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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보이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예술 범재의 천재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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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레드보이맨
작품등록일 :
2024.05.17 15:00
최근연재일 :
2024.06.21 11: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357
추천수 :
9
글자수 :
145,972

작성
24.06.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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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그럼 피드백 해 볼 사람?

DUMMY

앞으로 나오라는 선생님의 말에 따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단상으로 향하기 전, 나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박세민을 내려다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박세민은 '뭐 부를 거야?'라고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물었고, 나는 어깨를 으쓱한 뒤 단상을 향해 걸어갔다.


잠시 후, 나는 단상 위에 섰다.


그리 높지 않은 단상이었지만, 앉아 있는 학원생들 모두가 한눈에 들어왔다.


내가 단상에 서자 이제야 내 얼굴을 제대로 본 몇몇 학원생들은 나를 좀 더 자세히 보려는 듯 미간을 찌푸렸고, 또 다른 학생들은 놀란 듯 옆 친구와 속삭였다.


그러자 그런 학원생들의 반응을 지켜보던 선생님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세민이 친구라고만 했지 이름을 못 들었네."


"아, 제 이름은 이태수입니다."


내 대답을 들은 선생님은 고개를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얼마 전에 미튜브에 '최수한의 기억하다'를 올렸었지? 지금은 조회수 100만이 넘은 그 라이브 영상 말이야."


"네, 맞아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대다수의 학원생들이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쩐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와, 나 그 영상보고 좋댓구알 했는데!"


내 영상을 보고 좋댓구알까지 다 했다라..


나는 자리에 앉아 나를 보며 외치는 한 팬에게 팬서비스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최수한의 기억하다' 부를게요."


"오오~"


곡의 이름을 들은 학원생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뜯어보던 이전과 달리 내가 미튜브 영상의 주인공이란 걸 알자마자 들뜬 듯 환호성을 질렀다.


"혹시 MR은 있니?"


갑작스레 하게 된 노래였기에 MR은 당연히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아니요, 없어요."


"음, 그럼 잠시만.."


선생님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는 듯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이더니, 이내 스피커 선에 휴대폰을 연결하며 말했다.


"다행히 미튜브에 노래방 MR이 있네. 퀄리티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무반주보다는 낫겠지."


사실 무반주도 상관이 없었지만, 나는 그런 내색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행이네요."


"그래, 그럼 준비되면 말해."


준비? 마음의 준비 말인가?


"아, 그냥 바로 틀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내 말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인 후 휴대폰 화면을 몇 차례 터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는 학원생들을 둘러봤고, 마지막에 박세민과 눈을 마주쳤다.


'화. 이. 팅.'


어우, 오글거리게 화이팅은 무슨.


역시 이놈은 청춘영화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하고도 남았다.


잠시 후, 익숙한 코드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옴과 동시에 나는 입을 열었다.


"어쩌다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노래는 미튜브에 올라간 영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이 이어졌다.


아니, 사실 지금 잘 부른다고 해서 얻을 것이 없었기에, 오히려 노래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2절을 지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의 클라이맥스인 고음 멜리즈마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후, 나는 마지막 소절의 가사를 읊조렸다.


"그럴 수만 있다면.."


노래는 끝나자 시청각실은 침묵에 휩싸였다.


그리고 나는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학원생들을 찬찬히 둘러봤다.


박세민을 제외하고는 앉아있는 모두에게서 단 한 가지의 감정이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충격'이었다.


그리고 선생님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적잖이 충격을 받았는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그럼 태수 노래에 대해 피드백 해 볼 사람?"


선생님의 물음에 대답은 예상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보통의 경우라면 선생님은 조금 전처럼 피드백 할 학생을 직접 지목했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선생님은 누군가를 지목하는 대신 학원생들을 보던 시선을 거두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잘 들었어."


아마도 내가 외부인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선생님 스스로도 내 노래를 피드백 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느껴낀 탓일지도 모른다.


"네."


선생님의 말에 짧게 대답한 고개를 숙인 후 단상에서 내려와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세민이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것 역시 오글거리기 그지 없었지만, 나는 그것이 나름 귀엽다고 생각하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 그럼 이제 진짜 해산!"


선생님의 말이 울려 퍼지자 의자에 앉아 있던 학원생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시청각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나와 박세민도 시청각실 밖으로 나왔다.


시청각실을 나서는 순간, 다른 학생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내 이름이 들리는 것 같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박세민과 함께 연습실로 향했다.


"태수, 너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연습실에 들어서자마자 박세민이 다시 한번 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대는 무슨, 그나저나 너 버스킹 곡을 왜 'A song for you'로 한 거야?"


"아, A song for you?"


박세민은 멋쩍은 듯 코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그거 버스킹 곡 아니야."


"엥? 버스킹 때 부를 노래를 점검 차원에서 부른 거 아니었어?"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눈썹을 들어 올리자, 박세민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취지는 그런데 굳이 꼭 버스킹 때 부를 곡을 부를 필요는 없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었어."


"그래, 어쩐지.."


박세민의 말에 나는 그가 조금 전에 'A song for you'를 불렀다는 것이 비로소 이해가 갔다.


그리고 동시에 또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면 역사적인 네 인생의 첫 버스킹에서 부르려고 했던 곡은 뭐야?"


"아.. 그거..?"


박세민은 말하기 쑥스러운 듯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흉터'야."


"응? 박진한의 '흉터'?"


"맞아."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박세민에게 처음 들려준 곡이자 서로를 이어준 곡.


그런 곡을 태어나서 처음하는 버스킹에서 부른다니.


"원래 부르려고 했었어?"


"아니, 사실 잘 듣지도 않는 곡인데.. 네가 부르는 걸 듣고 좋아서."


박세민의 대답에 알 수 없는 묘한 간지러움을 느낀 나는 재빨리 피아노에 올려져 있는 보면대를 보며 말했다.


"네가 이 곡을 부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하네, 지금 한 번 들려줘봐."


"그럴까?"


역시 빼지 않는구만.


그렇게 박세민의 이태수 노래 뺏기를 시작으로, 우리는 학원이 끝날 때까지 연습실에서 노래를 불렀다.


아, 물론 미튜브에 올릴 노래를 찾는 본래의 목적도 잊지 않았고 말이다.


&


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새 하복을 입어야 할 계절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으어, 더워 죽겠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스멀스멀 고개를 내미는 땀방울을 느끼며 등교하는 중이었다.


학교에서도 날씨가 많이 더워진 것을 인지했는지 혼복을 허용을 했고, 그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하복으로 갈아입었지만 여전히 더위는 견디기 힘들었다.


"빨리 교실로 가던가 해야지.."


단 한순간도 이 더위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빨리 걸은 덕분일까. 어느새 나는 실용음악과 건물에 도착했다.


"와."


건물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에, 나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에어컨 발명한 사람은 진짜 노벨 평화상 받아야 돼..'


그렇게 실내화로 갈아 신지도 않은 채, 에어컨을 발명한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있을 때였다.


"여기 가만히 서서 뭐하노."


등 뒤에서 들리는 부산 사투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아, 왔어?"


"어, 근데 오늘 날씨 미쳤노."


역시 친구는 끼리끼리인 것인가.


밖을 힐긋 보며 인상을 찌푸린 형석이의 이마에도 나와 같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러게, 아직 6월인데 왜 이리 덥냐."


내 말에 형석이가 실내화를 바닥에 털썩 던지더니 이내 신발을 갈아 신으며 대답했다.


"여름은 7월부터 시작인데, 조졌다이~"


그런 친구 있지 않은가?


웃길려고 한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입만 열었다 하면 빵빵 터지는 친구.


어느새 편해진 형석이가 나에게 그런 존재였고, 나는 형석이의 말에 피식 웃으며 받아쳤다.


"뭐, 죽기야 하겠어?"


"그래, 뒤지기야 하겠나."


내 말에 형석이도 활짝 웃었고, 이윽고 우리는 복도를 나란히 걸으며 반으로 향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동급생과 선배들이 나를 힐끗 쳐다보는 모습을 보며, 형석이가 말했다.


"태수, 니가 확실히 스타긴 스타네."


형석이의 말에 나는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스타는 개뿔.. 그냥 부담스러워 죽겠다."


"왜, 누구는 구독자 1만도 찍기 힘들다든데.. 니는 27만이다이가"


그래, 27만 미튜버.


형석이의 말대로 나는 현재 2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미튜버였다.


그것도 올리는 영상마다 50만 조회수는 가볍게 찍는, 구독자 수에 비해 조회수가 높은 '조회수 부자' 미튜버였다.


하지만..


"그러면 뭐해, 아직 수익을 정산받지도 못했는데.."


보통 미튜버에서는 '높은 조회수 = 많은 수익'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만, 나는 아직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내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미튜버에서 조회수로 얻은 수익을 정산받으려면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 이 사실을 말씀드리고, 정산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놓았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탓인지, 아직까지 수익 정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 보이는 이 조회수가 어디 도망가는 건 아니다이가."


형석이가 휴대폰 화면에 내 영상을 띄우고 조회수를 가리키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긴 하지, 근데 형석아. 기말고사 실기 때 부를 곡은 정했어? 이제 슬슬 정해야 할텐데?"


"아니, 아직 못 정했다."


형석이가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를 젓자, 나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엥, 왜? 중간 고사 때는 부를 곡이 많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그래서 문제다."


형석이는 휴대폰에서 시선을 떼고 나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부르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아서 못 정하겠다."


"아.."


형석이는 그냥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럼 곡을 정하면 말해줘."


"중간고사 때처럼 노래 좀 봐줄 거제?"


"그래, 그럴게."


나는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어느새 1반 교실 앞에 도착했다


"그럼 곡은 정해지면 말해줄게, 쉬는 시간에 볼 수 있으면 보자이~"


"그래, 들어가."


내 말을 들은 형석이는 교실로 들어갔고, 나는 3반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3반에 도착한 나는 교실 문을 열었다.


"어, 태수. 왔어?


문을 열자마자 칠판 앞에 서 있던 반장이 나에게 인사했다.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앞에 서서 뭐해?"


"아, 선생님이 위에 있는 시계 건전지를 좀 갈아놓으라고 하셔서."


최영신의 말에 나는 하던 일 마저 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자리로 향하는 길에 인사해 오는 친구들에게 대충 인사한 나는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세민이랑 안 오네? 웬일이야?"


얼씨구, 누가 들으면 세민이랑 사귀는 줄 알겠네.


나는 예진이의 말에 가방을 책상 옆 고리에 걸며 대답했다.


"어떻게 맨날 같이 오냐. 평소에 자주 같이 왔던 건 그냥 교문에서 타이밍 좋게 마주쳐서 그런 거라고."


"사랑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더라, 싸웠으면 얼른 화해해."


"말을 말자.."


내 말에 예진이는 낄낄 거리더니 책상에 엎드렸고, 나는 문득 반 친구들을 둘러보았다.


중간고사 때 있었던 일 이후로 입학 초기와는 달리 모두와 두루두루 친해진 지금, 회귀했어도 바뀔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이전과 다르게 태성예고에 계속 다니게 된 형석이처럼 달라진 것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지각한 세민이를 포함해 모든 학생이 등교를 마쳤고 어느새 조례 시간이 되었다.


"오늘 정말 덥던데, 다들 등교할 때 안 힘들었어?"


담임의 말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힘들었어요!"


"그래, 그래서 이렇게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너희들 가슴이 뜨거워질 소식을 내가 하나 들고 왔어."


어, 설마?


담임은 교실로 들어오면서 가져온 서류를 떡 하니 들어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자, 우리 학교의 위상과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내 고등학생 시절의 추억이 담긴 노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학생가요제가 어느새 다가온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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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예술 범재의 천재 코스프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지. 24.06.24 4 0 -
27 재수 없는 천재 24.06.21 13 0 11쪽
26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24.06.20 15 0 13쪽
25 거머리와 전설을 함께하다? 24.06.19 19 0 13쪽
24 뜻밖의 숨바꼭질 24.06.18 18 0 11쪽
23 3000만큼 짜증나 24.06.17 18 0 12쪽
22 심장아 나대지 마 24.06.15 22 0 11쪽
21 형석이는 태수의 웃음벨 24.06.14 20 0 11쪽
» 그럼 피드백 해 볼 사람? 24.06.13 25 0 13쪽
19 깔 수 있으면 까 보라지 24.06.12 26 0 13쪽
18 이유 있는 자만심 24.06.11 38 1 13쪽
17 학원으로 24.06.10 33 0 12쪽
16 모든 건 계획대로 24.06.08 36 0 11쪽
15 첫술은 배부르다. 24.06.07 34 0 12쪽
14 첫술에는 배부를 수 없다? 24.06.06 41 0 11쪽
13 어린 선생님 24.06.05 45 0 11쪽
12 음악을 하려면 닌자가 돼야 한다. 24.06.04 46 0 12쪽
11 '진짜' 친구 24.06.03 53 0 12쪽
10 제발 사람 말 좀 들어라, 형석아. 24.06.01 54 0 12쪽
9 배고픈 청춘들 24.05.31 55 0 11쪽
8 다크 히어로 24.05.30 56 0 13쪽
7 히어로 출격 24.05.29 60 0 11쪽
6 빌런 등장 24.05.27 80 1 12쪽
5 시간을 되돌린 두 번째 기회 24.05.25 82 1 13쪽
4 두 남자의 청춘 영화(?) 24.05.24 86 1 12쪽
3 과거로의 회귀 24.05.23 97 1 12쪽
2 기분 나쁜 꿈 24.05.22 107 2 13쪽
1 자각몽 24.05.20 1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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