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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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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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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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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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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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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91. 동귀어진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DUMMY


루보는 하프라인에 서서 모두의 귀에 다 들리도록 큰 소리로 시작을 선언했다.


“자, 드디어 4강전을 시작하겠다. 너희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투자를 좀 했으니 쉽게 죽지 말고 멋지게 싸우다가 죽길 바란다. 결승전은 인원 보충 없이 내일 할 거니까 그렇게 알고! 그럼, 시작!”


루보가 투자를 했다는 것은 좀 더 강력한 국대를 선발하기 위해 4강 진출 축하 퀘스트를 통해 아이템을 왕창 푼 것을 의미했다.


10열 종대로 선 독일 팀은 가장 강한 선수들이 맨 앞에 서서 독일 전차처럼 밀고 들어올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작전이 있었다.


10분 전, 독일 국가대표에게 좀 이상한 퀘스트가 떨어졌다.


“한국의 57번 선수를 제거하는 선수에게는 10만 골드의 보상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사람을, 그것도 특정한 한 사람을 죽이면 10만 골드라는 엄청난 보상을 준다니 이런 퀘스트는 정말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게이트에 진입해서 보스 몬스터를 잡아도 5만 골드를 주는데, 보스 몬스터 두 마리를 잡는 대가라니?


독일 선수들은 서로 말은 하지 않고 한국 팀을 두리번거리며 누가 57번인지 찾았다.

그들의 눈에 혼자 큰 소리로 고함을 치고 있는 선수가 보였다. 그의 등에 57이란 숫자가 쓰여 있었다.


그러다 독일 선수들은 모두가 57번을 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받은 퀘스트는 혼자만 받은 게 아니고,독일 팀 모두가 동일한 퀘스트를 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독일 선수 중에는 첫 시합부터 독일 팀의 작전을 주도했던 인물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하인케스, A등급의 정신계 각성자였다. 갈색 머리에 매부리코를 가진 그가 독일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자, 모두 모여! 모두 같은 퀘스트를 받았군. 그렇다면 저놈은 엄청 강한 놈이 틀림없을 것이다. 10만 골드에 눈이 멀어 저놈에게 목숨을 내어줄 바보는 없겠지?”


하인케스의 한마디에 냉철한 독일 선수들은 대부분 욕심을 버렸다.

그의 말대로 얼마나 강하면 10만 골드의 개별 상금이 걸렸겠는가 하는 이성적인 판단이 선 것이다.


사실 하인케스의 말에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

하인케스가 S등급의 각성자 쿤츠를 쳐다봤다.

반듯한 이마 아래 날카로운 눈이 쏙 들어간 남자가 야무지게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쿤츠, 네가 처리해! 아마, 저놈을 잡으면 이번 시합은 우리가 이길 거다. 탑 텐이 1열에서 놈을 순식간에 포위하고 쿤츠 네가 놈의 목숨을 끊는다. 오케이?”


쿤츠의 날카로운 눈매가 호선을 그리며 브이 라인의 턱이 아래위로 천천히 움직였다.


“그래, 알았다. 10만 골드가 들어오면 내가 선물 하나씩 돌리지!”


그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에게 선물을 약속했다. 아쉬움에 입술을 깨물고 있던 독일 선수들의 표정이 밝게 변했다.


한편 한국 팀은 독일 팀과 정면으로 붙기보다는 학익진으로 양쪽 측면을 칠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이풍신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이순신 장군님을 흉내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이번에는 지오를 중심으로 한 헬칸 길드가 가운데를 맡았다.

적의 중심을 돌파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위치, 이제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길드인 헬칸 길드가 그 역할을 맡은 것이었다.


진형을 갖추기 시작할 때 은아가 지오를 불렀다.


“지오야, 놈들이 너를 포위할 거야! 미리 준비해!”

“아니, 왜 나를 포위하는데 저놈들은 나에 대해서 모를 거 아냐?”

“그건 나도 몰라! 앞으로 돌진하는 척하다가 선두에 선 10명이 너를 둘러쌀 거야.”

“알았어! 모두 조심하세요! 저놈들 중에는 S등급도 있을 겁니다.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지오는 길드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두 주먹에 칼날을 뽑아 들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괜히 함께 있다가 길드원에게 피해를 주느니 어차피 둘러싸일 거면 길드원과 떨어진 곳에서 싸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견물생심은 독일인에게도 있었다.

하인케스가 작전을 이야기했을 때는 모두 오케이를 했지만, 10만 골드가 눈앞에 보이자 들고 있던 무기를 한번 휘둘러보고 싶어졌다.

잘 하면 자신이 10만 골드의 주인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키도 크지 않고 무기도 대단해 보이지 않는 57번의 등에 날카로운 미스릴 검이 날아갔다.

57번은 운 좋게 검을 피하며 좌측으로 움직였고, 주먹에 튀어나온 칼날로 도끼를 들고 있는 독일 선수의 팔을 베고 반대 손을 휘둘러 목을 그어버렸다.


그 옆에 있던 두 선수가 57번을 향해 달려들었다. 동료를 죽이며 빈 틈이 보였기 때문.

창과 롱소드가 지오의 머리와 복부에 파고 들려는 순간 지오의 신형이 갑자기 사라졌다.

비풍초동의 보법이 발휘된 것이다.


다른 선수의 옆에 모습을 드러낸 지오가 방심하고 있는 적의 심장에 칼날을 박아 넣고, 다시 사라져서 방금 창과 롱소드를 허공에 휘두른 둘의 머리 위에 떨어지며 목을 쳐냈다.

눈 깜빡할 사이 지오를 둘러싼 10명의 랭커들 중에 4명이 죽었다.


그러자 한 사람의 입에서 딱딱한 독일어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모두 물러나! 내가 놈을 상대한다!”


키가 2m에 달하는 쿤츠가 지오에게 달려들었다. 쿤츠의 벨트에 빼곡하게 꽂혀 있던 18개의 단검이 스르륵 떠올라 지오를 향해 날아갔다.

금속의 권능을 가진 S등급의 각성자 쿤츠의 무기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의 등에서 미스릴로 만든 장검 2개가 미사일처럼 발사되었다.


지오는 싸이클론의 반지를 가동시켜 회오리 방벽을 만들었다.


끼기기깅, 끼기기잉!


18개의 단검은 회오리 방벽에 부딪쳐 튕겨나갔는데, 2개의 장검은 회오리 방벽을 뚫고 들어올 듯이 제자리에서 바람을 가르며 버티고 있었다.

쿤츠가 두 손을 앞으로 내밀자 회오리 방벽에 박혀 있던 2개의 장검이 조금씩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지오는 칼날에 검강을 두르고 방벽을 뚫고 들어온 장검의 검신을 쳐냈다. 미스릴로 만든 검이 지오의 검강에 두 동강이가 나며 튕겨 나갔다.

쿤츠는 잔디밭에 떨어져 있던 단검을 다시 허공에 띄웠다.


한편 지오는 이대로 있다가는 공격도 제대로 못하고 회오리 방벽의 시간만 소모할 것 같았다.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회오리 방벽을 거두었다.

회오리 방벽이 사라짐과 동시에 열 가닥의 뇌전이 쿤츠를 향해 뻗어나갔다.

하지만 놀랍게도 허공에 떠 있던 단검들이 움직이며 뇌전을 막아냈다. 그리고 뇌전을 머금은 단검들이 지오를 향해 날아왔다.


지오는 신법을 펼쳐서 독일 선수들 사이로 도망갔다. 18개의 단검은 유도 미사일처럼 따라왔다.

지오도 빨랐지만 단검은 더 빨랐다. 몸에 박히려는 단검 3개를 피하고 2개를 독일 선수가 있는 곳으로 튕겨냈다.

다가오는 지오를 보고 당황하고 있던 독일 선수 2명에게 뜬금없이 날아온 단검이 박혔다.


지오는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독일 선수 사이로 가서 둘을 끌어당겨 자신의 몸을 커버했다. 그 순간 13개의 단검이 두 명의 독일 선수에게 박혀 들었다.


“모두 비켜!”


쿤츠가 성난 목소리로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양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양국 선수들이 들고 있던 쇠로 된 무기들이 모두 하늘 위로 떠 올랐다.

칼과 검과 도끼와 화살까지도, 수십 개의 무기가 창공에 뜬 채로 쿤츠의 명령을 기다렸다.


지오는 불의 권능으로 저걸 다 녹여버릴까 생각을 하다가, 안철용이 조금 전에 자랑하던 희귀 등급의 창이 저 속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합 전에 국대로 새로 뽑힌 길드원들에게서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대부분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아이템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어, 아버지 그 창은 뭡니까? 못 보던 창이네요?”

“아, 이거 국가간 데스 매치에 한국이 4강에 진출했다고 특별 퀘스트가 떴는데, 내가 거기에 당첨된 거야!”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무슨 퀘스트였는데요?”

“응? 우리가 안산공장 게이트에 들어갔을 때 다음 날 자정까지 코인을 가장 많이 모으는 한국 각성자 50명에게 휴겜스에서 특별한 아이템을 선물한다고 했었는데 넌 몰랐니?”

“저는 그런 퀘스트 안 떴는데요.”

“어, 그래? 너희 엄마하고 유미도 다 떴던데!”


그래서 확인을 해 보니 이미 국대에 들어간 네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사람에게 그런 퀘스트가 떴고, 그 일곱 명은 모두 코인 모으기 50등 안에 들어서 특별 아이템을 받았다고 했다.

뭐 지오로서는 길드원이 강해지는 거니까 손해 볼 건 없지만, 서로의 목숨을 노려야 하는 국가 데스 매치에 참가한 길드원에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지오가 보기에는 아직 약하기 그지없는 헌터들이었으니까!


어쨌든 안철용이 그렇게 자랑하던 크세노폰의 창도 지금 허공에 떠 있었다. 저걸 녹였다가는 더 좋은 아이템을 사 달라고 할 게 분명했다.

다른 길드원의 소중한 무기도 몇 개 쿤츠가 조정하는 무기들 속에 섞여 있어서 지오는 불의 권능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지오가 망설이고 있었을 때 백여 개의 무기가 하늘을 까맣게 뒤덮으며 소나기처럼 떨어졌다.

지오는 비풍초동의 신법으로 도망을 가다 경공술을 펼쳐 하늘로 날아올랐다.

백여 개의 무기는 유도 장치라도 달려있는 것처럼 지오를 따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백발백중의 옵션은 사용자에게는 정말 좋은 스킬인데, 이렇게 당해 보니 이건 미치고 환장할 스킬이었다.


양국의 선수들은 싸움을 멈추고 지오와 지오를 쫓아가는 무기들을 보고 있었다.

빼앗긴 자신의 무기 때문에 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 이 싸움이 4강전의 승패를 가를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자연히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하늘을 날던 지오가 갑자기 수직 하강을 했다. 지오가 떨어지는 곳은 바로 쿤츠의 머리.


“아니, 저 새끼가 동귀어진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쿤츠가 날카로운 눈을 찌푸리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러나 방향을 바꾼 지오가 쿤츠의 상체를 팔로 누르며 함께 바닥에 처박혔다.

곧이어 백여 개의 무기가 두 사람이 넘어진 곳에 유성처럼 떨어져 내렸다.


쿵콰쾅쿵콰콰쾅!


엄청난 폭발음이 연이어 터지고 뽀얀 먼지가 구름처럼 일어났다.

모두 엄청난 광경에 압도되어 아무 소리도 못하며 어느 팀의 에이스가 살아남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먼지가 걷히자 백여 개의 무기가 작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마치 무기의 무덤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기의 무덤만 보일 뿐 사람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지오야!”


방소희가 정신없이 지오를 향해 달렸고, 안철용이 아나페다오의 신발로 점프를 해서 지오에게 뛰어갔다.


양국 선수 대부분이 두 사람이 쓰러진 곳으로 다가갔다. 쌓여 있는 무기를 하나씩 들어내자 아래에 지오와 쿤츠의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둘의 몸에는 각각 십여 개의 무기가 꽂혀 있었다.


“지오야!”


양국 선수들은 두 사람을 조심스럽게 들어서 옆으로 이동했다.

하윤이가 지오의 몸에 꽂혀 있는 무기를 조심스럽게 뽑았고, 솔미가 홀리 큐어를 펼쳤다.

쿤츠의 몸에 박힌 무기들은 하인케스와 몇몇 독일 선수들이 뽑았고, 독일 팀의 마법사가 쿤츠의 몸에 치료 마법을 펼쳤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검이 깊숙하게 심장에 박혀 있었고, 검이 박힌 심장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뛰지 않았다.



작가의말

공모전 마지막 날!

내일부터는 오전 11시에 1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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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109. 남한에서 온 헌터와 군인들은 어디에 있나? 24.06.28 14 3 12쪽
108 108. 영원군에 긴급 지원 좀 해 줄 수 있겠슴까? 24.06.27 22 3 12쪽
107 107.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지원해야 합니다 +1 24.06.26 24 5 12쪽
106 106. 쓰바, 1분이네! 24.06.25 24 5 13쪽
105 105. 이번 보스 몬스터는 길드장과 상성이 좋네요! +1 24.06.24 23 6 13쪽
104 104. 용산 전쟁기념관에 게이트가 요? +1 24.06.23 28 5 13쪽
103 103. 내 아까운 피! 24.06.23 23 5 13쪽
102 102. 네가 순혈의 뱀파이어란 말이지? +1 24.06.23 24 7 13쪽
101 101. 저거 지오 선배 아니야? 24.06.22 29 7 12쪽
100 100. 뱀파이어 잡으러 가자! +1 24.06.22 26 7 12쪽
99 99. 좀 있으면 그곳이 폭발할 거야 +1 24.06.22 25 5 13쪽
98 98. 내 손녀를 좀 찾아주시오! 24.06.21 33 7 12쪽
97 97. 선배, 이건 스틸이야, 스틸! 24.06.20 32 8 13쪽
96 96. 신발 좀 바꿔 신어요! +1 24.06.19 36 6 13쪽
95 95. 보스 몬스터가 한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네! +2 24.06.18 41 6 13쪽
94 94. 삐삐삐 삐삐시여!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24.06.17 38 6 12쪽
93 93. 이렇게 까만 엘프도 있나요? 24.06.16 42 8 12쪽
92 92. 고맙다는 말은 조금 있다가 하겠습니다! +1 24.06.16 45 9 13쪽
» 91. 동귀어진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1 24.06.16 44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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