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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스카이 티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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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7.01.19 19:30
최근연재일 :
2017.02.05 18:3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362
추천수 :
6
글자수 :
24,667

작성
17.01.29 13:29
조회
141
추천
1
글자
13쪽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 (3)

WEEEEEELCOME!!!




DUMMY

아렌젤의 도서관은 약 25만권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라는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며 그 안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귀중한 보물들이 잠들어 있다. 그 외에도 학생들이 마법을 바로바로 연습해 볼 수 있는 트레이닝 룸도 마련되어 있고 수면실, 독서실, 학생 회의실까지 있다. 한 마디로 아렌젤 도서관은 웬만한 귀족의 저택으로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광대하다.

그 말은 즉, 아무런 정보도 없이 도서관에 있는 특정 한 사람을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으윽! 오랜만에 움직였더니 현기증이!”

조숙한 레이스가 도서관에 있다는 정보만큼은 학생들의 대화로 주워들어서 왔지만 수색에는 난황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녀를 찾기 위한 여정은 생각보다도 험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직 찾기 시작한지 20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이틀 치 운동량을 초과해버린 그에게는 인생의 시련과도 같았다.

그는 마치 광대한 사막에서 조난당한 마냥 길다란 막대기로 몸을 지탱하며 힘겹게 도서관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 특이한 행색에 학생들의 눈길이 잠깐 머물기는 했지만 수 초 만에 깔끔하게 무시당해버린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듯 도서관 구석에 몸을 기대어 찬찬히 숨을 고르면서 수색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그 조숙한 레이스가 어떻게 생겼었는지부터 떠올리는 거야. 일단은 여자였고 머리 모양은 음, 기억 안 나네. 1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발육이 와우! 그리고, 그리고... 아악! 레이스 밖에 기억이 안나! 한명씩 치마를 뒤집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상상 이상의 쓰레기였다.

‘외견조차 모르는 이상 혼자서는 찾을 수 없어. 그렇다면 타인의 손을 빌리는 수밖에! 마침 조숙한 레이스는 학생대표라는 딱 좋은 위치에 있잖아? 아무나 잡고 물어물어 간다면 금방 찾을 수 있겠지! 역시 난 천재!’

“라고 생각했던 30분 전의 내가 있었습니다...”

한층 더 초췌해진 그가 도서관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

생각해보면 학생들에게 묻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애초에 마법사라면 굳이 사람을 찾으려고 도서관을 방황하지 않는다. 1위계 마법인 서칭을 사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칭 마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수히 많기는 하지만 학생대표라는 자리에 있는 그녀가 서칭을 회피할 리가 없다. 학생들에게 부탁을 해봐도 ‘서칭도 못 쓰는 거야?’라는 경멸어린 눈빛만이 돌아올 뿐이다.

“큭! 서칭용으로 바라프라도 데리고 왔어야 했어.”

존경받는 노마법사를 겨우 서칭용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생각은 둘째치고, 서칭도 못 쓰며 덤으로 교내의 모든 사람에게 경멸받는 그가 라프리아를 찾아낼 수단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가 슬슬 ‘난 할 만큼 했어. 이제 포기한다고 해도 하느님이 용서해주실거야’라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을 때였다.

“저기요!”

한 여학생이 조곤조곤하게 말을 걸어왔다.

“응?”

“그게~ 뭔가 곤란하신 일이 있으신가 해서요.”

아렌젤의 교복을 입고 있으니 학생은 맞을 텐데 키는 160cm도 안되어 보일 정도로 작다. 여학생은 가지런히 양손을 모으고 온화하게 웃고 있었는데 밝은 오랜지색 머리카락과 맞물려 보는 것만으로 주위가 포근해지는 느낌이 든다.

“일단 도서위원이라서 혹시 곤란한 일이 있으시다면 제가 도움을 좀 드리고 싶어서요.”

“고마워! 어어어엄청 곤란하던 차였어!”

뜻밖에 온 기회를 차버릴 수는 없다. 카르는 들고 있던 막대기를 내팽개치고 여학생의 양손을 잡고 위아래로 세게 흔들었다. 그러자 여학생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저, 저저저! 일단 손 좀 놓고 말해주세요!”

“아, 미안.”

손을 놓아주자 가슴 위에 손을 얻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기 시작한다. 그 더할 나위 없이 가련한 모습에 카르는 남몰래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어떤 걸 도와드리면 될까요?”

여학생은 아직까지 붉어진 얼굴을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착실히 질문해왔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거부당했던 경험을 살려보면 평범하게 물어봐서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재빨리 머리를 굴려서 그럴듯한 거짓말을 지어냈다.

“사실은 교장 선생님의 전달사항이 있어서 학생대표를 찾고 싶은데 찾을 수가 없어서 말이지.”

“아! 그런 일이시라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녀가 지그시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룬문자를 그려서 서칭 마법을 사용했다. 아주 작은 마력의 파동이 그녀를 중심으로 천천히 도서관 전체로 퍼져나갔다.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눈을 뜨고 말했다.

“찾았어요. 2관 12호 트레이닝 룸이면 여기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네요. 자, 안내해드릴게요.”

장소만 가르쳐줘도 이미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인데 자진해서 안내까지 해주다니! 아름다운 배려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질 것만 같다.

‘큭! 이렇게 착한 아이가 존재했다니! 죄송해요, 열심히 살게요!’

재빨리 손으로 눈가를 훔치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카르 루시피아 선생님...이 맞으시죠?”

“맞아. 너는...”

“저는 나레스 가펜하론이에요. 2학년 도서위원이에요.”

“2학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1학년이라고 해도 의심될 정도의 체구인데 하물며 2학년이라니!

‘그렇다면 그 조숙한 레이스보다 한 학년 위라는 얘긴데. 아아! 신은 불공평하구나~ 어찌하야 이 자에게 가련함을 주시고 발육을 앗아가셨나이까!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굳잡! 합법!!’

틀림없이 언젠가 천벌이 떨어질 거다.

“그렇게 놀라지 않으셔도 저도 제가 또래 애들보다 작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약간 토라진 듯한 말투에 자신의 생각이 너무 훤히 드러나 보이게 놀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안미안. 좀 더 어릴 줄 알았거든. 그래도 어려보이는 것은 좋은거라고? 나 좀 봐. 적어도 서른은 되어 보이지 않아?”

나레스는 보란 듯이 양팔을 벌려 보이는 그를 힐끗힐끗 살펴보고 말했다.

“수염이나 머리를 조금만 정돈하시면 괜찮으실 것 같은데요. 그리고 로브도 새것으로 갈아입으시고.”

“귀찮으니까 무리야!”

단언했다.

“그런건 귀찮아하시지 말아주세요.”

“매일매일 머리 모양을 손보고 틈만 나면 옷매무새를 다듬어야 되잖아? 삼시세끼 먹는 것도 귀찮아하는 나한테는 무리한 주문이야. 사람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 그 시간에 잠 한 숨을 더 자는게 합리적이지.”

“선택과 집중의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요. 그래도 확실히 외모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할 일이 많으니까요. 저도 저번에 바람 때문에 머리 모양이 망가졌을 때 얼마나 신경이 쓰였는지 몰라요. 또 다른 때에는...”

나레스가 말을 잘 받아주는 건지는 몰라도 다행히 대화의 물꼬가 잘 트여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끊이지 않고 화제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이번 공지에 대해서 미리 알고 계셨던 건가요?”

“아니, 난 하나도 못 들었어. 그보다 어제 막 생각해서 오늘 공지로 올렸을걸?”

어제 바라프와 그런 대화를 한 직후에 공지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군요. 갑자기 무영창이 되는 학생을 선발한다고 해서 다들 놀랐거든요. 무영창은 전투 전문 마법사 외에는 별로 사용하지를 않아서, 혹시 전쟁의 조짐이라도 보인게 아닐까 걱정하는 애들도 있었고요.”

“그런건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될거야. 그냥 단순히 실력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고 싶었겠지.”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 혹시 선생님이 라프리아를 찾는 이유도 그것 때문인가요? 라프리아가 벌써 1위계 마법을 무영창 하는데 성공했다고 해서 뭔가 어드바이스라도 주시려고.”

“어, 응... 뭐 그런거지.”

어드바이스가 아니라 전력투구의 방해공작을 펼치려는 목적이지만.

‘정말로 1위계 무영창을 성공하기는 했나보네.’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는 점을 염두하고 정말로 성공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러 갈 목적도 있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확정된 사실인 모양이었다.

“꼭 라프리아를 도와주세요, 선생님. 라프리아가 이번에 어떻게 해서든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꼭 이번 선발에 뽑히고 싶다고. 도와주고는 싶지만 저로써는 역부족이어서.”

“그래도 너희들은 대부분이 귀족 자제들이잖아. 원하는 마도구 정도야 그냥 가질 수 있지 않아? 뭐 하나 가지고 싶다고 하면 그냥 덥석덥석 가져다 줄 것 같은데.”

“그게 그런 물건이 아닌 것 같아서요. 왠지 모르게 필사적인 느낌도 있었고.”

설마 아티팩트급의 마도구를 원하는 걸까? 그렇다면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마도구는 크게 노멀급, 웰터급, 아티펙트급, 아니마급으로 나뉘는데 아티펙트급 이상의 마도구는 국가 혹은 기관에서 엄중히 관리한다. 겨우 이런 이벤트 상품으로 내걸만한 물건이 아니다.

“뭐, 별로 상관은 없지만 말이지. 너는 나에 관해서 들어본 적이 없는 거야? 아까만 해도 내 소문을 들은 녀석이라면 절대로 먼저 말을 걸어올 리가 없단 말이지. 오히려 말을 걸면 기분나빠하고.”

그 질문에 나레스가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들어봤어요. 그 뭐... 이것저것.”

“좋은 얘기는 없었을걸?”

“아하하...”

“그런데도 나한테 부탁하는 거야?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친구를 방해하지 말라고 부탁하는게 더 납득이 가는데.”

“그,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걸요!”

나레스는 황급히 손을 가로저으며 그의 말을 부정했다. 그리고는 너무도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사람을 소문이나 편견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 짓는 행동은 너무하잖아요. 저는 사람을 볼 때에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 제가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누어본 후에 판단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녀에게서 뿜어지는 휘황찬란한 광채에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들 지경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바라보고 싶은 성스러움마저 느껴진다. 그야말로 천상의 빛! 그에게는 천적인 셈이다.

‘끄아아아아! 아, 안 돼! 정화되어버렷!’

“자, 도착했어요. 트레이닝 룸은 1인용이니까 아마 라프리아만 있을 거에요. 1인용이라고는 해도 꽤 넓... 어? 왜 울고 계세요?”

“아냐, 아무 것도. 응, 그래. 한 번 노력해볼게. 열심히 (자신과) 싸워볼게.”

“네에... 감사합니다.”

“나 때문에 시간 많이 뺏기지 않았어? 빨리 가보는게 좋겠네.”

나레스와 같이 들어갔다가는 정말로 도와주게 될 것 같아서 돌려보내고 싶은게 본심이다.

“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아, 참! 라프리아가 귀엽다고 너무 괴롭히시면 안돼요?”

나레스의 말에 그는 귀엽다는 단어와 레이스...가 아니라 라프리아를 합쳐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무리였다. N극과 S극의 반발력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아주 잠깐 봤을 뿐이지만 라프리아는 귀엽다기보다 교장실에서 보여줬던 그 눈빛만으로도 수 십 명은 혼절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패왕색 여장부라는 것이 그의 평가였다.

“아직 일이 남아있어서 전 이만 가볼게요.”

“그래, 열심히 하렴.”

손을 마주 흔들어주며 배웅하고 방금 전까지 마구 흔들린 마음을 애써 바로 잡았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그럼 새로 마음을 다잡고 방해하러 가볼까?”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니 방의 정중앙에 분명 어제 봤던 조숙레이스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서있었다. 아무래도 무영창 연습을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정말로 1위계 무영창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거의 5분이 넘도록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 선채로 자고 있는 건가 싶어서 말을 걸어보려는 찰나에 그녀가 아무 말 없이 멀리 떨어진 벽으로 손을 힘차게 뻗었다.

콰아앙!

새하얀 손에서부터 쏘아진 빛이 단숨에 벽을 강타해 요란한 소리를 냈다.

누가 보더라도 명실상부한 1위계 마법 매직 볼트였다.

‘정말 무영창으로 해버렸잖아!’

한 손으로 바람에 흩날리는 에메랄드 빛 머리칼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어떡해서든 이 녀석을 방해해야겠다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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