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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143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7.06 06:00
조회
179
추천
7
글자
7쪽

96화. 인한의 데이트(4)

DUMMY

인한은 제 포부도 말했다.


인한은 지금의 뼈해장국으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인한은 시간이 좀 더 흘러 순덕이 제 자리에 돌아오면, 전국의 유명 맛집을 다 다녀볼 생각이었다.


오로지 실력이 받쳐줘야 어느 분야로든 뻗어나갈 수 있으리란 계산이었다.


둘은 밥 먹으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민정은 인한의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순덕에 대해 더 묻지 않았다.


괜히 남의 아픈 곳을 찌르는 일이 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나중에라도 인한이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되면 분명 제게 털어놓을 것이었다.


마침내 배가 부른 민정이 젓가락을 놓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숭늉을 마셨다.


“수영이란 꼬맹이는 더 연락 없어?”


“내가 말을 잘 했나봐. 없던데?”


민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수영의 작은 얼굴을 떠올렸다.


“중딩이라 다행이지 고딩만 되었어도 내가 밀렸을 거 같아.”


“천하의 이민정이?”


“그 꼬마 말빨이 나보다 한 수 위던데 뭐···.”


인한이 슬그머니 제 얼굴에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고는 민정에게 들이밀면서 속삭이듯 물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


“으이구, 됐거든요!”


다가온 인한의 얼굴을 손으로 덮어 밀어낸 민정이 주변의 시선을 살피며 핀잔을 주었다.


둘은 배부르게 쌈밥을 먹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차를 마시자며 자리를 옮겼다.


인한이 차를 몰고, 영종도 바닷가가 보이는 도로로 향했다.


도로에는 다니는 차가 많지 않아 여유 있게 드라이브 하면서 바람도 즐길 수 있었다.


날씨는 덥지만 가을바람이라 그런지 많이 습하지 않아 더 상쾌했다.


인한은 바닷가 근처에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유명 카페로 향했다.


건물도 유명 건축가가 지었다는데 인한은 누가 짓던 간에 관심이 없어 그냥 그러려니 했다.


주차장에는 외제차도 여러 대 보였다.


아마도 건축물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일부러 서울에 사는 사람도 드라이브하면서 들러 간다는 말이 도는 곳이었다.


인한이 민정에게 손을 내밀자 민정이 웃으며 인한의 손을 꼭 잡았다.


손끝에서 시작된 찌릿한 감각은 뇌로 올라가 다시 발끝으로 내려가면서 눈앞에 새로운 세상을 펼쳐놓았다.


인한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인한이 민정에게 눈으로 물었다.


‘나만 이래? 아니지?’


그런데 민정이 살며시 저를 보고 웃는다.


‘오, 신이시여! 저를 웃게 하소서!’


세상 모든 게 아름답게 보였다.


민정 이전의 세상은 흑백이었고, 민정 이후의 세상은 온통 칼라였다.


마치 머릿속에서 분홍색, 붉은색, 연두색, 하늘색, 노란색 등 온갖 세상의 폭죽이 터지는 느낌이었다.


‘오! 사랑은 위대하다. 연애는 신이 내린 선물이다!’


인한은 100미터 달리기를 한 것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심장이 힘차게 벌렁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잘못하면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지도 몰랐다.


예전이었다면 연인들이 저렇게 손을 꼭 잡고 붙어다니면 인한은 그들을 꼬나보며 날씨도 더운데 더 덥게 뭘 저러고 다니냐는 둥 뒤에서 소심하게 흉을 봤을 터였다.


그런데 오늘 제가 그런 존재가 되니 그것이 질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 내로남불이란 말이 뇌리를 스쳤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인한아, 인한아,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말자! 연애는 위대하다!’


스스로 다짐하는 인한이었다.


3층으로 올라가자 굉장히 넓은 공간을 차지한 카페가 보였고, 그 앞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전망대 울타리는 투명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 세련미까지 갖추고 있었다.


민정이 전망대로 나가 햇살에 부서지는 회색빛 바다비늘에 감탄을 거듭했다.


그 앞으로 갯벌이 보였지만 그것 또한 그런대로 괜찮았다.


둘은 아이스로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를 한 잔씩 주문했다.


이윽고 인한이 양손에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를 챙겨 전망대로 나가려는데 카페를 나서는 남녀가 인한을 스치고 지나갔다.


인한의 뇌가 남녀를 인식한 순간, 절로 몸이 굳었다.


민정도 두 남녀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쟤, 현수 아냐?”


인한이 돌아보았을 때 이미 남녀는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여기서 나간다면 갈 곳은 한군데였다.


인한은 자신이 들고 있던 음료를 민정에게 건네주고, 따라 내려갔다.


“인한아, 왜 그래?”


인한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민정이 음료를 든 채 잰 걸음으로 따라 내려왔다.


인한이 주차장으로 내려갔을 때 이미 붉은 색 반츠가 도로로 진입한 뒤였다.


인한이 재빨리 운전석에 앉자, 민정도 후다닥 올라탔다.


양손에 음료를 쥔 채 차 문을 여느라 음료 뚜껑 하나가 사라지고, 아메리카노의 절반이 사라졌다.


인한이 붉은 색 반츠를 따라 도로로 진입했다.


인한은 조금 전과 다른 의미로 심장이 벌렁대기 시작했다.


한가한 도로였지만 앞서가던 반츠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인한이 엑셀을 밟았지만 감히 쫓기 어려운 스피드였다.


10여분을 따라간 인한이 서울로 갈라져 올라가는 고속도로에서 결국 반츠를 놓치고 말았다.


도로 안전지대에 잠시 차를 세운 인한이 숨을 골랐다.


인한이 허탈해진 표정으로 운전대에 머리를 기댔다.


180도 달라진 얼굴을 한 인한을 바라보는 민정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제야 민정이 눈에 들어온 인한이 민정의 눈치를 보며 작은 소리로 사과했다.


“미안해.”


민정이 입술을 깨물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민정은 인한에게 반쯤 쏟아진 아메리카노를 주었다.


“일단 한 모금 마셔.”


인한이 마지못해 커피를 받아들어 마시자,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


“···말하기 곤란한 일이야?”


“그게 아니고···,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


“처음부터 해. 두서없어도 괜찮으니 생각나는 대로 해봐.”


인한이 민정의 눈을 마주보았다.


민정은 인한의 눈이 한없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았다.


지금은 기다려줄 때였다.


잠시 숨을 고른 인한이 말했다.


“우리 부모님, 뺑소니차에 당했다는 거는 알지?”


“그래, 말했지.”


“그 뺑소니차 사건이 묻혔어. 아주 조용히···. 할머니가 아무리 애를 써도 목격자 하나 찾지 못했어. 경찰은 할머니를 피하기만 했고···, 지금까지 경찰이 왜 할머니를 피했는지 그 이유는 몰라. 그런데 어쩌다 알게 됐어. 운전자가 초등학교 고학년 아니면 중학생 정도의 남자아이였다는 거.”


“뭐?”


놀란 민정의 두 눈에 찢어질 듯 커졌다.


“그리고··· 그 애가 우리 부모님을 들이받아서··· 하아, 근데··· 그 애가 영재라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자기가 사람을 죽였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다네? 영재라는 사람을 형이라고 불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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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46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3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5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2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4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68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2 5 7쪽
113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7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68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0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77 4 7쪽
109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66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4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5 6 7쪽
106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2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68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2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1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101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79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5 6 7쪽
99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1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78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6 7 7쪽
»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0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79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0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6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197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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