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되찾은 평화(3)
한편, 회사에 도착한 채은, 연우, 찬우. 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홀가분한 마음으로 회사로 들어간다.
"어머, 대표님! 돌아오셨군요. 어디 다치신 데는 없죠?"
회사 안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가던 혜연이 연우, 채은과 함께 돌아온 찬우를 보더니 반가운 표정으로 찬우에게 다가가 묻는다.
"응. 다친 데는 없어. 다들 나 때문에 걱정 많았지... 미안하다."
"아니에요. 대표님이 잘못하신 건 하나도 없잖아요. 이렇게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근데, 예은씨는요? 같이 안 오셨어요?"
"예은씨는 윤호씨랑 윤호씨와 같이 지내시는 분들을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나서 오겠다고 했어요."
혜연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채은.
"그렇군요. 연우씨, 채은씨. 지금까지 대표님 모셔오느라 수고가 많았어요. 나중에 예은씨에게도 꼭 수고했다고 전해주세요."
혜연의 말에 연우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자, 연우와 채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찬우에게도 그만 일하러 가보겠다며 꾸벅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는 혜연. 그러자 연우와 채은도 찬우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한편, 예은의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인 윤호, 세연, 도현, 우혁. 운전석 옆에 있는 조수석엔 윤호가, 뒷자석엔 세연, 도현, 우혁이 나란히 타고 있다.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이네요. 진짜 그 연구소에서 혹시나 저희가 세웠던 탈출 계획이 잘못될까 봐 엄청 긴장하면서 있었는데... 이렇게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맞아요. 마지막에 우혁이 형이 연구원들에게 당하는 바람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었는데, 연우씨랑 채은씨였나요?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모두 무사히 그 연구소에서 떠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저는 그 연구소를 그렇게 당당하게 배웅까지 받으면서 나올 수 있을 거라고는 진짜 상상도 못했어요."
도현의 말에 자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윤호. 그러자 운전하고 있던 예은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저는 우리 회사 직원들과 대표님 외에 윤호씨도 탈출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탈출 계획 중에서 능력을 부여한 팔찌를 전달하는 일이나 암시에 걸린 분들을 완전히 치료해 주는 일은 윤호씨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거든요."
예은의 말에 부끄러운 듯 살짝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하는 윤호. 세연은 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다가 말한다.
"아까 연구소에 있을 때 느꼈던 거지만, 처음에 저희끼리만 있었을 때랑 A컴퍼니 직원분들이랑 대표님이랑 같이 있을 때랑 연구원들 태도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뭔가... 좀 굽신굽신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렇죠? 저희 회사가 평범한 인간뿐만 아니라 특별한 존재들도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대형 회사거든요. 그래서 저희 회사가 이미지가 굉장히 좋아요. '차별없는 회사', '꿈의 직장' 뭐 이런 식으로 긍정적인 수식어도 많이 존재하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그 연구소는 저희 회사와 좀 반대되는 이미지잖아요."
예은의 말에 세연이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싱긋 웃더니 계속 말하는 예은.
"그래서 만약에 저희 회사가 대표님에게 암시를 걸어 회사로 돌아오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그 연구소를 고소해버리면, 세상에 그 연구소가 알려질 텐데... 그럼 그 연구소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했는지도 알려지게 되잖아요? 그 연구원들은 고소 때문에 연구소가 문을 닫는 것이 두려워서, 고소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저희에게 갑자기 친절해졌고 떠난다고 말한 저희를 아무런 방해 없이 배웅까지 해준 거예요."
"그렇군요. 어쩐지 연구원들이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 순순히 해줄 리가 없는데 말이죠. 다 이유가 있었군요."
예은의 말에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하는 세연. 그녀의 말에 예은은 말없이 미소를 짓는다. 그 후로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그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예은의 차가 세연, 도현, 우혁, 윤호가 사는 집 앞에 도착한다.
"다 왔어요, 여러분. 지금까지 정말 고생 많으셨고 차 안에서 대화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그럼 모두 안녕히 가세요."
차를 세우며 작별 인사를 하는 예은. 그러자 그들은 내리기 전에 언젠가 한 번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한 후에 작별 인사를 하고는 차에서 내린다. 그렇게 예은이 떠나자, 윤호는 예은의 차가 떠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고는 말한다.
"예은씨 덕분에 편하게 집에 왔네. 이제 그만 집으로 들어가자."
윤호의 말에 모두들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나란히 집으로 들어가는 그들.
"정말 오랜만에 다 모였네. 앞으로 연구원들이 우릴 찾지 않는다고 했으니 이제 마음 편히 돌아다녀도 되겠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거실에 놓인 소파에 앉더니 살짝 웃으며 말하는 우혁.
"그렇네. 더 이상 형이 쳐놓은 결계 안에서만 산책하는 일도 없겠어. 자유로워서 좋다."
우혁의 말에 우혁이 앉은 소파 옆에 슬쩍 앉더니 대답하는 도현.
"벌써 오후 6시네. 오자마자 저녁 먹을 준비를 해야 한다니...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쉬고 있어, 식사 준비가 끝나면 부를게."
시계를 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하고는 부엌으로 가는 윤호. 그러자 소파 옆에 가만히 서 있던 세연이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윤호에게 다가가 말한다.
"요리하실 거죠? 저도 같이 해요."
"괜찮아요, 세연씨. 이건 제 역할인 걸요, 쉬고 계세요."
"아니에요. 저도 이제 손님이 아니잖아요. 여기서 같이 지내게 됐으니 뭐라도 돕고 싶은데, 제가 좀 자신 있는 일이 요리밖에 없어서 그래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가끔이라도 좋으니 식사 준비하실 때 같이 해요."
세연의 말에 고맙다는 표정으로 대답하는 윤호.
"고마워요, 세연씨. 그럼 가끔 혼자 준비하기 힘들 때 세연씨에게 같이 해 달라고 부탁할게요."
윤호의 말에 얼마든지 부탁해도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윤호와 세연은 부엌에서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준비한다.
"식사 준비 다 되었습니다, 오세요."
요리를 담은 그릇들을 하나 둘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하는 윤호. 세연은 물통과 컵, 수저를 각자 앉을 자리에 놓더니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얼마 되지 않아 부엌으로 와서 각자 자리에 앉는 우혁과 도현. 그러자 윤호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식사를 시작하자고 한다.
- 작가의말
이번 화도 끝까지 읽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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