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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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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04
추천수 :
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10.13 22:59
조회
891
추천
8
글자
7쪽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5)

DUMMY

그 후로도 회의는 장장 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덕분에 회의가 끝나고 일행들이 머무는 방으로 돌아온 저스틴과 태희는 반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 둘은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털썩 누워버렸다. 태희라면 모를까 저스틴마저 그런 행동을 하자 모두는 놀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휴우…의욕이 있는 건 좋은데, 넘치는 건 많이 힘들더군."

"우리 고향에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지. 넘치는 것이 오히려 부족함만 못하다는 뜻인데, 이 상황에 잘 맞는 것 같아."

"정말 그렇군."

일행들은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누워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둘을 어이없게 바라보았다.

"어떻게 됐나?"

에드워드가 예의 술병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 질문에 저스틴이 간신히 일어나 앉고서는 대답을 해 주었다.

"보급부대 없이 그곳에서 모이는 즉시 진격하기로 했습니다. 식량은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조달하기로 했고요. 일단 우리 화이트 드래곤 용병단은 크로아 공작 직속부대로 넣었습니다. 용병대보단 그 쪽이 훨씬 좋거든요. 그리고 에드워드는 용병대를 좀 지휘해주셨으면 합니다."

"술만 많이 준다면."

저스틴은 이 에드워드다운 대답에 피식 웃었다. 그때쯤 정신을 차린 태희가 소파에 비스듬히 앉으면서 저스틴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너희나라 귀족들, 정말 대단하던걸? 저 마당에서도 이권다툼이라니. 정말 존경스럽다. 참 이러면 나라를 위해 모았다는 말이 유명무실해지잖아?"

"…"

저스틴은 별로 할 말이 없었던지 입을 가만히 다물고 있었다. 오히려 그 말에 반응한 것은 데니였다.

"그 와중에도 이권싸움을 한단 말이야? 나 참…"

"데니 씨는 인간을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인간이란 권력에 굶어 죽는 존재들이란 것을…"

아론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발언에 모두의 눈이 잠시 그에게 쏠렸다. 아론은 무얼 떠올리는지 동료들의 시선도 느끼지 못한 채 씁쓸한 미소만을 머금고 있었다.

"옳은 말이야. 하지만…"

에드워드는 어디서 꺼냈는지 또 한 병의 포도주를 꺼내어 코르크 마개를 따며 말했다.

"데니, 네가 보기에 우리들도 그래 보이나? 우리 역시 인간인데?"

데니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설래 저었다. 에드워드는 거 보라는 듯이 코웃음을 치곤 말했다.

"흥, 거 보라고. 인간은 정말 여러 종류가 있어. 그 많은 자들을 어떻게 나눌 수 없는 거라고. 그냥 네가 보는 대로 느끼라고."

데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워드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저스틴. 던이 뭔가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진 않았는가? 둘이 회의에 참석해 있는 동안 내내 그것이 불안해서…"

그제야 일행들은 왜 그동안 내내 아벨이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작은 깨달음과 동시에, 모두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오죽했으면 최강의 포커페이스 에드워드마저 힐끔힐끔 태희를 바라볼 정도였을까.

"묘하게…조용하더군요. 아니 그 이상이었습니다. 아마 지금 귀족들에게 물어본다면 태희의 이미지는 냉철한 전략가일 것입니다."

모두의 표정에 놀람의 빛이 떠올랐다. 태희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일행들의 표정 변화를 감상하다가 갑자기 번쩍 일어서며 말했다.

"하하하하하, 다들 들었지? 이 천재 전략가 태희 피카치야 전께 찬양의 말씀을 올려라! 우하하하하! 와우! 캬하하하하! 아, 냉철한 전략가라고 했지?"

태희는 갑자기 일어선 채로 팔짱을 끼고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V자로 만들어 턱을 살짝 대었다. 그러고는 좌중을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훑어보더니 차갑게 미소를 날렸다.

"훗."

빠악!

털썩.

태희의 발광을 끝까지 감상한 감상평으로 데니는 멋진 발차기를 날렸다. 발차기는 태희의 안면에 정확히 꽂혔고 태희는 데니의 발아래에서 버르적거리는 신세가 되었다.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왔군요. 휴, 그 동안 불안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고는 저스틴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어섰다. 그는 방 안의 동료들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고는 태희를 가볍게 한 번 걷어 차 주었다.

"아, 데니."

"응?"

"눈꽃 위의 냉기는 눈에 잘 띄진 않지만, 그 차가움은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죠. 하지만…"

데니는 저스틴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저스틴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 냉기를 이겨 낸 눈꽃은 너무도 아름다운 법이죠. 잘 자요, 모두."

문은 조용히 닫혔다.


"히럇!"

두두두두두두두두

"대열을 흩트리지 마라! 전속력으로 진군하라!"

"무슨 일이 있어도 사흘 내에는 탈라스 평원에 도달해야 한다!"

맹렬히 달리는 군마들, 군사들. 아센의 수도 펠하임을 탈환하기 위한 아센 왕국군의 진격을 차가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한 인영이 있었다. 그는 주변의 그림자와 동화된 채 음습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는 놀랍게도…그림자 속에서 상반신만을 내놓고 있었다. 그의 붉은 눈에서 한 줄기 인광이 솟았다.

"크로아 공작…"

그가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는 에레사크 성에서 출전한 군대의 지휘관이 있었다. 그는 제일 앞에서 예의 검은 코트자락을 날리며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괴한은 그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굳어버렸다. 그가 무심코 보던 적 진영에, 자신이 그토록 찾아 해매이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희 전… 전뢰의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그는 미친 듯이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는 그림자 속으로 파고들어 다른 이에게 들리지 않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그보다 더 좋은 카타스트로피를 가져다주는 것은 없었다.

크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그는 마음속으로 울리고 또 울리도록 웃어재꼈다. 다시 태희를 바라보는 그의 붉은 눈빛에는 미묘한 환희와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드디어...찾았다. 여기서 죽이지는 않으마…후후후, 후하하하… 네놈들이 가장 기쁠 때, 펠하임을 탈환할 그 때에 그 황성에서 죽여주마…하늘을 저버린 배덕자들에게 어울리는 최후가 될 것이다."

델로아 왕국의 왕 아비스가 보낸 암살자, 해령왕국 싱의 2계급 귀족가문이었던 장 가의 마지막 생존자, 경민 린 장은 즐거워 죽겠다는 듯 낄낄 웃었다. 그러면서 그의 몸은 천천히 그림자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가 사라지고 남은 그림자 자리에는 그가 짊어져왔던 무게들이 남아있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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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특별히 짧았네요...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4화가 끝났습니다!! 덕분에 조금 내용이 짧아져서리..이해해 주세요(훌쩍) 반대급부로!!다음주엔 2편을 올릴께요^^모두 평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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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 Bon
    작성일
    10.10.13 23:22
    No. 1

    오 내가 제일 먼저 읽었다!
    나이스 타이밍이네 ㅋㅋ

    다음 화부터는 5화라 이거지? 기대하겠어.

    ps. 짧긴 짧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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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5) +4 10.11.10 786 6 10쪽
63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4) +1 10.11.03 766 6 9쪽
62 공작 5화-믿어주면 안될까?(3) +1 10.10.27 839 7 8쪽
61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2) +1 10.10.20 934 4 11쪽
60 공작 5화-믿어주면 안 될까?(1) +1 10.10.20 855 5 12쪽
»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5) +1 10.10.13 892 8 7쪽
58 공작4화- 눈꽃 위의 냉기(14) +2 10.10.06 907 7 12쪽
57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3) +2 10.09.29 1,140 7 8쪽
56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12) +3 10.09.22 1,042 6 10쪽
55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11) +2 10.09.15 1,111 7 9쪽
54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10) 10.09.08 1,103 6 9쪽
53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9) +1 10.09.08 1,240 7 9쪽
52 특집 대담(對談)!! 1.-저스틴 린카스터 크로아 +2 10.09.01 1,093 3 2쪽
51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8) +2 10.09.01 1,237 7 9쪽
50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7) +1 10.09.01 1,195 8 11쪽
49 공작4화-눈꽃 위의 냉기(6) +4 10.08.25 1,303 7 10쪽
48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5) +4 10.08.18 1,731 5 9쪽
47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4) +4 10.08.11 1,872 7 9쪽
46 공작 4화-눈꽃 위의 냉기(3) +4 10.08.04 1,52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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