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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스카이 티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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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7.01.19 19:30
최근연재일 :
2017.02.05 18:36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365
추천수 :
6
글자수 :
24,667

작성
17.02.03 15:33
조회
188
추천
1
글자
11쪽

<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 (4)

WEEEEEELCOME!!!




DUMMY

라프리아 샤렌토.

샤렌토 가문이라고 하면 옛 대마법사의 제자가 시초라 하는 위대한 마법사의 가문이다. 또한 마도귀족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유명한 마법사를 많이 배출해낸 가문이다. 현재 왕실 마도사 역시도 샤렌토 가문 출신이니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오늘날에는 마도과학의 세력에 밀려서 다소 세력이 죽기는 했어도 여전히 마법사들에게는 상당한 위세를 자랑한다.

그 샤렌토 가문의 삼녀가 바로 그녀이다. 희대의 천재라 불리며 아직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아렌젤 전교생을 대표하는 학생대표의 자리에 있다. 그 뿐이던가! 그녀는 아렌젤의 보석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사기적인 스펙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에메랄드색의 머리카락은 보석으로 짜놓은 실처럼 아름답게 반짝인다. 오른쪽 옆머리 한 줌을 두 갈래로 꼬아 묶어놓은 리본이 돋보인다. 그와 같은 색의 눈동자는 무언가를 향한 열의로 인상에 강렬하게 남을 영롱함을 간직하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했다는 아렌젤의 교복은 그녀의 매력을 배 이상으로 돋보이게 했고 무릎보다 약간 위에서 흔들리는 치마 아래에 하얀 오버 니삭스가 시선을 고정시킨다. 어제는 레이스에만 정신이 팔렸기 때문일까. 이렇게 눈앞에서 그녀를 보게 되니 도저히 사람 같지 않은 외모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쉬고 나서 몸을 돌리다가 우연히 카르에게 시선이 닿았다. 잠깐 놀라는 듯했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카르가 있는 쪽으로 걸어와 세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서서 물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응, 바라... 교장 선생님이 너한테 전해달라는 말이 있어서.”

“교장 선생님께서?”

“잠깐 이리로 와볼래? 좀 조심스럽게 전해야 하는 내용이라서 말이지.”

그녀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카르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귓가에 입을 가져간 후 조용히.

“후우우~~”

“꺄아악!”

갑자기 귓가에 따뜻한 바람이 들어오자 라프리아가 새된 비명을 지르며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보고 카르는 대놓고 키득키득 웃었다.

“전할게 있으면 널 불렀겠지. 미쳤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를 보냈겠어? 하핫!”

장난스럽게 몸을 떨어뜨린 그에게 라프리아는 멀찍이 뒤로 물러나며 진심으로 경멸어린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카르는 그 눈빛을 정면으로 받으면서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깐죽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실은 네가 1위계를 무영창으로 했다고 하길래 사실인지 아닌지 구경하러 왔어. 휘유~ 사실이었구나. 설마 무영창할 수 있는 녀석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이제 확인하셨으면 충분하겠죠. 그만 돌아가 주시겠어요?”

“에이 그러지 말고.”

그는 그 자리에 철퍽 주저앉더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뭐하시는 건가요?”

“슬슬 점심이잖아. 가끔은 교실이 아니라 좀 다른 장소에서 먹는 것도 신선한 경험일 것 같아서 말이야.”

방해계획 제 1단계!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지만 효과가 크다! 단순히 집중을 못하게 옆에서 딴 짓을 하거나 괜히 말을 걸어보거나 소음공해를 내는,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실행했다.

주머니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보란 듯이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녀는 뺨을 불룩하게 하고 요란스레 쩝쩝거리는 그를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성큼성큼 걸어 방에서 나가버렸다.

쾅!

거세게 문이 닫히고 나서 혼자 트레이닝 룸에 남은 카르는 느긋하게 누워서 식사를 마저 끝낸 후에 방에서 나왔다. 원래 방해는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여야 한다. 품위 없이 입을 쩌억 벌려 하품을 하며 적당히 걷고 있자니 구석 책장에 서서 책을 읽고 있는 라프리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카르가 방에서 나갈 때까지 근처에서 책이라도 읽으려던 모양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인기척을 느낀 그녀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곧 인상을 확 찌푸리고는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에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피하면 상처받잖아.”

“식사 마치셨으면 교실로 돌아가서 마저 주무시죠. 왜 자꾸 제 주위에서 어슬렁거리시는 건가요?”

‘방해하러’라는 속마음을 감추고 역으로 밝게 웃어보였다. 물론 라프리아는 그 웃음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뭘 읽고 있는 거야? 응?”

“신경 쓰지 마시고 저리 가주시겠어요?”

“아아~ 가를호즈의 영창법이구나. 기본적인 영창법을 정석적으로 잘 설명해놓았지. 2위계 마법사들이 읽기 딱 좋은 책이야. 선택 잘했는걸.”

구태여 고개를 숙여서 책 표지를 확인한 후에 멋대로 납득해버리는 그를 보고 라프리아가 기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읽어보시기나 하셨나요? 그보다 저는 당신이 정말로 마법사가 맞는지조차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엄! (일단) 마법사이긴 하다고. (아마) 마법에 대한 지식도 너보다 수십 배는 많을걸? (조금은) 마법 경력도 있고!”

“뭔가 작게 붙은 것 같은데요.”

“쪼잔하게 신경 쓰지 말고! 자, 너가 지금 어디에서 뭐가 막혀있는지 말해보렴? 내가 친절하게 가르쳐줄테니까.”

‘잘못된 지식을 말이지!!’

방해 계획 제 2단계!! 잘못된 지식을 전수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라프리아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 아직은 그가 뭘 말하든 절대로 신용하지 않을 테니 무슨 수를 써서든지 신용도를 높여야 한다. 물론 방해 계획 1단계도 병행해서 한다!

속내에서는 사탄이 미소 짓고 있거늘, 표면상으로는 쓰잘데기 없이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을 보고 라프리아는 뭐라 형연할 수 없는 얼굴로 재빨리 그에게서 멀어졌다.

“왜 그러시죠? 솔직히 기분 나쁜데요.”

“노력하는 학생을 돕고 싶어 하는 선생님의 행동에 기분 나빠하면 안 되지!”

“당신이니까 이런 말을 하는거에요. 오라버니가 사람이 갑자기 다른 행동을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셨으니까요. 더군다나 당신 같은 사람은 더더욱!”

치한이라도 만난 양 몸을 움츠리며 경계하는 그녀를 보고 속으로만 혀를 찼다. 좀 더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도 나는 여기에 재직 중인 교사라고? 나름대로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으니 여기에 왔겠지. 너도 한 번 쯤은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있지 않아?”

“그거야... 교장 선생님은 믿을 수 있는 분이시니까요.”

“사실은 바로 내가! 무영창의 대가라 이 말씀이지!”

위세 좋게 허풍을 치자 아주아주 조금은 관심이 동한 듯했다.

“...정말인가요?”

“요즘은 무영창은 전투 마법사 외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영역이기도 하고 실용성이 없다는 둥 그런 말만 줄곧 늘어놓는 마법사들이 많잖아. 그러니까 학생들이 기본도 안 되어있지. 난 무영창을 가르칠 수 있다고 해서 온 학교라고! 무영창이야 말로 진정한 마법이고, 마법은 무영창에서 빛나는 것이지! 그런데 애들이 무영창의 ㅁ도 모르니까 내가 가르칠 맛이 나겠어?”

양손을 과장스럽게 벌리며 위풍당당하게 주장한다. 그 당당함은 상대를 억지로라도 믿게 할 정도의 기세였다.

물론 저 말의 90%는 거짓말이다. 그냥 여생을 뒹굴 거리며 살고 싶다는걸 바라프가 뜯어말려서 억지로 교편을 쥐어주었고, 가르침은커녕 학생들한테 한 줌의 관심이 없다. 진정한 마법? 그게 뭔가? 먹는 건가?

거짓말이라도 스스로가 속을 정도로 당당하게 주장하면 듣는 사람에게는 진실이 된다고 하던가. 라프리아는 그의 억지 주장을 조금은 믿을 마음이 생겼는지 아직 의심을 버리지 못한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로 정말로 무영창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건가요?”

“물론이지!”

하지만 라프리아를 허풍만으로 경계심을 무너뜨리려는 생각은 너무 안일했다. 바로 그제만 해도 직접 카르의 정직 탄원서를 바라프에게 제출한 장본인이지 않던가.

“그럼 직접 한 번 보여주세요.”

“엉?”

“선생님들 중에서도 무영창이 가능하신 분은 드물어요. 쓸모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교장 선생님쯤은 되어야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어요.”

“어어?”

“그래요. 3위계 마법의 무영창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바로 트레이닝 룸으로 가서 보여주실 수 있나요?”

억지로 끌고라도 갈 것처럼 말을 쏟아내는 라프리아를 보며 카르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자, 빨리 가죠. 정말로 할 수 있다면 전혀 문제될 건 없으시겠죠?”

그는 식은땀에 등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것을 느꼈다.

‘어떡하지? 거짓말이 들통나버려. 나 서칭도 못 써. 잠깐, 기다려봐! 멈춰! 젠자앙!!’

책을 품에 안은 채로 앞장서서 걷는 그녀의 뒤를 최대한 미적미적 걸으며 머리를 풀가동시켰다. 그렇다 해도 거짓말쟁이가 머리를 굴려봐야 거짓말이다. 그대로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은 채로 트레이닝 룸 바로 앞까지 도착하고 말았다. ‘응, 이번 계획도 망했네. 3단계 계획을 실행 해야겠어’라고 속으로 재빨리 노선을 갈아타려고 할 때였다.

“어라? 라프리아랑 루시피아 선생님?”

막 그들이 들어가려던 트레이닝 룸의 문을 잠그던 나레스와 조우했다.

“이미 돌아간거 아니었어?”

“아니, 잠깐 책을 좀 찾아보고 있었어.”

“아~ 그치만 이미 트레이닝 룸 이용시간이 지나버렸는걸? 내가 같은 곳으로 신청해놓을 테니까 내일 다시 와야 할 것 같아.”

“그렇구나...”

아쉬운 듯이 말꼬리를 흐리며 카르를 의심의 눈초리로 흘겨보는 라프리아에게 똑같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주었지만, ‘이예에에에에쓰! 역시 나레스! 너는 천사, 마이 엔젤!’이라고 속내만은 기뻐서 펄쩍거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수준급의 연기력이다.

“그럼 내일 다시 이곳으로 와주세요. 과연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무언가 믿는 구석은 있는지 카르는 엄지손가락을 척 세우며 터무니없는 허풍까지 섞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오늘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구만! 내일은 확실히 보여줄게!”

“3위계 마법을 무영창하실 수 있는거에요? 정말요? 우와!! 저도 내일 참관해도 될까요?”

“물론이지! 나레스도 같이 와서 봐도 돼!”

“과연 어떨런지?”

그렇게 우연히 하루의 유예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날.

약속된 시간에 카르와 라프리아, 나레스가 트레이닝 룸에 모였다. 카르가 방의 중앙에 섰고 두 사람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1초도 아까운 것처럼 오른쪽 발로 힘차게 땅을 굴렀다. 그러자 그의 그림자로부터 수십 가닥의 뾰족한 가시가 튀어나와 벽을 강타했다. 의심할 여지없는 3위계 마법, 쉐도우 스피어였다. 라프리아는 그가 정말로 3위계 마법을 무영창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지 입을 쩍 벌린 채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그를 쳐다보았다.

이와는 반대로 얼빠진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그는 보란 듯이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었다. 하지만 뭔가 어설픈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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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법학교의 불량교사> (1) 17.01.22 269 2 8쪽
1 프롤로그 <그 날의 사투> 17.01.20 37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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