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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의 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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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7 22:55
최근연재일 :
2024.05.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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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95

작성
20.11.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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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5쪽

분주한 여명 속으로 2

DUMMY

아니나 다를까 또 담당관 오르가즘! 고함!


“우로 하나! 우로 하나!”


우릴 쳐다도 안 본다. 뭐 자주포야? 우리가 유압이야? 전자식이야?


“중대장님! 경계관측 어때요! 적 나오는 거 없죠?”

“빨리 쏘기나 해. 다 보고 있어. 걱정 말고.”


허, 씨... 이제 포구에 삽입하는 내 손이 덜덜 떨린다. 진짜 무거워진다.


“담당관님이 좀 쏘시겠습니까?”

“새꺄. 너 지금 숙달되었어. 니가 제일 나!”

'상사임도 겁나지? 이 욕쟁이 담당관아!'


이런 씨. 동도 다 텄고 태양이 이글거리면 이러다 좆되는 거 아냐? 몰라 씨... 일단 넣어. 빨리 쏘는 게 장땡.


“야야야. 포판 흔들린 거 같다. 햄머 없나? 자꾸 사선타는데?”

“조정해요?”

“자식아 일단 하나 쏴봐야 내가 조정하지!”


또 넣는다. 펑!

중대장이 멀리서 염장을 지른다.


“야, 불났다! 불났어! 우와~~ 대낄이다. 빨리 더 조져!”


“담당과임. 영점 어때요?”


몇 초라도 쉬려고 그냥 물어본 거다.


“좌로 약간 기울어진 거 같애. 우로 두 클릭 돌려봐!”


우로 둘. 헉 힘들다 힘들어. 조수가 허리를 굽히고 손을 무릎에 짚고 헉헉거린다.


“뭐햇 마. 빨리 안 해? 추적 붙어 뒤지고 싶어?”

“철끈 자르고 뚜껑 뜯다 내 대검 빠가 나겠습니다. 대검 막 휘어져요.”

“내 거 줄게. 빨리 안해? 내 저 자식을 정말!”

“하이!”


'저거는 심심하면 사수한테 하이 하이 거려!'


기본편각 표시 및 부가겨냥대 설치는 뭐하는 거였지?


밑에서 지어 올리는 놈들도 고생이다. 저 아래 도로에서 여기까지 한번 오는데 5분은 걸린다. 담당관은 그 교량이 보이는 이 작은 산등성이에 자리를 잡았다. 밤 샌 눈과 오실오실, 먹은 것 없이 힘에 겨운 몸도 마음도 복잡하다.


그래도 간만에 라이드였다. 담당관이 운전대 잡고 이쪽으로 15분 정도 달린 거 같은데, 올라타 거총하고 가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다. 역시 차 타는 건 좋은 거야 이런. 그러다가 우리에게 말도 없이 담당관이 도로를 벗어나면서 수풀로 트럭을 박듯이 주차시켰다.


팀 두 명은 도로 양쪽에서 경계 서고, 중대장 담당관 제외한 인원들은 계속 한 박스씩 허리가 휘어져라 지어 나르고, 힘들면 셀파와 경계를 교대하면서 계속 지어 오른다. 중대장과 담당관은 딱 한 박스만 지고 올라와서 쌍안경 들고 FO 흉내를 낸다. 내가 다시 태어나면 장교 해야지. 소령 달고 올 거야. 대위 달고 와봤자 여기선 뺑이. 화기 이 자식 하필 오늘 다른 데 지원 나가서 날 죽이냐. 이러다 사고날까 간 떨린다. 조수가 뛰어다니다가 널린 박스가 걸리면 뭐라 궁시렁거리며 발로 차버린다.


'왜 이렇게 힘이 없지? 아, 24시간 동안 먹은 게 특전식량 하나다.'


박스와 포장지가 널리고,

또 담당관은 박스에서 밤톨 같은 부가장약이 나오자 자기 특전조끼에 쑤셔 넣는다.


“이게 불쏘시개로 최고야. 최상급 고체연료지.”

“시간 남으면 박스 까고 안전핀 좀 제거합쇼.”

“새꺄 내가 관측하잖아. 이건 보너스고. 말 존나 많어.”


팀 전체가 아주 난리도 지랄이다. 맨날 밤에만 다니다 조명빨 북한 정경 보이니 아휴 살 떨려. 이거 언제 다 쏘며, 이러다 적 밀려들면 좆되데. 일단 빨라 넣! 멀리 보니 진짜... 검은 연기가 길게 하늘로 올라간다. 고물상에서 타이어 태우는 거 같다. 허, 진짜 맞췄나봐. 개똥을 약으로 쓰는구나.


‘이 탄두 폭약 몇 파운드야? 알아 뭐하냐. 몰라 넣자!’



넝마 줍던 담당관은 다시 망원경 들고 자주포 조정을 시작한다.

“좌로!... 우가 아니고 밥 안 먹는 손 새꺄.”

손 떨린다. 후달린다. 조수와 눈이 마주친다.

“교대 개새꺄.”

“싸수님, 저 모릅니다.”

“이거 넣는데 기술이냐? 이게?”

“뭐해 통신 둘이. 빨리 해!”

“걍 넣어 자식아. 내가 박스 뜯고 안전핀 뺄게.”

“정확히만 넣고 투하하면 되죠?”

“포탄 투하하고 손을 포구 구멍에 놓는 개 같은 운동신경만 아니면 돼.”

“어휴 떨려.”

“포탄 잡고, 넣을 때 양손 수도를 포열 끝에 살짝 댔다가 떼!”

“예!”

“포구에서 손 안 치우면 정말 너 손 짤라진다.”


어후. 첫 발 넣는 것만 보고 난 뜯기 시작한다.


“그래 그렇게. 기레이. 잘 하네 자식 이거.”

“어.... 귀 나가겠네.”


“야! 야! 약간 들어. 포판 눌린 거 같다.”


내가 달려가 두 클릭 정도 올린다.

“계속 투하해.”

몇 발 쏜 거냐? 가물가물 하다. 몇 발이 문제가 아니라 저거 다 쏴야 한다.


‘야 북한 경치 봐라. 이런 거였나? 맨날 밤에만 봤더니. 하여간 동네 개 같애. 이게 일제시대야 뭐야? 나무 좆도 없네.’


“뭔 감상질이야. 빨리 쏘라니까!”

“아휴 뭔 이런 트럭을 만나서리.”

“이빨 그만 까고 빨빨리 넣으라니까 통신아.”

“예. 알았습니다라니까요.”


갑자기 열이 받는다.


"중댐, 담당과임, 박스 쪼가리 들고 이 연기 좀 흩트러요. 다 보여!"

"새꺄 그게 문제냐? FO가 중요하지!"

"FO까지 운운하는 사람이 나보고 하래?'


드디어 팀원 모두가 나머지 포탄 박스를 들고 올라온다. 다 올라온 거 보니까 저게 마지막이다. 몇 발 남은 거야?


“다야?”

“답니다. 아이구 허리야.....”

“야들아 빨리 박스 뜯어! 박스만 뜯어 안전핀 채로 이리 가와.”

중대장이 끼어든다.

“야 네 명. 사방 50미터 씩 경계 나가!”

눈치 깐 네 명이 잽싸게 사방으로 쏜살처럼 사라진다.

‘저 이 씨.... 쏘는 게 중요하지 지금... 니미 틈을 안 주네. 하긴 중대장 말이 맞다. 지금 존나 위험하다.’


어떻게 조수하던 게 더 힘든 거 같다. 사수는 그 자리에서 포탄만 받아 넣으면 되지만. 여기저기 던진 박스로 뛰어가 뜯고 가져오니 더 힘들다.


“야 조수 다시 교대!”

“아 왜 이래요 증말.”

“불안해 보여서 그래 진짜.”

“쏠만 하니까... 힘들다 그거?”

“점차 말이 짧아지네 이 씨벌늠이.”

“아휴 사수님 진짜.”

“북한 땅에서 유선안테나로 모가지 교살당하고 싶냐?”

“알았슴다. 헉. 휴.”

“나머지 뭐해들아! 나머지 박스 좀 포 있는 대로 밀어!”

“좌로 1클릭!”

“멀리 있는 거 좀 가까이 밀어줘!”

“야! 안 들려? 좌로 1클릭 마!”

“하이! 하나 돌려라이..... 점나게...”


같은 동작 노동의 연속. 중간에 교도소장의 오차수정 방송. 갑자기 중대장이 소리친다.


“야야야 저기서 병력 나온다!”

“몇 발 남았어!”

“한 30발!”

“야야야 저기 병력 나온다니까!”

“남겨봤자 지금 폭약으로 날릴 시간도 없어!”

“빨리 쏴! 빨리!”


허리 휜다 고참 졸병 놈들아.


펑! 낑낑 펑! 낑낑 펑! 숨찬다.

조수가 희열의 고함을 지른다.

“나머지 열두 발!”

얼마 안 남았다. 빨리 하자 빨리!


정말 힘드네. 진짜 노가다네.


“다섯 발!”

“야! 저놈들 5분대기 나와! 빨리!”

“수정 없어. 빨리 넣어!”

“알았쓰...”


맨 마지막 소사시 포 조정은 뭐하는 건지 알겠다.


벌써 다음 차비를 한다.


“야 이거 포 어쩌냐? 어떻게 부숴?”

노획한 적 병기 파괴는 우리 수칙. 아님 우리가 쓰던가.

중대장이 다가온다.

“일단 조준기는 빼서 가다가 산에 버리고.”

“포열은 어째? 때려서 휠 게 아닌데.”

“숨겨?”

“숨겨.”


“이거 어떻게 풀어? 어떻게 포열만 빼.”

“얘가 알아서 하겠지.”

또 나야?

“나 몰라요. 기억 안 나. 아무 거나 풀던지.”


“두 발!”


“에이 오함마 있으면 되는데...”

“이거 중함마로도 나갈 걸?”

“짱돌로 쳐볼까? 포열만 휘거나 푹 들어가면 되잖아.”

“주둥이만 졸라 까서 안으로 휘게 해도 되는 거 아임까?”

“바위 중간에 걸치고 사람이 점프해서 발로 조지면 안 휘나?”

“일단 풀기나 하고 개소리들 해. 어서 풀라고!”

“중댐, 적이 트럭 타고 나와요? 행군으로 나와요?”

“트럭이라니까. 내가 왜 이러겠냐고!”

“야 존나 온댄다. 빨리빨리.”


“마지마~~악!” 조수도 악이 받혔다.

“조수. 너도 예비장약 좀 챙겨.”

“넵.”


펑~!!!

돗대 끝!


“야 퇴출준비! 시간 없어! 저기 나온다 놈들. 경계조 원위치! 경계조 복귀~! 빨리 포열 어떻게 해봐.”


나만 또 안간힘 쓴다.


‘뭘 풀어야 되냐? 니미. 이건가? 이거? 몰라. 일단 돌아가는 거 다 풀어!’


“조수 너도 와서 같이 좀 풀어!”

“하이!”

땀이 흐르고, 태양이 마수를 뻗기 시작한다.

“어? 다 푼 거 아닌가? 왜 어디가 걸려?”

“여기 아님까?”

“말하지 말고 니가 풀어보면 되잖아 시캬.”

“풀립니다.”

“어휴 씨발 이걸 누가 지고 가?”


경계조가 돌아오고, 중대장은 망원경으로 관측하고 담당관이 퇴출준비를 서두른다.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 같다. 노획한 수류탄과 AK 실탄과 북한 전투식량 등등 생각보다 적지 않다. 특전조끼 등낭이 모두 불룩하고 들고 갈 것도 많다.


“침투 순으로 이동준비!”


망원경 보던 중대장이 마지막으로 포효한다.

“포열~~~!!!”


“분해 다 됐어요!”


간신이 포열이 풀렸다. 담당관이 포열 누구 지란 말을 안 한다. 가만히 서 있자 담당관이 소리친다.


“뭐해 새꺄. 빨리 포열 어깨 지어!”

“쪼수! 뭐하냐!”

“저요?”

“야, 쫌만 가다 수풀 나오면 버릴 거야.”

“조준기 뺐지?”

내 손을 올려 흔들어준다.


“오케이. 야 너.... 화기도 아닌데. 참... 대가리 좋아...”

“다신 안 한다...”

“너 지금 뭐라 했어?”

“다른 사람 다신 안 시킨다 그랬습니다.”

“가자.”

“첨병 출발!”

“중댐, 고만 봐요.”

“포열 빨리 버려야 합니다!”

“은거지까지 지고 가서 팀 벼게로 쓰면 좋겠네.”

“야이 개새꺄 지금 농담할 때냐? 이게 얼마나 무거운데.”

“야, 무거운 거 있으면 중대장 하나 줘!”

“중댐 탄통 하나 드실래요?”

“빨리 가야 돼. 줘줘. 내가 들게.”


“야야야 포판은 힘들고, 삼각대 누가 들고 가다 좀 멀리 버려!”

우리의 생까지 신공...... 결국 말한 본인, 담당관이 들었다.


“빨리 가, 빨리 가. 뛰어 뛰어!”


“후미 경계 잘 해!”

“하이!”

“뒤에 찐따 안 붙으면 너무 떨어지지 마!”

“알았습니다. MSS 통과해요?”

“어째요? 중댐.”

“다른 길로 빼자.”

“어디로요?”

“국사봉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들었지 후미!”

“요해~~~~!!!”


무슨 짓을 한 거냐 지금. 날밤 까고 정신 하나도 없네. 시야 몽롱하다.


으 지겨운 놈의 AK 탄약.


포열을 진 내 조수가 날 쏘아보다 등을 돌려 가기 시작한다.


“야이 개새꺄 힘들면 교대해줄게.”

“아, 몰라요. 바위에 확 후려버릴랑게.”

“자식이... 싸수가 도와준다는데 빠가 돌아가지고 참.”


앞서 가는 놈 하나가 소리친다.

“해 뜬다~~~~~이~~~~!!!”

“둥근 해 뜨는 거 얼마만이냐.”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가들아 웃니 아랫니 닦고잉.”

“유치원에 갑니다~~~~~~잉.”

“내 첫사랑 강서유치원 햇님반 윤효진 샘.”

“안 무겁냐? 입들은 살아서...”


“조용히 좀 해 자식들아. 것들이 진짜 미쳤나?”

“쏠도 칩니다.”

“잇~! 쌔끼가 정말... 확~ 쫓아가서....”


“중댐, 지도 안 봐도 되죠?”

“산을 면도하고 백구로 밀어놨는데 뭐.”


사실 우린 담당관 말대로 미치기 직전이었다.

원래 우리 팀은 대대 안에서도 정말 불가사의할

정도로 피해가 없었다. 그러다 은거지 습격을

받아 전사했다. 둘. 우리 팀이 화목했던 만큼

충격은 컸다. 그 무게는 중대장도 담당관도

어쩔 수 없었다.


우린 적진 적 도로에서 트럭을 타고 달리는

동안 풀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인생 GO ON~~!! 좆도 GO.


죽은 사람 영혼 붙잡고 늘어질 필요 없고

우리가 죽을 걸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얼굴

찌그리고 마지막 날을 살아봤자 내 손해다.

아무도 모르고, 다~ 내가 만든 자기합리화다.

씨발 난 살아있다고!

됐잖아!


맨날 이랬으면 좋겠다. 맨날...

아침 공기 차암 상쾌하다.


어이 북한 인민들!

우리가 곧 이팝에 고깃국 먹여 주갔어.


다음에는 땅크를 노획해 1개 사단을 향해

궤도로 고기들 밟아가며 돌격하고, 함정을

노획해 북한 해안 포격하고, 폭약 천 파운드

적재한 피양 전철을 몰아 자폭하고, 최종으로

저 인공지진 나는 곳으로 가서 핵탄두를 아군

오기 전에 자폭시키는 거다.


그래, 꿈이 이 정도는 돼야지.


뒈지는 상상은 불쾌하잖아?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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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마지막 가을비 2 20.11.26 432 22 11쪽
147 마지막 가을비 1 20.11.25 433 24 11쪽
» 분주한 여명 속으로 2 20.11.24 395 23 15쪽
145 분주한 여명 속으로 1 20.11.23 372 23 15쪽
144 히포크라테스의 백로 2 20.11.21 400 22 11쪽
143 히포크라테스의 백로 1 +1 20.11.20 393 21 11쪽
142 횃불처럼 3 20.11.19 382 23 15쪽
141 횃불처럼 2 20.11.18 391 23 14쪽
140 횃불처럼 1 20.11.17 425 22 12쪽
139 마지막 개구리뜀 20.11.16 402 17 17쪽
138 복수불반 4 20.11.14 367 24 14쪽
137 복수불반 3 20.11.13 343 25 12쪽
136 복수불반 2 +4 20.11.12 365 23 11쪽
135 복수불반 1 20.11.11 433 25 12쪽
134 용미리에서 만납시다 2 20.11.10 432 21 12쪽
133 용미리에서 만납시다 1 20.11.09 427 18 13쪽
132 너희가 총력전을 아느냐 5 20.11.08 391 25 15쪽
131 너희가 총력전을 아느냐 4 20.11.07 401 18 12쪽
130 너희가 총력전을 아느냐 3 20.11.06 430 18 12쪽
129 너희가 총력전을 아느냐 2 +1 20.11.05 42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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