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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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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임규진
작품등록일 :
2016.12.06 09:35
최근연재일 :
2018.03.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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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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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7.05.0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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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40. 공동의 적敵

DUMMY

“정주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주은백이 유긍연에게 술을 따라주며 물었다.

정주에 도착한 유긍연 일행 중 유혜연과 파파는 오랜 여행의 피로를 달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에 둘만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찾고 있는 물건이 있소. 오래 전에 잃어버린 것이지. 행방을 쫓는 중에 정주에도 관계된 집단이 있어 찾아온 거요.”

유긍연이 술을 들이킨 후 말했다. 아직 찾고 있는 물건이 목걸이란 것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정주를 찾은 목적은 대략 말한 셈이다.

“주형은 북경에 오기 전 이곳 정주에 있었다고 들었소. 이곳에 연고緣故가 있소?”

이번에는 유긍연이 묻는다.

“없습니다. 단지 적발인이 이곳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왔다가 그가 북경으로 움직였다는 정보에 북경으로 갔던 것입니다.”

“이곳에 적발인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 스승이란 자가 이곳에 있을 수도 있겠군.”

“그럴 수 있습니다. 그들은 나름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은백이 상정문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대략 얘기하자 유긍연이 호기심 어린 얼굴이 된다.

“혹시 내가 찾는 놈들이 그 놈들 아닐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군.”

유긍연의 말에 주은백도 그런 예감이 슬며시 들기 시작했다. 상정문주에 따르면 적발인의 스승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힘을 합치지 않으면 막기 어렵다 했다. 마교의 소교주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다면 예사 물건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그 물건을 가져간 세력도 만만한 세력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세력일 수 있다.

유긍연과 주은백은 서로의 예감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단서는 가지고 있습니까?”

주은백이 술을 들이키며 묻는다.

“이곳에 있는 상단 중 한곳이 놈들과 관계가 있다고 하오. 내일 그곳을 조사해볼 생각이오. 북정상단.”

유긍연이 동창의 정조장으로부터 캐낸 정보다. 정조장은 북정상단을 통해 북천회와 연락을 해왔던 것이다.

“저는 무림맹에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남궁세가의 이공자입니다. 아직 그 친구가 여기에 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내일 무림맹 정부지부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들도 어떤 집단을 쫓고 있는데 아마 적발인이 속한 집단과 동일한 집단인 듯합니다.”

주은백이 유긍연의 잔에 다시 술을 따르며 말했다. 유긍연은 마교의 소교주다. 당연히 무림맹과 편한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남궁이현이 무림맹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진 않았다.

“만일 무림맹이 쫓는 집단이 만일 그들이라면 마교, 무림맹이 함께 뒤쫓는 세력이 되는 셈이군. 전례가 없는 일이야. 하하”

유긍연이 단숨에 잔을 비우며 호탕하게 웃는다. 주은백의 머리에도 점점 연관성이 짙어지는 느낌이었다.

“친구에게 유형 얘기를 해도 되겠습니까?”

주은백이 유긍연을 바라보며 묻는다. 쉽지 않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마교와 무림맹. 물과 기름처럼 공존하기 어려운 관계인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문제의 본질과 관계없이 두 집단간에 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사이인 것이다.

“나는 관계없소. 항상 그 사람들이 문제지. 그들이 우리를 뿔 달린 괴물로 아는 거지. 하하”

다시 유긍연이 호탕하게 웃으며 잔을 들어 올려 눈으로 건배를 제의하자 주은백이 잔을 들어 올려 유긍연의 잔과 가볍게 부딪혔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고 오늘은 달려보자구~”

유긍연이 다시 단숨에 잔을 비우며 주은백을 재촉한다. 술잔을 비우라고.



“떠날 때도 갑작스럽더니 오실 때도 그렇구려. 주형은 정말 바람 같은 사람이오. 하하. 어쨌거나 반갑소.”

남궁이현이 무림맹 정주지부를 찾아온 주은백을 반갑게 맞으며 인근의 객잔으로 주은백을 데려갔다.

“남궁형께 약속 드리지 않았소? 일을 마치면 다시 남궁형을 찾겠다고. 하하”

주은백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오래 사귄 것은 아니지만 다시 만나니 반가움이 생각했던 것보다 오히려 더욱 크다는 것을 느끼며 둘은 흐뭇하게 웃었다.

“북경으로 가셨던 일은 잘 되었소?”

남궁이현의 물음에 주은백이 적발인과의 대결과정을 대략 설명했다. 물론 아직 유긍연 일행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되셨구려. 아무튼 집안의 원수를 죽여 부모님과 고모님의 원한을 갚았다니 정말 잘 되었소.”

남궁이현이 마치 자기 일인 양 좋아한다.

“남궁형과 이리 두 번째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소. 내 오면서 생각한 것이 있는데, 우리 말을 편히 하는 것이 어떻겠소?”

주은백이 남궁이현에게 말을 편히 하는 것을 제안했다. 사실 남궁이현도 말을 편히 하고 싶었으나 상대의 의향을 몰라 가만 있었던 것이다.

“내 바라던 바가 바로 그것이오. 하하”

남궁이현이 호탕하게 웃으며 호응해온다.

“그럼 말을 편히 하도록 하세. 하하”

“좋네.”

“사실 내가 자네에게 할 말이 있네. 혹 자네 마음이 편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려되는 바도 있으나 벗에게 숨기는 것이 더 나쁜 일이라 생각되어 말하는 것이네.”

주은백이 유혜연과 파파를 무한에서 만난 일에서부터 적발인과의 대결, 유긍연 일행을 만난 일까지 모두 자세히 털어놓았다. 물론 그 와중에 있었던 상정문 서설란과의 일은 굳이 말하지 않았다.

주은백의 말이 끝나자 남궁이현이 아무 말도 없이 심각하게 생각에 잠겨 있었고 주은백도 그런 남궁이현을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남궁이현이 입을 열었다.

“사실 무림맹과 마교는 사이가 좋지 않네. 구대문파와 오대세가와도 당연히 사이가 좋지 않지. 하지만 저번 난주에서의 일로 무림맹 내에서 마교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네. 그때 무림맹에서 큰 도움을 받았지. 지금 자네 얘기를 들어보니 좋은 사람들인 것 같은데 마교라고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겠지.”

남궁이현이 차분하게 말했다.

“고맙네. 나는 자네가 정색을 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다네.”

“하하. 천하의 주은백이 속으로 걱정을 했다니 아무렴 그럴 리가 있겠는가?”

“아니네. 정말이네. 자네는 내가 산을 내려와 처음 사귄 친구이자 유일한 친구네. 이 일로 자네와 어색해질까 봐 걱정했다네. 하하. 고맙네.”

주은백의 말은 사실이었다. 남궁이현을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남궁이현과 같은 친구를 다시 사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은백은 남궁이현을 마음속에서 좋은 친구로 담아두고 있었다.

“고마울 것이 무엇인가? 친구의 친구라면 내게도 친구인 셈이지. 그렇잖아도 나도 자네에게 소개해줄 친구가 있네. 묵진휘라고, 마침 이곳 정주에 있네. 곧 같이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세. 하하”

남궁이현이 묵진휘 얘기를 꺼낸 후, 주은백이 북경으로 떠난 뒤부터 묵진휘의 도움으로 구사일생 살아난 것까지 자세히 말했다.

“자네가 그리 칭찬하니 나도 묵진휘라는 사람을 꼭 만나보고 싶군 그래.”

“아마 두 사람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걸세. 자네와 묵진휘 그 친구에게는 비슷한 느낌이 있기도 하네.”

“기대하겠네. 자네도 괜찮다면 유공자와 인사를 나누는 것이 어떤가? 그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네.”

“자네가 그러는데 못 만날 이유가 있겠는가? 그러도록 하지.”

주은백의 말에 남궁이현이 흔쾌히 승낙했다. 사실 무림맹 소속 무인이자 남궁세가의 이공자인 남궁이현이 마교의 소교주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칫 잘못 세인世人들에게 잘못 소문이 나면, 남궁이현 개인은 강호의 공적이 될 수 있었고, 남궁세가까지도 큰 곤궁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궁이현은 주은백을 믿었고 주은백은 자신을 믿어주는 남궁이현이 더욱 고마웠다.

“그 놈들의 세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모양이군.”

주은백이 흉수들에 대한 얘기로 화제를 바꾸었다.

“그렇다네. 대단한 고수들이 많고 전대의 고수들도 있는 것으로 봐서 오랜 세월 세력을 축적해 온것 같네.”

“놈들의 목적이 무엇인가?”

주은백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사파邪派처럼 돈이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여겨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잘 모르겠네. 아무튼 단순히 재물 같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닌 듯하네”

남궁이현의 추측도 주은백과 다르지 않았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놈들의 꼬리를 찾아야겠지.”

“이전에는 놈들을 어떻게 찾았는가?”

주은백이 물었다. 갑자기 유긍연이 정주에 있는 상단 한 곳을 조사해보겠다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이곳 정주에 있는 상단 중에 북정상단이라고 있었네. 그 놈들이 흉수들의 끄나풀이었지. 하지만 저번 사건 이후로 놈들은 상단을 폐쇄하곤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 내 생각에는 무악산 어딘가에 놈들의 본거지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만 우리 세력으론 수색하기도 어렵네. 인원도 인원이지만 놈들에게 고수들이 많아 함부로 접근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네.”

남궁이현의 말에 주은백의 눈빛이 빛났다. 북정상단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유긍연이 찾는 상단도 북정상단이라했다. 그렇다면 역시 그 놈들이 그 놈들인 것이다.

“마교의 소교주가 찾는 집단이 바로 북정상단이네. 결국 그 놈들이 그 놈들인 거지.”

주은백의 말에 남궁이현도 놀란다. 마교도 그 놈들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마교는 왜?”

“그건 나도 자세히 모르겠네. 다만 잃어버린 물건을 찾고 있다더군.”

주은백의 대답에 남궁이현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무림 역사상 유례없는 무림맹과 마교의 공동의 적이 나타난 것이다. 무림맹과 마교의 공동의 적이라면 얼마나 강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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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159. 긴장緊張 +3 17.06.13 2,490 44 10쪽
159 158. 경악驚愕 +3 17.06.11 2,437 46 9쪽
158 157. 궁즉통窮則通 +3 17.06.09 2,461 47 9쪽
157 156. 청해의 먹구름 +3 17.06.07 2,552 41 10쪽
156 155. 낙수落水 +3 17.06.04 2,461 48 10쪽
155 154. 불안不安 +3 17.06.02 2,403 47 10쪽
154 153. 후퇴後退 +3 17.05.31 2,616 47 10쪽
153 152. 적대강狄大江의 단서 +3 17.05.28 2,708 47 10쪽
152 151. 속수무책束手無策 +3 17.05.27 2,616 43 10쪽
151 150. 글씨 +3 17.05.25 2,646 48 11쪽
150 149. 열린 문 +3 17.05.22 2,509 45 10쪽
149 148. 사각 열쇠 +3 17.05.20 2,441 47 10쪽
148 147. 압박壓迫 +2 17.05.18 2,461 45 10쪽
147 146. 수색搜索 +3 17.05.16 2,448 47 10쪽
146 145. 백사일생百死一生 +3 17.05.13 2,689 49 10쪽
145 144. 무림맹과 마교 +3 17.05.11 2,602 47 10쪽
144 143. 소용돌이 +3 17.05.10 2,594 43 10쪽
143 142. 버섯구름 +5 17.05.09 2,586 51 10쪽
142 141. 화약火藥 +5 17.05.06 2,593 48 11쪽
» 140. 공동의 적敵 +3 17.05.04 2,621 49 10쪽
140 139. 오의붕경五衣朋競 +4 17.05.02 2,580 46 11쪽
139 138. 굴갱대호堀坑大虎 +3 17.04.30 2,634 49 10쪽
138 137. 재연再演 +2 17.04.28 2,592 48 10쪽
137 136. 공세攻勢 +2 17.04.26 2,700 50 9쪽
136 135. 진노震怒 +2 17.04.23 2,710 49 9쪽
135 134. 모순矛盾 +2 17.04.20 3,073 49 10쪽
134 133. 마교魔敎 +2 17.04.18 2,884 46 11쪽
133 132. 질문質問 +2 17.04.15 2,826 5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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