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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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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7.01.19 19:30
최근연재일 :
2017.02.05 18:3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366
추천수 :
6
글자수 :
24,667

작성
17.02.05 18:36
조회
151
추천
1
글자
12쪽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 (5)

WEEEEEELCOME!!!




DUMMY

다시 되돌아가서 카르의 무영창 시범이 있는 당일 새벽.

바라프는 유독 피곤했던 하루를 끝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역시 너무 갑작스럽게 공지를 준비한 면이 있었다. 덕분에 오늘 하루 동안 상품의 상한선이나 새로 열릴 강의 교실 및 시간 확보 등 잡다한 업무량이 급증했다. 내일은 학교 예산 때문에 한바탕 씨름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혈압이 오를 지경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한 명이라도 좋으니 그 분의 제자를 찾아야 하니까.”

카르가 예상한대로 이 모든 것은 그를 위한 것이었다. 노마법사는 카르 루시피아의 존재를 마법의 재부흥을 위해 신께서 내려주신 기회라고 여겼다. 만약 그가 한 명이라도 진심으로 제자를 육성하려는 결심이 선다면 왕실 마도사를 뛰어넘는 당대 최고의 마법사가 나오리라 의심치 않았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순백의 로브를 벗었다. 그러자 로브 아래에 가려져 있던 그의 풍만한(?) 근육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저히 환갑을 넘은 노인이라고 보기 힘든 근육이 온 몸에 꽉 조여 있다.

로브와 웃옷을 벗고 옷걸이에 걸어놓으려던 바로 그 때, 갑자기 방문을 벌컥 열고 카르가 난입했다.

“여어~ 뭐 부탁 하나... 아우씨근육깜짝이야!!!”

상반신을 벌거벗고 있는 환갑을 지난 노인의 육체의 풍경이 강제로 눈에 때려 박힌 카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펄쩍 뛰었다.

“아, 오셨습니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위압감을 뿜어내는 근육을 씰룩거리며 바라프가 정답게 인사를 건넸다. 카르는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말했다.

“넌 대체 왜 마법사인거냐!? 그냥 검투사나 해!”

“허허헛, 운동은 그저 취미일 뿐입니다. 마법사라면 심신을 모두 단련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당신이시지 않습니까?”

“이런 우락부락한 근육돼지가 될 때까지 단련하라고 하지는 않았어!”

“그래서 제게 부탁하고 싶으신 일이라 함은?”

“일단 옷을 입어!!”

카르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매만지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옷을 갈아입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 바라프는 편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카르에게 재차 물었다.

“그래서 부탁할 것이 있으십니까?”

“어, 영석 하나만 빌려주라.”

영석은 무척이나 깨지기 쉬운 돌로써 그 내부에 룬을 저장해둘 수 있는 돌이었다. 그래서 간단한 마법을 기록해두거나 예비 마력원을 저장해두기 위해 사용하곤 한다. 성능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위계 마법까지는 저장해두었다가 영석을 깨뜨리는 것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일종의 스크롤이라 보면 간단하다.

“영석은 갑자기 왜...”

“이유까지 네가 알 필요는 없고. 아무튼 영석 있으면 빨리 하나만 꺼내봐.”

바라프는 더 이상 군말 없이 서재로 들어가 영석을 하나 꺼내왔다. 그것을 내밀자 카르는 팔짱을 끼고 받을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영석을 가져왔습니다만.”

“그냥 주지 말고 적당히 3위계 마법 하나만 저장해서 줘.”

“어떤 마법을 원하십니까?”

“응~ 그러네. 쉐도우 스피어 정도면 괜찮겠는데.”


이런 식으로 바라프에게 영석을 뜯어낸 카르는 약속 시간 전에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트레이닝 룸으로 먼저 들어가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신발을 벗은 후 발뒤꿈치 쪽에 영석을 두고, 체중을 실어 밟으면 바로 영석이 깨질 수 있도록 위에 납작한 돌을 하나 올려두었다.

그가 모든 준비를 마쳤을 즈음 라프리아와 나레스가 함께 트레이닝 룸으로 들어왔다. 아직 30분이나 이른 시간이어서 벌써 올 줄은 몰랐지만 최대한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게 둘에게 인사를 건넸다.

‘으어어~ 위험해애애. 조금만 늦었어도 계획이 완전히 틀어질 뻔했잖아.’

놀란 것은 라프리아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이렇게 일찍 오실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설마 긴장해서 밤까지 새고 오신건 아니겠죠?”

“긴장이고 나발이고 없어! 그냥 어제 너무 많이 자서 눈이 일찍 떠졌을 뿐이야.”

“당신한테 잠의 허용량이 있던가요? 무한인 줄 알았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지. 하루 23시간 정도가 한계야.”

“아예 침대를 관으로 바꾸시는건 어떠신가요?”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는 두 사람 사이에 나레스가 불쑥 끼어들었다.

“전 어제 기대되어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커다란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는 선망의 눈빛에 카르는 양심에 커다란 비수가 꽂히는 것을 느꼈으나 이제와 계획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는 천사를 속인다는 죄책감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그럼 다 모였으니 굳이 질질 끌 필요는 없겠지? 지금 바로 시작한다.”

“부디 원하시는 대로.”

그는 방 중앙에서 서서 계획했던 대로 발을 세게 굴러서 영석을 깨뜨려 3위계 마법인 쉐도우 스피어를 무영창으로 발현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 즉시 혹시라도 들켰나 싶어서 재빨리 두 사람의 표정을 확인했다. 라프리아의 얼빠진 표정으로 봐서는 들킨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계획 2단계 성공!’

그렇게 카르의 사기극은 퍽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 후, 카르는 무사태평한 모습으로 트레이닝 룸에 이부자리를 깔고 누워서 만화책을 읽는 중이다. 그 옆으로 라프리아가 낑낑거리며 한 무더기의 만화책을 내려놓고 숨을 몰아쉬었다.

“헉헉... 말씀하신 만화책 전권 다 가져왔어요.”

“응~ 수고했어. 이제 여기 다 읽은 것들을 제 자리에 가져다둬. 그리고 갔다와서 매직 볼트를 무영창으로 100번 반복해.”

“크으윽!”

라프리아는 분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근처에 널브러진 만화책을 주워 트레이닝 룸을 나갔다. 쿵쿵거리며 밖으로 나간 라프리아는 만화책을 집어던지고 싶다는 욕구를 참으며 교장실로 향했다.

카르는 그녀의 신용을 얻고 난 그 즉시 마음껏 부려먹기 시작했다. 식사 및 이부자리, 만화책 심부름과 간간이 매직볼트 무영창의 단순 반복을 시킨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조금도 그를 믿지 않았다. 아는 것이 많다고 해서 그 사람이 훌륭한 교사라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카르가 훌륭한 교사는커녕 불량교사라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라프리아는 1위계 마법의 무영창은 선발 공지가 나오기 이전부터 가능했지만, 2위계 무영창 만큼은 1년 넘도록 도통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지도해줄 교사가 간절했었다. 아렌젤에서도 3위계 마법 무영창이 가능한 사람은 교장 선생님을 제외하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격무와 연구로 바쁜 교장 선생님에게 개인 교습을 부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뭐... 한동안은 선발시험에 집중한다고 학생대표일도 미리 끝내놨고, 어차피 저 사람의 도움은 차선책에 불과하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교장실의 문을 두드리자 이미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문이 열리고 바라프가 그녀를 맞았다.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로 교장실에 오는구만, 라프리아 양.”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 책을 다시 가져다 놓으라고 해서.”

“허허, 자네도 수고가 많구만.”

‘그런데 왜 교장실에 만화책을 수납하는거지?’라는 작은 의문을 뒤로하고 사뿐하게 만화책을 내려놓고 나가려는데 바라프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잠깐 기다리게나, 라프리아 양.”

“왜 그러시죠?”

“다른게 아니라 왜 갑자기 자네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말이네. 원래는 혼자서 다 해오시던 일인데 설마 그 분에게 무슨 약점이라도 잡혀서!”

카르에 관한 일이면 한없이 부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어버린 바라프였다.

“약점이라면 약점이지만요.”

“거, 걱정 말게나! 아무리 그 분이라도 학생의 약점을 잡고 흔드는 일만큼은 교장으로써 보고 넘길 수가 없네! 그 분이라면 틀림없이 이렇고 저렇고 이런저런... 그런 일으으을!!!”

“아니에요!!”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감이 왔기에 얼굴을 붉히며 재빨리 부정했다.

“그저 그 사람에게 무영창을 배우려면 어쩔 수가 없는 것 뿐이에요.”

“무영창? 배운다고?”

바라프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라프리아는 그가 3위계 마법의 무영창을 보여준 것과 그 이후 그에게서 무영창을 배우기로 한 일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고뇌를 하고 있는지 조금씩 근육이 부풀어 올라서 몸이 커지고 있는 것도 모르는 듯했다. 그 모습을 보며 라프리아는 교장 선생님이 매년 실시하는 수많은 순위표 중에서도 ‘가장 마법사 같지 않은 마법사’ 부분에서 부동의 1위의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설마 그럴 리가... 그 분이 자진해서 학생을 가르치겠다고 나서실 리가 없어.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으실 거야. 단순히 잡일꾼이 필요하다던가 아니면...”

역시 카르를 향한 모든 사고가 부정적이다. 라프리아는 잠시 동안 가만히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교장 선생님.”

“어, 아아 뭔가? 말해보게나.”

“책상이 부서질 것 같습니다.”

“이런 내가 언제 이렇게!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군. 미안하네. 그리고 내 책상은 그리 쉽게 부서지지는 않는다네.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 튼실하게 만들었지. 허허헛!”

마법사로서 존경하지만... 역시 왜 마법사인지 모르겠다.

“라프리아 양.”

“네.”

“설령 지금은 그리 보이지 않겠지만 그 분은 자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스승이 되어주실 걸세. 힘내게나.”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게나.”

“왜 위대한 7위계 마법사이신 교장 선생님께서 저런 인간에게 말씀을 높이시는 건가요? 무영창의 대가인지 뭔지는 몰라도 전교생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교장 선생님께서 높여주실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녀의 가시 돋친 말에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대답해줄 수 없다네. 하지만 라프리아 양. 어찌되었든 그 분이 진심으로 자네를 가르치려고 마음먹으셨다면 자네는 진정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네.”

“그 말씀은...”

“아무리 억울하거나 불합리해도 최대한 그 분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보라는 뜻일세. 내가 20년만 젊었어도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을 정도라네.”

그녀는 바라프의 말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였다. 그 모습에 그는 다시 한 번 작게 웃었다.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지금의 카르 루시피아는 한량아 그 자체니까.

“자, 너무 늦으면 또 무슨 일을 시키실지 모르니 어여 가보게나.”

라프리아는 교장실에서 나온 후, 들어가기 전보다도 더한 고민에 빠졌다. 교장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절대로 허언,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그가 이렇게까지 말할 무언가가 카르에게 있다는 것일까? 분명 무영창의 대가라느니 뭐라 했지만 그 말의 신용도를 퍼센트로 따지면 30% 정도. 그러니까 그녀에게는 말 그대로 차선책에 불과했다.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 라프리아는 어느 쪽이든 자신에게는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차선책에 불과한 카르가 예상대로 쓸모가 없었다면 그걸로 끝이고, 언젠가 신용도 100%의 남자가 된다면 좋은 일이다.

“오~ 늦었네.”

그렇다 해도 언젠가 자신을 반기는 저 늘어진 모습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날이 오기는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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