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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박이연입니다.

내공빨로 무림 갑질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별박이연
작품등록일 :
2022.06.11 16:44
최근연재일 :
2022.11.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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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8.0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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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27. 철썩, 철썩.

DUMMY

# 27. 철썩, 철썩.


한참을 웃던 긍 교주가 웃음을 멈추고 정색하며 말했다.

“이런저런 놈들을 상대해 봤지만, 지금껏 너 같은 패기를 본 적이 없다. 너 같은 놈은 싫지 않아. 기회를 주마. 내뱉은 말을 물릴 기회를 말이다. 어떠냐?”

“싸움을 물려라? 그거 항복 선언이라고 봐도 됩니까?”

긍 교주는 쓴웃음을 지었다.

“여름에 태어난 하루살이는 겨울을 모른다더니. 얼치기 무인 몇 놈 상대해 봤다고, 무림인이 전부 만만해 보이더냐? 좋다. 굳이 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겠다니, 원하는 대로 해주마. 나중에 내 주먹이 무정하다고 원망하지나 마라.”

마음대로 하시라며, 홍경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어떻게 싸우고 싶으냐. 선배 된 도리로 네가 원하는 방식에 맞춰주마.”

“전 무식한 놈이라 이것저것 재는 건 싫어합니다. 그냥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싸웁시다. 먼저 항복하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그래. 단순해서 좋군. 네놈 수준에 맞춰 난 내공을 사용하지 않겠다. 진짜 무술이 어떤 건지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지.”

“괜찮겠습니까? 바람만 불어도 뼈가 시릴 나이신데···. 괜히 부러지고 나서 후회하지 마시고, 내공은 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교주는 늙은 호랑이가 까불거리는 새끼 고양이를 보는 눈빛으로 웃음을 머금을 뿐이었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홍경을 향해 사방에서 살기가 쏟아졌다.

“아, 한 가지 덧붙여야겠습니다. 중간에 누가 끼어들면 무조건 제가 이기는 겁니다. 아무래도 여긴 교주님 편밖에 없으니 불안하거든요.”

긍 교주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뭔 똥배짱을 자꾸 부리나 했더니, 노림수가 있었구나. 하고.

“수신위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나서지 말라.”

“존명!”

천장에서, 벽에서, 문밖에서, 숨어있던 호위들의 대답이 들려왔다.

“너도 마찬가지다.”

“예. 사부님.”

금태양이 공손히 머리를 조아렸다.

“자, 더 요구할 건 없느냐?”

“충분합니다.”

“장소는 어디로 할 테냐?”

“어디 멀리 갈 필요 있습니까? 그냥 여기서 하죠.”

“좋다.”

“그럼 이것부터 치워야겠군요.”

탁자를 치우려는 듯, 한 손으로 탁자 위의 차반을 들고, 또 한 손으로 탁자를 턱 잡더니, 갑자기 확 뒤집어 날려버렸다.

일천 근에 달하는 청옥 탁자가 허공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며 긍 교주에게 날아갔다.

긍 교주는 피하지 않고 엇차, 소리를 내며 그 무거운 탁자를 턱 하니 받아냈다.

원래 저 탁자는 천산에서 캐온 청옥을 통으로 깎아 탁자로 만든 것으로 기둥은 용으로, 표면엔 육도(六道)의 형태를 음각한, 교주가 아끼는 작품이었다.

피할 수도 있었지만, 청옥 탁자가 깨지는 걸 원치 않았기에 받아낸 것이다.

탁자에 양손이 묶였지만, 이런 상황은 수없이 겪어본 것이다.

긍 교주는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홍경의 공격은 긍 교주의 상상을 아득히 넘어선 것이었다.

탁자에 시야가 가려진 틈에 긍 교주의 바지를 확 끄집어 내린 것이다.

속옷까지 함께!

“헉?”

천하의 긍 교주도 당황해 헉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도산검림(刀山劍林)을 지나며 목숨을 잃을뻔한 위기도 수없이 겪었지만, 이렇게 당황한 순간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홍경은 고간(股間)을 향해 손에 든 차반을 확 들이밀었다.

연하고 말랑말랑한 그곳에 뜨끈하게 달궈진 다관(茶罐)의 뚜껑이 닿자, 긍 교주도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앗뜨아!”

홍경은 가차 없이 양 발목을 끌어당기며 어깨로 다리를 밀었고, 긍 교주는 탁자와 함께 뒤로 휙 넘어갔다.

쾅!

바닥과 부딪히며 무시무시한 소리가 났다.

이 모든 게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지켜보던 금태양도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사부가 쓰러졌다고?

저 대단한 사부가 이렇게 손쉽게?

“이노옴!”

분노한 긍 교주는 청옥이고 뭐고, 탁자를 확 내던져 버리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홍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긍 교주의 등을 타고 한 줄기 차가운 기운이 올라왔다.

섬뜩한 느낌에 앞으로 몸을 날리려는 그때, 갑자기 뒤에서 굵은 팔뚝이 뱀처럼 교주의 목을 휘감아왔다.

어느새 뒤로 돌아간 홍경이 초크를 넣은 것이다.

홍경은 다리로 긍 교주의 허리를 감아 고정하고 팔뚝에 더욱 힘을 줘 압박했다.

“끄윽···.”

그 상황에서도 긍 교주는 한 손으로 팔뚝을 막아내고 남은 손으론 바지를 추켜올리려 했다.

홍경은 다리 사이에 발을 넣어 바지를 올리지 못하게 방해하고, 다시 목을 압박했다.

바지를 올리는 걸 포기하고 양손으로 팔뚝을 잡고 뜯어내려 하자, 홍경은 긍 교주의 귀를 깨물어 버렸다.

오도독!

“끄으···.”

시뻘게진 얼굴로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았다.

그때 홍경이 오른손을 뻗어 다리 사이의 그곳을 움켜쥐려 했다.

그곳은 사람의 몸에 붙은 인질이나 마찬가지였다.

인질이 잡히면 범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재빨리 홍경의 손목을 붙잡고 더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코앞에서 목표를 놓친 홍경은 그대로 손바닥을 쫙 펼치더니, 허벅지 살을 꽉 움켜쥐고 비틀었다.

“끄···.”

맨살을 꼬집히자 욕설이 혀끝까지 올라왔다.

시작하자는 말도 없이 공격하고, 깨물고, 꼬집고, 바지를 벗기고···.

강호의 도리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더럽고 치사한 방법을 총동원해 공격한다.

“끙···.”

더 끔찍한 것은 지금 상황에서 도저히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긍 교주는 무력감을 느꼈다.

중원의 무술은 바닥에 양발을 붙이고 중심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발경, 촌경, 침투경 등 고급 기술도 이 기본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중원의 무술은 바닥에 등을 대는 걸 금기시한다.

무술은 전쟁에서 파생된 것이라, 넘어지는 순간 동료에게 짓밟히거나 적의 창에 찔려 죽기에 생긴 원칙이었다.

그렇기에 누운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기술은 전혀 없다시피 했다.

홍경의 그라운드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그래서였다.

내공을 쓴다면 어떻게든 벗어날 수 있겠지만, 제한을 건 지금으로선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사실 몇 가지 수법이 있긴 했지만, 그건 하수에게 쓸 기술이 아니었다.

홍경과는 그 지위와 명성에서 까마득한 차이가 있다.

상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상대처럼 추잡한 수법은 쓸 수 없었다.

백만 신도의 교주로서, 또 천하의 고수로서 무인의 긍지를 지켜야만 했다.

홍경은 잃을 게 없었고, 긍 교주는 잃을 것밖에 없었다.

어려운 싸움이었다.

“사부님···. 흐흑···.”

금태양은 차마 사부가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해 엎드려 바닥에 고개를 처박았다.

시궁창이었다.

저 위대한 무인이 바지가 벗겨져 비부가 드러나고, 깨물리고, 꼬집히고, 목이 졸려 숨을 헐떡이는 모습을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길거리 건달도 저런 추잡한 싸움을 벌이지는 않으리라.

사부를 시궁창에 끌어들인 건 결국, 자신이니 죄스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싸움은 아무런 공방도 없이 고착된 상태로 지속하고 있었다.

뒤엉킨 팔뚝 사이로 색색- 답답한 숨소리만 들려왔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두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열기로 방 안은 마치 열대의 습지 같았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그때 홍경이 목을 죄던 팔을 위로 옮겨 관자놀이를 죄기 시작했다.

뿌드득, 뿌득.

강력한 압박에 머리통이 쪼개지는 소리가 났다.

“으아, 으아아-”

꼬집히고 깨물려서 소리를 내지 않던 긍 교주도 머리를 죄어오는 고통은 참지 못하겠는지 비명을 토해내고 말았다.

제천대성 손오공이 얌전하게 삼장법사를 따른 것도 금고아로 머리를 조였기 때문이지 않은가.

깨질 것 같은 통증에 긍 교주는 결국, 이성을 잃고 말았다.

“으아아! 이 개자식아!”

뒤로 손을 뻗어 홍경의 옆구리 살을 잡아 비틀어 꼬집었다.

“아악!”

옆구리를 꼬집힌 홍경은 긍 교주를 힘껏 밀쳐내고 거리를 벌려 대치했다.

긍 교주는 이내 홍경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홍경이 눈빛으로 욕하고 있었다.

‘계집애같이 꼬집다니! 나는 그래도, 당신이 그러면 안 되잖아!’

눈빛에 실린 비난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졌다. 내가 졌어.”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다.

처절한 진흙탕 싸움이 드디어 끝을 맺은 것이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벽에 등을 기대고 훅훅, 거친 숨을 내뱉었다.

허탈한 표정으로 힘겹게 바지를 끌어 올리며, 긍 교주가 말했다.

“태양아.”

“예?”

“가서 빙설주 한 동이 가져오너라. 제일 시원한 놈으로 다가.”

“예! 사부님!”

금태양이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문이 열리고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자, 겨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문뜩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홍경이 한 번도 주먹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압된 상태에서 주먹으로 맞았다면, 코피가 터지고 얼굴에 퍼런 멍이 들었을 것이다.

천하의 고수가, 천마의 화신이라 불리는 백만 신도의 교주가 얼굴에 멍이 든다면, 그 망신을 어찌 감당할까.

어쩌면 저 비겁하고, 추잡한 공격이 사실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려 함이 아니었을까.

이 싸움을 지켜본 이들은 홍경의 더러운 수를 먼저 떠올릴 것이고, 항복을 선언했으나, 패배가 아닌 양보라 생각할 것이다.

설령 패배라 하더라도, 내공을 쓰지 않았으니 무인으로서의 패배는 아니다.

“큭큭···.”

우스웠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배려받을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때 슬며시 다가온 홍경이 웬 납작한 병 하나를 내밀었다.

“상처에 잘 듣는 약입니다. 꼬집힌 다리에 바르십시오.”

“흥. 멍 주고 약주는 구나.”

긍 교주는 거부하지 않고 낚아채듯 약병을 가져갔다.

그때 금태양이 돌아왔다.

손에는 이슬이 맺힌 차가운 술동이가 들려있었다.

얼마나 세차게 달려왔는지, 가슴이 크게 들썩이고 있었다.

금태양의 손에서 술동이를 받아든 긍 교주는 입구의 마개를 거칠게 찢어내고 그대로 동이 째 들이켜기 시작했다.

-꿀꺽, 꿀꺽, 꿀꺽, 꿀꺽, 꿀꺽.

술동이에서 입이 떨어질 줄 몰랐다.

“크어어!”

입에서 토해낸 시원한 소리가 사자후처럼 사람들의 귓가를 때렸다.

한여름의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8월 중순이다.

두 사람이 서로 달라붙어 온 힘을 다 쏟았으니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열이 오른 상황.

여기에 얼음 조각이 동동 뜬 시원한 술이 등장했다.

직접 들이켠 사람이 이럴진 데, 지켜보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홍경은 입술이 달싹거리고 목이 바싹 말라왔다.

‘진짜 존나 맛있게 마시네.’

엉덩이를 끌고 슬금슬금 다가가 슬쩍 손을 내밀었다.

“저도 한 모금만···.”

탁!

사납게 손을 쳐버리고 몸을 돌려버린다.

“허···.”

과자를 뺏기지 않으려는 아이 같은 행동에 홍경은 어이가 없었다.

교주쯤 되는 사람이 치사하게!

긍 교주는 다시 동이를 기울여 시원하게 술을 들이켰다.

마시는 것보다 입가에서 흘러내린 술이 더 많았다.

품위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시원하고 맛있어 보였다.

“크허, 죽이는구먼.”

마치 놀리는 것처럼 마셔대니, 홍경은 참지 못해 입맛을 다시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아, 거, 교주님. 딱 한 모금만 합시다.”

다시 손을 쳐낸 긍 교주가 말했다.

“나는 형제가 아니면 절대 술을 나누지 않는다. 어떠냐. 이 늙은이를 형님이라 부를 용의가 있느냐?”

은근한 목소리에 홍경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납작 엎드려 머리를 숙였다.

“아우가 형님을 뵈오!”

홍경의 재빠른 행동에 긍 교주는 박장대소하며 술동이를 내밀었다.

“크하하하! 좋아. 아주 좋아. 여깄네. 아우!”

금태양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라 멍하게 입만 벌리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된다고?’

파격!

나이를 떠나 긍 교주의 지위나 명성을 생각하면 홍경 같은 무명의 인물과 호형호제한다는 건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게다가 수치를 당해 씹어 먹어도 모자랄 판에 형제라니!

“이놈이 술만 먹고 나중에 잡아뗄지 모르니 오늘 확실하게 절차를 밟아야겠다. 태양아!”

“예. 사부님.”

“광장에서 의형제의 의식을 치르겠다. 사람들에게 전하고, 향탁(香卓)을 준비하라.”

호형호제를 넘어 아예 의형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긍 교주가 홍경을 향해 씨익 웃음을 보이며 손을 내밀자, 홍경도 껄껄 웃으며 술동이를 넘겨주었다.

환갑이 넘은 노인과 형제가 된다는 게 아무렇지 않은 듯.

금태양은 얼떨떨한 얼굴로 뛰쳐나가, 총관을 불러 의식을 준비하게 했다.

한 시진 후, 광장엔 제단이 마련되었다.

제단에 음식이 차려지고, 향탁(香卓) 위 향로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때 마침 긍문화가 교단에 도착했다.

금태양과 홍경이 본교로 갔다는 소식에 서둘러 달려온 것이다.

갑자기 광장에서 예정에도 없는 의식이 벌어진다기에 사람을 불러 알아보았다.

교주가 주홍경이라는 사람과 의형제를 맺는다고 한다.

긍문화는 얼이 빠져버렸다.

“그게 뭐, 뭔 소리야!”

어째서 아버지가 그 개자식과 의형제가 된단 말인가?

의식이 치러지는 광장으로 달려갔다.


***


화신교의 사람들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의식이 진행되었다.

“천지신명께 고합니다. 나 긍관후는 주홍경과 형제가 되어 복을 같이 누리고, 어려움을 같이 감당할 것을 맹세합니다.”

홍경도 같은 내용을 맹세하고, 향로에 향을 꽂았다.

술잔을 나누고, 마주 보며, 서로 어깨를 감쌌다.

“형님.”

“아우.”

의식이 끝나자 사람들이 다가와 새로 형제를 얻은 것을 축하했다.

금태양은 뒤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홍경과 형, 동생 사이가 되었지만, 다행히 의식을 치르진 않았다.

까딱했으면 족보가 꼬일 뻔했다.

“들어가세. 아우. 들어가서 이번엔 술로 겨뤄보세.”

“하하. 이번엔 지지 않을 겁니다. 형님.”

저번 승부에서 졌다는 듯한 표현으로 사람들 앞에서 긍 교주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긍 교주와 함께 본관으로 들어가던 그때.

주위에 시립한 사람들 사이에서 홍경은 한 인물을 발견했다.

바로 이 공자, 긍문화였다.

“이봐, 조카!”

긍문화는 못 들은 척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봐, 조카!”

홍경이 계속 소리치며 다가갔다.

긍문화는 고개를 숙인 채 이를 갈았다.

홍경이 부친의 의제가 되었으니 이제 복수는 물 건너 가버렸다.

아버지의 형제에게 손을 댄다는 건 패륜(悖倫)이기 때문이다.

긍 교주는 홍경을 의형제로 삼는 것으로 교단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홍경과 긍문화 사이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홍경이 긍문화의 코앞까지 도착했다.

긍문화는 허리를 굽히고 읍하는 자세로 서서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홍경은 아래로 고개를 들이밀며 긍문화를 불렀다.

“이봐. 조카!”

눈이 마주친 긍문화는 대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 숙부님···.”

“그래. 조카.”

홍경은 친근하게 목덜미를 철썩철썩 두드리며, 소리쳤다.

“처신 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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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님아. 그 강을... +29 22.08.19 12,555 31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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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철썩, 철썩. +15 22.08.07 12,619 29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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