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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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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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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3,357

작성
19.06.20 10:30
조회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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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1쪽

071. 4막 종장 - 숲 속에서 | Isaac

DUMMY

심록

너무나 짙은 푸름에

태양마저 들어오지 못한다


태양은

빛은

심록의 그림자에 갇힌다


녹색이 붉음을 막아선다

깊은 녹색의 어둠


심록

너무나 짙은 푸름에

태양이 떠나간다


- 시, `검은 숲` 전문 -


숲 속의 길은 길게 뻗어 있다. 태양이 도달하지 못하는 어둠 속의 길은 곧게 뻗어있다. 약간 왼쪽으로 휘어진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야.

주변의 나무들에서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간간이 불러오는 바람은 시원하게 우리를 감싸며 지나간다. 토끼나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생각보다 평화롭군요."

선두에 서 있는 에스나가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악마의 탑으로 가는 길로 짐작되는 곳 치고는 평화롭지. 함정이나 거대한 늑대 같은 걸 기대했는데.

"평화로운 건 좋은 거죠."

맥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 그래도 난 평화보다는 재밌는 게 더 좋거든.

어찌 되었든 우리 일행은 악마가 산다는 탑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악마의 탑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별다른 문제 없이 도착할 수 있겠다. 머리 위에서 느껴지던 살기도 사라졌고 말이야. 아마 감시를 그만두고 우리를 마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겠지.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있을지 정말 기대된다.

바람과 나뭇잎 사이로 내려오는 태양을 느끼며 걸어가는 동안 뒤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글린다가 빨개진 얼굴을 하고 있다.

"배···. 배고프면 그럴 수도 있죠!"

글린다가 배를 움켜잡으며 소리친다. 맥은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점심을 안 먹었구나.

앞서 나가던 에스나가 한숨을 쉬고 멈춰 선다. 들고 있던 검을 땅에 꽂아 넣는다. 저러면 날이 안 상하나.

"어쩔 수 없군요. 여기서 식사를 하고 가겠습니다."

왼손의 방패도 땅에 내려놓는다.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은 에스나를 중심으로 맥과 글린다가 자리를 잡는다. 나도 맥과 글린다 사이의 땅에 앉는다.

"자. 이 숲에는 과일도 많을 테니 그것으로 식사를 때우도록 하죠. 맥과 아이작이 고생해 주십시오."

"그럴 필요 있나요?"

글린다가 에스나에게 묻는다.

"마법사님. 부탁할게요."

에스나가 나를 바라본다. 맥도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저 한숨을 쉰다.

"샌드위치면 되겠습니까?"

"다른 건 없으니 참아야죠."

물품창에서 샌드위치와 돗자리를 꺼낸다.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샌드위치가 담긴 바구니를 올려놓는다.

"이게 마지막입니다."

"나중에 도시에 들러서 다시 채워야겠네요."

글린다는 자연스럽게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 입으로 가져간다. 나도 바구니에서 하나 꺼내어 씹기 시작한다.

"하아. 가죽을 보관할 때부터 이럴 걸 예상했어야 했는데."

에스나는 한숨을 쉰다. 맥은 멍청하게 바구니를 바라보고 있고.

"얼른 드세요."

벌써 하나의 샌드위치를 전부 삼킨 글린다가 바구니에서 하나를 꺼내 에스나에게 건네준다. 에스나는 자신의 손에 들린 샌드위치를 보고 또 한숨을 쉰다. 아무리 생각해도 에스나는 한숨이 너무 많아.

"너도 먹어."

"알았어."

맥은 실성한 듯 웃으며 샌드위치를 집는다. 그렇게 모두에게 샌드위치가 돌아갔고, 간단한 식사가 시작되었다.

"아이작. 당신의 아공간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습니까?"

투구를 옆에 벗어둔 채 샌드위치를 삼킨 에스나가 질문을 해온다. 아공간이라. 아마 물품창을 말하는 거겠지?

씹고 있던 샌드위치를 삼킨다. 손으로 입가를 대충 닦아내도 대답한다.

"이것저것 많이 들어있지. 내가 쓸 장비들을 비롯한 마법 물품. 각종 물약과 마법 보석들. 온갖 잡다한 마법 재료도 있고."

더 중요한 건 세계 경제를 박살 내 버릴 만큼의 돈이 있다는 거지만.

대답을 들은 에스나의 표정이 변한다. 저 표정을 경악이라 칭하겠다.

"도대체 당신은 정체가 뭡니까?"

"세계 최고의 마법사. 퍼팩트 메이지."

"아. 네. 그러시겠죠."

옆에 앉아 있는 글린다가 맥을 끊어낸다. 한참 자랑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끊어버리다니. 너무했다 정말.

나의 눈총을 받으면서 글린다는 새로운 샌드위치를 꺼내 씹기 시작한다.

"마법사님은 원래 세계에서는 어떻게 사셨나요?"

맥의 질문에 순간 입의 움직임이 멈췄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냐니. 나에게 뭘 기대하고 있는 거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 눈을 들여다본다. 맥은 기대감이 흘러넘치는 눈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척하는 에스나의 눈동자에도 호기심이 엿보인다. 내 과거를 단편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글린다는 내 시선을 피한다.

멈추었던 입을 다시 움직인다. 그냥 목구멍으로 넘겼던 샌드위치의 맛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빵과 아삭아삭한 양상추. 소금에 절인 베이컨과 토마토의 과즙.

"저 마법사님?"

대답을 독촉하듯 맥이 나를 부른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뭘 말해줘야 하지? 난 어떻게 살아왔지?

그전에. 나는 살아온 게 맞는 건가? 점차 죽어간 게 아니라? 침대에 누워서 꼼짝없이 죽음만 기다리던 걸 살아왔다고 할 수 있나?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죽음만 기다리며 병실에 누워있던 걸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미래를 꿈꾸지 않으면 순간의 즐거움에 목숨을 거는 걸 죽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진작에 죽어있던 것은 아닐까.

"어···. 음···."

질문을 던졌던 맥은 내 눈동자를 피한다.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린 거겠지. 에스나도 글린다도 걱정이 담긴 눈으로 나를 본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나를 바라보던 의사와 간호사의 눈으로 보지 마. 내가 언제 죽을지 걱정하던 그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은 언제나 우울하고 울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제발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나는 죽고 싶지 않아. 나를 죽은 사람처럼 바라보지 마. 그 눈동자를 어서 돌려.

이 눈동자들을 피하는 법은 언제나 하나였다. 바라모아로 들어가는 것뿐.

UMO를 통해 이유직에서 아이작이 되면 나를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존경, 감탄, 놀람, 질투. 이유진이 받을 수 없는 시선들은 아이작의 몫이었다.

난 그곳에서 모든 걸 할 수 있었지. 원하는 걸 전부 얻을 수 있었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수고, 빼앗고, 죽이고 다녔지. 이유진은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다녔지.

"괜찮으신 거 맞죠?"

괜찮으냐고? 아니. 전혀 괜찮지 않아. 글린다의 눈동자에는 걱정을 넘어서는 것이 담겨 있다. 공포다. 죽음에 대한 공포. 정확히 말해서 내가 죽을까 봐 느끼는 공포. 내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족들이 느꼈던 공포. 그것이 글린다의 눈동자 너머에서 전해져온다.

"커헉."

갑작스레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입에 담겨 있던 것들을 내뱉는다.

"마법사님!"

"아이작!"

나를 부르는 소리가 먹먹하게 들려온다. 몸을 가누지 못하겠다. 몸이 옆으로 기울어진다. 차가운 흙바닥이 느껴진다.

"마법사님! 정신 차리세요!"

글린다가 나를 흔든다. 그 감각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몸이 붕 뜬 것 같다. 시야가 점차 멀어진다. 눈이 감겨온다.




"컥."

폐에 가득 찬 숨을 토해낸다. 비어있는 폐가 산소를 갈구한다. 거친 호흡으로 산소를 몸 안으로 집어넣는다.

호흡이 안정되었다. 주변을 둘러본다. 지붕과 벽이 있는 실내. 여긴 어디지? 난 분명 숲 속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그보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몸을 일으킨다. 내가 누워 있던 곳을 바라본다. 침대. 하얀 시트가 깔린 침대. 로테리아의 침대가 아닌 지구의 침대.

"뭐야."

고개를 돌린다. 기억났다. 여기는 내 병실이다. 내가 십 년 넘게 신세를 진 곳. 침대를 제외한 가구가 하나도 없어서 눈치채지 못했다.

천장도 벽도 바닥도 모두 현대 지구에서 보던 것들이다.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깨어나셨군요."

병실의 미닫이문이 열리고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이 들어온다. 정정한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일단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은 아니다.

저건 초월자다. 확실하다. 소을과 인긴, 두 명의 초월자를 만나고 나니 초월자를 구분할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랜만이군요."

처음 뵙는데 오랜만이라니. 되게 이상한 말투다.

그것은 나에게 다가와 침대 옆에 선다. 눈동자에서는 기묘한 빛이 떠오른다.

"설명이 필요하시겠죠?"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은 자리에 앉는다.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어느샌가 의자가 놓인다.

"먼저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제 이름은 칼라모일. 모순의 칼라모일입니다."

칼라모일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인다.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반갑습니다. 아이작 또는 이유진. 아니면 둘을 합쳐서 이이진이라고 불러드릴까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한다, 저 대사 어디서 들어 봤는데? 기억을 더듬자 정체가 금방 드러났다.

소을과 처음 만났을 때 소을이 했던 말이다. 다른 게 있다면, 소을은 나를 놀리는 듯이 말했지만, 칼라모일은 매우 정중하게 나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는 것.

"어. 아이작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상대가 존댓말로 나오니 나도 존댓말이 튀어나온다. 칼라모일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작 군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고 계신가요?"

대충 감은 잡힌다. 트라우마의 폭발로 인한 발작이겠지. 발작 자체는 처음이 아니지만, 트라우마로 인한 발작은 처음이다.

"그 생각이 맞습니다. 현재 아이작 군의 육체는 기절해 있는 상황입니다. 그대로 두다가는 영과 혼마저 상할 것이 염려되어 강제로 이곳으로 모셨습니다."

"초월자는 인간들에게 개입하는 게 금지이지 않습니까?"

내 질문에 칼라모일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차원을 넘어온 당신을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이상하죠."

하긴. 밥도 안 먹어, 잠도 안자, 늙지도 않는 존재를 인간이라 하기는 조금 그렇지?

"그래서 제가 개입할 틈이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잠시 침묵이 흐른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칼라모일이 박수를 친다.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작 군. 당신은 당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그게 무슨?"

"퍼펙트 메이지 아이작인지, 인간 이유진인지. 희락을 탐하는 자인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자인지. 당신의 본질을 깨달으셔야 합니다."

본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칼라모일을 바라본다.

"본질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빠르게 본질을 찾지 않으면 당신의 혼과 영이 서서히 무너질 거라는 겁니다."

"죽는다는 건가요?"

"비슷한 겁니다."

죽는다고? 내가? 또? 그 고통을 다시 느껴야 한다고?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숨이 가빠진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번에 돌아가면 자신을 찾아내시기 바랍니다."

의자에서 일어난 칼라모일의 내 머리를 가볍게 민다. 나는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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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66 그냥덕후
    작성일
    19.06.20 18:53
    No. 1

    그냥 지구에서는 죽음을 두려워했던 인간 이유진
    이쪽 세상에서는 세계최고(최강)의 퍼펙트 메이지 아이작
    이렇게 쉽게 구분하면 될껄 주인공이랑 작가님은 왤캐 어렵게 가실까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06.20 18:56
    No. 2

    생각보다 자아를 찾는건 힘든 일이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그냥덕후
    작성일
    19.06.20 19:56
    No. 3

    그럼 작가님의 자아는 어디에 있나요?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06.20 20:12
    No. 4

    신비주의 컨셉이기에 말해드리지 않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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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074. 5막 1장 - Reborn (2) | Isaac +2 19.06.24 1,780 23 11쪽
73 073. 5막 1장 - Reborn (1) | Glinda +2 19.06.22 1,801 27 11쪽
72 072. 5막 서장 - Awaken | Glinda +6 19.06.21 1,802 27 11쪽
» 071. 4막 종장 - 숲 속에서 | Isaac +4 19.06.20 1,842 27 11쪽
70 070. 4막 5장 - 악마가 사는 숲 (3) | Isaac +6 19.06.19 1,836 30 12쪽
69 069. 4막 5장 - 악마가 사는 숲 (2) | Glinda +4 19.06.18 1,871 29 11쪽
68 068. 4막 5장 - 악마가 사는 숲 (1) | Isaac +10 19.06.17 1,927 31 11쪽
67 067. 4막 4장 - 찰나의 휴식 (3) | Isaac +6 19.06.15 1,936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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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065. 4막 4장 - 찰나의 휴식 (1) | Isaac +6 19.06.13 2,019 3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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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059.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4) | Isaac +14 19.06.06 2,093 36 12쪽
58 058.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3) | Isaac 19.06.05 2,132 33 12쪽
57 057. 4막 2장 - 분노하는 마법사 (2) | Isaac +8 19.06.04 2,130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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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054. 4막 1장 - Over the Death (1) | Isaac +2 19.05.31 2,125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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