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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 싸이크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3.05.20 03:11
최근연재일 :
2023.05.30 15:3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698
추천수 :
51
글자수 :
44,849

작성
23.05.20 22:14
조회
72
추천
2
글자
9쪽

벼락 공자,

DUMMY

***


번개 공자가 한숨을 내쉬며 싸이크론을 향해 주절거렸다.


“네놈의 아비였던 싸이와 아들인 싸이클이 마지막이길 빌었는데 이번엔 네놈이?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날벼락으로 다스려야겠군.”

번개 공자가 고개를 삐딱하게·····눈을 부릅뜬 싸이크론을 향해 뇌전신창을 휘둘렀다.


번-쩍!

갑자기 새파란 섬광이 명부에서 뇌동하다가 동그랗게 뭉치기 시작했다.


싸이크론이 눈알을 부릅뜨고 허공에서 일렁거린 번개 공자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개새끼, 싸이의 가문을 망친 놈이 저승사자가 아니라 바로 네놈이구나.”

싸이크론이 품속에서 악마지도를 꺼내 들고 번개 공자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하지만 뇌전신창에서 뿜어진 섬전(閃電)은 너무나 강렬했다.

단지 섬광이 뇌전신창에서 번쩍거렸을 뿐이었는데 싸이크론의 몸에 적중했다.


꽈-꽝!

싸이크론은 벌어진 입만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지옥을 향해 새까맣게 날아갔다.


하늘을 훨훨 날면서 혼자서 중얼거렸는데 뜻은 이랬다.

“천년 산삼에 만년 단정이면 난 금강불괴로 변하지····게다가 핵폭탄이면·····,”


싸이크론이 천년산삼과 만년 단정을 허공을 날아가면서 꿀꺽 복용했을 때였다.

벼락의 여력이 남아 파생적으로 섬광이 명부를 휩쓸었다.


그러자 공판을 기다리던 유생들이 놀라 일순간에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누구든 깽판 치면 벼락을 떨쳐 지옥으로 날려버리겠다.”


섬광을 날려 보내고 유생들을 지켜보던 번개 공자가 소리쳤다.

“저승사자, 아무래도 들킬 염려가 있으니까 서둘러서 끝내라!”


때마침 번개로 인해 일시적으로 시야를 상실한 저승사자·····,

그는 번개 공자가 사라질 때까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그런 순간에 유생들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고 일시적으로 몰려들었다.

번개 공자가 남긴 희미한 궤적으로 모두가 천당으로 올라가려고 발버둥 쳤다.


그러자 기회를 엿보던 악귀들도 벌떼처럼 몰려들어 아귀다툼이 벌어졌다.

“개새끼들····어떤 놈인지 새치기하는 놈부터 때려죽일 것이니 그리 알아라!”


목이 잘린 놈이 악다구니를 치더니 설쳐대며 가장 먼저 천상으로 달려들었다.

지옥의 터널인 명문은 그야말로 금방 엉망진창으로 변했고 존비들이 몰려들고 말았다.


혼백이 분리된 사람은 물론이고 각종 축생까지 합세했다.

“제기랄, 어디서 이렇게 악귀들이 허락도 없이 몰렸어?”


분기탱천한 저승사자가 혼백을 분리하는 불기를 휘두르며 작디작은 눈을 부릅떴다.

그때야 흑백으로 분리됐던 눈동자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눈알의 초점이 하나로 모이자 물체들이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이놈들,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없으니 기다려라!”


저승사자가 도력으로 유생들을 잡아들였지만 아무리 꼼꼼히 헤아려도 하나가 부족했다.


급히 생사부록을 넘기면서 세밀하게 살펴보던 저승사자·····,


만족한 표정을 짓던 그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금방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목이 잘린 흉인과 내장이 썩어버린 악귀····,

그놈들의 명부를 뒤적이다가 속은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이런 우라질!”

저승사자가 길길이 날뛰어 보지만 도력을 사용한 뒤라서 아무 소용도 없었다.


“번개 공자! 싸이크론이란 놈이 신도들의 목숨과 바꿔 치기로 도망쳤으니 잡아라!”

저승사자의 말을 알아들은 번개 공자가 뇌전신창을 휘두르자 번개가 요동쳤다.


꽈르릉!

뇌전신창에서 새파란 불꽃만 허공을 갈랐을 뿐이었고 싸이크론은 보이지 않았다.


“생쥐 같은 놈, 도대체 무슨 술수를 부려서 도망쳐 걸려들지 않는다더냐?”

저승사자는 싸이크론의 행방이 사라지자 생사부록을 뒤적이다가 냅다 던져버렸다.


“젠장, 이젠 저승사자 노릇도 하지 못하게 생겼으니 환장하겠구나!”

“저승사자, 영령들이 새롭게 숨어들어왔으니 서둘러서 신원조회를 해봐라!”


“제기랄! 바빠 죽겠는데 이번엔 또 어떤 축생이 허락도 없이 들어왔냐.”

저승사자가 길길이 날뛰며 사방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지옥의 터널 옆쪽인 후미진 곳에 희미한 물체가 어렵게 눈길에 잡혀 들었다.


그러니까 온갖 종류의 꽃들이 휘늘어지게 피어난 길섶에 칠층석탑이 치솟아 있었다.

그곳엔 뜻밖에도 백팔마귀가 아롱진 투명한 염주를 두른 사내가 보였다.


아주 커다란 목탁을 두드리며 탑돌이를 시도하고 있었다.

“나무아미타불···구천구백구십구, 관세음보살····만이다.”


사내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알려진 지옥의 끝자락 명부서 탑돌이를 끝냈다.


하지만 사내는 그걸로 만족하지 않고 어머님의 영생불사를 위해 탑돌이를 시작했다.

허름하고 낡은 가사를 걸친 사내의 모습이 이상했다.


영령을 위해 오래도록 탑돌이를 하는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색깔이 변했다.

저승사자를 경계하듯이 힐끔힐끔 살피면서 때때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굵직한 목에는 투명한 구슬을 엮은 염주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밤송이처럼 자란 수염과 서글서글한 눈동자도 아주 특별하게 달랐다.


횃불처럼 뿜어지는 안광은 마주칠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몸에 허름하고 낡아 보이는 걸친 법의(法衣)가 얼마나 투명한지 몰랐다.


눈에 보일 듯 말듯이 은은한 광채까지 신비하게 비쳤다.

불호를 외우며 탑돌이를 할 때 신형이 사라졌다가 등장했는데 신비해 보였다.


‘어라! 저놈은 또 누구야? 여기가 어디라고 깝죽거리며 지랄을 떨고 있냐?“

누구든지 죽어서 명부에 왔다면 당연히 혼령이 분명할 터였다.


그런데 인간의 형상을 간직하고 탑돌이 하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살아 있었다.

저승사자는 치솟았던 분노만큼이나 호기심이 일어났다.


적어도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가 없는 명부인 것이다.

불기에 쏘이면 일생의 흔적만큼은 남겨져야만 정상이다.


그런데 사내는 과거의 흔적도 죄과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혼백과는 다르게 인간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었다.


더욱 탑돌이 할 때 눈앞에서 사라졌는데 어쩐 일인지 사라진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종국엔 흑백의 눈깔마저 까뒤집어 보는 저승사자였다.


“흐흐흐! 네놈이 누군지 모르나 나한텐 어림도 없도다.”

저승사자가 눈알을 부라리고 살펴봐도 보이지를 않았다.


탑돌이를 하는데 어디에 숨었는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입안에 거품이 물리도록 악다구니를 쳤다.


“어느 절간에서 온 개뼈다귀인지는 모르지만 그만 정체를 드러내지 못할까?”

저승사자는 영령을 다루지 못한 수치심에 품속에서 황금색 흑백의 불기를 꺼내 들었다.


그는 사내가 숨은 석탑으로 불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백색의 깃에는 혼(魂)이라 적혔다. 먹색으로 짙은 흑색의 깃발에는 백(魄)이라고 쓰였다.


물론 이것은 혼백을 잡는다고 알려진 염라귀전의 법보다.

정말 저승사자가 목숨처럼 아끼는 혼백의 불기였다.


“이놈아, 지옥으로 날려버리기 전에 나타나지 못할까?”

저승사자가 미친놈처럼 불기를 정신없이 휘둘렀다.


그러자 탑돌이를 하던 사내가 마침내 신형을 드러냈다.

“개새끼, 더럽게도 시끄럽게 떠들고 자빠졌네.”


일순간 명부에 모였던 혼백들의 시선이 사내에게 향했다.

자존심이 상한 저승사자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뭐야? 저승사자인 나에게 개···개새끼라고 했느냐?”

저승사자가 길길이 날뛰자 사내가 자분자분 말했다.


“그랬다. 더러운 새끼야, 주둥이를 뭉그러뜨릴 것이다.”

저승사자가 어이없어하자 사내가 길길이 날뛰었다.


“지옥의 구덩이로 던져버리기 전에 아가리부터 닥쳐라!”

탑돌이 사내의 악다구니에 분기탱천한 저승사자····,


그는 푸들푸들 떨리던 흑백의 눈알을 부릅뜨고 말았다

그리고 사내의 전생을 훑으면서 곧바로 탐사에 들어갔다.


“이름-싸이크론, 출생지-무덤, 나이-미정(未定), 허-억!”

저승사자는 한순간에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뭐야? 싸이크론하고 똑같잖아? 아니면 쌍둥이? 혹시····,”

혹시 저놈이 분신술을 펼쳤다고 생각한 저승사자·····,


일그러진 그의 표정을 바라보던 영령들은 와르르 웃었다.

하나같이 싸이크론이란 사내가 급살을 맞아 뒈진다고 생각했다.


여기는 심판을 받기 전에 한차례 모이는 집합장소였다.

그리고 저승사자는 혼백을 분리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런데 싸이크론이란 사내는 저승사자의 존재를 아예 무시했다.

오히려 눈동자를 부릅뜨고 한마디 툭 던지는 것이었다.


“명부가 무슨 푸닥거리로 푼돈이나 만지는 무당집이냐?”

“푼돈을 만지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런 소리를····,”


“혼령을 다루는 일이 그렇게 좋으면 나처럼 염불하라고.”

“내가 칠층 석탑을 쌓은 장본이라면 믿겠느냐?”


“그렇다면 영령들의 명복이나 빌어주지 뇌물은 왜 받아.”

“개새끼! 뇌물이라면 네놈은 분명히 싸이크론이 맞으렷다.”


“내가 누구든지 미친년처럼 사기를 친단 말이더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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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분신술(分身術) +2 23.05.30 16 2 9쪽
10 결투(決鬪), +4 23.05.30 22 4 9쪽
9 무영탑(無影塔), +1 23.05.29 17 1 9쪽
8 인형설삼, +1 23.05.29 16 1 9쪽
7 꿈(夢), +15 23.05.22 74 10 9쪽
6 뇌물 +4 23.05.21 72 5 9쪽
» 벼락 공자, +1 23.05.20 73 2 9쪽
4 삼천갑자 동방삭 +5 23.05.20 79 4 9쪽
3 저승사자 +6 23.05.20 89 7 9쪽
2 십전대보탕 +5 23.05.20 85 7 9쪽
1 마귀할멈의 등장, +12 23.05.20 156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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