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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곗돈의 서재입니다.

보은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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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마곗돈
작품등록일 :
2022.11.07 17:07
최근연재일 :
2022.12.05 17: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2,441
추천수 :
2
글자수 :
310,481

작성
22.12.01 17:00
조회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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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갱, 보위대를 치다

안녕하세요!




DUMMY

50. 갱, 보위대를 치다


구라브는 내 말을 철저히 믿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감히 보위사령부의 지역대를 치려고 하겠는가. 더불어 그만큼 내 증언에 신빙성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보였다.


제일 먼저 검정 승합차 밴이 앞서서 나갔다.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서 나머지 차들이 그 뒤를 따랐다. 밴이 지역대 내로 통하는 2미터 높이의 자바라 앞에 섰다. 그 옆의 경비실 같은 조그만 건물에서 두 명의 사내가 거드름이 담긴 걸음으로 나왔다. 곧 아랍마피아의 무식함이 행동으로 시작되었다.


검은 밴의 뒷문이 열리면서 그 속에서 두 명의 갱이 내리더니 허리춤에 찬 권총을 빼서는 말이 필요 없이 그대로 두 명을 쏴버렸다. 소음기가 달린 베레타 권총이었다.


두 명의 사내가 총에 맞아 쓰러져 버리자 밴 앞좌석에서 한 명이 내리더니 조그만 건물로 들어가 자바라의 스위치를 누른 모양이었다. 자바라가 천천히 열렸다. 그 열리는 틈으로 차에서 내린 갱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자바라가 완전히 열리자 밴을 선두로 거리감을 두고 있던 나머지의 차들이 지역대 내의 건물 앞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지붕이 높은 창고형 2층 건물은 3개 동이었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서 밖에서는 몰랐으나 그 안은 상당히 넓었다.


“펑!”


주차장 한편에 있는 조그만 배전반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고 말았다. 러시아제 휴대용 PRG-7 대전차 유탄발사기가 불을 뿜은 것이다. 전기로 작동되는 모든 기구를 불능 상태로 만들려고 폭파한 모양이었다.


그 소란함에 몇몇 보위대원이 건물 바깥으로 나왔다가는 즉결 처형이 되고 말았다.


“타타타타타!”

“탕! 탕! 탕!”


MP5, 우지, 스콜피언의 기관단총 외 소총은 AK-74가 갱들의 기본 무기였다.


“펑! 펑!”

“꽈 과 꽝! 꽝!”


갱들이 RPG 와 PRG-7 대전차 로켓을 쏴서 3개 동의 건물 철제 셔터를 날려버렸다. 겉으로 보기에는 질서가 없고 규율이 없는 것 같은 갱들이었지만, 용의주도하게 공격해 들어갔다. 어찌 보면 무모한 것이 무식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대놓고 쳐들어간다는 걸 굳이 보위대에 알릴 필요가 있을까. 이런 걸로 봤을 때 힘은 넘치나 머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3개 동의 창고형 건물 철제 셔터들이 폭삭 주저앉던가, 구멍이 뚫어져 버렸다. 2개 소대 병력의 갱들이 산개하여 그 건물들로 돌격을 감행하였다.


“타다다다다······!”


그때 중간에 있는 창고 안에서 중기관총 소리가 들리면서 그곳으로 돌진하던 갱 서너 명이 쓰러져버렸다. 그 안에서 기관총을 쏘며 나오는 것은 BTR-80 CS 장갑차에 장착한 케이가 헬기를 향하여 쏴대던 KPVT-77 중기관총이었다. 그 장갑차 뒤에 붙어서 따라나오며 총을 쏘는 보위대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갱들과 보위대간에 전면전이 붙었다. 꽁지머리와 자동차 안의 부하들도 전투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에서 내린 구라브가 베레타92를 휘두르면서 독전하는데 중역들도 그 전투 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그걸 보고 꽁지머리는 멍청이 앉아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보스 아들의 원수가 어디에 잡혀 있다는 것을 알아낸 공로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그 원수를 사로잡든가 사살하는 성과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나는 차 안에 가만히 있었다. 따라나가도 그대로 있으라고 할 것이 뻔했기에. 갱들이 깊이 전투에 매진하기를 바랐다. 중간 보스급들도 전투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지역대 건물의 인원이 아까 케이를 잡으러 온 보위대원들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병력은 많았다. 거기에 장갑차가 있으니 갱들이 밀리는 양상을 보여나갔다.


그렇지만 곧 전력을 만회해 나갔다. 장갑차를 향해 갱들의 RPG 와 PRG-7 대전차 로켓포가 날아갔다.


“꽝! 꽈 광!”


결국 장갑차는 폭파되어 작동을 멈추고 말았다.


“와아!”

“형제의 피를 피로써 갚자!”


갱들이 고무적으로 돌격을 감행하였다. 저 모습들을 보니 정규군보다 더 용감하였다. 뭐가 저들을 저토록 용감하게 하는 것일까. 형제라는 소속감일까. 아니면 실적이 많을수록 인센티브가 있는 자유 시장 경제의 원리를 갱들에게도 적용을 시켜서 그런 것인가.


나는 나를 지켜보는 눈이 사라진 것 같아서 차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다. 허리를 숙인 채 검은색 밴이 있는 곳으로 가서 뒷문을 열어봤다. 그곳은 텅 비어있는 것이 무기고를 방불케 하듯 앵글로 짠 선반에는 권총과 소총이 진열돼 있었다. 나는 그동안 손에 익은 토카레프와 AK 소총과 탄약과 수류탄을 챙겼다. 그다음 앞좌석으로 옮겨가 앉았다. 핸들을 양손으로 붙잡은 채 3개 동의 건물을 살폈다.


삼각 구도의 오렌지빛 루핑지붕 위의 하늘은 푸른색으로 화창하기만 하였다. 맨 우측 창고의 부서진 철제 셔터를 통해 내부를 살피니, 1층은 창고 용도로서 크고 작은 나무 상자들이 쌓여 있었다. 2층은 발코니로서 사무실이 쭉 이어져 있는 구조였다.


나는 갈등에 휩싸였다. 과연 어느 건물에 케이와 두 아이가 잡혀있을지를 몰라서이다. 한 번에 딱 찍어서 들어가야 구조하는데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이 건물 저 건물로 찾아다니다가는 이 난리 통에 우비싸가 사살해 버리던가, 유탄에 변을 당할 수도 있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핸들을 톡톡 두들겨 가며 고심하였다. 어느 건물로 쳐들어갈 것이냐.


시동을 걸었다. 액셀을 밟아 부릉부릉 공회전을 시키면서 중간에 있는 건물을 노려보았다. 그 건물에다 사활을 걸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건물 화단에는 높이 솟은 국기 게양대가 있었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의 국기가 펄럭이는 한편, 의미를 알 수 없는 깃발도 있었다. 그 건물이 본부로 여겨졌다. 101 보위대장 우비싸가 왔으면 그런 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들어서이다.


“부우~우웅!”


차는 내 마음과도 같이 쏜살같이 앞으로 나아갔다. 주차장을 빠져나갈 땐 일부 갱들이 창고들을 향하여 총을 쏘고, 그들은 꽁지머리와 구라브의 일행으로서 장교급들이라고 볼 수 있는 자들이었다.


무식하게 들이닥칠 줄만 알았지 이렇게 차로 돌격하는 방법은 몰랐다는 듯 구라브가 저 차처럼 하라고 손짓과 호통으로 지시하는 광경이 얼핏 백미러로 보였다. 부하들이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쾅!”


밴이 부서진 철제 셔터의 턱을 넘어서 튕기듯이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푸른 에폭시 코팅으로 색칠된 바닥은 반질반질한 게 유리와도 같아서 차가 미끄러져 나가기에 나는 급히 브레이크를 잡았다. 마찰음 소리가 요란한 것이 스키드마크가 길게 찍혔을 것만 같았다.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급브레이크를 잡아서 차가 기우뚱하더니 결국은 조수석 쪽으로 쓰러져서는 차체와 바닥의 마찰음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들려왔다.


“삐이이잌······!”


15미터 정도를 미끄러져 가다가는 밴이 멈췄다. 정신을 수습하여 나는 조수석 쪽으로 밀려간 소총을 들고는 옆으로 눕혀져 있는 상태에서 운전석의 문을 열었다. 문은 이상이 없이 열렸다. 올려다보니 전등이 군데군데 매달려 있는 높은 창고의 천장이 보였다. 마치 하수구에 빠져서 맨홀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보는 기분이었다.


상체를 길게 기울여서 운전석 창문으로 살짝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내가 차를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총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일부 건물 내로 진입해 온 갱들과 보위대 간의 총격전이었다.


공교롭게도 밴이 자빠져 있는 위치는 두 무리가 격돌을 벌이는 중간 지점이었다. 눈동자를 좌우로 굴러가며 정황을 살피니, 정면으로는 1층 창고에서 2층 발코니를 받치는 지지대 골조와 사무실로 올라가는 철제 계단이 놓여있었다. 그곳에는 보위대로 보이는 사복차림의 남자들이 맞은편에 있는 갱들을 향하여 총을 쏘고 있었다.


또다시 갈등이 생기고 말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철제 계단 아래로는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였다. 그 입구에서도 총을 쏘는 보위대원들이 있었다. 그자들 때문이 아니었다. 지하가 있다면 지하 감옥이 떠오르면서 케이와 두 아이가 그곳에 갇혀 있을 수도 있음이었다. 2층 사무실로 돌격할 것이냐, 아니면 지하로 돌진할 것이냐의 갈림길이 나를 시험에 들게 하였다.


주로 지하에서 조사가 이뤄지면서 고문도 한다던데 그리로 돌진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쉬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였다. 이럴 때의 무능함이란 수학적이거나 과학적 사고를 지니지 못함을 탓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미련한 두뇌의 소유자가 뭐가 잘났다고 그리 아는 척을 했는지 그게 부끄러울 뿐이었다. 듀르지카와 루이스를 책임을 질 수는 있을는지.


“꽝! 끼이이익······!”


승용차 한 대가 내가 밴을 끌고 들어온 것처럼 창고 안으로 들이닥쳐서는 똑같이 미끄러지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나는 앞뒤 생각 없이 재빨리 운전석의 문을 열고는 바깥으로 몸을 굴렸다. 운전석에서 빠져나온 몸이 바닥으로 쿵 떨어져 버렸지만 아픔은 몰랐다. 그 상태로 계속 몸을 굴려 나가지 않았다면 밴에 치여서 죽을 뻔했다. 승용차에 부닥친 밴이 ‘쾅!’소리와 함께 5미터 가량을 밀려갔기 때문이다.


내가 정신없이 몸을 굴려 도달한 곳은 바로 철제 계단 아래쪽이었다. 그곳에 있던 보위대원들은 밴이 그곳까지 밀려들까 봐 지하 입구 쪽으로 몸을 피한 상태였다. 나는 그 공백을 노려서 철제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고맙게도 양자택일할 갈등도 벌이지 않은 채 나는 운명의 신이 이끄는 대로 지하를 버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창고 쪽을 내려다보니 갱들이 보위대원들을 향해 총을 쏘는 게 보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총을 쏘지 않았다. 언제 들어왔는지 꽁지머리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부하들에게 쏘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내가 자기들 편인 줄로 아는 모양이었다. 하여 구라브 아들의 복수를 위해 선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는 게 틀림없었다. 그 덕분에 갱들의 엄호사격을 받아가며 나는 철제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좌측 첫 번째 있는 사무실의 문을 어깨로 밀치면서 안으로 뛰어들었다.


“헉!”


순간 나도 그렇고 그 안의 책상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보위대원 한 명도 놀라고 말았다. 그자의 총구는 나를 겨눈 채였다. 한데 보위대원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몇 명이나 왔소?”


하며 그자가 책상 뒤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내 머리는 잠시 엉켜버리고 말았다. 그 말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였다. 그러다가 회전이 돌아갔다.


“우선 4개 팀이 왔소. 동양인과 두 아이는 어디에 있소?”


그자는 나를 특수군으로 여기고 있었다. 하여 하마터면 총을 쏘려고 했었기에 제풀에 놀라고만 게 틀림없었다.


“지하에 있소이다.”

“지하? 이런 젠장!”


실망이 몰아쳤다. 선택의 잘못으로 절망적인 생각이 파도치듯 밀려들었다. 케이와 두 아이가 변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마음을 추스르지 못할 정도였다. 한데 희망적인 답변이 들려왔다.


“이곳으로 가면 직접 통할 수가 있소.”


그 요원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강화 유리로 된 문이 있는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열리는 문이었다. 다시금 그 사무실을 둘러보니 바로 조사실인 모양이었다. 각 사건에 따라서 이런 조사실에서 지하의 범인을 불러들여 문초하는 모양이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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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마지막 접선지 22.12.04 32 0 12쪽
55 저격 마을 22.12.04 27 0 13쪽
54 접선 22.12.03 27 0 12쪽
53 자유를 위한 선물 22.12.03 26 0 12쪽
52 구출 22.12.02 29 0 12쪽
51 구조의 길 22.12.02 26 0 12쪽
» 갱, 보위대를 치다 22.12.01 29 0 12쪽
49 보스의 등장 22.12.01 29 0 12쪽
48 갱단을 만나다 22.11.30 26 0 12쪽
47 체포가 되다 22.11.30 24 0 12쪽
46 지도자의 길 22.11.29 31 0 12쪽
45 일심동체 22.11.29 26 0 12쪽
44 여전사 22.11.28 26 0 12쪽
43 철없는 다툼 22.11.28 28 0 12쪽
42 나팔수의 눈물 22.11.27 28 0 12쪽
41 협상 22.11.27 25 0 12쪽
40 빛이 동방에서 오듯 22.11.26 28 0 12쪽
39 독 안에든 신세 22.11.26 27 0 12쪽
38 캘리포니아 드리밍 22.11.25 29 0 12쪽
37 고성(古城) 22.11.25 29 0 12쪽
36 육박전 22.11.24 28 0 12쪽
35 지옥의 숲으로 22.11.24 26 0 12쪽
34 무덤 22.11.23 27 0 12쪽
33 도발 22.11.23 28 0 12쪽
32 사냥감을 기다리는 사자처럼 22.11.22 30 0 12쪽
31 허를 찔러라 22.11.22 29 0 12쪽
30 브라키아의 참상 22.11.21 28 0 12쪽
29 브라키아의 총성 22.11.21 30 0 12쪽
28 한국군의 의리 22.11.20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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