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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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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7.01.19 19:30
최근연재일 :
2017.02.05 18:3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367
추천수 :
6
글자수 :
24,667

작성
17.01.22 20:57
조회
269
추천
2
글자
8쪽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1)

WEEEEEELCOME!!!




DUMMY

그가 아렌젤 마법학교의 교편을 잡은 첫날.

“저 파업합니다.”

라는 한 마디만 남긴 채 한창 마법을 배우고자 강한 열의에 불타는 신입생들을 내버려두고 교탁에 엎드려 잤다. 마법의 명문이라 불리는 아렌젤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태에 학생들은 혼란에 빠졌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종례시간까지 그 자리에서 꿈쩍도 않았다.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을 안고 다음 날 수업에 출석해보니.

[오른발에 봉인된 흑염룡이 날뛰어서 잡니다]

라고 적힌 칠판 앞에 엎드려서 이미 수업시간 전부터 와서 자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 그가 교편을 잡은지 일주일이 되는 날에는 베개와 이불을 가져와 교탁 앞에 깔고 누워서 잤다. 그쯤 되어서는 학생들도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를 무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삼주가 되던 날, 칠칠맞게 이불에 누워서 샌드위치를 우적이며 성인 소설을 읽다가 그대로 잠든 그를 이제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학생들은 조용히 다음 수업을 준비하거나 자습, 과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광경이 되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날 즈음에는 학생들도, 같은 교사들도 그를 신경도 쓰지 않게 되었다. 그야말로 완전히 투명인간 취급이었다. 정말로 그가 마법사이기는 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나타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 옛날, 마법의 정점에 군림했던 남자는 ‘마법사란 끊임없이 심신을 갈고 닦아 정진해야하며, 교만해서는 안 되고 나태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하였다. 정말 마법사가 되기 싫어하는 사람이 본받아야 할 표본이 아렌젤의 교편을 잡고 있으니 불만이 없을 리가 없다.

게다가 아렌젤이 어떤 곳인가! 아렌젤 마법학교라 하면 모든 마법사들이 목표로 하는 이상적인 장소이다. 합당한 연구에 지원금을 아끼지 않으며 학생들의 마법도구, 실험, 교재 등 대부분을 학교에서 지원해준다. 오늘날, 마법사들에게 이렇게까지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곳은 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의 행동이 학생 및 교사들에게 반감을 사는 것이다.

이렇게 학생대표가 교장에게 직접 담판을 지으러 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 여학생이 교장 앞에 두꺼운 종이 다발을 내려놓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저희들은 교장 선생님께 정식으로 카르 루시피아의 정직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크흐음...”

“이는 전교생 97%와 26명의 교사들이 동의한 사항입니다.”

아렌젤 마법학교의 교장, 바라프 덴텔레온은 책상에 팔을 괸 채로 반 이상 벗겨진 머리에 손을 얹고 신음성을 흘렸다.

“으음, 라프리아 양?”

“네.”

“정말로, 저어어어엉말로 그가 학업에 도움이 되지 않던가?”

“교장 선생님!!!”

그녀는 화를 참지 못하고 책상을 양손으로 힘껏 내리치며 열변을 토했다.

“학업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저희들의 학업 의욕을 저하시키는 판국입니다! 그제는 교실에서 마석으로 베이컨을 구워 먹었고, 어제는 귀중한 책 수십 권을 교실로 가져와 도미노를 만들며 놀았습니다!”

“그, 그래도 오늘은 좀 괜찮지 않았나?”

라프리아는 연로한 교장 앞에서 차마 험한 말을 뱉을 수 없어 스물다섯번은 곱씹어 삼키고 대답했다.

“오늘은 책을 세워두고 수정구로 볼링을 쳤습니다.”

“끄응~”

이쯤 되면 오히려 난감해하는 교장의 반응이 의아할 수밖에 없다. 교장 역시도 아렌젤 졸업생이며 졸업 후에도 40년 넘게 아렌젤에서 교편을 잡은 존경할만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뚤어진 교사를 한 달이나 붙잡은 걸로도 모자라 아직까지 내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혹시 무언가 압력이라도 있는건가?’

그가 고위 귀족의 자제라는 가능성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라프리아 역시 귀족이다. 고위 귀족들의 성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지만 루시피아라는 귀족은 들어본 적조차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의 무엇이 노마법사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말인가?

“아, 아무튼! 이 안건은 내가 다시 검토해보도록 하겠네. 슬슬 수업이 시작할 시간이 아닌가? 빠, 빨리 가보는게 좋을 것 같은데.”

교장이 노골적으로 화제를 돌리는 모습에 그녀는 이를 꽉 물고 대답했다.

“네,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또박또박한 대답에는 한겨울의 서리라도 끼어있는지 절로 귀가 시릴 정도였다. 라프리아가 나가고 난 후 바라프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허공에 룬문자를 그리자 돌연 교장실의 바닥에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칠칠맞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로 헤지고 찢어진 로브를 입고 있다. 얼굴에는 정돈되지 않은 수염이 너저분하고 머리도 기름기로 번들거려서 손끝으로도 건드리기 싫을 지경이다.

그가 바로 방금 전에 전교생 및 교사들에게 탄원을 받은 장본인, 카르 루시피아다.

본인이 학교에서 쫓겨나기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을 알고는 있는지 바닥에 누운 채 굉장히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요즘 애들은 정말 조숙하구나! 하양 까망 레이스!”

참고로 그가 누워있는 자리는 방금 전까지 라프리아가 서있던 자리였다.

“투명화 마법을 그런 용도로 사용하시면 정말 위험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 행동이 라프리아 양의 눈에 띄었다면 저로써도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그냥 교사 때려치면 되지. 아, 감옥은 문제가 되나.”

그의 발언에 바라프가 다시 한숨을 쉬었다. 카르는 바닥에서 일어나 먼지를 털지도 않고 손님용 의자에 몸을 묻었다. 환갑이 넘는 노마법사에게 겨우 20대 초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카르가 반말을 찍찍 뱉었지만, 서로가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듯했다.

“난 오히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붙잡고 늘어지는 너를 이해할 수가 없어. 너희들은 도대체 나한테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는 거야? 난 이제 아무 것도 없다니깐? 말 그대로 살아있는 인간 껍데기라고 나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그렇게 비하해도 될 분이 아닙니다.”

“하! 입 발린 소리는 때려쳐.”

불쾌한 듯 눈앞에 있던 마법서 하나를 이리저리 보다가 뒤로 넘겨 던져버리는 그에게 바라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로, 당신이 가르칠만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까?”

“없어.”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그로도 모자라서 부연 설명을 덧붙인다.

“동動마법과 정停마법을 구분도 못해. 동마법에는 목숨을 걸면서 정마법은 아예 존재도 모르는 놈들도 있더라. 몸은 비실비실하지, 정신력은 약하지. 마법은 모조리 영창해서 쓰고, 촉매가 없으면 고위계 마법은 엄두도 못내. 이러는데 내가 가르칠 맛이 나겠어?”

“하, 하지만 그 비전들은 이미 유실되어 버려서.”

“야이씨, 그걸 내가 유실시켰어? 너희들이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연구 자료들을 관리도 안하고, 그나마 정신이 박혀있는 마법사들을 등한시하니까 이렇게 된거잖아. 내가 요새 역사서를 읽으면서 얼마나 기가 막히는 줄 알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결국 카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교장실 문에 손을 가져가는 순간, 바라프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엉?”

“그렇다면 만약... 무영창으로 마법을 쓰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학생을 가르쳐주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절박한 노마법사의 말에 카르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툭 던지듯 말했다.

“최소 2위계라면. 그럼 조금은 생각해 볼 수도 있지.”

그리고는 지체 없이 교장실을 나갔다. 마침내 홀로 교장실에 남은 바라프는 잠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수정구를 꺼내 손가락으로 룬문자를 그렸다. 그러자 수정구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쩐 일이십니까, 교장 선생님.]

“아, 리첼프 군. 30분 후에 임시 회의를 시작할 터이니 지금 당장 교내의 모든 교사들을 회의실로 부르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연락이 끊어진 후에 바라프는 불현 듯 떠오른 이 계획을 성사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머리를 풀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으헿, 덴마 재밌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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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 (5) 17.02.05 152 1 12쪽
5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 (4) 17.02.03 189 1 11쪽
4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 (3) 17.01.29 142 1 13쪽
3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2) 17.01.27 240 1 5쪽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1) 17.01.22 270 2 8쪽
1 프롤로그 <그 날의 사투> 17.01.20 37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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