둘, 녀석들은 전력 낭비가 없는 최적의 진형으로 나를 조여오고 있었고,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필패.


“크윽!”


검술의 경지에서는 내가 확실히 앞서고 있었기에 전위에 있는 놈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거기다 반격을 하는 것까지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영역이었지만, 지금 상황은 멀리 날아오는 마력탄의 움직임까지 마나 감지를 통해 읽어내면서 눈앞에 덩치들을 상대해야 했기에 어찌어찌 치명타는 피하고는 있었어도 하나둘씩 잔상처가 쌓여가고 있었다.


아마 이전보다 향상되어가고 있는 마나를 느끼는 능력이 아니었다면 이미 외팔이나 외다리가 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


“멍청한 빨갱이 놈, 국가와 민족을 좀먹는 쓰레기 새끼.”


자꾸 빨갱이 드립으로 신경을 슬슬 긁네? 내 뒤져도 네 놈 모가지 만큼은 따야겠다.


“대위님, 놈이!”


“당황하지 말고, 자리 지켜, 불나방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군.”


대위 놈의 도발에 욱한 것도 있었지만, 이대로 수세적인 스탠스만 취하다가는 정말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았기에, 모든 집중력과 오러를 검 하나에 욱여넣고 놈들을 향해 대쉬한 후, 순간적으로 가속하여 놈들의 후방으로 이동했다.


뒤로 물러만 나던 내가 갑자기 공세적으로 나온 데다가, 전위에 있던 아군의 후방을 점거하자 후위에 있던 녀석들은 당황했는지, 내 뒤로 아군들이 있는 것을 망각하고 마력탄을 쏘았고, 나는 정면으로 정직하게 날아오는 마력탄을 공중으로 치솟으며 가볍게 피해냈다.


“모두 흩어져!”


짬은 어디 가지 않는지, 가장 먼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마력탄의 존재를 깨달은 대위가 부하들에게 흩어지라고 명령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다음 수를 위해 조금 마나를 끌어 올리고 검에 오러를 좀 더 조밀하게 씌우기 위해 집중했다.


그러자 희미한 신기루같이 일렁이던 오러가 좀 더 진한 형체를 갖고, 마치 검에 하나의 검날이 덧씌워진 듯한 형태가 만들어졌다.


퍼버벙


같은 편을 향해 날아간 마력탄은 놈들에게는 다행히도 맨땅에 적중하며, 굉음과 흙먼지만 일으켰고, 언제나 근접해서 오밀조밀한 합격진을 형성하던 놈들이 잠시나마 거리를 벌려 떨어지게 되었다. 찰나의 시간일 뿐이었지만, 내가 그들 중 하나에 접근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고, 나는 단 한 번의 도약으로 목표물에 접근했다.


“이,,,잇 이 놈!”


가장 실력자답게 내 검에 담긴 힘을 느꼈는지 대위의 떨리는 음성이 밖으로 들려왔지만, 나는 오직 모가지를 따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고, 지금 내 눈에 선명하게 보이고 있는 마나들에게 잠시, 아주 잠시만 내 검이 놈의 목을 파고들 수 있도록 놈을 둘러싼 방어마법진을 약간이라도 약하게 만들어달라고 간절히 염원했다.


“흐아아압!”


그래 기합이지~. 힘은 기합에서 시작해서 기합으로 끝난다. 기합이 없으면 되는 일도 안되는 것이다.


콰지직


간절한 염원과 기합의 힘이 통했는지 놈의 강철 모가지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며, 내 검은 깔끔하게 놈의 목을 가르고 지나갔다.


이어서, 뚜껑이 열려 모든 기능이 셧다운 되어버린 무방비의 기가스의 가슴에 검을 쑤셔 박았고, 마력기관이 펑하고 터지며 내부는 안에 타고 있던 라이더와 함께 장렬하게 타올랐다.


“대위님!”


대장을 잃은 나머지 따까리들이 소리쳤다. 하지만, 누구도 먼저 나서서 내게 대장의 복수를 위해 달려드는 녀석은 없었다. 머리를 잃은 충격에 잠시 패닉이 온 것인지 놈들은 움직이지 않은 채 그저 잔뜩 경계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나의 컨디션은 왜인지 점점 상승곡선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마나가 좀 더 선명하게 느껴졌고, 내 의지가 마나에 닿으면 그것은 이전보다 더 쉽게 내 의지에 응해줬다. 거기에 더해 뒤이어 도착한 선물은 한 계단 높은 경지로 나를 이끌었다.


[한 가지 재능에 내려졌던 축복이 완전히 체화되었습니다. 마나를 이해하는 눈이 개안합니다.]


그래 이거지, 믿고 있었다고 젠장! 신이시여! 의심하여 죄송합니다.


“너희를 제물로 삼아 속죄하겠다.”


지금까지 고전하던 내가 그렇게 말하면 허풍으로 들리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마나의 흐름이 좀 더 선명하게 보였고,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여 오러를 만들어낸다. 가장 낭비없는 길로 마나가 온몸을 순환하며 신체를 강화 시켰고, 검으로 뻗어 나간 마나는 좀더 조밀한 형태로 뭉쳐지며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오러의 검을 만들어냈다.


“오러 블레이드!”


“마스터!”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전장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았다. 주변을 잠식해나가고 있는 이 긴장감의 주인공은 남은 4기의 기가스들이었고, 그들의 앞에는 반짝이는 오러블레이드의 날을 불타는 기가스의 기체에 갈고 있는 한 사람의 마스터가 서 있었다.


“빨리 끝내고 이제 좀 쉬자.”


놈들은 대가리를 잃었고, 부지불식간에 마스터가 된 내가 서슬퍼런 날을 들이밀자 엉거주춤하며 서 있을 뿐이었고, 감히 불길에 휩싸이고 있는 전장에서 멍이나 때리고 있는 놈들을 단죄하기 위해 나는 친히 먼저 움직였다.


단 한 기의 공백일 뿐이었지만, 중심을 잃어 방패 역할을 하던 전위가 무너지고, 안정적인 방패를 잃어 후방에 견제까지 받아 더는 꿀이나 빨면서 마력탄만 쏠 수 없게 된 놈들은 함께 블레이드를 휘둘러대며 근접전투에 가세했다.


하지만, 중구난방으로 이어지는 공격에 합이 맞을 수가 없었고, 기본적인 역량에서까지 우위에 서게 된 내가 그 빈틈까지 파고들자 녀석들은 손쉽게 무너졌고, 전투는 보다 싱겁게 마무리되었다.


서걱


강철을 무썰 듯 베어버리는 오러블레이드로 마지막 남은 한 기의 목을 썰어버린 후 마지막 확인사살로 검을 찔러넣었다.


완전히 기능이 정지되어 버린 기가스 나는 그것을 의자 삼아 그대로 앉아버렸고, 모든 것의 끝을 알리는 메시지가 머릿속으로 울려 퍼졌다.


[위험한 적들을 모두 처리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에 대운의 축복이 깃듭니다.]


지난번과 같은 간결하고도 친절한 설명 따위는 전혀 없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칼의 기억을 받기는 했지만, 전생의 인격 또한 가지고 있었기에 내가 완전하게 이 시대, 이 세계의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더군다나 현재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상을 보았을 때, 앞으로의 미래는 감히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와중, 누가 내게 보내는 것인지 모를 의문의 메시지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감조차도 못 잡던 나를 ‘수동적‘이게라도 움직이게 하고 만들었다.


비록 방금 전 상황처럼 뜬금없는 혹은 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메시지를 내려주기도 했지만, 이제 어렴풋이 아니 어느 정도는 확신에 차게 알 수 있었다.


미지의 존재가 내게 보내는 메시지는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을...


검을 다시 뽑아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어둠이 물들어 있었고 불타는 기가스들만이 활활 타오르며 빛을 밝히고 있었다.


***


하켄 공화국 수도 바이른


현재 하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으며, 하켄을 가장 사랑하는 이가 생활을 하고 집무를 보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상 관저의 분위기는 근래 들어 가장 가라앉아 있었다.


“수용소 폭동 2건, 습격 및 집단탈옥 4건, 얀센 주 방위군 1개 연대 전멸...”


집무실 책상에 앉아 서류에 적힌 보고내용을 읽는 남자의 목소리는 음의 높낮이 없이 일정했지만, 그 앞에서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전방 45도에 시선을 고정한 남자의 얼굴에서는 몇 방울의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특히, 에르겔 수용소는 주요 거점으로 예정된 곳이 아니었나?”


“마...맞습니다! 수상 각하”

“그런데...”


보고 된 내용에 대해 묻던 이 나라의 수상이자 민족 수호당의 당수 프란츠 베이커는 이어서 하던 말을 끝까지 말을 마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고, 차렷 자세로 보고 하던 남자는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그에게 다가오자 더욱 뻣뻣하게 몸을 곧추세웠다.


“그런데 왜! 고작 빨갱이들에게 이렇게 형편없이 당한 것이야!”


프란츠가 그의 분노를 침을 튀기며 자신의 얼굴에 쏟아냈지만, 차렷 자세의 남자는 침을 닦아야겠다는 생각은커녕 자기 얼굴의 침이 튀겼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였고, 오직 눈앞에 있는 하켄의 지도자가 품은 노여움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풀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것이 습격자 중 마스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내는 이 사실이 상황이 이렇게 된거에 대한 약간의 변명일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게 뭐! 그게 변명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고작 빨갱이한테 붙어 있는 마스터 따위가 우리 위대한 하켄의 군대보다 대단한가?”


네 졸라리 쎕니다요. 예상을 벗어난 답변에 남자는 눈앞에 콧수염이 매력적인 위대한 수상각하에게 속마음을 그대로 전하고 싶었지만 위대한 하켄 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해 자신이 할 일이 많았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밖에 특무대장 있나? 루카스! 루카스 대장 들어오라고 해!”


수상 관저 집무실에서 한바탕 소란이 있고 난 후, 이전까지는 수용 능력의 한계로 인해 단계별 기한을 두며 진행되던 반국가 인사 체포 작전인 ’청소‘는 이전과 달리 하켄 전역에서 무차별적으로 그리고 이전과 달리 아주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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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악법의 탄생 20.12.26 46 1 13쪽
11 산하 길드 20.12.25 49 2 13쪽
10 예상치 못한 제안 +1 20.12.23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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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리치 레이드 +1 20.12.21 93 2 13쪽
7 죽음에서 되돌아온 자들 +2 20.12.20 10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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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을 뚫다 +2 20.12.19 141 2 12쪽
4 누가 맘대로 튀래 +1 20.12.18 169 3 14쪽
3 위험한 녀석들을 만나다. +2 20.12.18 199 4 13쪽
2 운빨이란 이런 것 20.12.18 255 6 12쪽
1 S급 범죄자로 환생하다-Prologue 20.12.18 280 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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