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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루오
작품등록일 :
2024.06.02 10:23
최근연재일 :
2024.06.29 19: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6,581
추천수 :
559
글자수 :
202,156

작성
24.06.20 22:10
조회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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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1쪽

29화_지하 묘지

DUMMY

“형님! 찾았습니다!”

“이제 길드장이라 부르라니까!”

“아! 죄송합니다, 길드장님. 드디어 찾았습니다!”

“뭘 찾았다는 거야?”

“사제 말입니다! 10개월간 행방이 묘연하더니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오백만은 러시 길드의 남은 인원들을 규합해 새로운 길드로 발돋움하는데 성공했다.


“드디어···, 우리 ‘캐시’ 길드에도 희망이 보이는 건가?”

“어떻게 할까요? 납치라도 해서 우리쪽으로 끌어들이면···.”

“우리같은 정식 길드가 납치같은 짓을 할 수야 없지.”

“···예? 그럼?”

“일행이 있던가?”

“길드나 협회는 아니고 파티 수준의 인원들과 행동을 같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백만은 천운이 따른다 생각했다. 10개월 동안이나 자취를 감췄던 사제가 보호받을 세력도 없이 고작 파티 수준의 규모로 움직이고 있다니.


“기회다, 어떻게든 이번 기회를 잡아야 돼.”


아무리 전투 능력이 없는 사제라 해도 S급은 S급. S급의 힐이 길드를 받쳐준다면 순식간에 길드가 비상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


“어차피 소규모라면 떨거지들이겠지, 이걸 쓴다.”

“그···그건?”


정보 길드인 ‘요순’을 통해 어렵게 입수한 ‘허수아비’. 팔뚝만한 사이즈에 볏짚으로 만들어진 일반적인 저주용 아이템이었다. 다만 대상을 복종시킬 수 있는 ‘최면 가루’와 함께 사용하면 S급도 굴복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조합. 히트맨이 없는 캐시 길드가 살아남기 위해 길드 재산의 대부분을 털어 구입한 히든카드였다.


“전투력이 높은 헌터에게 쓰고 싶었지만 사제로도 충분해. 힐만 있으면 우리도 강해질 수 있다.”

“저희도 A급이 될 수 있는겁니까, 형님?”

“길드장이라니까!”


S급 강자에게 최면을 걸 수 없다면 S급 힐러를 데려와 상위 던전을 돌며 길드원 전원을 A급으로 만들면 된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길드층을 두텁게 하기에는 오히려 그 방법이 더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이요?”

“사제의 머리카락으로 허수아비의 목을 감고 최면가루를 뿌려야 하는데···.”

“머리카락 하나 가져오는 게 힘들겠습니까?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이번 일은 실패하면 끝이야.”

“무조건 가져오겠습니다. 길드장님.”


오백만은 항상 양지의 삶을 꿈꿨다. 사채 따위가 아닌 모두의 인정을 받는 헌터로서의 삶. 이제 그의 심장을 쥐고 경험치를 빨아가던 예전의 길드장은 죽었지만, 경험치를 몇 배씩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이미 정상정인 방법으로 강해지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기회다···.’




***




“크하하하, 그게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아까 지원과 내려갔는데 루키가 파티등록하러 왔더라고요. 사제가 있는거 보고 얼마나 황당했는데.”


정의진과 이호선은 별 일 아닌 듯 떠들고 있었지만 김미령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진짜 세력도 없이 SSS급이라는 거 하나 믿고 임시원 파티에 들어갔을까요?”

“그 정도면 갈 만하지? 세계 최초잖아?”

“아니, 단순한 원맨팀으로는 사제를 감당할 수 없어. 잘 알잖아?”


개벽 길드도 긴 시간을 사제와 함께 했다. 때문에 정의진과 이호선 역시 사제를 받아들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왜? 그 도련님도 괜찮던데?.”

“석태원이요? 그 친구는 고작 D급이에요. 임시원에 비하면 한참이나 떨어지고.”

“그래도 1년만에 한등급을 올린 놈이야. 실제로는 2달이라며? 그런 피지컬을 가진 놈들은 아닌 것 같아도 독기가 엄청나지.”

“그렇다고 해도 두 명이에요. 허접한 길드부터 각국의 정부들까지 사제를 노리는 세력이 한둘이 아닐텐데 감당이 될까요? 우리가 몇 번을 죽다 살아났는지 벌써 잊으셨어요?”

“우리 때는 SSS가 없었잖아.”

“있었다면 달랐을까요?”

“그건 모르는거지.”


옛 일이 떠올라 숙연해지긴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 중요한 건 앞으로의 행보다.


“그나저나 이제 어쩔거야? 1년 기다려보자더니 결국 끌어들이지도 못하고 파티를 만들어 버렸는데?”

“아직 파티일 뿐이야. 길드 설립까지는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SSS급이라고 해도 ‘지분’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으니까.”

“SSS급에 사제까지 있는데 길드원 끌어모으는 건 금방이야. 의지만 있다면.”


임시원에 대한 이호선과 김미령의 입장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었다.


“화이트의 성향을 봤을 때 목적 없이 인원수만 늘리는 방식은 고수하지 않을거야.”

“우리처럼 소수로 간다?”

“아마도.”


그 성장 속도도, 사제를 끌어안은 행운도, 이미 몇 번이나 예상을 벗어나긴 했지만, 김미령은 임시원의 검사를 담당했기에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화이트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거대 세력을 만들려는 것도, 특정 국가에 위협을 가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수 정예를 선호한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어.”

“단순히 머릿수만 채우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을거라는 말이야.”


이호선은 알 수가 없었다. 던전에서 10개월 동안 뭘 했길래 1년만에 F급에서 SSS급이 되었는지, 사제를 끌어안고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소수로 지분을 나누려면 확실히 둘로는 무리지.”


정의진은 프로틴 음료를 내려놓고는 이호선과 김미령을 응시했다.


“지분을 감당하려면 A급 10명이 있어도 부족해. 길드의 균형이 무너져 버리니까. S급 멤버는 필수인데 사제와 기사는 지분에 참여할 수 없지.”

“제 말이 그말이에요. 그렇다고 자존심 강한 S급 멤버를 영입한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니까요.”

“선우선은 어떻게 됐지? 꼬맹이에게 붙이려던 거 아니었나?”

“선우도 팀장 달고 바빠요.”

“무슨 팀인데?”

“기획팀요.”

“벌써? 너무 밀어주는 거 아냐?”


아무리 협회의 차세대 핵심 멤버라도 과장에서 팀장, 그것도 기획팀장으로 승진이라는 건 파격적인 인사였다.


“기획 팀장한테 헌터 한 명 쫓아다니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차승진은 어때요? 화이트 첫 발견자가 차승진이기도 하고, 서무과 있을 때도 차승진이 담당이었잖아요.”

“그래? 그렇게 또 인연이 있나? 그럼 차승진한테 꼬맹이 전담 하라고 해.”


임시원은 협회에, 아니 국가에 꼭 필요한 존재다. 언제까지 G2의 횡포에 휘둘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 최선책은 협회에 소속시키는 것. 그게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




***




B급 던전인 ‘지하 묘지’는 고블린 때의 비릿한 악취와는 다르게 틈을 빠져나온 순간부터 묘지 전체에 시체 썩는 냄새가 짙게 깔려있었다. 서양식 묘지 한복판에 서 있던 우리는 지하 묘지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을 찾기 위해 흩어져 주변을 수색했다.


“이 쪽인거 같아요.”


김천덕이 발견한 계단은 한 쪽 귀퉁이에 숨겨진 듯 지하로 이어져있는 돌계단이었다. 좁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넓게 빨려들어가는 지하 계단이 더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분위기가 좀···.”

“진짜 귀신 나올거 같은 분위기네요.”


표면이 거칠고 큼지막한 사각형의 돌로 만들어진 돌계단은 밟고 내려가기 편하긴 했지만, 꽤 깊이 내려온 것 같은데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거 이대로 지옥까지 내려가는 거 아닙니까?”

“괜히 더 추운 것 같기도 해요.”

“추운 건 맞을 거예요, 지하니까.”

“아···.”


한참이나 이동해 겨우 지하층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넓고 반듯한 복도가 길게 쭉 뻗어있었고, 양쪽의 벽을 따라 사각형의 구멍이 위아래로 액자처럼 늘어져 있었다. 사각형 한 칸이 한 명의 묘지인 듯 칸칸이 누워있는 해골들을 보니, 확실히 무덤은 무덤인 모양.


“미리 말씀 드리는데 해골들이 일어나서 덤벼들면 전 바로 도망갈 겁니다.”

“형님 원래 겁이 많으셨습니까?”

“귀신이나 시체 같은건 무섭잖아.”


어릴 때부터 그랬다. 벌레는 잡을수라도 있고 사람이나 동물은 때릴 수라도 있지만, 귀신이나 좀비같은 것들은 왠지 모를 기괴함과 공포심에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겁이 난다.


“저도 그래요.”


마리아는 이미 겁을 먹은 듯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이런 퇴마는 신전의 본업 아닌가?


“아니, 사제가 언데드를 무서워하면 어떡해요? 앞장을 서지는 못할망정.”


김천덕은 마리아를 타박했지만 마리아는 스스로를 껴안은 채 움츠러들어 있었다.

“사제는 사제고, 무서운 건 무서운거죠.”

“···그럼 최대한 빨리 끝내죠, 여기 오래 있기는 싫으니까.”

“마찬가지예요.”


벽을 따라 복도 가장 안쪽에 굳게 닫혀있는 문이 아마도 보스가 있는 방인 듯, 문의 만듦새나 튼튼해 보이는 외견이 누가 봐도 최종 목적지였다.


“저 끝 방인 것 같은데···, 문 앞에 도착하면 이 해골들 막 일어나서 달려들고 그러진 않겠죠?”

“문 앞에 도착해서 움직이면 그나마 다행이죠.”

“네?”

“중간에 움직이면 둘러싸여서 더 위험해요.”



달그락.



“아무 소리···안났죠?”

“···네, 잘못 들으신 거 같아요.”


어쩌면 겁이 많은 것도 유전일지 모른다.


‘엄마가 겁이 많았었지.’


눈이 크면 겁도 많다는 낭설을 믿지는 않았지만, 지금 보면 그게 또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마리아도 눈이 크네.’


다행인 점은 중간지점을 지나가고 있는데도 해골들이 들고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


“태원아.”

“네, 형님.”

“넌 별로 겁도 없지?”

“네, 그런 편인거 같은데, 왜요, 형님?”

“내가 신호하면 앞으로 밀고 나가. 뒤로 해골 한 마리도 흘리면 안 된다.”

“으하하하, 해골들이 일어날 거라고 너무 확신하시는 거 아닙니까?”


모든 걸 걸고 확신한다.



[시나리오 : 무덤에서 일어나]

: 죽지 못 한 해골 (0/100)

: 무덤 지배자 (0/1)



[보상]

: 2,000 코인

: 추가 능력치 +2


[실패시]

:모든 능력치 -10



잡아야 할 해골이 10마리도 아니고 무려 100마리. 마침 누워있는 해골들도 대충 그 정도 되보이는 숫자니까.



달그락-, 달그락-



“···제가 잘 못 듣고 있는거죠?”

“준비하세요! 몰려 옵니다!”



덜걱, 덜그럭-

달각달각-

덜걱-, 덜걱-


우르르르-



“꺄아아악-!”


양쪽 벽을 따라 장식처럼 누워있던 해골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쏟아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눈에 보이는 모든 해골들이 이 쪽을 향해 삐그덕거리며 몰려들었다.


‘어차피 뒤 쪽은 막혀있다. 정면에서 몰려오는 건 석태원이 막으면 되고, 혹시 몇 놈 새더라도 미카엘이 막아주겠지.’


내가 없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는 말이다.



[‘은신’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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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_포로 구출 24.06.29 131 3 12쪽
37 37화_인간 사냥꾼 24.06.28 180 1 11쪽
36 36화_진화된 무기 24.06.27 212 4 12쪽
35 35화_최면 24.06.26 307 5 12쪽
34 34화_혈전 24.06.25 345 5 12쪽
33 33화_마력탄 24.06.24 415 6 12쪽
32 32화_내 이름은 '브록타' 24.06.23 465 7 12쪽
31 31화_대장장이 24.06.22 496 10 12쪽
30 30화_신성력 24.06.21 526 11 11쪽
» 29화_지하 묘지 +1 24.06.20 620 12 11쪽
28 28화_임시원 파티 24.06.19 642 12 12쪽
27 27화_등급 재측정 24.06.18 665 12 12쪽
26 26화_고블린 농장 24.06.17 681 11 12쪽
25 25화_S급 성기사 24.06.16 741 10 12쪽
24 24화_선택적 독단 +1 24.06.15 750 11 12쪽
23 23화_트리거 24.06.14 781 13 11쪽
22 22화_놀이공원 24.06.13 823 11 11쪽
21 21화_상점 오픈 24.06.12 866 17 12쪽
20 20화_파워 슬랩 +2 24.06.11 907 15 11쪽
19 19화_백령도 24.06.10 961 15 11쪽
18 18화_될 성 부른 악(惡) 24.06.09 998 16 12쪽
17 17화_물주 24.06.08 1,031 14 11쪽
16 16화_힘 싸움 +1 24.06.07 1,093 16 12쪽
15 15화_꽝 +1 24.06.07 1,122 18 12쪽
14 14화_화이트 +1 24.06.06 1,157 21 13쪽
13 13화_말포이 24.06.06 1,182 19 11쪽
12 12화_D급 마력 +1 24.06.05 1,225 20 12쪽
11 11화_백화(白化) 몬스터 24.06.05 1,277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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