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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317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5.12 13:01
조회
721
추천
24
글자
7쪽

1화. 방순덕, 이런 사람이야!

DUMMY

- 야! 이 나-쁜 영감탱···염라대왕님아! 이게 뭐여, 이게! (그르릉 왈왈왈)


순덕은 악에 바쳐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나온 소리는 개 짖는 소리라니···.


이승으로 돌려보내준 것은 좋았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 집 흰둥이 몸뚱이란 말인가.


설마하니 사람도 아니고, 개 몸뚱이로 들여보내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더구나 흰둥이는 암캐도 아니고 숫캐다, 숫캐!


저승으로 들어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


장순덕, 2010년 현재 나이 62세, 키 149센티에 55킬로의 짱짱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전형적인 아줌마 식 볶은 파마머리에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 부리부리한 눈에 살짝 낮은 코, 야무지게 다문 일자형 입매를 한 그녀는 누가 봐도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만큼 차돌처럼 단단하게 생겼다.


순덕을 처음 만난 사람은 누구라도 한 고집 하게 생겼다고 느낄 정도였는데 실제 황소고집이기도 했다.


어떤 일이든 손을 대면 야무지게 끝을 보는 그녀는, 하루 10킬로를 걸어도 다리 아프다 하는 일도 없었고, 20킬로 무게의 쌀 봉지도 연거푸 들어 옮겨도 앓아누운 적이 없었다.


날씬한 것도 아니고, 미인인 것도 아닌데 순덕은 나이 들수록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아니, 어쩜 그렇게 튼튼해? 부러워 죽겠네.”


“어려서 밤을 너무 먹어 그려. 밤 많-이 먹으면 돼.”


“도대체 얼마나 먹었기에?”


“흠···. 어려서 적어도 15년은 밥 대신 밤으로 배 채웠어.”


“······.”


정말 끝내주는 체력이었다.


***


1949년. 약초꾼 아버지와 만나 살림을 차렸던 모친이 방순덕을 낳은 해였다.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겨우 젖을 뗀 순덕은 6・25 전쟁을 피해 부산을 향해 내려가다 어머니를 잃었다.


약초꾼이었던 아버지 방장석은 순덕을 안고 깊은 산으로 도망쳤다.


전쟁을 피해 들어간 산속에서 걸음마를 할 무렵부터 아버지 따라 전국 곳곳의 산을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그녀의 말투에는 충청도 사투리에 온갖 지역의 말이 조금씩 섞여 있었다.


일정한 거주지를 갖지 못한 탓에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조차 다니지 못했다.


순덕의 나이 6살 무렵부터 아버지는 순덕에게 자신이 아는 한글을 가르쳤다.


“순덕아, 요거는 꼭 알아야 혀. 요 약초 이름들은 꼭 기억해 둬.”


아버지는 순덕에게 약초를 거래할 수 있을 정도로 숫자도 가르쳤다.


“약초는 말이여. 돈 계산을 잘해야 되는 거여. 요 동그래미 하나 틀리면 금값이 똥값이 되는 거여.”


사실 더 가르칠 수도 없었다.


그게 아버지가 아는 기초교육 내용의 전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순덕의 나이 16세 무렵에 아버지는 운 좋게 산삼을 몇 뿌리 캐는 행운을 잡았다.


그 돈을 밑천으로 사람이 드문드문 보이는 시골 지역에서 집도 샀고, 그 집이 가게도 되었다.


그녀 나이 20세 되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이었다.


약초를 캐는 일은 힘들었다.


아버지는 몇 년간 함께 다니던 순둥이 노총각과 산으로 가셨다.


그런데 멀쩡하게 가셨던 아버지가 3일 째 돌아오지 않았다.


첫날은 그러려니 했고, 이틀째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삼 일째 되던 날, 늦은 밤까지 아버지 걱정에 잠을 못 이루던 순덕이 깜박 졸았다.


비몽사몽간에 아버지를 보았다.


순덕을 향해 미소를 짓고는 몸을 돌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저만치 멀어져가는 꿈에 화들짝 놀라 깨었다.


가슴이 벌렁거리며 불안함이 밀려왔다.


날이 밝자 순덕은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아버지를 찾아볼 요량이었다.


그때였다.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랐던 순둥이 노총각이 숨차게 올라왔다.


“허억, 허억, 순덕 양, 허억, 저랑 빨리 병원부터 가유. 아저씨가, 아저씨가 절벽에서 떨어졌슈.”


절벽에서 귀한 약초를 발견하고 굳이 아버지가 캐려고 다가가다 발을 헛디디면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노총각의 안내로 급하게 내려간 읍내 병원에서 싸늘한 시체로 누워있던 아버지를 본 순덕이 그 앞에서 통곡하다 기절을 했다.


그런 순덕을 그 순둥이 노총각이 지극정성으로 챙겼다.


하늘아래 유일한 내 편이었던 사람을 잃은 순덕에게 비빌 어깨를 내어준 사람은 그 청년뿐이었다.


그 노총각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장례를 어찌어찌 치렀다.


넋이 나간 순덕에게 그 노총각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앞으루 혼자 살아갈 방도는 있슈?”


49제를 마치고, 노총각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와 살던 집과 모았던 약초들을 정리했다.


갈 곳이 없었던 순덕이 노총각을 따라 30여 가구가 모인 마을로 내려왔다.


결국 순덕은 그와 결혼이라는 걸 했다.


남편 네에는 순덕이 모셔야 할 시어른들이 정말 많았다.


제대로 된 음식 조리를 할 줄 몰랐던 순덕에게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것이 바로 시어머니였다.


다행인 것은 시어머니 성격이 무던한 탓에 순덕을 구박하기보다 가르치려 애쓰셨다는 점이었다.


“여자는 음식만 잘 만들어도 사랑 받는 겨. 잘 보고 배워.”


그때 시어머니께 음식을 배운 것이 순덕이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는데 신의 한수가 되었다.


물론 시어머니 밑에서 고생은 했지만,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했던 고생 덕에 ‘까짓 이 정도쯤이야’하고 넘길 수 있을 만큼 순덕은 성격이 당찼다.


그리고 결혼 3년째 되던 해 아들을 낳았다.


남편이 아들을 들고 외쳤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구먼!”


아들이 늦게까지 결혼을 못해 대가 끊길까 걱정 하던 시댁이었다.


노인들만 많은 시댁에 달랑 하나라도 손주를 쑥 낳아 대를 잇게 해 주자 시어머니를 비롯한 시댁식구들이 그녀를 홀대하지 못했다.


아들은 순덕에게도 삶의 희망이자 등불이었다.


순덕이 봐도 아들은 어려서부터 천재가 아닐까 생각될 만큼 똑똑했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적어도 2개, 아니 3개 이상 알았다.


마을에서 알아줄 정도로 똑똑했던 터라 남편은 아들을 서산에 있는 중학교에 보내 공부를 더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심 순덕도 바라는 바였다.


남편이 캐온 약초가 잘 팔리면서, 남편은 아들을 서산으로 보내 공부를 시켰다.


남편은 아들의 하숙집까지 구해주고, 돌아오면서 TV 1대를 구입해왔다.


“세상에···. 천지가 개벽할 일이구먼.”


TV를 처음 본 그녀의 소감이었다.


그녀가 처음 본 TV프로그램이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외화였다.


거기에 나온 녹색 괴물에 충격을 먹었던 순덕이 처음 접한 서양식 이름이 헐크였다.


물론 처음 그 드라마를 본 뒤로는 시부모와 시댁식구가 TV 앞을 차지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웹소설입니다.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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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50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6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8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6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5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71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3 5 7쪽
113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8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73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1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81 4 7쪽
109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70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7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6 6 7쪽
106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5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70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3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5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101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79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7 6 7쪽
99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3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81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7 7 7쪽
96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3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82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1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7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200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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