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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 싸이크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3.05.20 03:11
최근연재일 :
2023.05.30 15:3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699
추천수 :
51
글자수 :
44,849

작성
23.05.20 11:20
조회
85
추천
7
글자
9쪽

십전대보탕

DUMMY

***


독수리가 한꺼번에 사라지자 어리둥절해진 싸이크론·····,


그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마귀할멈의 곁에서 신형을 드러내는 사내를 훑어봤다.


사내는 이상하게 생겨 처먹었다. 눈에선 지옥의 유황불처럼 살기가 지글지글 타올랐다.


얼굴의 반은 새카맣고 다른 쪽은 하얗게 보였으며 검은 망토에 섭선(부채)을 들었다.


더군다나 흑마술을 펼쳐서 그런지 신형이 모호하고 흐릿하게 보여 구분이 쉽지 않았다.


그런 사내가 섭선을 흔들며 주술을 외우자 먹구름이 몰려와 독수리를 가두고 말았다,


그렇다고 그냥 당하고 있을 싸이크론이 아니다. 주술을 외면서 포댓자루 뚜껑을 열었다.


-DAL MA YA KARA YO-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포댓자루가 투명하게 변하면서 아주 강한 빛을 뿜어냈다.


동시에 주위를 어둡게 만들던 먹구름을 그대로 한꺼번에 몽땅 빨아드리는 것이었다.


약간의 저항과 회오리가 일어났으나 먹구름이 사라지자 싸이크론은 대체로 만족했다.


이어서 천리안을 펼쳤다. 곧바로 그의 눈에서 하얀 광채가 비치다가 진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그 기운은 살아있는 것처럼 빠르게 길을 만들며 사내의 신형을 드러냈다.


흑마술의 귀재로 알려진 야크·····,

흑의 갑옷으로 무장한 노인은 예상한 대로 지옥의 전사로 불리는 기사였다.


그는 미치광이다. 한번 미치면 통제 불능의 노인, 죽었다고 알려진 그가 등장해 있었다


야크가 마귀할멈 곁에서 흑백으로 분리된 얼굴을 드러내자 싸이크론이 씨부렁거렸다.


“미치광이 늙은이가 여기는 뭐하러 찾아와서 수선을 떨고 자빠졌어?”


“네놈은 나를 알고 있느냐?”


“어디 알다 뿐이겠는가? 네놈이 어머니의 영혼을 지옥의 유황불로 태우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쓸데없는 장난은 그만두고 어디에 있는지 말해준다면 용서하고 돌아가겠다.”


싸이크론이 백서의 꼬리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씨부렁거리듯이 말했다.


“네놈이 찾는 것이 뭔지는 몰라도 이미 숯불구이로 먹어치웠으니 그만 꺼져버려라!”

“망할 놈아! 백서는 금강불괴라서 쉽게 잡혀 먹일 그런 쥐새끼가 아니란 말이다.”


“믿든지 말든지 염라대왕이 내 얼굴에 상처를 냈기에 잡아먹었으니 그렇게 보고하라!”


말이 길어질수록 야크의 눈동자가 회까닥 뒤집히는데 벌써 살기가 진동하고 있었다.

이건 이미 승부를 걸었다는 뜻이다.


그렇게 미쳐버린 눈동자를 보게 된 싸이크론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 놀라고 말았다.


일전에 겨눠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눈을 까뒤집었었다. 미친놈처럼 서로가 싸웠었다.


지금도 그런 면모가 보이자 싸이크론은 아주 급하게 마법을 걸기 시작했다.


-DAL MA YA KARA YO-


마법의 베이스는 변신이다. 무엇으로 변하든 싸워서 이기면 그만이다.


주술을 걸어서 마력의 흐름을 만들어 야크가 일으킨 흑마술을 찢어발겨야만 성공이다.


하지만 옆에 마귀할멈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어서 그것도 쉽지가 않았다.


그나마 어렵게 마법을 연결을 시켰고 흑마술이 조금씩이나마 깨지자 야크가 씩 웃었다.


‘뭐-야?’


싸이크론은 뭔가가 있다고 판단하고는 천리안을 펼쳐서 살피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헉!’

신음을 터뜨린 그는 흥분했다. 긴장되면서 전신이 떨리더니 힘줄이 꿈틀거렸다.


여태껏 감을 잡지 못한 이런 느낌은 사람을 죽일 때처럼 아주 똑같은 것이었다.


밑바닥에 깔았던 마법의 줄기를 타고 시커먼 연기가 타오르며 빠르게 다가왔다.


그것은 흑마술에서도 가장 핵심에 해당하는 흑광이란 살기로 뭉쳐진 덩어리였다.


스치기만 해도 살결이 좀먹듯 떨어져 나갈 정도로 아주 무서운 마법에 해당했다.


싸이크론은 입술을 깨물었다. 공격을 당한 이상에는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다.

이미 베이스로 깔아 놨던 마법의 줄기에 불꽃 마법을 전력으로 싫어서 보냈다.


그렇게 색다른 마법이 서로 마주 바라본 상태로 아주 강력하게 달라붙어 버렸다.


꽈르릉!

불꽃은 춤을 추었고 흑광은 산산이 부서지면서 사방에 섬광을 뿌리며 사라졌다.


“우-욱·····커-억·····,”

서로가 신음을 터뜨리며 갈라서자 마귀할멈이 빗자루를 타고 마법을 펼치며 공격했다.


허공에 수백 자루의 빗자루가 촘촘하게 떠올라 빗질을 시작하는데 모든 것이 휩쓸렸다.


쓱-삭·····쓱-삭!

모든 사물이 쓰레기통에 담겼다. 까마귀 사체와 황금 족제비와 독수리도 보였다.


그냥 쓸어 담는 마법은 하수들은 상대할 수 없는 고수들만이 사용하는 수법이다.

흑마술에 당한 충격으로 널브러진 싸이크론 앞에 마귀할멈의 빗자루가 멈춰졌다.


“킥킥-킥킥! 지옥의 마스코트인 백서를 어디에 숨겼는지 말하면 물러서겠다.”

“망할 놈의 할망구가 귓구멍에 말뚝을 박았느냐? 이미 먹었다고 말했으렷다.”


“킥킥! 네놈이 백서를 잡아먹었다면 나도 너를 잡아먹고 마나를 키워야 하겠다.”

“흐흐! 염라대왕도 나를 어쩌지 못했는데 죽이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야!”


“킥킥! 악마지도만이 네놈을 죽일 수 있다지만 생사탕이라면 상황이 다르겠지!”

“생사탕(生蛇湯)이라니 그렇다면 나를 고아서 십전대보탕으로 먹겠단 말이냐?”


마귀할멈이 클라우스를 쳐다보고 빗자루로 쓰레기통에 쓸어 담고 사라져버렸다.


***


“이놈아! 어쩌긴 뭘 어째, 주는 영약이나 날름 받아먹고 진액을 뿜어내면 그만이다.”


야크는 지금 시뻘겋게 활활 타오르고 있는 아궁이에다가 장작더미를 잔뜩 던져넣었다.


용광로처럼 활활 타들고 있는 가마솥단지 안이다. 거기서 다소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콜록-콜록! 이거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네. 노인장, 나 이러다가 진짜로 죽는단 말이오,”


낭랑한 음성에 투덜거리는 소리가 터진 곳은 화덕에 걸린 무쇠솥단지 속이었다.


군불에 시뻘겋게 달아오른 솥단지가 얼마나 큰지 솥뚜껑이 불쑥 솟아난 상태였다.


“이놈아! 네놈을 살리고자 하는 짓거리이니 딴마음이나 품지 말고 진액이나 뽑아내라!”


“지금 가마솥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고 하는 소리요?”

야크가 당연하다는 듯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


“증탕(烝湯)의 압력만이 네놈의 먹은 백서의 진액을 녹여낼 수 있으니 그만 투덜대라!”


“노인장! 백일이나 독사와 전갈은 물론이고, 검은 거미까지 삼시 세끼로 먹었단 말이오.”


“썩을 놈, 생사탕을 복용해 마나가 10에 해당하는데 어쨌다고 한숨을 쉰단 말이냐?”


“제길! 이젠 만년살사인가 뭔가 하는 빙사(氷蛇)를 먹고 몸이 꽁꽁 얼어붙었단 말이오.”


“만년살사를 복용하게 되면 몸은 얼지만 내기는 활활 타올라 진액을 뽑아낸단 말이다.”


“도대체 왜 내게 이런 독탕을 백일이나 먹이고 있는지 이유나 알고 통구이나 됩시다.”


“망할 놈, 여태껏 그것도 몰랐단 말이냐? 백서가 네놈을 숙주 삼는 걸 막기 위해서다.”


야크는 말하다가 화가 치솟는지 불같은 성질을 참지 못해 장작을 아궁이에 쏟아부었다.


“백일동안 네놈의 몸에 깃든 백서의 약력을 분해하기 위해서 독기를 심었단 말이다.”


야크는 순양의 진기를 연성했는지 뜨거운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화덕에서 활활 타오르는 숯불에서 유난히도 시퍼런 불길만 일구는 것들만 골랐다.


송진이 묻어서 지글거리는 숯불을 솥단지 하부에 쑤셔 놓고는 주절거렸다.


“아니 이 녀석이 주둥이가 삶아졌나 어째 말이 없어?”

야크는 사내의 대답이 없어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녀석이 대답하지 않는 것은 둘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노인도 능히 알고 있었다.


백일동안 해왔던 것처럼 솥단지에 꽂힌 악마지도의 손잡이에 올라타고 앉았을 터였다.


“이놈아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느냔 말이다.”


야크는 대답이 없자 이상한 기미를 느꼈는지 어깨까지 늘어진 백미(白眉)가 꿈틀거렸다.


“흐흐! 이놈아. 증기(蒸氣)를 이용해 솥뚜껑을 열고 도망치려 술수를 부려도 소용없다.”


야크는 그래도 혹여 모를 일이라 쇠뚜껑을 열고는 구석구석 살피다가 경악하고 말았다.


녀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허수아비가 새까맣게 타버린 상태로 널브러져 있었다.


“이런······제기랄!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기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거야?”


야크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하게 변했을 때 마귀할멈이 귀신처럼 등장해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호들갑을 떨고 계시오?”

“없어! 허수아비만 덜렁 보이고 녀석은 사라졌소.”


야크의 말에 마귀할멈은 어이가 없는지 마술을 펼쳐서 솥단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하자 그야말로 멍청해지고 말았다.


“안돼! 백 년이나 준비했던 십전대보탕인데 녀석이 사라지다니 그럴 수가 없잖소?”


마귀할멈이 중얼거리며 빗자루를 사용해 눈에 보이는 사물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도대체 감시를 어떻게 했기에 녀석이 도망친 것도 몰랐단 말이오?”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염라대왕에게 어떻게 보고해야 할지를 모르겠단 말이오?”


“보고는 무슨 보고······지금이라도 쫓아가야지······,”


마귀할멈의 말이 못마땅한지 야크의 보라색 눈동자가 돌연 회까닥 뒤집히고 말았다.


“제기랄! 어디로 튀었는지 알아야 쫓아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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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분신술(分身術) +2 23.05.30 16 2 9쪽
10 결투(決鬪), +4 23.05.30 22 4 9쪽
9 무영탑(無影塔), +1 23.05.29 17 1 9쪽
8 인형설삼, +1 23.05.29 16 1 9쪽
7 꿈(夢), +15 23.05.22 74 10 9쪽
6 뇌물 +4 23.05.21 72 5 9쪽
5 벼락 공자, +1 23.05.20 73 2 9쪽
4 삼천갑자 동방삭 +5 23.05.20 79 4 9쪽
3 저승사자 +6 23.05.20 89 7 9쪽
» 십전대보탕 +5 23.05.20 86 7 9쪽
1 마귀할멈의 등장, +12 23.05.20 156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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