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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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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1.01.23 12:29
최근연재일 :
2024.02.08 23:16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134
추천수 :
3
글자수 :
324,022

작성
21.01.2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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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겜판 : 일상균열日常龜裂 - 환생還生

다술에 있던 백업




DUMMY

22세기의 한국을 살아가는 조용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정돈되지 못한 이불 더미에서 눈을 떴다.


“······.”


정신이 들기까지는 잠깐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멍한 시선으로 그저 커피색의 천장 무늬를 바라보며 일어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해 생각했다.


역시 일어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기까지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는 지겨운 느낌으로 혼잡한 이불들을 걷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쿨럭.


작은, 마른기침이 튀어나왔다. 그는 말없이 방문을 열고 나가 컵을 집어 들고, 정수기에 디밀었다. 쪼르르. 물이 졸졸 흘렀다. 정말 지겨운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쾌쾌한 아침을 맞는 것도, 일어나자마자 먼지 쌓인 목에 신음하며 물을 들이키는 것도.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건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만 해도 24시간을 써버리고 마는 그로서는 힘이 없었다. 새로운 시도를 할 힘 같은걸 키워나가느니 빈곤한 눈빛으로 어디선가부터 일상이 틀어지길 기다리는 게 차라리 빠른 길이었다.


하아.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수돗물이 졸졸졸 흐른다.

어느새 화장실에 들어간 그는 세면대에 컵을 들이밀었던 것처럼 얼굴을 대고 물을 받았다.

감질 나는 물로 씻기를 시작한다.


오늘의 아침도 아슬아슬하게 일어난 것이었다. 등교까지의 시간이 7시 20분. 그리고 눈을 뜬 시간이 6시 40분이었으며 다니는 대학교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10분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조금은 촉박한 시간으로, 조금쯤 서두르는 몸짓으로 준비를 하다보면 오전 1교시 강의 시간에 딱 맞춰 들어간다. 지친 몸을 이끌고 음료수 한 캔 뽑아먹을 시간도 없이, 잠도 덜 깬 상태로 말이다.


촤악.


그는 문득 손에 고인 물을 세면대 유리에 뿌렸다. 물이 튀겨 얼굴에 방울이 지어 굴러갔다. 그는 또렷하지 못한 눈동자로 거울 속의 자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늘은 달라지기를.’


---


지겹고, 지겹고, 또 지겨운 시간도 결국은 가게 돼 있었다.

오늘도 변함없는 시간표를 간신히 마친 그는 찌뿌드드한 몸에 기지개를 펴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시계를 봤다.


7시 20분.


문득 실소가 났다. 언제나 다른 일 없이, 12시간의 예정된 스케쥴을 따라 자리에 틀어 앉아 버틴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가선 주말에 봐둔 장으로 적당히 저녁을 해먹고, 어느 정도의 공부를 더 한 다음에, 컴퓨터를 키곤 잠이 들겠지.


···도저히, 인간관계라도 나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런 낙도 없이 버틸 가치도 없는 생활을 이어가는 중인 것이다.


---


가상현실게임, 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건 이름 그대로의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더도 덜도 없이, 가상의 현실을 이용한 게임game.


갑자기 그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라고 할 수만도 없는 것이 그건 이미 개발된 지 오래인 물건이었다. 어지간한 부자가 아니라면 플레이 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탓에 많은 사람들이 알지는 못한다. 벌어먹고 살기도 바쁜 사람들로서는 관심 가지기에 조금 먼 곳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건 분명히, 이미 개발된 상태였다. 몇 년 전부터 정식으로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회사들도 여럿 있었고, 지금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장치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도 형성된 지 한참이나 지난 시기였다.

그것이 정식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도 여럿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어찌됐든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소수만을 위한 문화로 고착되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채였다. 딱히 누군가가 가리고 숨긴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여러 게임 중에서도 최고임을 자부할 수 있는 가상현실게임 회사 태Tea(邰미칠, 닿을 태)에서는 돌연 뜬금없는 이벤트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추첨을 통한 가상현실게임의 무료 배포라는.


회사 입장에서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기에(누가 봐도 홍보 효과보단 무료로 나가는 가상현실게임의 비용이 클 것임에)이해하긴 어려운 행동이었지만, 태Tea(邰)는 했다. 77명의 무료 게이머. 몇 천 몇 만의 인원이 몰려도 정해진 자리뿐인 극악한 확률의 이벤트.


하지만 추첨이고 이벤트고 라는 것들이 밑져야 본전이니, 로또도 사고야 마는 판에 한번 기대를 걸어보지 않을 사람이 차라리 더 적었다. 가상현실게임에 대해 정말 무지한 이들을 제하고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벤트에 참가해 복권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들 중에 조용민(21)이 끼어있었다.





***




다술에 있던 백업


작가의말

분명한 고등학교 때 작품.


고딩 때의 일상으로 쓴 것이니.


최근에 적은 김씨의 하루에 들어가는 10편이 이것.

2010년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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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산 - 시놉시스 14.06.30 21.01.23 38 0 7쪽
29 의사이야기 16.07.25 21.01.23 34 0 11쪽
28 민정의 이야기 21.01.23 33 0 2쪽
27 로어(2) 21.01.23 30 0 11쪽
26 그대를 21.01.23 28 0 3쪽
25 로어 21.01.23 30 0 8쪽
24 술래잡기. 21.01.23 36 0 3쪽
23 누가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21.01.23 32 0 4쪽
22 갱생마검 21.01.23 33 0 10쪽
21 휘유 +1 21.01.23 36 0 4쪽
20 워니시카 엘프, 가위바위보 21.01.23 45 0 3쪽
19 와다다다다 21.01.23 53 0 1쪽
18 시계 21.01.23 25 0 4쪽
17 준과 윤수 21.01.23 26 0 4쪽
16 …… 21.01.23 25 0 6쪽
15 청년 21.01.23 25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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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바람, 바람, 바람(리메이크) 프롤로그 21.01.23 16 0 5쪽
12 유르타(가제) 21.01.23 18 0 4쪽
11 던전 21.01.23 24 0 7쪽
» 겜판 : 일상균열日常龜裂 - 환생還生 21.01.23 21 0 5쪽
9 마지막이 복실이 21.01.23 20 0 5쪽
8 쾅! ! ! ! ! ! +1 21.01.23 21 0 3쪽
7 하일리시스 21.01.23 22 0 10쪽
6 혼음 - 서序 21.01.23 28 0 6쪽
5 레인 제이나는 찌뿌드드한 기분이었다. 21.01.23 28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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