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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생강 님의 서재입니다.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스모킹건이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뿌생강
작품등록일 :
2021.09.15 19:41
최근연재일 :
2021.12.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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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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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영 - 프롤로그

DUMMY

처음 목소리가 이젠 또박 또박 낮지만 이를 사리 문 소리로 또박또박 이야기 했다.


“두 분도 차암. 그 세월 동안 정말 하나도 변한 게 없군요. 장난끼가 여전하신데요. 존 경도 에단도 외모도 하나도 늙지도 않고, 에휴, 세월을 저만 온 몸으로 겪었구나 싶은 게. 슬프네요.”

“민준, 정신없지 미안해. 사건 처리가 어떻게 완료되었다고 했지?”

“그게, 장호 말로는 그 술집 매니저의 강간 미수, 살인으로 일처리가 진행되었다고 하네요. 딱 봐도 각이 나오잖아요. 사무실 안에서 강간하려 했는데 여자의 저항으로 몸싸움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 근데 들어보니 그 여자 대단하던데요. 입에서 물어뜯은 귀가 나왔데요.”

“음 그거 말고는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이상한 점이 있었을 건데.”

“어! 어떻게 아셨어요. 이상한 게 한 가지 있었는데, 피해자, 가해자 모두 피가 몽땅 썩어 있었답니다. 금방 죽은 게 아닌 것 같았다고. 어찌 됐던 가해자의 자살로 사건은 뭐, 종결지었다고 합니다.”


알겠다는 것처럼 고개를 까닥거리다 에단은 한쪽에 웃다 지쳤는지 늘어져 앉아 있는 존을 돌아봤다.


“쟈니, 너는 왜 이번 건이 흡혈자들과 관련이 없다는 거지?”

“음, 그게 흔적은 분명 페로몬 계열의 능력이 사용된 것은 분명해. 그 두 사람이 죽었던 장소에서도 두 사람의 피에서도 페로몬을 다량 읽을 수 있었거든.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중력자인건 아니야. 페로몬은 여자는 혈액 속에 다량, 남자는 여자한테 물어뜯기면서 타액을 통해 일부 전달된 것 같긴 한데, 장담할 수는 없어. 기본 구조는 같았지만, 여자와는 또 다른 작용기를 갖고 있었거든. 그리고 직후에 우리 덕분에 남자의 신체 활동량이 급격하게 올라가 혈액의 변화를 더 촉진시킨 것 같아. 이것도 일단은 추정이야.”


“그러니까 그들이 중력자들은 아니니까, 흡혈자들에게 당한 것이 아니냐고? 페로몬계열 능력은 흡혈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능력이니 오히려 가능성이 높은 거 아냐?”

“음 그렇긴 하지, 헌데 이번 페로몬은 상당히 특이했어. 어떤 화학작용이 끼어들었는지 분자구조의 변형이 일어나 있었어. 음, 그게, 뭐랄까 호감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혐오감! 그래 혐오 페로몬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으니까.”


“잠깐만요, 페로몬이라면, 제가 알고 있는, 그게 저 곤충들이 이성을 유혹할 때 내는 물질 말하는 게 맞나요?”

“일반적으론 그렇지. 그리고 흡혈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능력이고.”


에단이 민준에게 하는 설명을 듣고 있던 존이 스치는 생각이 있는지 눈살을 찌푸리곤 뒷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흡혈자들을 잘 알지. 그들 중 혐오 페로몬을 각성한 중력자가 있을 리 없어. 흡혈하는데 필요 없는 능력이 굳이 각성될 리 없잖아.”

“그래도 가능성을 완전 배제 할 수는 없어. 조심해서 나쁠 것도 없고.”

“그건 나도 동감.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물질 혐오 페로몬의 작용이 매우 흥미로운 것 같아.”


에단이 존의 말을 받아 이야기했다.


“음 그래 쟈니, 나도 알 것 같아. 혈액에 변형을 일으키는 것 같더군. 일단 피가 변형되니 당연 변형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얼마 살지는 못하겠지. 그런데 요상한 게 그 사이 무언가에 집요하게 집착하더라고. 내가 본 것은 좀···, 준 좀비 같은 상태였어. 그래, 그게 맞는 것 같군. 썩어들어 가는 냄새도 폴폴 풍기는 집착하는 좀비! 의식도 선명하지 못한 상태. 그 짧은 시간에 좀비화가 진행 되는 것 같았어.”


“그래, 내 말이 그거야. 그리고 그 집착하는 것은 뇌와 혈액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인 것 같아. 체내에 들어간 물질이 어느 순간 이것들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 같아. 여지껏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케이스야. 그래서 결론은 이런 것 때문에 이번 건은 흡혈자들 소행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어.”


“ ···.”


갑자기 말소리가 뚝 끊겼다.


사무실 문 앞에 서 있던 인영은 이 침묵에 불안과 긴장감을 느꼈다.

살금살금 발길을 돌렸다.


홱!


순식간이었다. 열어젖힌 사무실 문에서 나온 무언가가 순식간에 인영을 잡아채 사무실 안으로 내동댕이쳤다.


“으악!”


너무나 짧게 일어난 일에 인영은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인영은 바닥에서 놀란 눈으로 방안의 세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맙소사! 어제 그 아파트에 도둑고양이잖아?”


그 중 가장 젊은 남자가 갑자기 이마를 누르며 비명처럼 말했다. 말의 의미를 눈치 챈 것인지 백인 남자가 놀란 듯 물었다.


“어제 그 도둑고양이? 에단 어제 아파트 창에 있었다는 사람이 말이지? 그럼 그 사람이 지금 저 학생이란 말이야?”


덩치 큰 백인이 젊은 남자를 보고 확인하는 것을 인영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인영아, 인영아, 아직 여기 있니?”


2층에서 인영을 찾던 수진이 4층까지 올라왔다. 열린 문틈으로 민준이 보이자 수진이 인사를 해 왔다.


“단장님, 아, 안녕하세요. 어, 인영아 왜 그래?”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인영을 알아 본 수진은 눈앞의 광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


“아, 수진이 왔구나. 이 학생 수진이 친구니?”


민준은 재빨리 인영에게 가서 인영을 일으켜 주며 속삭였다.


“괜히 쓸데없는 말 말아요!”


목소리는 낮지만 단호한 경고가 담겨있었다.


“저희는 책을 반납하려고···, 뭔가 오해가 있었나요?”


쭈뼛거리며 말하는 수진은 세 사람이 어려운지 인영에게 바로 다가오지 못했다.


“으응, 수진. 단장님과 아버지가 오늘 의논하실 것이 있어 이야기 중이었는데, 저 학생이 문밖에 계속 서 있어서 난 도둑인줄 알았지 뭐야.”


바닥에 떨어진 책을 주워들어 툭툭 털어 대충 수습해 책상 위로 올린 에단이 인영을 향해 돌아섰다.


“초면에 실례했어. 난 에단이야.”

“···네.”


에단이 내민 손을 잡는 인영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제가 인영이에게 낯선 곳인데도, 혼자 올려 보내서 일이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유인영이라고 이번에 우리 동아리에 새로 합류할 거라서 같이 왔어요.”

“수 수진아, 나 내일까지 교복 수선도 해야 해서 그만 가 볼게.”

“아, 맞다. 너 내일까지 교복 검사받아야 하지. 조금 있다가 연습실하고 극단 식구들 소개를 해 주려고 했는데.”


수진은 미묘하게 불편한 분위기 때문에 인영에게 강하게 말하지 못했다.


“교복을 수선해야 하나봐? 우리 극단에서 이용하는 수선집에 가면 되겠네. 수진, 내가 이 친구랑 수선집 다녀올게. 마침 나가야 하는 일도 있고.”

“아, 그러면 되겠네요. 전 그 생각은 미처 못 했어요. 인영아 수선집 찾는다고 고생 안 해도 되겠다. 극단에서 거래하는 수선집에 가면 돼. 그리고 에단 하고 같이 가면 수선집 사장님 너무 좋아하셔.”


“아휴. 이런 간단한 걸 갖고 무슨 수선비야. 하루 이틀 거래하는 것도 아니고. 됐어, 덕분에 난 잘생긴 우리 에단 얼굴도 보고 좋지, 좋아. 어쩜 이래 잘 생겼대.”


수선집 여사장님은 연신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럼. 제가 잠깐만 다녀올 곳이 있어서 다녀올게요. 인영, 같이 가.”

“그래, 그래. 이건 10분이면 다 되니까, 천천히 놀다들 와.”


인영은 에단을 따라 카페에 들어섰다.


카페 곳곳에서 에단에게 집중되는 시선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에단은 따라 붙는 시선이 일상인지 아니면 무신경한 것인지 주문한 음료를 받아 인영에게 담담히 권한다.


“놀랐을 것 같아 허브티를 주문했어.”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너, 관음증도 정신병이라는 것은 알지?”


자리에 앉자마자 에단이 인영에게 다짜고짜 물은 말이었다.


“네, 네?”


마시던 음료에 사례가 들릴 것 같았다.

에단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인영을 바라만 보는 있었다.


‘몰래 보고 있었던 걸 아는 걸까?’


말없는 시선이 견디기 힘들어 하는 수 없이 인영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사무실 안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 같아 바로 노크를 할 수 없어 서있었어요.”

“하아, 그럼 이건 어떠니? 너 한솔아파트 살지? 4층.”

“헉! 어, 어떻게 전줄 아셨어요? 그 쪽처럼 특출 나게 드러나는 경우도 아닌데 그 거리에서 구별하기도 어려울 텐데.”


인영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이제 얘기가 되겠네. 왜? 난 금세 알아보겠던데. 너도 상당히 특이하게 생겨서.”


이상하게 생겼다고 받아들였는지 에단은 살짝 꼬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나저나 너 아까 무슨 얘기를 어디까지 들었지?”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자신을 책망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워 인영은 점차 고개가 숙여졌다.

“아, 아니다. 뭘 듣고 뭘 봤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다 잊어버리는 걸로 하자. 어차피 네가 기억해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자신의 말에 답도 없이 가만 앉아있기만 하는 인영을 에단이 살피다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성현고등학교 연극반이라고? 그럼 우리 자주 보겠네. 동아리가 극단하고 결연이 맺어져 있는 건 알고 있지? 나는 아버지가 한국에 계시는 동안 극단에서 공연기획을 돕고 있어. 그럼 알아들은 걸로 알게. 이만 일어나자.”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는 듯 에단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 나쁜 일이나 이상한 일, 하는 분들은 아니시죠?”


에단의 콧잔등에 주름이 잡혔다.


“아아니. 무슨 그런 실례의 말을! 아버지는 한국에 있는 동안 대학에서 수업을 하고 있고, 난 아까 이야기 했잖아.”


짜증이 났는지 빠르게 이야기하다 말갛게 바라보는 인영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후, 아니야. 나쁜 일같은 건 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 영향이 없는 우리들만의 일을 해. 이제 만족하니? 이 일은 이제 그만 잊고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해. 아마 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테니.”


인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한동안 신입회원을 받기 힘들었던 연극반 선배들은 인영의 입회를 대대적인 환영했다.


“인영이 연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무대 공포증이 있다니 많이 아쉽네.”


모두들 아쉬워했지만 합당한 이유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당분간은 수진이랑 극단에 가서 조명에 대한 것을 익히도록 해봐. 아니면 분장도 괜찮고. 일단 극단 분들이 귀찮을 정도로 해야 실력이 늘어.”


동아리 회장 석우 선배는 오랜만의 신입생에 신이 나 당부에 당부를 거듭했다.


그 때부터 늘 붙어 다니는 수진과 인영은 어미 꿩, 새끼 꿩으로 놀림을 당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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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인영 -프롤로그 21.09.15 131 0 15쪽
1 1.서장 -프롤로그 +2 21.09.15 25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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