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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보이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예술 범재의 천재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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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레드보이맨
작품등록일 :
2024.05.17 15:00
최근연재일 :
2024.06.21 11: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358
추천수 :
9
글자수 :
145,972

작성
24.06.07 11:00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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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첫술은 배부르다.

DUMMY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다녀와라."


아버지의 차에서 내린 나는 교문으로 향했다.


다음 날이 토요일이라 그런지 등교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제법 밝아보였다.


"그나저나 조회수는 얼마나 나왔으려나.."


학생들 사이에서 함께 걷던 나는 문득 아직 확인하지 못한 영상의 조회수가 떠올랐다.


원래는 오늘 일어나자마자 확인 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일어나고 보니 영상의 조회수를 기대하는 자신의 모습이 조급하게 느껴진 탓에 그냥 천천히 확인하기로 했다.


'나중에 영상 하나 더 올릴 때 확인해야겠다.'


어제 찍은 나머지 3개의 영상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바로 그때.


"태수야!"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나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러자 멀리서 이곳을 향해 뛰어오는 박세민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 그가 내게 다가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어우, 항상 느끼는 건데 너는 걷는 게 진짜 빠른 거 같아."


"지각하는 것도 아닌데 뭐하러 뛰어?"


"네가 택시에서 내리는 거 멀리서 보이길래 같이 가려고 뛰었지."


박세민의 말에 나는 피식 웃고는 다시 발걸음을 뗐다.


"그래, 같이 가자."


"응, 아침은 먹었어?"


"아니, 나는 원래 아침 잘 안 먹어."


여느 고등학생과 다를 바 없는 대화가 오가는 동안 , 어느새 우리는 실용음악과 건물 앞에 도착했다.


현관 입구에는 등교한 많은 학생들이 실내화로 갈아 신느라 북적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뭐지?"


등교할 때와는 달리, 실용음악과 건물에 들어서자 주변에서 날 향한 묘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마치 나를 보며 수군대는 듯한 그런 느낌.


박세민도 똑같이 느꼈는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태수야, 왠지 다들 너 쳐다보는 거 같은데..?"


"그렇지?"


이 묘한 시선들을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면.. 설마?


나는 재빨리 휴대폰의 잠금을 푼 뒤, 곧장 미튜브 앱을 열었다.


그리고 곧 바로 조회수를 확인한 순간,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 47만이라고?"


업로드한 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은 미튜브 영상의 조회수가 무려 47만이었다.


아무런 구독자가 없는 상황에서 처음 올린 3분이 채 안 되는 영상 조회수가 47만이라니!


게다가 확인해 보니 인기 급상승 동영상 2위였고, 구독자 수 역시 단 하루만에 8천 명이 늘어났다.


'아니, 이게 말이 되나..?'


이제서야 나를 향한 묘한 시선들이 이해가 됐다.


영상 속 교복을 입은 얼굴이 누가 봐도 나였으니까.


"태수야, 갑자기 왜 그래? 괜찮아?"


"아, 별일 아니야."


근데 왜 박세민은 보지 못한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인가?


나는 박세민에게 괜찮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세민아, 근데 너는 미튜브 안 봐?"


"미튜브? 보는데 왜?"


그래, 음악을 하는데 미튜브를 안 볼 리가 없지.


근데 내 영상은 왜 보지 못한 거지?


"..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아니. 뭐가 있구만, 지금."


가늘게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던 박세민은 휴대폰을 꺼내 시선을 돌렸다.


"미튜브에 뭐가 있어?"


"아, 그게.."


그때였다.


"오, 미튜브 스타 아니야?"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표예진의 목소리에 나와 박세민 둘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연 건 박세민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뭐야, 박세민 너 미튜브 안 봐?"


표예진의 말에 박세민은 나를 힐끗 보며 대답했다.


"아니, 봐. 근데 조금 전에 태수도 그렇고, 대체 둘 다 미튜브에서 뭘 본 거길래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미튜브에 들어가서.. 아니, 그냥 직접 보여줄게."


표예진은 신발장에서 실내화를 꺼내 바닥에 던지더니, 발을 꾸깃꾸깃 집어넣으며 휴대폰 화면을 박세민에게 들이밀었다.


그러자 화면에는 음소거된 상태라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는 내 모습이 나와 있었다.


"자, 이게 과연 누굴까요?"


"누가봐도 태수잖아."


영상을 보던 박세민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태수야, 맞지?"


"어, 맞아."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박세민이 다시 표예진이 들고 있는 휴대폰으로 고개를 돌렸다.


"딱 보니까 학교 전공실 같은데 언제 찍었대?"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잠시만."


표예진은 내밀었던 휴대폰을 다시 거두더니, 내 영상의 전체화면을 해제한 뒤 휴대폰을 다시 내밀었다.


"여기 영상 조회수 좀 봐바, 47만 보여?"


"47만이라고?"


박세민이 깜짝 놀라 표예진의 휴대폰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와, 진짜네. .. 심지어 올린지 하루도 안 지난 거 같은데?"


"그렇지?"


표예진은 박세민에게 보여주던 휴대폰을 다시 거둔 후,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이태수, 채널명을 이름 그대로 쓰는 사람이 어딨어?"


"아, 뭐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덤덤한 내 반응에 표예진이 표정을 구겼다.


"아니, 이러다 떡상 할 거 같은데.. 채널명도 빨리 바꾸는 게.."


"됐고. 일단 교실로 가자."


두 사람과 이야기 하면서도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들이 부담되고 또 불편했기에.


나는 표예진의 말을 자르고 먼저 교실로 향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세민도 내 옆에 붙어 함께 걸어갔고.


뒤에서는 표예진이 신발장에 신발을 집어넣고 실내화로 갈아 신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야, 같이가!"


그렇게 학생들의 시선을 느끼며 복도를 지나, 우리는 교실에 도착했다.


드르륵.


문을 열자, 일찍 등교한 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하지만 앞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 몇몇 아이들 덕에, 순간 교실에 정적이 흘렀다.


"어? 이태수다."


"너희들도 미튜브 영상 봤어?"


교실로 들어서자 나를 향한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내가 교실로 발을 디딤과 동시에 나를 쳐다보던 아이들은 곧바로 제 무리들과 다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나를 의식하는 듯한 느낌은 여전했지만.


잠시 후, 자리에 앉은 나는 휴대폰을 꺼내 미튜브 앱에 들어갔다.


그리고 어느새 조회수 47만에서 48만으로 바뀐 내 영상의 댓글창을 열었다.


- 와, 미친 거 아니냐."

- 고1인 거 구라일지도 모름."

- 저기 교복 보니까 태성 예고인 거 같은데, 태성 예고 1학년 명찰이 노란색 맞음ㅇㅇ."


나를 칭찬하며 내 실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댓글창을 내리다 보니 눈에 띄는 악플들도 있었다.


- 내가 불러도 이거보단 잘 할듯 ㅋ

- 얼굴도 못생겼는데 노래까지 못하네 ㅋㅋ


물론 악플에 달린 대댓글에는 악플러를 향한 수많은 비난글과 나에 대한 실드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편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뭐, 내가 얼굴이 잘 생긴 것은 아니지만..


'노래를 못한다는 건 억까 아닌가?'


악플은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한숨은 절로 나왔다.


"하.."


첫술이 생각보다 배부른 것은 분명했기에 성공적이라 할만 했지만..


나를 향한 주변의 관심과 온라인 상의 평가질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예인들이나 인플루언서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늘 이런 시선들을 받으며 살아가겠지.


"웬 한숨이야."


나는 표예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니, 그냥. 방금 미튜브 댓글창을 좀 봤거든."


"반응 좋던데? 왜?"


"아, 그게.."


악플에 대해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찰나, 표예진이 선수를 쳤다.


"설마 악플 때문에 그래?"


역시 눈치가 빠르군.


"응, 생각보다 악플이 좀 많은 거 같아서."


"친구는 끼리끼리라던데 그 말 틀린 게 없네."


"그게 무슨 말이야?"


내 반문에 표예진은 저 멀리 다른 분단에서 악보에 열심히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는 박세민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저 이쑤시개도 자기 별명 듣고 심각해지더니, 지금 네 꼴이 딱 그렇잖아."


"아니, 네 일 아니라고 너무 막말 하는 거 아니.."


"응, 아니야."


너무나도 당당하게 아니라고 대답하는 표예진의 모습에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러자 이를 본 표예진이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넷상에서 익명이 보장 된다고 아무 글이나 그렇게 막 싸지르는 놈들 말에 네가 왜 상처를 왜 받아야 하는데?"


표예진이 들어 올린 휴대폰을 내리더니 나를 힐끗 쳐다보는 반 아이들을 쭉 한번 훑었다.


"지금 이 교실에서 너를 욕하는 애들이 있을까?"


"그건 모르지."


"아, 사내새끼가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내 답변에 한숨을 내쉰 표예진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 네 말대로 이 교실에 있는 애들 중에서도 너를 욕하는 애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


"근데 만약 그런 애가 있다면, 내가 보기엔 그냥 질투나서 그러는 거야."


그러더니 옆에 앉아 있는 친구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네 노래를 직접 들은 사람이 노래로 너를 깐다고? 귓밥이나 파고 오라 그래."


말을 마친 표예진은 자신의 귀를 가리키며 귀지를 파는 시늉을 해 보였다.


"너를 욕하고 시기질투하는 사람을 보지말고,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보란 말이야."


"..."


폭포수 처럼 쏟아지는 소녀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얘가 이렇게 말을 잘하던 아이였던가.


곰곰이 생각해 볼 것도 없이, 표예진이 내뱉은 말들은 하나하나가 다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있자니 머릿속이 정리되는 듯했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나이 먹고 애한테 이런 걸로 위로나 받다니..'


하지만 그 묘한 부끄러움과는 별개로 기분은 한결 좋아졌다.


"그래, 듣고 보니 네 말이 맞는 거 같다. 고맙다, 예진아."


"고맙긴 무슨."


내 감사의 인사가 쑥스러웠는지, 예진이는 잠시 시선을 피하더니 이내 다시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근데 얼굴로 까는 건 좀.."


"그래,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니까, 신경 안 쓰려고."


내 말을 들은 예진이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


"아니, 그건 실드를 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 뭐, 싸우자고?"


내 반응에 예진이가 씩 미소를 짓더니, 이내 소리내며 웃기 시작했다.


이에 나도 함께 웃긴 했지만, 내심 속으로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쿵, 쿵, 쿵, 쿵


회귀한 이후로 처음으로 보는 예진이의 미소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무리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짝사랑했던 아이라지만 지금의 나에게 예진이는 15살 넘게 차이 나는 어린아이이지 않은가!


'미친 놈아, 진짜 이건 아니다.'


이런 내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창을 함께 웃던 예진이가 나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근데 그러고 보니 우리 서로 번호 모르지 않아?"


나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꾸했다.


"오, 번호 따는 건가?"


"아, 뭐래. 주기 싫으면 말고."


예진이가 내밀었던 휴대폰을 도로 집어넣으려 하자, 나는 재빨리 그것을 낚아챘다.


"장난이야."


내 말에 예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나는 낚아챈 휴대폰에 재빨리 내 번호를 입력한 뒤 전화를 걸었다.


곧 내 휴대폰에서 예진이의 번호가 떠올랐고, 나는 휴대폰을 예진이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아무튼 방금 나한테 해줬던 말은 고마.."


바로 그때였다.


"이태수!'


교실 앞문 쪽에서 들려오는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나는 말을 멈추고 앞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리 나와봐, 나랑 잠시 어디 좀 가자."


예진이와 번호를 교환할 때 휴대폰에 표시된 시간은 조례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게 조례 시간이 코앞인 시점에 나를 불러낸 사람은 다름 아닌..


'진상이?'


시창청음 교사인 박운상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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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예술 범재의 천재 코스프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지. 24.06.24 4 0 -
27 재수 없는 천재 24.06.21 13 0 11쪽
26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24.06.20 15 0 13쪽
25 거머리와 전설을 함께하다? 24.06.19 19 0 13쪽
24 뜻밖의 숨바꼭질 24.06.18 18 0 11쪽
23 3000만큼 짜증나 24.06.17 18 0 12쪽
22 심장아 나대지 마 24.06.15 22 0 11쪽
21 형석이는 태수의 웃음벨 24.06.14 20 0 11쪽
20 그럼 피드백 해 볼 사람? 24.06.13 25 0 13쪽
19 깔 수 있으면 까 보라지 24.06.12 26 0 13쪽
18 이유 있는 자만심 24.06.11 38 1 13쪽
17 학원으로 24.06.10 33 0 12쪽
16 모든 건 계획대로 24.06.08 36 0 11쪽
» 첫술은 배부르다. 24.06.07 35 0 12쪽
14 첫술에는 배부를 수 없다? 24.06.06 41 0 11쪽
13 어린 선생님 24.06.05 45 0 11쪽
12 음악을 하려면 닌자가 돼야 한다. 24.06.04 46 0 12쪽
11 '진짜' 친구 24.06.03 53 0 12쪽
10 제발 사람 말 좀 들어라, 형석아. 24.06.01 54 0 12쪽
9 배고픈 청춘들 24.05.31 55 0 11쪽
8 다크 히어로 24.05.30 56 0 13쪽
7 히어로 출격 24.05.29 60 0 11쪽
6 빌런 등장 24.05.27 80 1 12쪽
5 시간을 되돌린 두 번째 기회 24.05.25 82 1 13쪽
4 두 남자의 청춘 영화(?) 24.05.24 86 1 12쪽
3 과거로의 회귀 24.05.23 97 1 12쪽
2 기분 나쁜 꿈 24.05.22 107 2 13쪽
1 자각몽 24.05.20 1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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