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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딸기

1,000,000년 수련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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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딸기
작품등록일 :
2022.10.29 02:25
최근연재일 :
2022.12.19 11:5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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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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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2,024

작성
22.12.1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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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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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2쪽

1,000,000년 수련한 사나이 (40)

DUMMY

하인스와 루그가 향한 곳은 템즈 강 근처에 있는 이성 게이트였다. 이곳에 도착하기까지는 하인스가 렌트한 차를 타고 이동하여 들키지 않을 수 있었지만, 차에 내린 뒤부터는 문제가 생긴다. 엄중하게 게이트 근처를 지키고 있는 헌터들에게 헌터 라이센스도 보여줘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게이트 이용 허가가 떨어졌는지 확인도 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하인스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개인적인 일로 잠깐 미국을 떠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악어 머리를 하고 있는, 누가 봐도 몬스터처럼 보이는 루그와 함께 게이트에 들어간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러잖아도 현재 런던은 의문의 실종 사건이 발생하여 흉흉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몬스터처럼 보이는 악어 대가리와 함께 움직인다면 실종 사건의 배후로 지목될 위험이 있었다.


다행히도 하인스는 전격 계열 마법을 습득한 마법사이지만 간단한 정신 조작 계열 마법도 사용할 수 있었다. 거창하게 정신 조작이라고 하지만 최면 정도의 수준이다. 그래도 이곳에 자신과 루그가 왔다는 사실을 지울 정도는 되었다.

하인스가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잠깐 준비를 하는 사이 루그가 차에서 내렸다.


"허억!"


당연히 사람이 타고있겠거니 생각한 헌터가 기겁했다. 갑자기 차에서 거구의 악어 인간이 나타나니 놀라는 것이 당연하다.

루그가 씩 웃었다. 그걸 보고 있던 헌터에게는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장면이었겠지만.

순간 기겁한 헌터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루그가 개구리의 발바닥 같은 손으로 헌터의 얼굴을 후려쳤다. 이름 모를 헌터는 그 괴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몬스터다! 빨리 경보 울리고 다른 헌터들 소집시켜!"


최대한 빠르게 대응한다고 대응을 했다. 동료 헌터가 죽었지만 슬퍼할 시간도 없이 전투 준비를 갖추고 상황을 전달했다. 혹시나 몬스터가 빠져나가 시민들을 학살할 수도 있기에 게이트 주변을 완전 봉쇄했다. 차량이 드나들던 입구조차 전기가 흐르는 단단한 철책으로 꽉 막아둔 채 게이트 주변에 상주하던 헌터들이 전부 모였다.

그 모습에 하인스가 얼굴을 감쌌다. 분명 자신은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게이트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설마 하인스 님?"


설상가상으로 자신을 알아보는 헌터도 나왔다. 최대한 가린다고 가렸는데 완벽하게 정체를 감출 수는 없었다.

난처한 상황이다.

그때 루그가 높게 뛰어올랐다. 마치 개구리가 자신의 몸보다 몇 배는 높게 뛰어오르는 것과 같았다.

루그의 머리는 악어지만 손과 다리는 개구리의 그것이다. 공중에 뛰어오른 루그가 두 손을 활짝 펼치고는 맞부딪혔다.


'크으윽.'


하인스가 비틀거렸다. 이런 공격을 할 거라면 미리 예고라도 하던가!

갑작스러운 음파 공격에 머리가 띵하다.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차를 붙잡은 채 헐떡거렸다. 잠시 호흡을 고른 뒤 주변을 살폈다.


"자, 잠깐만."


헌터들이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를 쏟은 채 죽어 있었다. 루그 주변에 몰린 헌터들만 해도 스물은 넘는 수였다. 그보다 조금 더 외곽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헌터들까지 합하면 거진 사십은 되는 수다.

그 정도 되는 수의 헌터들이 모두 사망했다. 멀리 있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런 건 바라지 않았다.

아니, 사실 이런 헌터들이 몇 명이 죽어나간다고 해도 마음 쓰지는 않지만 그것과는 별개다. 이런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주목을 받게 된다.

아직까진 그건 너무 위험하다. 세계의 공적으로 몰리게 되면 이곳에서 살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세계에 존재하는 헌터는 무수히 많고, 저쪽 세계의 기둥이라는 존재들과 계약을 맺은 헌터는 불과 열일곱 밖에 되질 않으니까.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하지만 수 앞에는 장사 없다. 물량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있을 수 있는 존재라면 기둥들 정도가 아닐까.


"어쩌자고 이런 거야! 조용히 게이트만 들어간다면서!"

"응? 별 이유 없는데?"


하인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컨트롤이 안 되는 녀석이다. 분명 전해 듣기로는 싸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 사십을 학살해버렸다.


"들어가자고."


놈들이 무슨 짓을 하기 위해 게이트에 들어간다는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저 계약을 맺은 보그가 자신의 권속이 갈 테니 맞이하라고 하여 왔을 뿐이다.

한시라도 빨리 하려는 일을 끝내고 돌아가고 싶었다. 이런 일에 휘말리는 것은 사양이다.

그렇게 하인스와 루그가 게이트 안으로 사라졌다.


그 시각, 영국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 있는 철민이 게이트에 진입했다. 난이도가 높지 않은 이성 게이트였다. 삼성 게이트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삼성 게이트를 길드들이 소유하고 있어서 출입 허가가 떨어지질 않았다.

게이트에 들어온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기이했다. 돈을 벌기 위함도 아니고, 지루해서도 아니었다. 아니, 조금 지루해서 들어온 것도 어떻게 보면 맞기는 맞다.

게이트 내부의 탐사를 위해서다. 정해진 위치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 보면 전에 만났던 기둥 같은 존재들을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과거에도 철민처럼 게이트 내부를 돌아다니며 이계는 어떻게 생겼는지 탐사를 하던 헌터들이 있었다. 그들 역시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이 있는 헌터들이었다. 절대로 약하지 않았다. 그들 중에는 일세대 사냥꾼도 섞여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들은 모두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이 년 정도 이계 탐사가 활발히 진행되다 탐사를 떠난 모든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아서 탐사는 잠정적으로 중단이 됐다. 그 후로 게이트는 마정석과 몬스터의 사체를 얻는 용도로밖에 쓰이지 않게 됐다. 물론 민간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코어를 부수거나 꾸준히 몬스터를 소탕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 사람들은 이계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물론 가끔 모험심이 뛰어난 사람들이 나타나긴 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들은 게이트 내부로 들어갔고, 더는 소식이 없었다.


며칠이 걸릴까.

이전처럼 하루만에 끝날 거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하나의 세계이니만큼 그 크기 역시 어마어마할 것이다.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없고.'


이계에는 지구의 물건을 가지고 갈 수 없다. 그건 음식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딱히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이 걸린다면, 아마 그곳에서 자급자족을 해야 할 것 같다.


유성에게는 미리 말을 해뒀다. 게이트에 들어가서 조금 오래 있을 것 같다고. 차마 지애한테는 게이트 내부를 탐사한다고 사실대로 말 하지 못해서 거짓말을 치고 말았다. 협회에서 의뢰를 받아 외국에 잠깐 다녀온다고 하자 미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봤지만 이내 수긍했다.

설마 게이트 내부를 탐사한다고는 생각치 못했으리라.


별 문제가 없는 평범한 게이트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전부 헌터들이다. 레벨을 올리기 위해, 혹은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 있는 사람들은 개인 단위로 게이트에 입장을 했고 안전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파티를 꾸려 게이트에 입장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면 벌 수 있는 돈은 줄어들더라도 안전해지니까.


철민은 당당하게 혼자 게이트에 입장했다. 차림새는 이전과 비슷했다. 다른 헌터들처럼 온갖 장비로 몸을 무장한 것이 아닌 소풍이라도 가듯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기분 나쁜 끈적거림이 몸을 감쌌다. 눈을 떴을 땐 후덥지근한 열기가 몸을 뎁히고 있었다.

화산 지대.

근처에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이 존재하는 땅. 덕분에 나오는 몬스터들 또한 화산 불쥐나 마그마 슬라임처럼 열을 버티는데 최적화 되어 있는 몬스터들만이 출몰했다.

환경이 열악하여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에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이 들지만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몬스터들이다.


하지만 철민은 그런 자잘한 몬스터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돌아다닐 예정이었으니까.

먼저 첫 번째 목표는 저 높은 화산 너머다. 평범한 헌터들은 산에 오를 생각은 감히 하지 못하고 근처에 나오는 몬스터들만을 사냥할 뿐이다.

저 너머로 가면 왠지 뭐라도 나올 것 같았다.


철민이 뛰었다.

입구 근처에 있던 다른 헌터가 그 모습을 보고 입을 벌렸다.


"와, 저 사람 좀 봐. 뭔 속도가 저렇게 빨라?"

"옷차림은 전혀 헌터처럼 안 보이던데. 형태변환 유물인가?"


열기로 인하여 바싹 마른 땅을 밟으며 바람처럼 움직였다. 어쩌면,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 같지만 어쩔 수 없다. 호승심이 이는 것을 어떻게 막겠는가.

끝을 보고 싶다는 열망이 철민의 몸을 가득 채웠다.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다. 최대한 힘을 비축해두면서 이동할 셈이었다. 갑자기 적을 마주칠 수도 있었으니까.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 최악의 적과 마주쳐서 사투를 벌이는 것. 물론 결과는 승리여야겠지만.

철민은 그런 것을 바라고 있었다.


화산 불쥐가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철민에게 도약했다. 이런 것에 할애할 시간은 없었다. 무시한 철민이 앞으로 나아가자 화산 불쥐의 이빨은 애처롭게 허공을 깨물었다.

찍 소리를 내며 불쥐가 굴로 돌아갔다. 뭐였더라. 방금 뭐가 지나간 거지.


불과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화산 꼭대기에 도착했다.

직경 1km는 될 법한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화산의 분화구 아래에는 시뻘건 마그마가 들끓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몸이 익을 정도의 열기가 엄습했다.

우연이겠지만 때마침 산이 우르릉 떨리며 속에 있던 마그마들이 폭발하듯 분출됐다.


'음.'


착각일까. 속에 무언가가 있던 것 같았는데.

아마 몬스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 강한 몬스터는 아닌 것 같다. 끽해야 코어를 지키고 있는 우두머리 수준 정도다.

마침 위로 솟구친 마그마가 철민이 있는 위치로 쏟아졌다. 딱히 피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철민은 분화구 아래를 물끄러미 지켜봤다.


반투명한 계란 형태의 막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듯 마그마가 철민을 빗겨갔다. 주변 땅에 닿으며 가스가 빠져나가 용암이 되어 흘러내렸지만 역시 철민 주변으로는 흐르지 않았다.


'그냥 가자.'


가벼운 공격 한 번으로 분화구 내부를 헤집어 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산이 어떻게 될 지 짐작이 되질 않았다. 이곳에는 사냥을 하고 있는 다른 헌터들이 많았으니까.


이제 반대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산을 따라 내려오자 이곳 역시 후끈한 열기가 가득한 화산 지대였다. 다른 점은 사냥을 하고 있는 다른 헌터들이 없는 점일까.

덕분에 몬스터들이 더욱 많았다. 족히 수백 마리는 될 법한 화산 불쥐가 일제히 철민을 쳐다봤다. 덩치가 보통 쥐보다 몇 배는 큰 쥐들이 일제히 노려보자 조금 징그러웠다.


철민이 검을 생성했다. 이곳은 공격에 휘말릴 다른 사람들이 없으니 맘 놓고 공격을 해도 된다.

주변을 슥 훑어보고 어느 정도 위력이면 될 지 계산을 마친 철민이 장난치듯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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