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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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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7.01.19 19:30
최근연재일 :
2017.02.05 18:3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364
추천수 :
6
글자수 :
24,667

작성
17.01.20 16:15
조회
374
추천
0
글자
7쪽

프롤로그 <그 날의 사투>

WEEEEEELCOME!!!




DUMMY

불현 듯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원래 하늘이 저런 색이었던가? 그의 눈에 비친 하늘은 분명 지금까지 보아왔던 색이 아니었다. 고개를 가로저어 얼굴에 묻은 피를 털어내 봤지만 여전히 하늘은 제 본연의 색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봐, 주인! 집중해!]

머릿속에서 울리는 말에 그는 시선을 앞으로 향하고 중얼거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열흘하고도 17시간. 힘든건 알겠지만 이제 피날레 부분이라고. 조금만 더 힘내!]

그렇다. 열흘하고도 17시간동안 그는 왼손에 들려있는 이 말괄량이 지팡이와 함께 싸워왔다. 아니, 지금도 싸우고 있다. 어쩐지 머리가 멍하고 다리가 휘청거린다 했다. 그는 재차 고개를 가로저은 후 오른손으로 뺨을 탁탁 쳤다.

“남은 건 저 녀석 하나지?”

그는 거리를 두고 서있는 한 인영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 앞이 있음에도, 나아가지 않는 자. 예상한대로 까다로운 상대야.]

“절망이라는 이름이 폼은 아니라는 거지.”

스스로를 절망의 화신이라 소개한 그는 절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근 한 달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려왔다. 그에게 얽힌 사람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영혼이 빠진 절망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렸다.

물론 그 꼭두각시들도 이제는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그가 전부 죽였다.

“여어, 절망. 네 친구들은 전부 봉인됐는데 혼자 꿋꿋하게 버티고 있기 외롭지 않냐? 이제 슬슬 봉인당하는게 어때?”

그의 말에 절망이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어차피 우리는 원죄의 파편일 뿐이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함께 움직일 뿐이고 별다른 연관성은 없다.”

절망이 말을 하는 도중에 남자는 재빨리 오른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주위에서 수십 갈래의 붉은 빛이 쏘아져 날아가 절망에게 쇄도했다. 하지만 그 빛은 절망의 몸에 닿기도 전에 천천히 빛이 사그라들더니 마침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남자는 작게 혀를 차며 새로운 마법을 준비했다.

“도대체 저건 뭐야? 왜 내 마법이 모조리 닿기 전에 소멸하는거야?”

[다른 원죄의 화신들하고 마찬가지로 절망의 특수능력이겠지. 이력蒞力이라고 하는 능력.]

“원죄의 화신들하고 싸우다보면 내가 퀴즈를 풀고 있는건지, 쌈박질을 하고 있는건지 헷갈린단 말이야. 이력의 정체를 파악하기만 하면 순식간에 끝나는걸. 단순히 공략법을 몰라서 돌파 못하는 미궁 같아.”

그가 영창을 하면서 투덜거리고 있자 그녀가 나지막이 말을 꺼냈다.

[주인.]

“응?”

[이제 한계가 온 것 같아.]

그녀의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려다가 코 안쪽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손등으로 코밑을 스윽 문질러 닦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검붉은 피가 진득하게 묻어났다.

마법사의 몸에서 아무런 외상도 없이 피가 흘러나온다는 것은 곧 육체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의미했다. 이는 스스로 생명력을 조절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런... 아직 할 일이 남았는데. 이력이고 뭐고 그냥 깡으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겠다.”

[어떻게 할거야?]

“청아를 불러야지.”

[청아는 지금 도시를 지키고 있잖아.]

“어차피 저 녀석이 부릴 수 있는 꼭두각시는 더 없어. 설령 있다고 해도 그 정도는 ‘녀석들’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곤 오른손을 가볍게 올리고 손 안에 입을 가까이 가져가 속삭였다.

“청아. 내게 돌아 와줘.”

순식간이었다. 그의 오른손이 새파란 빛에 휩싸이는가 싶더니 이내 한 자루의 단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20cm 정도의 길이에 수수한 장식, 무엇보다도 사파이어처럼 투명한 청색을 간직한 도신이 눈에 띄었다.

그 직후 또 다른 여성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렸다.

[부르셨나요, 주군.]

“응, 지금까지 도시를 지켜줘서 고마워.”

[주군에 비하면 전 아무 것도 안한 것과 마찬가지에요.]

“괜찮아, 지금부터라도 힘껏 도와주면 돼.”

[네.]

[이봐, 주인.]

“왜?”

[나도 이제 제한을 푸는게 낫지 않을까? 어차피 전력으로 단기결전이잖아. 그리고 저 녀석에 비해서 내가 너무 수수해보여서 꿀린단 말이야.]

[꿀리는게 당연한 겁니다. 주군에게는 저처럼 아름답고 강력한 무기가 하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당신은 지나가는 노인의 버팀목이나 되는게 더 어울립니다.]

[뭐랏! 내가 제한을 풀기만하면 너같은 건 모래사장에서 반짝이는 사금 정도로 밖에 안 보여! 주인의 마력을 엄청나게 필요로 하니까 일부러 이렇게 있는거거든!]

[그 성능부터가 비교할 가치도 없다는 말입니다. 효율성이라는 말도 모르시는 겁니까?]

[크으읏!! 이게 진짜!]

남자는 두 무기가 싸우기 시작하면 정말 100년은 족히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사이를 중재했다.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금방 잠잠해졌다.

[그런데 절망이라는 녀석은 이렇게까지 무방비하게 있는데 한 걸음도 안 움직이네.]

[공격할 낌새도 없어요.]

그녀들의 대화를 들었는지 절망이 다시 느릿느릿 말을 꺼냈다.

“난 찾아가지 않는다. 너희들이 나를 찾아올 뿐이지.”

절망의 말에 남자는 씨익 웃으며 지팡이를 크게 한바퀴 돌리고 절망 쪽으로 향하게 했다.

“뭔가 멋진 것처럼 말했지만 결국 너는 그냥 그 자리에서 가만히 우리의 공격을 받기만 한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사양 않고 팍팍 가볼까! 에레스!”

지팡이가 반응했다.

[오우!]

“청아!”

푸른 단검이 반응했다.

[예!]

“내 남은 생명력과 영혼을 전부 쥐어짜낼 테니까 한 방에 끝내버리자고!”

[물론!]

[분부대로!]

그와 공명하기 시작한 두 무기로부터 새하얀 빛과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빛이 한데 섞여 더욱 더 거대한 빛을 만들어냈다.

그 다음 순간, 쏘아진 육중한 빛의 줄기와 절망이 충돌했다.



먼 과거, 모든 마법의 정점에 선 한 남자가 있었다. 세상의 모든 마법에 통달하여 마법의 궁극에 이르기까지의 길을 정립했으며, 100년 후에서조차 그의 경지에 도달하는 이는 없었다.

가로되, 그는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것의 정점에 섰으며

가로되, 그는 희대의 대살육자였으나 세기의 대영웅이었으며

가로되, 그는 만물을 부수었으나 만물을 재구축하였으며

가로되, 그는 명이 다했으나 여전히 그곳에 있으며

가로되... 그의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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