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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깎이 님의 서재입니다.

소나타빌 빈 방 있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B급깎이
작품등록일 :
2019.09.11 20:26
최근연재일 :
2019.12.30 1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935
추천수 :
62
글자수 :
182,121

작성
19.12.24 18:0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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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Chapter 18: 마법 신발 -1

DUMMY

한바탕 소동이 지났어요. 갬런 씨는 직원들과 함께 심령학 연구회 회원들을 묶어놓고 경찰에 전화를 걸었지요. 1시간 뒤, 아직도 알딸딸하게 약에 취해있는 경관들이 호텔에 도착해서 윈체스터 씨와 알프레드 씨를 비롯한 무장한 괴한들을 모조리 데려갔답니다.

“이거 놔! 저 귀신을 잡아야해!”

연구회 회원들이 이렇게 외쳤지만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미친 사람 소리 듣기 딱 좋았지요.

갬런 씨와 스칼렛 양이 고참 경관에게 다가갔어요.

“호텔에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 저러더군요. 제 아내에게 귀신이 씌었다나요?”

“맞아요, 경관님. 너무 무서웠어요.”

스칼렛 양은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어요. 갬런 씨가 그녀의 어깨를 꼭 안아주었지요. 경찰이 안쓰러운 표정을 하고 그녀를 바라보았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인. 저놈들은 우리에게 약을 타먹인 용의주도한 미친놈들입니다. 정신과의사가 이놈들을 감정하고 병원에 가둬버릴 테니 다시는 햇볕을 볼 수 없을 겁니다.”

“증거가 있어! 사진을 봐, 사진을!”

윈체스터 씨가 소리쳤어요. 부하 경관들이 억지로 그를 뒷좌석에 밀어 넣었지요. 경관은 그가 말한 대로 사진을 보았어요.

“이봐, 이 정신 나간 노친네야! 그냥 여기 계시는 부인을 찍은 사진을 뿐이잖소! 아무런 문제없소.”

경관이 윈체스터 씨에게 사진을 들이밀었어요. 윈체스터 씨는 그 사진을 보고 절규했지요.

“갬런 저 놈이 사진에서 번개를 지웠어! 저 자식을 그냥!”

윈체스터 씨가 주먹을 휘두르려는데 경관들이 방망이로 그를 때려서 기절시켰어요.

“당장 이 시끄러운 놈들을 데려가자고. 그리고 부인 여기 제 명함입니다. 제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 주십시오.”

“감사해요.”

경관이 차에 올라탔어요. 심령학 연구회 회원들을 태운 차가 호텔을 떠나 로즈멜로우 타운으로 출발했지요. 스칼렛 양은 경찰차가 사라질 때까지 한참 동안 흐느끼다가 울음을 멈췄답니다.

“갔어요?”

“네. 갔어요. 많이 늘었는데요?”

“제 남편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보고 배웠어요.”

“저런! 못된 남편이군요.”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요.”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서 호텔로 돌아갔어요.

스칼렛 양은 심령학 연구회 회원들을 성공적으로 쫓아냈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답니다. 스칼렛 양이 귀신이라는 걸 알게 된 직원들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거든요. 그것도 절반이나요. 그들은 “부인, 부인께서 귀신이라는 걸 안 이상, 이 호텔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해주신 걸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는 않겠지만 오늘부로 그만두겠습니다.” 라고 말했어요.

스칼렛 양은 떠나려는 직원들에게 이번 달 월급과 퇴직금을 챙겨주었어요. 그러고 나니 금고에 남는 돈이 없었고, 직원들로 붐비던 호텔도 텅 비었어요. 그나마 직원 1호 2호인 힐다 양과 해리 씨가 떠나지 않은 게 작은 위안이 되었지요.

“진짜 너는 나간다는 소리 안 해서 다행이야. 해리 씨도 남아서 다행이고.”

스칼렛 양이 그네에 웅크리고 앉은 채 얘기했어요. 힐다 양도 옆에 앉아서 직원들이 정원에 박힌 피뢰침을 뽑는 걸 보았어요.

“내가 왜 가겠어? 네가 악령이었으면 지금쯤 날 죽였을 텐데 아니잖아?”

스칼렛 양을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웃었어요.

“혹시 날 죽일 계획이 생기면 하루 전에 말해줘.”

“그럴게. 그런데 오늘 저녁은 뭐니?”

“아, 몰라. 지금은 뭘 거창한 걸 만들 기운이 없어. 부주방장도 관뒀고, 보조도 셋이나 나갔단 말이야. 그냥 쉬운 거 만들래. 근데 넌 먹은 게 다 어디로 나가니?”

“아, 그거?”

스칼렛 양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해주려다 사실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다는 걸 인정해야 했어요.

“너도 모르는구나?”

아가씨 둘이서 그네에서 흔들거리며 잡담을 하는 동안, 곤충 두 마리와 거인 한 명은 호텔 대문으로 걸어갔어요. 봉봉은 이상한 고무 옷을 몸에 두르고 땀을 삐질삐질 흘렸답니다.

“Q, 정말 안전한 거 맞아요?”

“안전하고, 말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에버그린 씨가 자네를 박제로 만들어 모두가 영원토록 기억하게 해줄 거라네.”

“박제!”

봉봉은 잠깐 뻗었다가 다시 일어났어요.

“좋아요, 사악한 박제사 양반! 이게 허튼 짓거리가 아니기를 바라야할 겁니다!”

봉봉은 두 눈을 꼭 감고 대문을 향해 돌진했어요. 봉봉이 문을 지나 거리로 나갔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요. Q는 그 광경을 보고 수첩에 작은 글씨로 끼적였어요.

“좋아, 우리는 이 문을 지나도 문제가 없군. 하늘은 고요하고 번개를 품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문제없겠지. 문제가 있었다면 여기가 호텔이 아니라 묘지가 되었을 테니. 봉봉! 돌아와도 좋다네! 그리고 당신은, 당신 부인을 잠깐 데려와요.”

갬런 씨는 스칼렛 양에게 다가갔어요.

“스칼렛, 당신이 필요해요.”

갬런 씨가 스칼렛 양을 안아들고 그네에서 내려주었어요.

“갑자기 뭐예요? 뭘 하는데요?”

“가보면 알아요.”

스칼렛 양은 갬런 씨의 손을 잡고 Q가 있는 대문 쪽으로 갔어요. Q는 대문에 팔을 뻗어보라고 부탁했답니다.

“네? 그랬다간 번갯불이 오를 거예요.”

“꼭 필요한 일이니 해보십시오.”

스칼렛 양은 볼을 불만으로 빵빵하게 부풀리고 손을 뻗었어요. 번개가 내려와 그녀를 가로막았지요. Q는 수첩에 뭐라고 슥슥 적었어요.

“좋습니다. 자 이제 2번 실험. 에버그린 씨, 정원 타일을 떼서 대문 밖에 깔아주십시오.”

“타일을 깔아달라고요?”

“예. 부인을 호텔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건 당신이니, 제가 하라는 대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피타야, 날 나가게 해주려고요?”

“그러려고요. 아직 서커스 못 갔잖아요. 그리고 혼인신고는 같이 가서 해야죠.”

스칼렛 양은 너무 좋아서 갬런 씨의 목을 끌어안았어요. 그들 바로 발밑에 있던 봉봉과 Q는 방방 뛰노는 스칼렛 양의 치맛자락에서 이는 바람을 피하느라 “폭풍이다! 폭풍!” 이라고 외치며 힐다 양이 있는 그네까지 날아갔지요. 갬런 씨는 스칼렛 양을 한 바퀴 돌리고 내려놓았고, Q가 부탁한 대로 사각형 암석 타일을 들고 옮겼어요.

“좋습니다, 2열 종대로 놓으십시오!”

또 바람에 날릴까 두려운 Q가 힐다 양의 머리 위에서 소리쳤어요. 봉봉은 힐다 양의 어깨에 앉은 채 딸기잼을 바른 과자를 가루를 흘려가며 먹었지요. 지금은 봉봉이 할 일은 없었거든요.

“다 됐습니다.”

“좋아요, 에버그린 부인, 문밖에 있는 저 타일 위로 올라서십시오. 혹시라도 번개가 치면 제가 말하지 않아도 재빨리 빠져나오시면 됩니다.”

스칼렛 양은 고개를 끄덕이고 타일 바로 앞에 섰어요. 그녀는 심호흡을 한 뒤에 눈을 꼭 감고, 타일 위로 올라갔지요. 이번에는 하늘에서 번갯불이 내려오지 않았어요. 스칼렛 양은 감았던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어? 아무 일도 없네?”

“좋습니다. 예상대로군요, 아주 좋아요. 이제 에버그린 씨, 부인께서 올라선 타일 말고 다른 타일을 치워보십시오.”

갬런 씨가 타일들을 치웠어요. 여전히 낙뢰가 나타나지 않았답니다. Q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수첩에 실험 사항을 기록했어요.

“이제 마지막 실험입니다. 부인, 타일에서 내려와 도로로 가십시오.”

스칼렛 양이 발을 타일 밖으로 옮기자마자 번개가 내려왔어요.

“이건 안 되는군. 에버그린 씨, 다시 타일을 깔아서 부인께서 호텔로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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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Chapter 18: 마법 신발 -2 19.12.25 25 1 7쪽
» Chapter 18: 마법 신발 -1 19.12.24 20 1 8쪽
44 Chapter 17: 어떻게 된 거냐면 -2 19.12.23 17 1 10쪽
43 Chapter 17: 어떻게 된 거냐면 -1 19.12.22 22 1 9쪽
42 Chapter 16: 뭐라고요? -2 19.12.21 25 1 9쪽
41 Chapter 16: 뭐라고요? -1 19.12.20 21 1 9쪽
40 Chapter 15: 토네이도 심령학 연구회.-3 19.11.13 28 1 9쪽
39 Chapter 15: 토네이도 심령학 연구회.-2 19.11.12 24 1 8쪽
38 Chapter 15: 토네이도 심령학 연구회.-1 19.11.11 24 1 8쪽
37 Chapter 14: 두 번째 프로포즈.-2 19.11.10 34 1 9쪽
36 Chapter 14: 두 번째 프로포즈.-1 19.11.09 25 1 10쪽
35 Chapter 13: 드디어 알았네.-3 19.11.08 31 1 9쪽
34 Chapter 13: 드디어 알았네.-2 19.11.07 25 1 8쪽
33 Chapter 13: 드디어 알았네.-1 19.11.06 25 1 7쪽
32 Chapter 12: 속고 속여요.-2 19.11.05 28 1 10쪽
31 Chapter 12: 속고 속여요.-1 19.11.04 46 1 10쪽
30 Chapter 11: 봉봉의 모험 -2 19.11.03 28 1 8쪽
29 Chapter 11: 봉봉의 모험 -1 19.11.02 27 1 7쪽
28 Chapter 10: 말도 안 되는 이야기 -3 19.11.01 21 1 7쪽
27 Chapter 10: 말도 안 되는 이야기 -2 19.10.31 26 1 7쪽
26 Chapter 10: 말도 안 되는 이야기 -1 19.10.31 2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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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hapter 9: 원고와 다이아몬드 -1 19.10.30 30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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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hapter 8: 이제 펜 좀 잡을 까요? -2 19.10.29 5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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