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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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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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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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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11.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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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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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9쪽

공작5화-믿어주면 안 될까?(7)

DUMMY

다그닥, 닥, 다그닥,

히힝

푸륵

푸르륵

"전구~운, 정려어얼!"

저스틴의 기사대는 펠하임의 남동쪽 성벽이 보이는 곳에 정렬해 있었다. 그들 앞으로는 거대한 투석기 30여기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아래로는 쇠뇌를 비롯하여 여러 공성전용 무기들이 있었고, 그 무기들을 다루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족히 백은 되어보이는 수래들이 어지러히 널려있었다.

투석기를 설치한 지 시간이 꽤 되었던지 성벽 위에는 천사의 깃발이 여럿 날리고 있었다. 앞서 저스틴과 기사들이 전투를 한 번 치뤄서인지, 펠-에사임을 감싸안은 성벽 앞을 도도히 흐르는 해자를 믿어서인지 그리 많은 병력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서오십시오, 일탄 백작님. 이곳의 총지휘관인 카심 윌터 남작입니다."

"반갑네, 윌터 남작. 하지만 이곳의 총사령관은 내가 아닐세."

"예? 그럼…"

"이번 정벌군의 총사령관이신 크로아 공작 전하이시네."

그 말을 들은 카심은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몸을 부르르 떨더니 저스틴의 앞에 넢죽 엎드렸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란 저스틴은 말에서 내려 그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

"죄송합니다, 공작 전하. 꼭 이렇게 사죄드리고 싶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전하…"

"갑자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윌터 남작과 전 오늘 처음 만나는 사이가 아닙니까."

"그렇기에, 진작에 사죄를 못하였기에 더더욱 죄송합니다…"

카심의 갑작스런 행동에 저스틴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일탄 백작은 알겠다는 듯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크로아 고성이 함락되던 날, 공성부대를 지휘하며 그 유서깊은 고성에 돌들을 날려보낸 자가 바로 접니다…그렇기에 이렇게 사죄를 드리는 겁니다…정말 죄송합니다 전하…"

"일어나세요."

저스틴은 바닥에 옆드린 카심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황송하다는 듯 조심스레 일어서는 카심에게 말했다.

"그 때 일은 모두 어쩔 수 없는 것이었지 않습니까. 아무도 당신을 탓하는 이가 없습니다. 나 여기 당신을 탓하지 않습니다."

카심의 볼을 따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스틴은 그런 카심을 착잡한 듯 바라보다 자신의 군사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모두, 하마!"

일탄 백작의 우렁찬 구령소리에 따라 기사들이 모두 말에서 내렸다. 그들의 위로 저스틴의 조용조용한 목소리가 넓게 펼쳐졌다.

"지금부터 펠-에사임을 공략할 것입니다. 작전의 개요는 간단합니다. 공성부대가 성벽을 깨면 먼저 기사들이 들어가 펠-에사임을 확보한 후, 기병들이 자신의 말을 저 짐수래에 묶어 안에 있는 군량을 가지고 나오는 것입니다."

"…"

"해자를 건널 다리를 건설하는 일은 공성부대에서 할 것이며 기병들이 군량을 가지고 나오는 길 역시 공성부대에서 엄호할 것입니다. 그리고 펠-에사임에서 군량을 탈취하는 동안 기사들은 펠-에사임을 점령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계획이었다. 기사들은 다 해도 400. 그나마도 기병으로 강등당한 귀족기사들을 제외하면 300정도밖에 안되었다. 펠하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적 군대의 수는 6만.

"여러분께 아까 부탁한 것을 다시 한 번 부탁하겠습니다. 나를 믿고 따르겠습니까?"

"공작 전하를 위하여!"

저스틴의 물음에 평기사들이 검을 빼어 하늘을 찌르며 외쳤다. 저스틴 역시 하얀미르를 빼어들어 예를 취한 다음 일탄 백작에게 말했다.

"일탄 백작께서는 기병대를 지휘하여 주십시오. 특히 귀족기사들에게 신경을 좀 써 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윌터 남작, 해자에 어떤 방법으로 다리를 놓을 계획이십니까?"

"지금부터 지켜보시면 알 겁니다. 공격 명령을 내려 주시겠습니까?"

저스틴은 카심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심은 저스틴에게 고개를 한 번 숙여 보임으로 예를 표시한 후 자신의 병사들에게 손을 들었다.

끼이이이익

끼이익

끼이이익

카심의 손짓에 따라 거대한 투석기, 트래뷰셋(trebuchet)이 길게 울부짖으며 자신의 거대한 목을 바닥에 뉘었다. 그 애처로운 떨림이 가장 끝에 다다를 즈음, 병사들은 그들을 해방시켰고 자유를 되찾은 투석기들은 하늘을 향해 축포를 쏘아냈다. 그리고 그 축포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해 아우성치는 병사들이 있는 펠하임의 외벽에 그대로 작렬했다.

쾅!

콰쾅!

쾅! 콰앙!

투카아앙!

30여개의 트래뷰셋의 집중포화를 받은 성벽은 이가 빠져버린 초라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카심은 그 모습이 성에 차지 않는 듯 다시 한 번 손을 크게 휘저으며 소리쳤다.

"모두 입사각에 주의하며 이제부터 개별 사격에 들어간다! 최대한 빠르게, 최대한 정확히 성벽을 무너트려야 한다! 제1공병부대는 대기하라!이번 작전은 속도가 생명이다!"

쉬이익!

쾅!

콰앙!

쾅!

카심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트레뷰셋들이 제각기 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해가 서편으로 한 뼘쯤 기울었을까, 펠하임의 성벽은 트레뷰셋의 포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그 속을 드러내고 말았다. 성벽을 이루던 하얀 돌들은 해자로 떨어져 고요하던 해자에 수많은 파문을 만들었고, 그 위에 있던 델로아의 병사들은 그로테스크한 성벽의 장식물이 되었다.

"제1공병부대는 각자 자신이 지고 있는 가제트를 가져다가 돌이 무너진 곳에 부어라! 다리를 가설해야 한다!"

카심의 말에 저스틴의 입에서 "아!"하는 소리가 나왔다. 카심이 어떻게 다리를 건설하려 했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카심은 무너져버린 펠하임의 성벽돌로 다리의 기초를 만들고, 그 위를 흙으로 다져 수래가 지나다니기 편한 다리를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저러면 흙이 장난 아니게 많이 필요할텐데...?

하지만 상황은 저스틴이 그 의문을 해결하게 놔두지 않았다.

"적이 나타났다!"

누군가의 외침에 저스틴은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델로아의 기병들이 빠른 속도로 돌격해오고 있었다.

"캐타펄트(catapult;쇠뇌) 장전 완료되었습니다!"

"입사각 계산 완료되었습니다!"

"쏴라! 제2투석기부대는 추가타를 준비하라!"

적이 나타났다는 외침과 함께 카심을 향해 공성부대의 보고들이 들어왔고 카심은 망설임 없이 사격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트레뷰셋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쇠뇌들이 일제히 거마용 화살을 적의 기마대에게 뿌리기 시작했다.

쐐에엑

푸학!

히히히힝!

"으아악!"

직선에 가까운 입사각으로 쏘아진 거마용 화살들은 델로아 기병들의 전열을 무참히 무너트렸다. 전열이 망가지자 뒤쪽의 기병들은 달려나오던 힘을 못 이기고 앞의 기병들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렇게 도미노처럼 마구 무너진 델로아 기병들의 위로 대기하고 있던 제2투석기부대의 소형 투석기들이 쏘아보낸 돌이 떨어졌고 델로아 기병들은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았다.

"다리가 가설중이라고 놀고 있지 마라! 제1투석기부대는 트레뷰셋을 놀리지 말고 주변의 성벽을 공격하여 적을 혼란시켜라! 제2투석기부대와 캐타펄트 부대는 적의 공격에 대비하라! 제2공병부대는 남은 적의 기병을 처리하라! 제 1 공병부대! 너희의 속도가 이번 작전 전체를 좌지우지한다! 최대한 빨리 다리를 가설하라!"

"적이 또 나타났습니다!"

"침착하라! 침착하고 아까와 같은 공격을 준비하라!"

"이번에는 중장보병입니다!"

"제2투석기부대! 너희가 첫타다! 캐타펄트 부대는 제2투석기부대가 공격을 하자마자, 적이 혼란한 그 틈을 타서 쏘아붙인다! 예전에 하던대로 해! 이 장사 한두번 해먹냐!"

씨이잉

쾅! 콰광!

투콰앙!

쐐에엑

푸학!

저스틴은 카심의 현란한 지휘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는 노련한 용장답게 상황을 재빨리 판단했고 지휘했다. 그 사이 기병대는 백여개의 수래를 말에 매달아 수송 준비를 끝냈다.

"다리가 가설되었습니다!"

"일탄 백작! 이곳에서 기사 100과 기병300을 지휘해 오는 적을 막아주십시오! 케딜 자작! 그대는 기병 300을 지휘하여 식량을 운송해 주십시오! 수래 하나당 병사 셋씩을 붙여서 운반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기사 200은 나를 따라, 펠-에사임을 점령합니다! 아센을 위해!"

저스틴은 자신의 말에 올라 하얀미르를 높이 빼들고 외쳤다. 그러고는 펠-에사임을 따라 진격해들어갔다.그의 뒤를 따라 백여명의 기사들이 말에 올라 펠-에사임을 향해 나아갔다. 그들 중 50은 먼젓번 전투에서도 저스틴을 따랐던 기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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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어..기뻐하실지 모르겠네요. 다음주부터는 화, 금 일주일에 2번 올리겠습니다. 마음같아서는 3번 하고 싶지만, 비축분의 압박 때문에...최대한 비축분을 많이 만들어서, 하루빨리 주 3회를 달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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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8) +2 10.11.30 788 4 12쪽
» 공작5화-믿어주면 안 될까?(7) +2 10.11.24 851 3 9쪽
65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6) +3 10.11.17 1,193 5 10쪽
64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5) +4 10.11.10 785 6 10쪽
63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4) +1 10.11.03 765 6 9쪽
62 공작 5화-믿어주면 안될까?(3) +1 10.10.27 838 7 8쪽
61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2) +1 10.10.20 933 4 11쪽
60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1) +1 10.10.20 854 5 12쪽
59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5) +1 10.10.13 890 8 7쪽
58 공작4화- 눈꽃 위의 냉기(14) +2 10.10.06 904 7 12쪽
57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3) +2 10.09.29 1,138 7 8쪽
56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12) +3 10.09.22 1,040 6 10쪽
55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11) +2 10.09.15 1,109 7 9쪽
54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0) 10.09.08 1,102 6 9쪽
53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9) +1 10.09.08 1,239 7 9쪽
52 특집 대담(對談)!! 1.-저스틴 린카스터 크로아 +2 10.09.01 1,092 3 2쪽
51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8) +2 10.09.01 1,236 7 9쪽
50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7) +1 10.09.01 1,194 8 11쪽
49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6) +4 10.08.25 1,302 7 10쪽
48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5) +4 10.08.18 1,730 5 9쪽
47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4) +4 10.08.11 1,871 7 9쪽
46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3) +4 10.08.04 1,521 4 10쪽
45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2) +2 10.07.28 1,723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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