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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빈의 서재

지구최강의 마법사, 전생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임빈
작품등록일 :
2023.05.10 11:55
최근연재일 :
2023.06.14 19: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8,188
추천수 :
183
글자수 :
269,120

작성
23.06.03 21:00
조회
207
추천
2
글자
9쪽

6장. 성장의 한계(1)

DUMMY

한동안 레오의 '인재 찾기'는 계속되었다. 

제1 국립 아카데미에서 직접 발굴한 두 명을  제외하고, 가리온과 아이다가 골랐던 몇 명의 신상을 뒤져보고, 가끔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괜찮은 이들을 스카웃했다. 물론 당장에 써먹을 재목은 거의 없었지만, 레오는 지금 당장 쓸 패가 필요했던 것이 아닌지라, 미래가 보이는 자들 위주로 모았다. 앞으로 몇 년 내에, 그가 성인이 되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움직여도 무방할 때, 그 때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제1 국립 아카데미를 다녀온 지 두어달 즈음 되었을까, 정말 간만에 레오가 황궁에 붙어있었다. 뭐 그렇다고 그가 휴식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스승님, 눈 좀 뜨시죠. 스승님. 언제까지 주무시려고 그래요?"


"음... 으음... 제자님, 나 눈 붙인지 이제 겨우 두시간 됐는데요... 제자님이 그 장기 프로젝트 시작해도 된다고 말했잖아요..?"


"흐음, 제 몸 상태에 대해서 스승님의 조언이 좀 필요한데, 어쩔 수 없나.. 이번에 또 출장이 있는데, 다음에 와서 말할까요?"



밤샘 근무를 마치고 겨우 눈을 감았던 웬디가 비몽사몽한 정신속에 느리게 돌아가는 단어를 조합했다. '레오',  '몸 상태',  '스승님',  '조언'.  단어의 조합이 하나의 문장을 만들자 감겨오는 눈이 번쩍 떠지는 것을 느꼈다


"몸 상태? 왜요, 갑자기?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요?" 


"어, 프로젝트 때문에 잠 못자셨다고..."


"지금 잠이 문제예요?! 무슨 일이예요, 대체?!"


"자리부터 옮기시죠, 스승님. 보여드릴 게 있어요."


"하아... 역시 마력코어가 문제죠? 억지로 만들 때 부터 유심히 지켜봤건만, 역시 안심하면 안됐어."


"글쎄요, 이게 코어 문제인지, 다른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옛날엔 안 그랬는데. 아무튼, 가요, 스승님."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킨 그녀는 레오를 따라 마법 실험실로 움직였다. 뒤에서 따라가는 내내 종알종알 이어지는 잔소리를 한쪽 귀로 흘리며 도착한 둘은 실험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요, 이제 말해봐요, 무슨 문제죠?"


"음... 스승님, 제가 스승님 제자가 된지 이제 10년이죠?"


"가만있자... 그렇네요, 제자님이 8살 때 공식적으로 제 제자가 됐으니까, 왜요, 이제 제자님의 비밀에 대해 말할 생각이 들었나요?"


"전부 다 말해도 못 믿을걸요. 스승님, 이건 제가 이 세상 그 어느 누구한테도 밝히지 않은 비밀이거든요."


옅은 미소. 그의 미소에는 수많은 감정이 섞여있었다. 살짝 떨어진 입술의 끝에는 감히 떨쳐내지 못하는 짙은 슬픔이, 살짝 말려 올라간 입꼬리에는 그래도 삶의 행보에 깃든 기쁨이, 그녀를 마주한 채 웃고 있는 눈가엔 즐거움과 상실감이 동시에 맺힌 채, 그럼에도 그녀가 아닌 공허를 바라보는 눈 속엔 끝을 알수 없는 그리움과 분노, 한 없는 아쉬움이. 


한 때 인간으로서 별의 격을 이뤘던 반인반신. 그는 끝끝내 사람의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고, 사람으로서 살았다. 어긋난 시공의 틈에서 남들보다 몇십, 몇백의 시간을 더 보내며 공부하고, 수련하고, 그 높은 경지에 다달으면서도 그는 인정(人情)을, 사람이기에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 감정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을 끝없이 지켜냈다. 


그는 그렇게, 그의 동생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는 자신도, 혈육도 지켜내지 못했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성혼을 이룬 반신인지라 그의 혼이 지닌 천수는 인간의 것보다 몇십 배는 길었다. 피지컬 바디가 죽었어도 에테르 바디가 소멸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최후의 보루가 발동할 수 있었다.


꽤나 긴 이야기. 그 누구도 믿지 못할 이야기. 그는 담담히 그의 이야기를 스승에게 풀어냈다. 그가 지니고 있는 마법의 비밀은 그의 생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니. 


"... 정말, 그 누구도 믿지 못할 이야기...군요. 제자님의 입에서 듣고 있는데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데.... 대체 어떻게, 아니 하지만 이제야 제자님의 지닌 마법실력이 설명되는데..."


"진정해요, 스승님. 지금의 난 그때의 내가 아니예요. 어쨌든, 내가 최후에 사용한 마법은, 결코 가벼운 마법이 아닌지라. 이곳에 넘어오면서 내 혼이 가진 생명력이 엄청나게 손실됐을 거예요. 그리고, 이 몸에 정착하면서 피지컬 바디와 에테르 바디가 지닌 생명력이 동기화되는 과정에서도, 줄어들었을 거구요. 그러니까 지금의 내 정체성은 인간 레오 인거죠. 지구에 살던 반신급 마법사가 아니라."


"돌아갈, 생각은.. 없는 건가요? 두고 온 것이 너무 많잖아요. 제자님, 그 마음을 대체 어떻게 달래야 할지..."


"있죠, 왜 없겠어요? 방법만 있다면, 한번 쯤은. 아니 갈 수 있다면 몇 번이고.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이, 나를 믿고 의지하던 이들이, 내 동생이, 관계가 하나도 마무리 되지 않았는데. 당장이라도 돌아가서 보고 싶은데. 하지만 안돼요. 전생에서조차 내 몸을 차원이동 시킬 수가 없었어요. 물질을 원자단위로 분해할 수 있을만큼 과학이 발전한 곳에서도 그게 불가능했어요. 그렇다는 건, 결국 내 경지가 모자랐던 거죠. 내 영혼, 내 기억조차도 어디인지 모를 곳에 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 몸까지 원하는 곳에 보내려면 나는 한 단계, 아니 두 단계는 더 올라갔어야 해요."



일순간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웬디의 눈에서 그녀도 모르는 한 줄기의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왜, 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그녀조차 답하지 못하는 눈물이. 한 사람의,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이에게 끝난 삶의 담담한 이야기가, 그럼에도 여전히 그곳의 그리움이 있는 그가. 너무나 감정이 복잡해서, 그저 슬프다는 단어 하나로 정의하기엔 아, 그 감정이 설명조차 되지 않아서. 그럼에도 그녀가 가진 감정이 눈앞의 그에겐 그 표현조차 모자라다는 게 너무 여실해서. 



"아이, 왜 그래요, 스승님. 난 괜찮은데. 진짜로."


"... 우리 제자님. 한번 안아보게 이리 오세요."


"괜찮, 다니까...! 읍..!"



밀어내려는 레오의 손을 완전히 무시한 채 그녀는 눈 앞의 제자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말없이 한손으로 등을 토닥였다. 그녀의 손을 타고 그녀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한동안 말없이, 그는 그의 스승의 위로가 담긴 포옹을 받았다. 



"... 황족 몸에 함부로 손대면 안돼요, 스승님. 그러다 큰일나요."


"난 괜찮아요. 사제관계거든요."


"단 한 마디도 지실 생각이 없군요."


"아직 단 한마디도 지면 안돼요. 스승이라서요."



그제야 그녀는 그녀의 품에서 레오를 풀어주었다. 아직도 엉망인 그녀의 표정을 보고 가벼운 숨을 내쉰 그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괜찮다니까요, 스승님이 더 오바하면 어떡하나요."


"흥, 이제 됐어요. 이제 뭐가 문제인지 말이나 해봐요. 아직 그 얘긴 꺼내지도 않았잖아."


"예~예. 말한대로, 지금의 저는 마력 스토리지가 두 개예요. 마력 코어도 두개고. 단전에 하나, 심장에 하나. 그 두 스토리지의 마력의 총량이 이제 6클래스 비기너가 가진 양 정도. 코어를 억지로 오버드라이브 시켜버리면 일순간 마스터급의 마력까진 운용할 순 있지만, 한동안 마법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마력도 소진하고, 마력회로도 과부하가 걸리죠. 그런데,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대련할 때 느낀 건데, 이 코어가 성장을 멈췄어요. 둘 다. 마나를 마력으로 전환시켜주고, 코어가 유지되고, 축적시키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데. 말 그대로 현상유지밖에 못 해요."


"성장이 멈췄다..라. 그건 어떻게 알았죠?"


"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어요. 아, 이 코어가 한계점이 왔구나.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라는."


"흠, 앉아봐요. 직접 살펴봐야 알거 같은데."



레오는 바닥에 정좌로 앉았다. 그의 뒤에서 웬디가 마법을 준비했다.



"마력회로, 를 한번 활성화 시켜보겠어요?"


"[마력회로 시동.]"


"좋아요, 이제 제가 마력의 흐름을 읽을 거예요. 좀 간질간질 할 수도 있는데 참아봐요."



그녀는 레오의 등 뒤에 자신의 손바닥을 가져다대었다. 마력 흐름을 읽는 마법이 그녀의 손바닥에서 펼쳐졌다. 그와 별개로 그녀는 왼손에 마력을 모아 등줄기 아래쪽, 단전이 있는 위치에 갖다 대고 마력을 주입했다. 그녀는 정신을 최대한 집중하고, 마법으로 읽혀지는 마력흐름으로 레오의 마력회로를 구석구석 읽음과 동시에 그녀가 주입하는 마력을 움직여 레오의 두 스토리지와 코어를 살폈다. 



살짝 간지러운 느낌이 그의 몸속에 감돌았다. 작은 움찔거림이 느껴졌지만, 이내 심호흡하며 눈을 감고 그 또한 그의 마력을 컨트롤 하는 것에 집중했다. 타인의 마력이 본인의 몸에 들어온다면 그의 마력은 섞이지 않기 위해 반발하기 때문에, 반발하지 않도록 세밀히 컨트롤하며 그녀의 마력이 코어까지 전달되도록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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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7장. 다니메트에 닥친 비극(5) +1 23.06.10 15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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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6장. 성장의 한계(5) +1 23.06.05 195 2 10쪽
44 6장. 성장의 한계(4) +2 23.06.04 200 4 9쪽
43 6장. 성장의 한계(3) +1 23.06.04 199 2 10쪽
42 6장. 성장의 한계(2) +1 23.06.03 207 3 10쪽
» 6장. 성장의 한계(1) +1 23.06.03 208 2 9쪽
40 5장. 제 1 국립 아카데미(8) +1 23.06.02 212 2 13쪽
39 5장. 제 1 국립 아카데미(7) +1 23.06.02 21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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