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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카스텔JM 님의 서재입니다.

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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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JM
작품등록일 :
2022.05.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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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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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에스메랄 구출작전 (1)

DUMMY

인적인 없는 거리 위에서 나는 범퍼카처럼 요동친다. 벽과 투명한 물체들 사이에서 뒹굴다가

대뇌 피질에 이상이 생겼다.

그래서 아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온 괴상한 면상이 쓰러진 날 음해한다.

인퍼같았지만, 로봇이었다.

창백한 얼굴이 그걸 알려주고있다.

표정이 잠시 일그러지더니 곧이어 내 복부에 산탄을 갈긴다.



스턴이 꿈에서 깨어나 괴성을 지르며 발길질을 하니 어느새 체렌의 얼굴에 상처가 나있었다.




*





"진짜 미안해.." 스턴이 무슨 말을 하든 체렌은 턱을 괴며 바깥을 바라봤다. 아르쟌이 낡아빠진 군용 트럭을 운전을 하고 있고 제트팩이 조수석에 앉았다. 체렌과 스턴은 개방되어있는 뒷좌석에 마주 앉아 있었다. 그렇게 네 명만이 에스메랄 수용소로 향하고 있었다.


"조심 좀 하지. 무슨 꿈이었길래."

아르쟌이 큭큭 거리며 말했다.


스턴이 꿨던 꿈은 뭔가 모호했다.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느낄 만큼 인체의 움직임이 어설펐던 녀석이었다.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얼마나 지났죠?" 스턴이 물었다.

"3시간." 제트팩이 대답한다.

그는 구부러진 담배를 입에 고쳐물고는 창문을 내린다.

깜깜한 고속도로를 가로질러간다.

불빛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사막 위를 달린다.

네 바퀴가 계속 회전하고 그들을 인도한다.






*




결코, 믿기 쉬운 일이 아니였다.

사회에서 격리된다는.

더이상 인간이 아닌게 되는.

더이상 인간 취급 받지 못하는.


상당히 충격적인 사실만이 명료하게 남아있다.

신분을 증명해야 하는 절차가 있는 행위라면 인퍼는 할 수 없는게 된다.


인퍼가 아닌 그냥 장애인들도 그들에겐 경계 대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역차별에 대해 언급했다. 강조했다.

아주 좋은 현상이다.

그들은 죽을 명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류 간 갈등을 초래한 원인들이니까.

21세기의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이니까.




차를 세우고 길가 모텔에서 머무른다.

울리는 전화를 받는 스턴을 제외하고 전부 건물로 들어섰다.

체렌은 눈웃음 짓고는 먼저 들어갔다. 스턴은 다행히 화가 풀렸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인프에서 펼쳐진 통신 상대 프로필이 펼쳐지자 얼굴이 굳어졌다.


'카린 크라이슬러'


'어느 쪽이야?'

인프가 말을 걸자 스턴은 고개를 흔든다.

그는 일단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스턴의 말과 함께 정적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 시간이 스턴에겐 너무나도 지옥 같아서 그의 목은 금방이라도 타들어갈 것만 같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할까?"

스턴은 씁쓸하게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차라리 아무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으면 했다.

아쉬움조차 남지 않을테니까.


"너에게 만큼은 진실을 말해주고 싶어."

카린이 가녀린 목소리로 말하자 스턴은 갑자기 깊은 동굴 속에서 그녀의 손짓에 끌려 나오듯 동공이 확장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가늘게 뜨는 눈은 진실되었다.


"두 번은 안 속아. 한 번이면 돼!"

스턴은 고개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나와 함께 있으면서.. 행복했어?

그동안 만큼은 행복했냐고.."

카린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순간 스턴의 심장이 출렁 심연 속에 가라앉았다.

그리고 카린과 함께 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다른 모든 비극을 잠시 잊을만큼 행복했었다.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그 끝은 한쪽만 일방적으로 상처 입은 채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어갔다.

스턴의 입술을 부르르 떨렸다. 갑자기 눈물샘이 움직인다. 빠르게 삐져나오는 눈물을 옷깃으로 지웠다. 흔적도 없이. 그리고 영혼이 빠져나가듯 말했다.


"응."


정적이 흐르고 카린의 작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나중에 보자."



뚝-


스턴은 멍하니 허공의 인프를 바라봤다. 에리옴마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건가?

그는 아직 여전히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감정없는 로봇덩어리가 아님을.

여전히 인간의 순수함을 지니고 있는 인간임을.

은근슬쩍 다시 흐르는 눈물에 그는 또 팔을 들어올렸다. 다시 그런 시간이 올까.

그건 꼭 카린이 아니어도 된다라고 인프가 속삭였다.


"씹할, 프랑켄슈타인."

굵직한 목소리가 갑자기 그의 귓바퀴를 타고 들어갔다.

무심코 뒤돌아본게 화근이었다.

날라가 가로등에 머리를 박고는 머리카락에 뒤덮힌 피를 매만진다. 덩치 큰 모텔 주인이 오함마를 들고 다가온다. 그의 불끈한 근육이 나무 손잡이를 감아 쥐고 있었다.


"인퍼 새끼. 떳떳하게 돌아다니는게 합법적이지 않단다 꼬마야."


<쾅.>


다시 한번 오함마가 스턴의 머리통에 직격한다.

스턴의 두개골이 쩍 갈라지고 피가 터져나왔다.

스턴의 시야가 흐릿해진다. 처음부터 인프에 큰 충격을 받아서 대처가 불가능했다. 감정적으로 물들어 있던 탓에 인프가 습격을 감지하지 못했고 회피도 못했다.

빨간 배경으로 변하더니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뛴다.

덩치가 점점 다가온다.


"토가 나온다. 아니, 오줌이 나오네."

모텔 주인은 가랑이 사이에서 자기 물건을 꺼내들더니 스턴에게 내뿜는다.

스턴은 치욕스럽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갑작스런 충격으로 움직임일 수가 없었다. 뜨뜻한 오줌이 스턴의 바지를 적시고 있었다.


그는 바지를 고쳐 입고는 오함마로 스턴을 가랑이를 가리킨다.

고통이 너무 심해 신음을 뱉지도 못하고 입 안에서 맴돈다.


"너어무 좆같은게 뭔지 알아? 빌어먹을 인퍼라면 그냥 가만히 죽어버리기나.."


스턴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깨진 탓에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지만 그 고통을 모두 이겨내야했다. 두 허벅지에 손을 얹어 일어날려는 찰나에 체렌이 나타났다.


"돼지."

어느새 체렌이 그 돼지라는 놈 뒤에 멀찍히 서있었다.


"뭐?" 돼지는 뒤돌아서고는 오함마를 빙빙 돌렸다.


체렌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그를 노려봤다.

영혼이 사라진 듯, 그녀의 눈은 초점을 잃었다.

"진짜 좆같은게 뭔지 알아?"


스턴은 체렌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 몰랐어서 놀란다.


'알고 보니 정말 가디언이랑 똑같은 성격 아닐까.'




"꺼져 이 년아." 돼지가 팔을 빙 돌리더니 오함마가 체렌 위로 떨어진다. 피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 손으로 강철을 잡더니,

작살낸다. 그녀의 손바닥 안에 파편이 흘러넘친다.


경험에서 나타나는 그녀의 자세였다.


팔이 흔들리지도, 호흡이 흐트러지지도 않았다.


돼지같은 모텔 주인장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벌벌 떨기 시작했다.




"너희 같은 위선자들이 뻔뻔하게 우리들을 조져놓고는 정의를 실현한 척하는 꼬라지들."

체렌이 말하면서 천천히 걸어오자 뚱뚱한 덩치는 흠칫하며 뒤로 물러섰다.


"전례없는 화합이라며 자기위로 하는게 너무 좆같아."

체렌이 공중에 붕 뜨더니 손에 쥐고있던 철 들을 돼지 면상에 모조리 박아버린다.


돼지는 소리도 못내고 면상에 파편들이 쳐박혀 살이 찢겨지고 피가 뿜어져나온다. 체렌이 바닥에 착지하고는 쓰러져있는 시체를 밟고 지나와 스턴에게 다가갔다.


"스턴." 그녀의 얼굴에 피가 묻어있다.

스턴은 아무 말 않고 체렌의 눈을 피했다.

체렌은 손으로 그의 옷깃을 살짝 만지고는 잠깐 주춤하더니 오줌을 자신의 바지에 닦아낸다.


"괜찮아? 일어나봐." 체렌은 내 어깨를 흔들었다.

"고마워.." 스턴은 겨우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체렌은 눈물이 깃든 그의 눈을 보았다.

스턴은 이런 나약하고 비참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수치스러웠다.




*




스턴은 왠지 모르게 스스로 무능함을 다시금 느꼈다.

민폐가 된다는 느낌도 들었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뒷좌석에 누워있다. 바로 옆에 그의 팔을 잡은 체렌이 앉아있다.

충분히 공격을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한 결과였다. 체렌이 스턴은 작전에 투입 불가라는 판단을 내렸다. 에리옴에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다. 치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발동하지 않았다. 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다.

'빌어먹을 인프, 나는 에리어가 맞긴 한거야?'

사실 에리옴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방식은 경험으로 비롯된 적응과 진화였다.

긴 수면 끝에 깨어난 스턴에게는 아직 에리옴이 그의 몸과 완전히 물아일체가 되지 않아서 아직 '에리어'라고 부르긴 일렀다.

그러나 그의 에리옴은 조금씩 깨어나고 있었다.

"걱정 하지마. 너 없어도 다 하거든."

아르쟌이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어련하시겠어."

체렌이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리시와 라이즈벨트를 그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믿을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모두 똑같은 인퍼니까.


"다 왔다. 에스메랄 수용소."

도시를 지나 조금 멀리 떨어진 황량한 곳에 안개가 품고 있는 곳이다. 도로 중간에 차량을 세우고는

스턴을 두고 셋이서 내렸다.

몸을 일으켜 앉았다. 체렌이 뒤돌아 스턴에게 권총을 쥐어준다.

"혹시 모르니까 그리고 인프로 통신할 수 있게 설정했어."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위급하면 불러."


"왜이리 잘해주는 거죠?" 아르쟌이 제트팩의 어깨를 툭 치며 웃는다.


"조용히 해." 체렌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스턴. 걱정 말게나. 우리도 훈련된 무기니까."

제트팩이 그렇게 말하고는 씩 웃고 문을 닫는다.

닫힌 뒤 외부와 내부의 공기가 교차하며 스턴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무기력함과 남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상태가 너무나도 미웠다. 비록 자신이 에리어든 뭐든간에 제대로 활약을 하지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게 싫었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가 지끈거리며 피가 송글송글 새어나오고 있기에 인프가 스스로 회복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부탁할게요."

그들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스턴은 의자에 기대어 누운 채 생명력 없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길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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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디트로이트 상업지대 22.06.12 1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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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과거의 그림자 (3) 22.06.09 16 2 17쪽
24 과거의 그림자 (2) 22.06.08 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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