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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JM
작품등록일 :
2022.05.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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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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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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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과거의 그림자 (2)

DUMMY

인프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오후, 체렌과 가디언은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한껏 꾸민 카린이 등장하자 가디언은 눈이 동그래진다. 하얀색 치마와 몸에 걸린 화려한 장신구들이 카린을 더욱 빛냈다.


"그..그렇게하고 놀이기구 탈 수 있는거 맞나..?"

가디언이 웃자 카린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웃었다.

"안될 거 없잖아?"


"박사님은 언제 오셔?"

체렌이 가디언에게 물었다.


"곧 올텐데. 끝나고 사람들이 하도 박사한테 싸인해달라 해서 무슨 팬미팅인줄 착각했어."

가디언은 인프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럴만도 하지, 라며 인프로 놀이공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파란 벡터 선이 꿈틀거리며 시야를 확장하던 도중에 익숙한 얼굴이 눈 앞에 나타났다.


"안녕 여러분."

제이슨이 나타나서 손을 흔들었다. 갑작스럽게 데이비드의 보좌관이 등장하자 모두가 당황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 때 양복 차림 그대로 와서 모든 이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으응..?"

카린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그와 눈이 마주쳤다.


"넌 대체 왜 왔어?"

가디언이 제이슨에게 다가가 어깨를 붙잡고 귀에 대고 말했다.


"박사님이 가랬다. 나도 오기는 싫었어! 내 꼴을 보라고.."

제이슨이 속삭이자 가디언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러면.. 어떻게 나눌.."

가디언이 뒤돌아서 카린과 체렌을 바라봤다.


"우리끼리 놀다올게!"

카린과 체렌은 손을 맞잡고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발랄하게 뛰어 놀이기구가 많은 곳으로 멀어져갔다.


"아 씹할!"

가디언은 소리 지르며 주저 앉자 제이슨을 올려다 보았다.


"뭐, 이것대로 나쁘지 않는 데이트겠네."

제이슨이 웃으면서 말하자 가디언은 고개를 저었다.


"차라리 이게 나아. 나는 네 동생이랑 거의 처음 만나는데 둘이서 놀이기구를 타겠니?"

제이슨이 어쩔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돌아가. 놀이기구 타다 뒤질 수도 있다 너."

가디언이 천천히 일어나 제이슨을 노려보았다.


"우리의 우정을 다시 쌓는 즐거운 시간은 없는건가?" 제이슨이 말하자 가디언은 손사래 치면서 카린과 체렌이 갔던 곳으로 달려나갔다.


유령의 집 줄에 서있는 카린과 체렌을 보고는 가디언이 곧바로 그 둘에게 달라붙었다.

체렌은 가디언의 인기척을 느끼고 뒤돌아봤다.


"오빠 뭐야? 아까 그분은.."

체렌은 가디언 어깨 너머로 천천히 걸어오는 비즈니스맨이 보였다. 양복입고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어 뭐야. 가디언. 너 지금 질투하고 따라온거야?"

카린이 웃으면서 가디언을 바라보자 그는 그녀의 양쪽 볼살을 잡아쥐었다.


"어. 다 같이가. 그게 나아."

가디언이 카린의 손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뒤따라온 제이슨은 유령의 집의 외관과 이름을 보는 순간 멈춰섰다. 체렌은 오다가 갑자기 굳어버린 그를 보고는 의아해 했다. 사람들이 조금씩 몰려들기 시작해서 더이상 체렌의 시야에서 그가 보이지 않았다.


"저 분 오지 못했는데...!"

체렌이 가디언과 카린에게 다가가 말했다.


"누구? 제이슨?"

가디언이 뒤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혼자 놀게 냅둬. 걔 무서운 거 싫어해."

카린이 체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셋은 은은한 초록색 조명이 있는 동굴 입구에 들어섰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북적였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수많은 기대와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 가디언은 혹시나 자신이 민망한 꼴을 할까봐 인프를 활성화 했다. 모든 점프스케어와 유령들을 예측하고, 그것에 대한 감정을 모조리 배제하려 했다.


하지만 완전히 어둑한 공간에 당도하자 그런 생각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다가왔다.


<철컥.>


완전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서는 길을 막고있는 문이 열리면서 길이 펼쳐졌다. 카린과 체렌 그리고 가디언이 들어서고 다시 문이 닫혔다.


앞서 나간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공간을 가득채웠고 어디선가 움직이는 소리가 자꾸만 가디언의 심기를 건드렸다.

가디언은 카린의 손을 꽉 잡아쥐면서 천천히 걸어나아갔다. 오른 손으로 벽을 디디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플라스틱 벽인지, 아니면 어떠한 형체인지 알 길이 없었다.

카린의 떨림이 가디언의 손에 느껴지자 그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웠다.


빨간색 조명이 탁, 하고 켜지니 공포스러운 현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앞으로 쭉 나있는 길 끝은 벽이 있었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 있었다.


"오 이런."


가디언은 빠르게 인프로 각 길에 대한 정보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뭐가 나올지 예측은 할 수 없어도 사람들의 선택을 기반한 통계를 쏟아냈다. 남아있는 발자국들을 통한 분석이 진행되었다.

인프가 천천히 결과를 발표한다.


좌측: 67%

우측: 30%




가디언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3%는 어딨어?"

가디언이 사색에 빠지기도 잠시, 뒤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린과 체렌은 뒤를 살짝보더니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가디언은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악마의 잘린 머리가 천장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머리 없는 몸이 바닥을 빠르게 기어오고 있었다. 가디언은 그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빠르게 달려나가는 카린의 손을 살짝 놓쳐버렸다. 카린과 체렌이 왼쪽길로 곧바로 들어가자 가디언도 따라서 왼쪽으로 방향을 트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푹 꺼져버린다.


"으아아아아악!"






가디언은 공중에 붕 떴다가 아래로 추락했다.

꽤나 넓은 공간이었다. 가디언의 눈 앞에 보인 건 광활한 동굴 속. 검디검은 벽과 돌부리들이 가장자리를 따라 줄줄이 이어져있었고 바닥에는 에메랄드 처럼 맑은 물이 가득차있었다.

3%의 확률에 당첨된 사람들이 허우적거리는게 보였다. 욕설과 호루라기 소리도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풍덩.>


가디언은 맑은 물을 온 몸으로 느낀 뒤 곧바로 몸을 움직여 올라와 공기와 마주한다.


"뭔데 대체.."

가디언은 빠르게 수영해 나아갔다. 근처 돌부리 위에있는 안전요원들이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구조하거나, 튜브를 던져주는 모습이 보였다. 어떤 사람은 화를 내며 내가 수영하러 왔냐고 안전요원에게 따지기도 했다.


"그렇긴 해..갑자기 워터파크냐고..?"

가디언은 흠뻑 젖어버린 옷을 보고 인상을 썼다.

그는 앞쪽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일렁이는 형체를 보고 물로 눈을 씻었다. 헛것을 보는건지 싶었지만 아니었다. 잠수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헤엄쳐서 가디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바다에서 갑자기 물귀신 인형이 솟아올라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가디언의 다리를 잡아 쥔 건 사람이었다. 유령의 집의 유령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완전한 잠수복을 입은 사람.

가디언은 곧바로 누군가에 의해 물 속으로 빠져버리고 순식간에 바닥과 마주했다. 잠수복을 입은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려 했지만 그 어느 부위 하나 드러난 곳이 없어 파악할 단서 하나 없었다. 맑은 물이 코와 귀를 장악하자 가디언은 당황했다. 잠수복을 입은 사람은 곧바로 가디언의 등 쪽으로 와 그의 목을 단숨에 팔로 감싸안았다. 그리고 조였다. 그 한 순간에 주사기가 가디언의 팔에 꽂혀버렸다. 가디언은 그 감촉을 느끼자마자 주사기를 쳐내 뽑아버린다.

완전히 숨이 틀어막힌 가디언이 팔 다리를 허우적거렸다. 인프가 빠르게 경고했다.


'산소 부족. 산소 부족. 산소 부족.'


가디언은 팔을 확 휘둘러 그의 머리를 붙잡았다. 금방 미끄러져 팔은 아래로 향했고, 가디언의 숨통을 조이는 적의 팔은 더욱 더 힘을 주었다. 가디언은 다리를 움직여 녀석의 급소를 내리찍었다. 그러자 잠수복을 입은 사람은 뒤로 밀려났다. 가디언은 재빠르게 헤엄쳐 수면 위로 올라갔다. 거친 호흡과 함께 희망을 만끽하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그를 죽이려는 녀석은 근처에 있을 터였다. 가디언의 눈동자는 순수한 공포로 가득찼고,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다시 검은 신체가 가디언을 향해 헤엄쳐왔다. 가디언은 발길질로 녀석의 머리를 걷어찼다. 적의 머리가 뒤로 확 제껴지더니 뒤로 날라갔다. 최소한 목은 부러졌을 것이라 생각하며 가디언은 뒤로 물러섰다. 물 속에 있는 동안 인프의 힘이 약해지는지 가디언은 에리옴을 기반으로 한 속력을 낼 수 없었다. 가디언은 자신을 감싼 빌어먹을 액체를 두 팔로 휘저으며 주위에 있던 안전요원에게 다가갔다.


"출구는 어딨지?

가디언이 펄쩍 뛰어올라 바위 위에 착지했다. 둔해졌던 그의 몸은 멀쩡하게 움직여진다.


갑자기 물에서 튀어오른 가디언을 보고 안전요원은 그를 경외심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저쪽으로 가서 헤엄쳐가서 엘레베이터 타시면 됩니다."

안전요원이 말하자 가디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쏘아보았다.


"도대체 왜 이딴 곳을 쳐만들어놓은거야?"

가디언은 다시 물 속으로 다이빙 하려는 순간 시야가 흐릿해졌다.

가디언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안전요원을 돌아보았다.

온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더이상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가디언 눈의 초점은 사라져갔고 그의 몸은 아래로 향했다. 호루라기 소리와 물 속 갑갑한 소리만 울려퍼졌..






*





"오빠. 기절한 거 실화야?"

체렌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가디언은 눈을 천천히 떴다. 카린의 비웃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고 제이슨의 훈수질이 따박따박 들려왔다.

가디언은 곧바로 벌떡 일어섰다.

그는 놀이공원 보건소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는 곧바로 자신의 몸을 확인했지만 물에 젖기는 커녕 땀에 물들어있었다.


"어..어떻게 된거야..?"

가디언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가 크게 웃었다.

체렌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가디언을 놀려대기 시작했고 카린이 가디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처음에 머리 잘린 악마가 기어올 때 너 기절했어. 그리고 대체 무슨 꿈을 꾼거야? 막 팔 다리를 휘젓던데."

카린이 가디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었다.


가디언은 너무나도 생생했던 꿈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도 꿈인지 궁금했다.


"내가.. 놀라서 기절했다고?"

가디언은 자신이 그랬을리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 모든게 생생했어. 내가 고작 그 빌어먹을 악마 대가리 때문에 기절했을리가 없잖아?"

가디언이 소리치자 체렌과 카린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러겠지. 너가 그렇게 약하겠니?"

카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도대체 뭐야.. 뭐냐고..."

그가 입구쪽으로 눈을 돌리자 가디언의 두 눈에 들어온 건 멀쩡하게 서있는 잠수복을 입은 사람이었다.


"저... 저 새끼가 날 죽이려 했어. 뒤에!"

가디언은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들어 의문의 사나이를 가리켰다. 잠수복의 겉표면을 따라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카린과 체렌은 그 사람을 돌아보았다.

체렌과 카린은 허공을 바라보는 듯,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잖아."

체렌이 가디언을 멍청한 등신 보듯이 바라보았다.


"너 좀 쉬어야겠다."

카린이 천천히 일어서면서 말했다. 하지만 가디언의 시야에서는 잠수부가 곧바로 그가 누워있는 침대 위에 올라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주사기가 들려있었고 매트리스가 눌려지고, 침상은 삐걱거렸다.


"으아아아아!"

가디언은 비명을 지르며 움직이지 않는 몸을 원망했다.


옆에 서 있던 제이슨이 가디언의 시선에 맞춰 살짝 허리를 숙였다.

그가 가디언의 뺨을 휘갈겼다.


"일어나, 하이에나."


작가의말

ho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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