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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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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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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11.1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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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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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5)

DUMMY

"저스틴, 다 멋있고 좋았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냐아아아! 이대로 50기 만으로 저 500에 달하는, 열 배나 되는 군대를 상대한다고? 대책같은 것도 안세우냐아아아!"

달리는 말 위에서 내지른 태희의 비명에 같이 달리던 기사들은 소리죽여 웃었다. 저스틴 역시 빙긋 웃고는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모두들, 날 믿습니까!"

"예!"

49명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어 전장을 울렸다. 저스틴은 그 기분좋은 울림을 느끼며 하얀미르를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날 기점으로, 쐐기꼴 대형을 이루어 진군합니다! 나와 태희, 에드워드가 가장 앞에서 쐐기의 끝이 되어 진군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저스틴은 그들을 바라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곧 그의 오른쪽에는 태희가, 왼쪽에는 에드워드가 왔다. 저스틴은 그것을 보고는 대충 대열이 맞추어졌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군사들을 향해 외쳤다.

"마지막으로, 지휘관으로서 약속합니다. 단 한 사람, 단 한 사람이라도 빠지지 않고 우리는 전부 귀환할 것입니다."

이제 그들의 눈 앞에 델로아 군의 기병대가 보였다. 저스틴은 다시 하얀미르를 들어올렸다.

"아센 왕국을 위하여!"

"잿빛 늑대와 하얀 용을 위하여!"

저스틴의 뒤에서 일제히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들은 그렇게 적진을 향해 뛰어들었다.

훗날 아센 왕국 내전사에 하얀 드래곤의 돌격으로 남을 전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

"저건 말도 안돼… 저놈들은 다들 미친거야… 이럴 수는 없어…"

델로아군의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그 말은 델로아군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분명 돌격해 오는 것은 고작 50기의 기사들 뿐이었지만, 500에 달하는 델로아군은 그들이 뿜어내는 투기에 질려버렸다. 이미 기세 싸움에서 진 것이다.

저스틴은 가장 앞에서 하얀미르를 기묘한 호선을 그리며 꺽었다. 하얀미르의 궤적은 천천히 유려하게 움직이며 하나의 곡선을 그려내었다. 저스틴은 그 궤적에 자신의 의지를 담아내었다. 의지는 하얀 궤적을 따라 나선형으로 모여들었고, 그 하나의 정점에는 겁에 질린 표정의 델로아 기사가 한 명 있었다. 저스틴은 망설이지 않았다. 다만 힘껏 내질렀을 뿐이다.

콰앙!

"저, 저건?"

"마, 마법이야!"

하얀미르의 내질러짐이 끝나는 그 접점에서 터진 폭발은 전방에 있는 델로아의 기병들을 휩쓸어 버렸다. 단숨에 생겨버린 그 작은 빈터로 들이친 저스틴과 아센 왕국군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적들을 뚫고 지나갔다. 제일 앞에서 저스틴의 하얀미르가 그 특유의 나선을 그릴 때마다 그의 앞을 가로막는 델로아의 기병들이 두셋씩 날아올랐고 그의 옆에서 휘둘러지는 에드워드의 브로드 소드와 태희의 창 역시 적들을 휩쓸었다.

"저스틴! 이번에는 나를 쐐기의 끝으로 움직인다! 적의 바리케이트에 근접했어! 이대로 가는 것 보단 돌아서 적들의 기병대를 계속 상대하는 쪽이 이득이다!"

저스틴은 그의 말에 뒤돌아보지도 않고 뒤를 향해 소리쳤다.

"모두들, 태희를 끝으로 움직입니다!"

단 한 번 손발을 맞춘 적도 없건만, 이 순간 아센의 기사들은 수백번 손발을 맞춘 이들마냥 단숨에 진열을 돌려버렸다. 그렇게 쐐기의 끝이 된 태희는 창을 높이 들었다.

"전뢰의 가문의 수장의 힘을 보여주마!"

태희의 창 끝에 작은 뢰전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그가 창을 휘두름에 따라 델로아군을 덮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규모로 뭉쳐 적을 잠시 움찔하게 만들 정도였지만 점차로 커져 나중에는 그가 창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꽂혔다.

그렇게 태희가 기분을 내고 있을 때, 갑자기 저스틴이 소리쳤다.

"다시, 내가 기점입니다! 이제 창병들을 분쇄하겠습니다!"

그러자 태희는 모여 있던 뢰전을 전방을 향해 힘차게 뿌렸다.콰광!

파랗게 모여 있던 뢰전은 전방을 힘차게 때리며 그들에게 몰려드는 델로아의 기병을 휩쓸고 지나갔다. 덕분에 자연스레 생긴 델로아군과 아센의 기사들 사이의 공백은 아센의 기사들이 진열을 재정비하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것도 잠시, 저스틴이 자신의 말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돌격은 다시 한 번 시작되었다. 저스틴은 창병들을 향해 돌격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의지를 염원하기 시작했다.

분명 굵직한 통나무로 만든 바리케이트가 앞에 놓여 있음에도, 창병들이 그 길죽한 파이크를 앞세우고 있음에도 아센의 기사들은 흔들림 없이 저스틴을 따라 돌격해들어갔다. 그 무모한 돌격에 남은 델로아의 기병들도, 그들의 돌격을 받는 창병들도 모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저스틴의 염원이 허공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휘몰아쳤다. 이내 한 점을 향해 모여들었다. 저스틴의 의지는 전장을 떠돌던 바람들을 모아들였고 처음 선선한 그 바람들은 점차로 한 곳으로 응축되었다. 그리고 저스틴의 염원을 받들어 그들은 광포하게 날뛰었다. 그렇게 광포화되어진 바람의 의지에 저스틴은 불의 염원을 더하였다. 불꽃의 염원을 간직한 바람은 작게 응축되어 그 광포함을 터트리기 위해 맹렬히 요동쳤다. 저스틴은 그럴 수록 더욱 그 광포함을 하얀 미르에 응축시켰다. 이내 그의 앞에 묵직한 통나무로 이루어진 바리케이트가 보였다. 저스틴은 그의 의지를 담아 붉게 백열하는 하얀미르를 바리케이트를 향해 휘둘렀다.

투콰아아앙!

콰아앙!

콰앙! 콰아앙!

하얀미르의 궤적에서 쏘아져 나간 염원은 바리케이트와 부딪히며 그 광포함을 해방시켰다. 해방된 광포한 바람은 불의 염원과 맞물려 불의 폭풍을 만들어내며 전장을 휩쓸었다.

저스틴과 기사들은 그 불의 폭풍 안에 망설임없이 발을 들여 놓았다. 애초부터 저스틴의 의지로 만들어진 불의 폭풍이었기에 아센 왕국의 기사들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 저스틴은 자신의 하얀 날개를 펼치며 델로아의 창병들을 휩쓸었다.

"텔 렐로그 아트레시악산 도렌 도시테디오! 엘 타리아카니에 타덴 데시카 이탄! 저 불의 폭풍을 잠재울 것이다! 아리카 에틴 카니데시아온! 아이스 스톰(Ice Storm)!"

펠하임의 성벽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불의 폭풍 위로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눈보라는 불의 폭풍과 어울려 파랗고 하얀 오페라를 그려내었다. 저스틴은 그 광경을 보고 다시 하얀미르를 높이 들어올렸다.

"본대로 귀환하겠습니다!"

그러고 그는 하얀미르를 들어 한 바퀴 크게 반원을 그렸다. 하얀미르의 궤적에서 시작된 푸른 빛은 그들 아센 왕국군 전원을 감싸안았다. 눈보라는 더 이상 그들에게 추위를 주지 못했다.

반시간쯤 지났을까, 저스틴의 부대는 아센 왕국군과 합류할 수 있었다. 저스틴이 돌아왔을 때 지휘관들의 눈빛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빛이 아니었다. 저스틴은 그들을 휙 둘러보며 짧게 말했다.

"이겼다."

"우리의 지휘관이신 공작 전하를 뵙습니다."

"공작 전하를 뵙습니다."

"공작 전하를…"

일탄 백작을 기점으로 다른 지휘관들, 나아가 평기사들까지 전부 그에게 예를 취했다. 저스틴은 그런 그들에게 짧게 목례로 답해준 뒤 가스트리엘이라고 불리웠던 기사에게 물었다.

"아군의 피해는 어떻습니까?"

"중상 한명에 경상 두명, 사상자는 없습니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래 떠졌다. 열 배에 달하는 적군과 상대해서, 단 한 명도 죽지 않았다고?

"공작 전하께서 모두 귀환시키겠노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적의 피해는 어떻습니까?"

"아직 불꽃폭풍과 눈보라가 잠들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대략 350정도의 피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엄청난 숫자에 주변은 또 한 번 정적으로 잦아들었다. 저스틴은 그들을 조용히 둘러보곤 일탄 백작에게 손짓했다. 백작이 갑작스런 손짓에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자 저스틴이 부연 설명을 해 주었다.

"리필로 세잔 카라밀로를 불러오십시오."

저스틴의 앞으로 온 리필로는 방금 본 광경 때문에 겁을 먹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그를 부르는 저스틴의 목소리는 무감각하기 그지없었다. 그 점이, 리필로를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대의 죄에 대한 처분을 내리겠다."

"어, 억울합니다!"

갑자기 리필로는 소리 높여 외쳤다. 모두의 눈이 일순 그에게 쏠렸다. 그 곱지 못한 시선들에 리필로는 잠시 움찔했지만, 곧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곧죽어도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그 표정에, 많은 이들(귀족기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어이없어했다.

"무엇이 억울하다는 거지? 리필로 세잔 카라밀로."

"전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귀족으로서, 저런 하찮은 자들에게 하찮다고 말한것이 무슨 죄입니까!"

"말해주지. 첫째, 군문에 몸을 답고 있는 병사로서 상급자의 명에 따르지 않았다. 이는 명령 불복종으로 군법에 따라 처분될 것이다. 둘째, 왕국의 대군주인 공작에게 무례한 언사를 일삼았다. 이는 상급 귀족에 대한 하극상으로서 귀족법에 따라 처분될 것이다. 그리고 셋째."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1천의 군사들이 모두 숨을 죽이는 가운데 저스틴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울려퍼졌다.

"너는 너와 같이 등을 맞대고 싸우는 전우들을 능멸했다. 이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은 그 어떠한 죄보다 크고 무거운 것이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죄에 대한 처분으로는 마땅히 즉결처분이지만…"

저스틴의 입에서 즉결처분이라는 말이 나오자 리필로의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런 그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스틴의 말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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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덜덜...수능 8일 남았네요 설마설마 하지만서도, 이 글을 보시는 모든 수험생 분들 대박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p.s 댓글과 코맨은 엄청난 삶의 활력소가 된답니다아...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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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1) +1 10.10.20 85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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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공작4화- 눈꽃 위의 냉기(14) +2 10.10.06 904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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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11) +2 10.09.15 1,109 7 9쪽
54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0) 10.09.08 1,102 6 9쪽
53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9) +1 10.09.08 1,239 7 9쪽
52 특집 대담(對談)!! 1.-저스틴 린카스터 크로아 +2 10.09.01 1,092 3 2쪽
51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8) +2 10.09.01 1,236 7 9쪽
50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7) +1 10.09.01 1,194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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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5) +4 10.08.18 1,730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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